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78
대한민국 절대 재벌! 278화
“같이 온 동지들은?”
“의열단 출신입니다. 또 일부는 필리핀 학도병 출신입니다. 썩은 가지들을 잘라 낸 후 필리핀에 남을 요원들이기도 합니다.”
“누가 책임자입니까?”
“저입니다.”
살기가 등등했던 남자가 짧게 말하고 나를 바라봤다.
“필리핀 지부 보위부 조장입니다.”
기태가 말했다.
“최대치라고 합니다.”
멍해지는 순간이다.
‘최대치는…….’
내가 본 드라마에서 나온 주인공의 이름이다. 물론 그 드라마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기에 주인공이 실존 인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최대치라는 이름도 꽤 있을 것이다.
‘김일성도 많고 김정일도 많다.’
그냥 동명이인일 것이다.
“이제 총리께서 결정만 하시면 됩니다.”
최대치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저들처럼 변절하지 말라는 법은 없소.”
“저는 학도병 출신입니다. 일본 놈들 때문에 필리핀까지 끌려왔습니다. 도망치면서 정글에서 뱀과 벌레를 잡아먹으며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그때 저는 조국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한 제철 준공식 때 노동자들이 일제히 외쳤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렇소?”
“짧은 인생, 영원 조국을 위해! 조국이 없다면 인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믿겠소.”
“예.”
“실행하시오.”
기태의 말처럼 그들은 썩은 가지다. 쳐낼 것은 쳐내야 하고, 앞으로 나는 이런 명령을 자주 내리게 될 것이다.
“최 조장!”
“예, 총리 각하.”
“내가 이 필리핀에서 어떤 일을 하려는지 아시오?”
“잘 모릅니다.”
“이제 알려줄 테니 잘 들으시오.”
* * *
기태와 최대치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근거 없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근거와 정확을 찾으면 끝도 없이 많소.”
“총리께서 그러시다면 그런 것입니다.”
기태가 나를 우러러보며 말했다.
‘추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내가 독재자로 향한다는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그러니 찾으시오, 반드시 꼭 찾으시오. 찾아내기만 한다면 국가 발전을 위해 외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없소.”
“명심하겠습니다.”
“특히 자연 동굴과 지하 갱도를 비밀리에 살피시오. 필리핀 정부도 몰라야 합니다.”
“그렇죠.”
“그래서 산림개발 회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내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산림개발을 넘어 유전 개발까지 하겠다고 필리핀 정부에 사업 승인을 요청할 겁니다. 뇌물도 충분히 쓸 예정이니 조심만 하면 크게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 * *
중국 공산당 마오쩌둥의 집무실.
모스크바에서 군사동맹 회담을 마치고 온 류사오치는 마오쩌둥을 독대했고.
중국 공산당은 중화민국 국민혁명군에 거듭 밀려 극도의 열세에 몰리고 있었다.
수도로 정했던 북경이 함락된 지 오래였고, 북으로, 북으로 마치 과거 대장정을 펼칠 때처럼 후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1년을 못 버틴다.”
마오쩌둥이 류사오치에게 말했다.
류사오치는 마오쩌둥의 고향 사오산과 가까운 후난 성 창사 시에서 태어난 인물로 마오쩌둥은 류사오치를 동향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는 소련 유학파 출신으로 1921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이후 마오쩌둥과 동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오쩌둥과는 다른 형태의 공산주의 활동을 했는데.
마오쩌둥이 주로 농촌에서 유격전을 펼치며 혁명 활동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주로 도시에서 노동운동과 지하운동을 했었다.
“그렇게 악화되었습니까?”
“세포에 의하면 장제스가 대만을 팔아넘기고 막대한 군사원조를 받기로 했다고 하오.”
“매국노!”
류사오치가 장제스를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동지…….”
“예, 주석 각하.”
“임시정부까지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소. 이대로라면 1년이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사실 강철이 역사를 바꾸지 않았다면 중국 공산당은 1949년에 중국 공산화에 성공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다.
그런데 지금 전세를 뒤집기는커녕 망명까지 생각하고 있는 마오쩌둥인 것이다.
“곧 돌파구가 마련될 것입니다.”
“돌파구라고 했소?”
“소련이 아시아의 모든 공산국가에 극동아시아 군사동맹에 가입하라 요구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수립에 위기를 느낀 것 같은데,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도 보고를 받았소.”
“이번에 체결된 조약에서 주석 동지를 도울 수 있는 세력은 북베트남과 조선밖에 없습니다.”
사실 마오쩌둥은 조선으로의 망명을 이야기하고자 류사오치를 불렀었다.
“그렇소?”
“예, 그렇습니다.”
“젠장……. 사실 팔로군 5만만 빠져나가지 않았어도…….”
“그것은 지난 일입니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조선 인민군 5만 이상이 참전할 수 있습니다.”
“조선이 그만큼의 병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주한 미군의 북침을 대비하려면 병력 양성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10만 이상이…….”
“파병해 준다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습니다.”
류사오치의 말에 마오쩌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면 조선 놈들이 요구할 것이 있지 않겠소?”
마오쩌둥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적게는 간도를, 많게는 만주 전체를 요구할 것입니다.”
“말도 안 됩니다.”
“주석 각하께서는 지금 망명 정부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으십니까?”
“으음…….”
“중국을 통일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희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후일의 일은 후일에 도모하면 됩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몰렸을까…….”
마오쩌둥은 안타까운 눈빛을 류사오치에게 보였다.
* * *
스탈린의 집무실.
회담을 끝내고 온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불가닌은 스탈린의 호출은 받았다.
“명분도 중요하지만 이익이 없다면 뛰어들지 않는다.”
스탈린의 말에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불가닌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이 파병한다면 우리는 서만주 일대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소련의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다.
“하하하, 나의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야.”
“예, 그렇습니다. 김일성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니 간도만 떼어 줘도 감지덕지할 것입니다.”
“그대의 공도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멍청한 제정러시아는 알레스카를 미국에 팔아넘겼지. 그곳을 다시 되찾을 수는 없으나 우리는 만주를 차지할 것이다.”
스탈린은 성격이 광폭하지만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변해 버린 역사 때문에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 *
마오쩌둥의 집무실.
“이제는 찾아올 기회를 이용해 다시 일어날 때입니다.”
“그렇다면 북베트남에서도?”
류사오치는 북베트남과 조선이 병력을 파병해 줄 거라고 말했었다.
“그들도 필요한 것이 있을 겁니다.”
“뭘까?”
“짐작해 본다면 하이난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이난 섬은 삼국시대 오나라 때부터 주애라고 불린 섬으로, 대만 정도의 크기를 가진 섬이며 북베트남과 근접해 있다.
그리고 현재 중화민국의 통치하에 포함되어 있는 섬이기도 했고.
역사적으로 중일 전쟁 때에는 일본군에게 점령된 섬이기도 했다.
또한 버마의 독립지사가 군사훈련을 했던 곳이다.
하여튼 이것만 봐도 동맹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지는 조약인 것이다.
“하이난?”
“현재 장제스가 경제특구로 선포한 곳입니다. 급한 불부터 끄셔야 합니다.”
“좋소, 비밀 특사를 파견하시오.”
“조선은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역사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 특사들이 비밀 회담을 성공시킨다면 중국 내전은 또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 분명했다.
그에 따라 북한이 남침해 한국전쟁이 발발할 확률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태로 진행된다면 아시아 대전이 발발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 * *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
“이렇게 되면 중화민국이 추진하는 자유 진영 군사동맹에서 남한은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무의원들은 강철이 이끌어 낸 상황에 두려움을 느꼈다.
어떤 측면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제 남한은 안정되었습니다. 더 이상 신탁통치를 이어 갈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미국에게는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자립할 때가 됐습니다.”
총리인 강철이 업무로 자리를 비우자 국무의원들은 김규 대통령에게 신탁통치를 종료하자는 의견을 말했다.
-강건하셔야 합니다.
강철은 이런 상황을 예측했었고, 김규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미리 귀띔했었다.
“주한 미군이 주둔한다면 북한은 절대 남침할 수 없소.”
“그렇기는 하지만 자주 국가를 수립하는 것은 민족의 염원입니다.”
“그 자주 국가가 강건할 때 민족의 염원도 이루어집니다. 미군정의 신탁통치는 1955년까지 계속될 것이오. 내 집권기에는 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오.”
김규 대통령은 단호하게 선언했다.
“…….”
김규 대통령이 강경하게 나오자 국무의원은 누구도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다음 안건으로 넘어갑시다.”
“경공업 발전 계획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면이 김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렇소?”
회의 주제가 변했다. 장면은 강철 지지파이기에 상황을 돌리고자 바로 이런 보고를 했다.
“광동치약에서 치약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고작 치약이 만들어졌다고 좋아할 때입니까? 치약이 뭐가 필요합니까? 소금으로 닦으면 그만인 것을.”
자주독립국 선언을 주장하는 독립파들은 이 국무회의장에서 치약을 자체 생산했다는 것이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정말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십니까? 우리도 이제 우리 손으로 만든 공산품을 외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장면이 강경한 눈빛으로 치약 자체 생산이 하찮다는 투로 말한 국무의원을 바라봤다.
“순방 중인 총리나 내무부 장관께서는 경제, 경제만 부르짖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나쁘다 생각하십니까?”
“공산당 놈들이 하나가 되어 남침을 감행하고 홋카이도에서 연합해서 공격해 올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그 이야기는 그만하라고 했소!”
김규 대통령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 죄송합니다.”
“자주 독립의 핵심은 경제 독립이오.”
김규 대통령은 항상 자주 독립을 부르짖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강철이 그런 김규 대통령을 변화시켰고, 자주 독립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경제 성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인식했다.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냅시다.”
김규가 언짢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비서실장이 독립파 국무의원들을 노려봤다가 김규를 따라 나갔다.
“비서실장.”
“예, 대통령 각하.”
“보위부 부장, 들어오라고 해.”
김규 대통령은 뭔가 결심한 듯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총리가 귀국하기 전에 정리가 필요하겠어.”
비서실장은 김규 대통령이 독립 운동을 수행할 때.
백색테러도 서슴지 않은 극단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