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86
대한민국 절대 재벌! 86화
강철의 집 뒤뜰.
“가져왔습니까?”
사실 마음이 초조하다.
따지고 보면 내가 가진 부는 함평식의 손에 달렸다.
또한, 그가 은행에서 모든 대출 서류를 가져왔다면.
나는 함평식에게 약점을 잡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그 보상은 철저히 챙겨 줄 것이고.
앞으로도 함평식을 떵떵거리며 살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예, 다 챙겨 왔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서류를 더 챙겨 왔습니다.”
“몇 가지 서류라고요?”
“은행에서 파악한 금광 예정지와 미쓰비시 은행에 대출한 서류를 조작해 가져왔습니다.”
내 대출 서류만 빼돌린 것도 대박인데.
함평식은 그보다 더 큰 것을 가져왔다.
이 역시 돈의 힘일 것이다.
내게 잘 보이려는 마음과.
아무것도 없는 조국 광복 이후에.
자신의 뒷배가 되어줄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것을 함평식은 직감한 것이다.
‘반투명의 신상명세서에서도!’
함평식은!
금융적 재주가 뛰어나다고 특이 사항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 금융적 재주가!’
결국, 서류 조작이었구나.
그리고 그 서류조작이 훗날 내게 꽤 큰 자본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 사람, 통이 크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어떤 것들인지 봅시다.”
“이 서류들이 은행에서 미리 파악해놓은 금광 예정지입니다.”
일본은 실현되기 불가능한 야욕을 품고.
중국 본토를 공격했었다.
그에 따라 일본에 속해 있는 수많은 은행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국 본토에 있는 각 지역을 탐사한 모양이다.
‘조선을 털어먹고!’
중국 본토까지 털어먹으려고 한 것이다.
‘금광 예정지란 말이지.’
금광 개발은 어렵다.
하지만 한 번 개발이 되면.
누가 말한 그대로 노다지다.
‘운산 광산만 해도 그랬지.’
단지.
안타까운 것은.
중국 본토가 곧 붉게 물들고.
공산주의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땅이군요.”
국내라면 금상첨화일 텐데.
아쉽게도 중국에 있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중국은 공산화가 될 겁니다.]나는 과거 함평식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고.
함평식도 그것을 떠올리는 것 같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거대한 장개석의 국민당이 공산당에게 패배를 한다고요?] [내 예상은 그렇습니다. 썩은 지도부가 지휘하는 국민당은 필패입니다.]물론 아직 중국 공산당이 완벽하게 중국 본토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몇 년 남았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금광을 개발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까지 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지역을 사서.
중국 부호에게 비싸게 파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는 현재.
기업가나 사업가라기보다.
투자가에 가깝다.
그것도 사악한 가면을 쓴 투자자 말이다.
“쓸모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 몰라서 가져왔습니다.”
1949년 10월 1일 오후 3시에 모택동이 이끄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점령했다.
그리고 모택동은 북경 천안문의 성루에서.
전 세계를 향하여 중화 인민 공화국이 성립되었다고 선언한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가 된 것이다.
‘1992년까지 살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이 광산 예정지들은 내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어디 보기나 합시다.”
“여기 있습니다.”
나는 함평식이 내게 건넨 서류들을 살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추정 매장량 205t에 이르는 초대형 금광과 1천 900만 톤의 납과 아연광이라······.’
허난 지역으로 구체적으로는 허난성 현의 퉁바이산 기슭으로 적혀 있다.
‘금만 200t이면 도대체 얼마야?’
숨이 턱 하고 막혔다.
물론 당장은 쓸모없는 서류지만 소중하게 간직해야겠다.
뭐 사실.
나중에 아들에게 물려줘도 될 서류다.
‘1992년······.’
대한민국은 적성국으로 분류했던 중국과 수교를 정상화한다.
이건 나만이 아는 정보다.
물론 그전부터 민간차원의 경제 교류를 시작했고.
그때 중국에 진출한 사업가들은 막대한 부를 가진다.
미리 투자한다면 엄청난 부를 가질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나군요.”
“예, 저도 보고 놀랐습니다. 예상 채굴량만 200t이라니, 저는 상상이 안 됩니다.”
“저도요.”
난 함평식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 미소를 보고 함평식도 유치원에서 ‘참 잘했어요.’를 받은 아이처럼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고 이건 조작한 서류입니다.”
함평식이 내게 조작한 서류를 내밀었다.
“완벽하군요.”
“예, 그렇습니다. 은행장의 직인까지 찍혔으니 누가 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나중에 대출을 갚으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가짜지만 진짜입니다.”
나는 함평식을 봤다.
‘간이 큰 사람이군.’
그러니 오랫동안 옆에 둘 사람은 아니다.
언젠가는 나를 배신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대출 문서 때문에 그를 토사구팽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300만 원이면······.’
엄청난 금액이다.
중요한 것은 1년 안에 일본에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다.
‘미쓰비시, 네놈들도 제대로 엿을 먹일 테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켄신도 떠올랐다.
‘과연 혼자 조작했을까?’
나도 모르게 의문이 들었다.
“이 서류, 조작한 것을 아는 사람이 있죠?”
아무리 간이 크다 해도.
혼자서는 이 정도 일을 하지 못한다.
“예, 있습니다.”
“누굽니까?”
예상으로는 은행장일 가능성이 크다.
“은행장님이십니다.”
“들킨 겁니까, 보고한 겁니까?”
“서류를 빼내는 것은 들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미쓰비시 대출에 관한 부분은 은행장이 알고 있기에 조작해도 쓸데없을 거라 생각해 보고했습니다.”
“그래요?”
“예, 이 서류가 강철 사장님께 힘이 되기 위해서는 은행장을 매수하거나······.”
함평식이 말꼬리를 흐렸다.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함평식의 눈빛이 변했다.
‘알아서 한다?’
그는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내 입안의 혀처럼 행동했다.
“그건 꼭 그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좀 더 깊게 생각해서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배배 꼬아서 말했고.
함평식은 내가 장황하게 말했지만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내가 죽이라고 직접 말할 필요는 없지.’
모든 행동의 책임은 행동한 자의 몫이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사악하게 변하고 있다.
‘이래서 한 번이 무서운 것이다······.’
나는 김수복에게 야마모토를 죽일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그것이 내 첫 번째다.
그래서인지 두 번째는 생각보다 쉬웠다.
“그리고 사장님의 서류는 여기 있습니다.”
함평식은 내 명의로 된 묵직한 대출 서류를 공손히 내밀었다.
“고맙소.”
“즉각 태우십시오.”
나는 서류를 꼼꼼히 확인했다.
‘됐다.’
조선식산은행에서 만든 모든 서류를 확보했다.
“그래야지요.”
나는 서류들을 땅에 놓고 성냥에 불을 붙여 서류들을 태웠다.
불붙은 서류들은 성냥을 던지자마자 활활 잘 탔다.
“하하하, 활활 탑니다, 활활!”
내게 기쁜 일인데 함평식이 나보다 더 기뻐했다.
이것은 앞으로 자신에게 많은 이익이 생길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사장님.”
함평식이 나를 불렀다.
“예.”
“저는 사장님께 제 인생을 걸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못된 짓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이다.
‘중국 광산과 이 서류는······’
함평식이 내게 먹인 쥐약이다.
그리고 나는 그 쥐약을 기꺼이 씹어 삼킬 것이다.
하여튼 그렇게 내 빚이 모조리 활활 타서 사라졌다.
‘됐다.’
사악함은 더 큰 사악함을 부르리라.
* * *
강산의 방.
강산은 충칭에 있는 임시정부에 도착하고 김원몽을 만난 후.
김원몽의 비서가 되어 활동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는 공산주의자들이 많이 모였다.
“공산주의는 제국주의에 맞서서 고통받는 인민들을 해방하는 유일하고 완벽한 사상입니다!”
젊은 청년 하나가 강산에게 공산주의의 우월함을 설교하듯 설명했다.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는 이념이 공산주의야, 둘째 형.]강산은 지금 강철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의욕 넘치는 젊은 공산주의자가 자신에게 설파하는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게으르게 만들고 가난하게 만드는 이념이야.] [꼭 너처럼 생각할까?] [자신만의 재산과 야망을 품을 수 없다면, 누구도 노력하지 않아. 그게 인간의 본성이야!]하여튼 강산은 강철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머리가 둔해 그런 거 잘 모릅니다.”
“무지한 것은 죄입니다.”
“그 부분은 나도 인정합니다. 사람은 똑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배워야 한다고도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소이다.”
“그렇습니다. 사상 혁명을 통해서 인민을 깨우치고 무장봉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독립을 위해서 이리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예, 맞습니다.”
그때 김원몽이 연락도 없이 찾아왔다.
“선생님!”
강산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김원몽을 반갑게 맞이했다.
“토론이라도 하고 있었나 보군.”
“배우고 있었습니다.”
강산은 젊은 청년을 보며 자신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기에.
젊은 청년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공산주의를 설교하던 젊은 청년이 김원몽에게 꾸벅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공산주의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있었나 보군.”
“예.”
“각자의 이념은 중요한 것이지, 하지만 그 이념들도 조국의 해방에 쓰일 때 온전히 힘을 발휘하는 법이지.”
김원몽이 생각하는 공산주의는 그 자체가 도구였다.
그것도 조국 광복을 위해 쓰일 도구.
“명심하겠습니다.”
“강산, 자네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나?”
김원몽의 물음에 강산은 강철이 한 말이 떠올랐다.
[모두가 평등하게 가난하게 살자는 것이 공산주의야, 아무리 좋고 완벽한 이론도 현실에서 실행되기는 어려워.]어쩌면 이미 강산은 막냇동생인 강철에게 철저하게 세뇌가 당한 상태일 것이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텔리들 중에 공산주의자들이 많지.”
“그렇습니까?”
“그래, 이론만 보면 아주 완벽한 사상이지.”
의외의 말을 하는 김원몽이었다.
“이제는 자네도 자네의 이념이, 신념이 어떤지 생각해 볼 때가 된 것 같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네 동생은 어떤 사람인가?”
사실 김원몽은 이것을 묻기 위해 강산의 방에 온 거였다.
“예?”
“그날, 내게 말한 이후 자네 동생이 참 많이 궁금했네.”
“제 동생은······.”
강산은 강철을 떠올렸다.
“제 동생 강철은 자기 신념이 확실합니다.”
“그의 신념이 뭔가?”
“제 입으로 말씀을 드리기 부끄럽지만 제 동생의 신념은 돈입니다.”
강산의 말에 김원몽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가······.”
강철의 신념?
그래, 강산이 말한 것처럼.
강철의 신념은 자본이었다.
“예, 선생님.”
강산은 이제 김원몽을 부사령관님이라고 부르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