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74
대한민국 절대 재벌! 474화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은 것도 용하지.’
장개석 총통에게는 대만만 남았다. 그리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해 대만이 가진 중국 보물을 모두 판매해 자본을 만들고, 대만의 경제를 부흥시킬 생각이었는데 내가 대만까지 내놓으라는 투로 말하자 거의 졸도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대만은 중국의 종주국입니다. 중화민국은 유엔의 상임이사국입니다. 비록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공산 괴뢰정부가 중국 본토를 점거했지만 대한민국에 무조건 항복을 했으니 그 어떤 결정권도 없습니다.”
장개석 총통의 말이 빨라졌다. 그리고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을 각각 다른 국가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소이다. 중화민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입니다.”
“작은 섬이 가지고 있기에는 무거운 지위 아닙니까?”
내 말에 장개석의 눈빛이 변했다.
“강철 대통령 각하…….”
“예, 총통 각하.”
“우리 솔직하게 털어놓읍시다. 진정 추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감이 오는 모양이다.
‘조금 더 뜸 들여야겠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저쪽에서 알아서 주겠다고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은 국무회의에서 모든 결정을 내립니다. 국무회의에서는 대소전쟁에서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만회할 수 있기에 중화인민공화국의 요청을 수락하는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국방부에서는 대만을 200년 동안 조차해 준다는 말에 쌍수를 들더군요. 미국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견제하기 시작했으니 당장에라도 대만에 해양 함대와 공군기지를 주둔시켜 미연에 돌발 사태를 방지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대륙에서 공산주의 세력을 몰아낼 절호의 기회입니다! 전쟁에서 피를 흘렸는데 최소한의 이익으로 만족하고 물러나겠다는 겁니까? 국민당 정부가 대륙의 정권을 잡는다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이익이 되는 정권이 들어섭니다. 동북삼성, 아니, 죄송합니다. 동북삼도는 당연히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영토입니다. 내몽골도 이양해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한족이 살았던 곳을 중화민국의 땅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바오터우와 연결한다면 신장과 티베트도 대한민국의 영토가 될 수 있습니다.”
“하하하, 생각만 해도 심장이 떨리는 말씀이시군요. 하지만 대한민국은 미국을 이길 수 없습니다. 미국은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을 겁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눈빛이 달라지는 장개석이었다.
“무엇을 주실 수 있습니까? 대만은 이제 그 어떤 국가에서도 국가로 취급되지 않을 것입니다.”
“유엔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이양하겠습니다.”
“그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동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나는 의도적으로 말꼬리를 흐렸다.
“그렇게 해 주신다고 해도 저는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고 미국은 대만이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가 약속을 드릴 수 있는 것은 대만이 이대로 유지되어 두 개의 중국이라는 명맥을 이어 나가게 해 드리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장개석에게는 최후의 통첩으로 들릴 것이다.
“현,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씀이시지요?”
“그렇습니다. 죄송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중화민국이 가진 유엔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이양했을 때 경제원조를 얼마만큼 해 주실 수 있소?”
“직접적으로는 200억 달러 규모의 유상 원조를 하겠습니다.”
“유상 원조라면 또 다른 지원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입장 차이가 크게 벌어졌으니 장개석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보물들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50억 달러는 어떻겠습니까?”
내 말에 장개석은 참담한 표정으로 변했다. 자신이 품고 온 야망이 물거품이 됐고, 자존심이 한없이 무너져서 저럴 것이다.
힘을 잃으면 저렇게 된다.
“추가적으로 아시아 구제금융에서 500억 달러 규모로 금융 지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자는 10%입니다.”
총 750억 달러가 거론되었다.
“그렇다면 중화민국이 감수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받는 것이 있다면 내주는 게 있어야 한다.
“대만의 해저유전 개발권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금광 개발권도 요구하고 싶지만 그것은 거부하실 것 같아서 욕심을 접겠습니다.”
장개석은 자금을 마련하면 가장 먼저 금광을 개발할 것이다.
대만은 옛날부터 위기가 찾아오면 옥을 캔다는 말이 있다. 장개석은 옥광산도 개발할 것이다. 그리고 광산업으로 번 돈으로 경공업과 중공업을 발전시킬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1,600억 달러, 2,000억 달러, 그냥 억, 억 하는군.’
이것은 차후 대한민국에게 이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달러잖아.’
달러를 찍어 내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달러는 기축통화가 되었고, 미국은 자신들이 어려울 때마다 달러를 찍어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1950년대 후반, 미국의 경재학자가 주장했던 용어다. 당시 그는 기축통화로 미국의 달러와 영국의 파운드화를 이야기했다.
금본위제 이후 금환본위제도 아래에서는 한정된 금을 보충하기 위해 금 대신 국제금융의 중심이 되는 특정국의 통화를 기본으로 삼자고 한 것이다.
‘달러를 상상 이상으로 많이 찍으면…….’
미국 다음으로 달러를 많이 보유했다고 자부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는 들 것이다.
‘약점이다.’
장개석과의 회담에서 대한민국의 약점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약점을 해결하려면 대한민국의 원화가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최종 보스는 미국이다.’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장개석은 내 표정을 살필 것이다.
“대만의 해저유전 개발권을 요구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어려우십니까?”
당면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30%의 조광권입니다. 그 이상은 어렵습니다.”
“개발도 우리가 할 겁니다. 우리는 이미 심해유전 개발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그래도 어렵습니다. 결국 심해유전 개발권은 부수적인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상임이사국의 지위만으로도 충분한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태도가 돌변하는 장개석이다.
“그렇습니까?”
“예,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까지인 것 같습니다.”
합의점은 이미 찾았다.
“좋습니다. 조약을 채결하시죠.”
“강철 대통령 각하.”
“예, 총통 각하.”
“중화민국은 언젠가 본토로 복귀할 것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고, 그에 따라 대만의 입지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마지노선 같은 자존심이겠지.’
그것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장개석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 그리고 오늘의 회담을 이용해 내일 중화인민공화국을 압박하면 모두 끝날 것이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또 국가적으로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것으로 1차 대만 회담은 끝내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2차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종전 회담이다.
* * *
1961년 5월 25일, 청와대 국빈 접견실.
대만 국민당 정부와의 협상을 끝내고 중화인민공화국과의 공식적인 종전 회담이 시작됐다. 대만을 먼저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중화인민공화국과 종전 협상에 돌입하자 아이젠하워 미국 특사는 강력하게 항의했고, 케네디 대통령도 핫라인으로 특사가 방문한 지 3일이 지났는데도 특사 접견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내게 항의하더니 일방적으로 핫라인을 끊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이룬 오늘의 업적은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강력한 유감을 표시합니다.
-그들과의 공식회담은 사전에 일정이 다 잡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미국입니다, 미국! 또 내가 특사를 파견했소!
-종전 회담을 끝낸 후 양국에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소.
-과거 차이나 프로젝트가 코리아 프로젝트로 전환되지 말라는 법은 없소.
케네디 대통령은 마지막에 강력한 협박으로 연락을 끊었다.
‘언제 암살될지 모를 놈이…….’
세계사가 돌변했다고 해도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역사는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케네디의 암살이다.
이전의 역사에서 케네디는 역대 대통령들처럼 대한민국보다 일본을 신뢰하고 존중했다. 처음부터 한국을 얕잡아 보았고, 쿠데타가 일어나 독재 정권이 들어서자 정치적, 경제적으로 몰락하도록 모든 지원을 중단하려고 했다. 그런 성향을 가졌던 그가 대한민국에게 힘을 실어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세계정세가 급변했고, 대한민국이 미국에 많은 이익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미국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확, 그냥 뒈져 버려라…….’
나도 모르게 사악한 마음이 든다.
나는 선하지 않다.
독재자이며 악당이다.
이왕 일어날 일이라면 조금 당겨져도 변할 것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애써 차분한 얼굴로 종전 회담장에 앉아 있는 젊은 등소평을 봤다.
‘중국이 젊어지고 있다.’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중화인민공화국의 통치자가 젊어졌다. 게다가 홍위병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도 전에 상황이 뒤집혔으니 문화가 퇴보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그가 만약 내가 아는 대로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면 중화인민공화국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미국을 홀로 상대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소련과는 비공식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좌청룡, 우백호처럼?’
좌측에 소련을 우측에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고 미국에 대항한다면 미국을 견제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
“패전국인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석이신 등소평 주석께서는 항복 선언문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대마도 왕국 수상인 후지모라 수상이 조율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예, 알겠소.”
등소평 주석은 눈빛이 담담해 보였지만 손은 덜덜 떨었고, 항복 선언문에 서명했다. 후지모라 대마도 왕국 수상이 나를 봤다.
“승전국인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 각하께서 서명하시겠습니다.”
후지모라 수상은 내게 항복 선언문이 포함된 종전 조약서를 내밀었고, 난 담담하게 서명했다.
“이것으로 대중전쟁이 종전되었음을 선포하며 이 이후 종전에 따른 전쟁배상금 문제와 추가적인 부분에 대해서 회담이 진행되겠습니다.”
후지모라 대마도 왕국 수상의 말에 나는 등소평 주석을 바라봤다.
“등 주석 각하.”
“……예.”
“무조건적인 항복이라고 하셨지요?”
내 말에 등소평 주석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나를 봤다.
“그렇습니다.”
“저는 오늘의 이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승리자이기에 기억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늘은 승리자의 옷을 입고 있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