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79
대한민국 절대 재벌! 479화
“그렇지만…….”
“아우, 겁먹을 것 없다. 이번 미소대립으로 우리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 테니까.”
“우리도라고 하셨습니까?”
“내 생각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카스트로가 아무 말도 없는 체 게바라를 바라봤다.
“미국이 1차로 침공했을 때 막아 냈죠.”
“그랬지.”
“2차 침공을 걱정하십니까?”
“그럴 수도 있고.”
미국은 쿠바를 한번 침공했다. 물론 침공에 실패했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공산주의 혁명가다. 쿠바 혁명을 일으켰을 때 유일하게 군의관으로 참전해 영향력을 키웠고, 이제는 쿠바 국립은행 총재와 산업부 장관을 겸했다.
“소비에트연방 서기장에게 무엇을 받기로 했습니까?”
“그대는?”
카스트로가 체 게바라에게 되물었다.
“쿠바가 받기로 한 것은 1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입니다.”
“소비에트가 약속한 것은 공식적으로 미국이 쿠바에 영원히 불가침 선언을 하는 것이오.”
둘은 서로가 약속을 받은 것을 이야기했다.
“믿어도 될까?”
카스트로가 체 게바라에게 물었다.
“과거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도움을 받기는 했지.”
쿠바 혁명은 어떤 측면에서는 게릴라 전투의 승리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친미 정권을 몰락시킨 좋은 예라고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쿠바혁명을 비밀리에 지원한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고, 그 뒤에는 강철이 존재했다.
“탄약과 무기를 지원받았었습니다.”
“이제는 안전을 보장받겠군.”
“그러다가 정말 미국의 미사일이 본토에 떨어지면 어쩝니까?”
라울이 카스트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넌 가만히 있어, 내가 쿠바의 두뇌와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예, 형님…….”
바로 입을 다무는 라울이었다.
“그가 이번 사태의 중재자로 나설 겁니다.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저조합니다.”
“그대가 그렇다며 그렇겠지.”
“그러고 저는 이번 사태가 끝나면 쿠바를 떠날 겁니다.”
체 게바라의 말에 카스트로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체 게바라는 혁명가다. 쿠바 혁명에 성공하기 전에는 과테말라에서 혁명 운동을 하다가 암살령이 떨어져 멕시코로 도망쳤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의 삶은 망명의 삶이었고, 또 무장 혁명의 삶이었다.
“볼리비아.”
체 게바라의 말에 카스트로는 고개만 끄덕였다.
‘스스로 떠나 주니 고맙군.’
누가 뭐라고 해도 쿠바의 혁명가 카스트로는 독재자다.
“하여튼 우린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절대 미소는 직접 싸우지 않을 테니까.”
미소를 보이는 카스트로는 미소를 보이며 강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중재자가 된다고 했다.’
카스트로는 소비에트연방 신임 서기장인 조카예프의 말을 떠올렸다.
* * *
여당 당 대표 집무실.
“오호…….”
여당 당 대표는 수학자의 설명을 듣고 표정이 밝아졌다.
“사사오입으로 따진다면 이번 투표는 부결이 아니라 가결입니다.”
역사는 이렇게 반복되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그렇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소수점 이하로 쪼개질 수 있습니까?”
“그렇지요. 내가 대통령 각하를 뵐 면목이 없었는데 방법을 찾은 것 같소. 교수, 정말 수고했소.”
“감사합니다.”
“이제 이것으로 회의해야 하니 돌아가 보세요. 참, 이번에 대한대학교 총학장 임명이 있죠?”
“그렇습니다.”
수학 교수의 표정이 밝아졌다.
“내가 신경을 쓰겠습니다. 대통령 각하께 보고를 드릴 때 잘 말씀드리겠소.”
“감사합니다.”
그렇게 수학 교수가 밖으로 나갔다.
“정말 다행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제1야당에게 밀릴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진보 계열에서 표가 분산되면 우리 당에게 이롭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렇습니다. 대표님.”
“또한 대통령 각하께서 추진하시는 종신 대통령제를 위해서라도 우리 당이 계속 여당이어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사실 강철은 강산이 있어 종신 대통령제는 거의 포기했다. 만약 그것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그때부터 유신헌법이나 다름없기에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고 마음먹었지만 그를 따르는 정치 세력은 자신들의 특혜와 권력을 유지하려고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마침 각하와의 접견이 예정되어 있으니 내가 직접 보고를 드리겠소.”
“언론에 이 사항을 전달할까요?”
“그럽시다. 언론을 먼저 움직이면 일이 더 쉬워질 테니까.”
* * *
1961년 6월 2일,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국회에서 공산당 창당에 대한 투표가 끝났다.
‘부결이라…….’
딱 한 표 차이로 부결되었고, 이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의회정치의 승리였다. 하지만 여당 당 대표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청해서 청와대에 방문했고, 나는 기자회견으로 담화문을 발표해야 하기에 시계를 봤다.
“대통령 각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당 대표께서 사죄할 일이 아닙니다. 국회에서 그렇게 결정되었으니 청와대는 따르고 소비에트연방과는 다른 방법으로 협상할 겁니다.”
“그전에 제 말씀 좀 들어 주십시오.”
“예?”
“국회의장이 독단적으로 부결을 발표했지만 사실 수학적으로 따진다면 가결입니다.”
여당 당대표의 말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가진 기억의 두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사오입…….’
대마도에서 한 번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 기억 속에만 있는 사사오입 개헌이 떠올랐다.
“가결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가결입니다. 투표 결과 과반수를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수학적으로 반올림하면 과반수이상 득표한 것입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오늘 담화문 발표에서 그 부분을 바로잡으시면 됩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여당 당 대표의 설명이 이어졌고, 이것은 나만 가지고 있는 기억에서 자유당의 사사오입 개헌과 똑같은 경우였다.
“민정수석.”
“예, 대통령 각하.”
민정수석도 여당 당 대표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국회에서 부결된 것에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이 국민들의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겠군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여당 당 대표를 봤다.
“사사오입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수학적으로는 부결이 아니라 가결입니다. 사실 무리수가 있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요즘 정치 판세가 여당보다 야당 쪽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음 총선에서 여소야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산당이 창립되어야 제1야당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고, 대통령 각하의 국정운영에도 이로울 것입니다.”
누구나 말도 안 되는 무리수를 두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사오입…….”
“그렇습니다. 강행하셔도 됩니다.”
“싫습니다. 국민들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 특별 담화문 발표 예정 시간입니다.”
비서실장이 내게 말했다.
“벌써 그렇게 됐군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3선 개헌 이후의 포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종신 대통령제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만드신 분은 대통령 각하이시지 않습니까.”
“틀렸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만든 사람은 국민입니다. 저는 등대와 같은 역할만 했습니다.”
여당 정치가 썩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기가 필요하겠군.’
나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서 줄기의 역할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뿌리다.
가지가 썩었다면 줄기도 상하게 할 것이고, 계속 방치했다가는 뿌리까지 썩게 된다.
“아…….”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일입니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헌법에는 종교 및 정치의 자유가 존재합니다.”
“그렇군요. 그것은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공산당이 존재하지 말아야 하는 법은 없다.
이게 핵심이었다.
“의회정치를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다시 추진하겠습니다.”
“알겠소.”
여당 당 대표에게 말하고 집무실을 나섰고 담화문장으로 향했다.
“비서실장, 무슨 문제 있소?”
비서실장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물었다.
“여당 당 대표께서 미리 사사오입에 대해서 발표하신 것 같습니다.”
“멍청한 짓을 했군요.”
국회에는 국민의 뜻을 거스른 정치인이 앉을 자리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지금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번 쿠바 미사일 사태의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겠다고 세계에 공표할 기자회견이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대로면 다음 총선에서 참패일까요?”
지금까지 여당이 다수당이었기에 국회에서 많은 안건이 내 뜻대로 통과됐다. 하지만 고이면 썩는 법이다.
“보수 진영이 기득권층이 되어 특권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야당과 진보 세력의 압승이 예상됩니다. 추후 대통령 재임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여당은 독립하고 나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권력을 잡았다.
‘탕평이 필요하겠군.’
내가 대통령으로 있지만 꼭 여당이 내 쪽일 필요는 없다. 이것은 또 어떤 면에서는 정치 협잡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예, 대통령 각하.”
“내일쯤 제1야당 대표를 은밀히 만나고 싶소. 모스크바로 향하기 전에.”
“조치하겠습니다.”
* * *
대한민국 청와대 담화문 발표장.
이 자리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저들은 이미 이곳에 오면서 사사오입에 대한 뉴스 보도를 접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담화문 발표 단상에 서자 모두가 조용해졌다.
“어제, 국회에서는 공산당 창립 합법화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부결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의회정치를 파괴하고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며 얄팍한 산술적 술수로 사사오입이니 합헌이라 주장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것은 의회정치를 파괴하는 짓이며 지탄받아 마땅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이 뽑아 주신 올바른 대통령으로, 의회에서 실시한 투표를 인정하고 따를 것입니다.”
이 발표는 여당 당대표의 뒤통수를 치는 꼴이다.
‘썩었어.’
자신들의 특혜를 위해 수작을 부렸다면 나를 위해 한 일이라 해도 물러나야 한다.
썩은 가지를 그냥 둔다면 더 많이 썩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수습하기 힘들고, 손해가 크다.
“이것은 의회 투표에 대한 제 입장을 밝히는 것이고, 오늘 담화문 발표의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여당 및 일부 정치인이 추진하는 종신 대통령제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내 발표에 내외신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총을 맞아야 물러날 것이냐? 네가 그렇게 되면 나는 슬플 것 같다.
강산 형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스스로 포기할 때 너는 독재자에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부로 역사에 기록될 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