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94
대한민국 절대 재벌! 94화
일본 정부의 수상 집무실.
“맥아더의 반응은 어떻소?”
일본 총리가 맥아더에게 다녀온 관리에게 물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휴우, 다행이군.”
“그런데 각하, 지금 본토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닙니다. 올해 6월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하자마자 오키나와 독립 정부를 세웠습니다.”
관리의 말에 수상이 인상을 찡그렸다.
“또한, 소련이 사할린을 점령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사할린을 자신의 영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오키나와도 마찬가지다.
“오키나와는 미국이 차지하고, 사할린은 소련에 다시 빼앗기다니……. 참담할 뿐이군.”
“이대로라면 조선도 독립할 겁니다.”
“하지만 우린 식민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본토가 미국과 소련에 신탁통치를 받아 분단되는 것만을 막아야 하오.”
“예, 그렇기는 합니다만……. 이대로라면 오키나와는 완전한 독립국이 됩니다.”
이때만 해도.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의 독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소. 독일은 미국과 소련이 양분해 신탁통치를 시작했소. 신탁통치가 끝나면 어찌 될 것 같소?”
“두 개의 나라로 갈라질 것입니다.”
“그럴 것이오. 우린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니 맥아더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고, 식민지였던 지역과 본토를 제외한 섬들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소.”
“하지만 그래도 오키나와만큼은 미국에 항의하는 것이······.”
“닥치라니까!”
차분했던 일본 총리가 관리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오키나와 따위를 품으려고 일본 본토가 찢어지게 만든 수상으로 남고 싶지 않아!”
“죄, 죄송합니다.”
만약 한반도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오키나와는 독립국 지위를 확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민족의 뼈아픈 동족 간의 전쟁이 일본의 경제를 성장시켰고.
영토 확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미국은 태평양 전쟁 때부터 오키나와의 전략적 중요성을 확인했고.
필리핀과 대만, 오키나와를 연결하는 방어선을 구상했다.
‘내가 이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도······.’
일본 총리는 오키나와 때문에 자신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왕도 면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오키나와가 독립국이 되든 미국령이 되든 관심이 없었다.
* * *
이승한의 저택 집무실.
“귀국할 비행기는 어찌 됐습니까?”
임시정부 요인들이 중국에 발이 묶인 것처럼.
이승한도 미국에서 발이 묶였다.
“최대한 빨리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협조해 준다고 했습니다.”
“더 재촉하란 말이야, 더!”
“예, 알겠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그때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의 벨이 울렸다.
“받으시오.”
“예, 박사님.”
보좌관 하나가 전화를 받았다.
“헬로?”
* * *
“9월 27일이라······.”
미국 정부에서 귀국 일자를 통보했고.
조선 반도로 입국하기 전에 도쿄로 가서 맥아더를 만나라고 전했다.
‘내 예상과 같군.’
이승한은 현시점에서 미국이 소련의 남진을 걱정하고 있고.
이것은 자기에게 기회라 생각했다.
“그렇습니다. 박사님.”
“맥아더가 어떤 성향이 있는 사람인지 조사해 오시오.”
이것이 이승한과 임시정부의 김규 주석이나 다른 요인들과 다른 부분이었다.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은 무척이나 자존심이 강했고.
오직 자주독립만을 주장했다.
각각 한 명씩을 놓고 보면 누구든 존경하기 충분한 인물이었지만.
꽉 막힌 부분도 없지 않았고.
그 부분이 오덕수와 일부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독립 운동가에게는 버겁게 느껴졌다.
“예, 알겠습니다.”
“담판을 지으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예, 박사님.”
* * *
일본 고베 외곽에 있는 허름한 대장간.
야마모토는 강철이 준 금괴를 들고 그동안 알고 지냈던 대장장이를 찾아갔다.
이 역시 강철이 예상한 대로였고.
야마모토는 고베항에 도착하자마자 어수선한 틈을 타서 탈영을 감행했고.
강철에게 받은 금괴 5㎏을 챙겨 사라졌다.
그런 후에 다시 이곳에 나타났지만.
강철의 지시를 받은 김수복과 그를 수행하는 독사는 지금까지 야마모토를 미행하고 있었고.
이미 그를 죽일 차도 살인의 준비도 끝냈다.
“이 금괴를 녹여서 작은 구슬로 만들어라.”
“야마모토 상, 어떻게 금괴가 이리 많으십니까?”
대장장이는 야마모토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야마모토는 이곳에서 진짜 금괴 1㎏을 10그램짜리 구슬로 녹였다.
“그건 알 것 없고.”
야마모토는 강철의 얼굴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예.”
야마모토의 뒤에는 덩치 큰 사내 서넛이 병풍처럼 서 있었다.
그리고 유심히 야마모토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오카 아즈오!”
“예, 오야붕.”
야마모토가 뒤에 서 있는 남자를 불렀다.
그리고 이 남자는 김수복을 만났던 야쿠자였다.
‘진짜 금이 정말 많군.’
다오카 아즈오의 눈빛이 탐욕으로 물들었다.
“모두 내 말 잘 들어라.”
보기에 따라 야쿠자 같고.
또 보기에 따라 일본군처럼도 보이는 남자들이었다.
물론 일부는 패잔병이고.
또 일부는 이 지역 출신 야쿠자다.
“예, 오야붕.”
야마모토는 강철이 예상한 대로 야쿠자가 되기로 했다.
“우린 금을 녹여서 땅을 살 거다.”
“예, 알겠습니다.”
“땅을 사서 판자로 집을 짓는다. 이건 내가 말했지?”
“예, 그렇습니다. 오야붕.”
“그 판잣집에 썩어 넘치는 계집들을 집어넣고, 매춘부터 시작하라. 돈을 긁어모아야 한다. 약도 팔 것이고, 고리대금업도 할 거다. 그리고 곧 조선에서 더 큰 자금이 들어올 것이다.”
야마모토는 강철에게 말한 아편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야마모토는 강철을 믿고 있었다.
아니, 믿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기에 믿고 싶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진급하고 전출 명령만 없었어도······.’
야마모토는 강철에게 더 많은 금괴를 빼앗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생각했다.
“기발하신 생각입니다.”
“미군이 어디에 주둔했다고 했지?”
“도쿄와 오키나와입니다.”
“나중에 거기에서도 똑같이 한다. 이곳에서 1년 정도 세를 불리고 다른 지역으로 진출할 거다. 딴따라를 소속시키고, 이런저런 곳에서 로비하면 누구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 계집들을 벗겨서 붙이면 싫어할 관리는 없다.”
“예, 알겠습니다.”
야마모토는 단기간에 조직원들을 제법 많이 모았다.
이것 역시 돈이 하는 일이니 강력하고 빠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대장간에는 야마모토가 만든 엉성한 조직의 핵심들만 보인 상태였고.
이들을 데려온 것은 허세와 과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돈이 최고지, 돈이! 으흐흐!’
야마모토는 몰락한 사무라이 집안 출신이기에.
가난한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서러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게다가 그는 갑작스럽게 중좌로 특진한 이유는.
패전 이후, 속죄양으로 쓰기 위해서란 것도 짐작하고 있었고.
그 바탕에는 자신의 뒤를 봐줄 가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탐욕에 물들 수밖에 없었다.
‘켄신과 나는 달라!’
그의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는 켄신은.
낮은 지위라고 해도.
일본화족 출신이라 자기와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친구가 되기까지 야마모토는 꽤 많은 계획과 노력을 했었다.
한마디로 야마모토는 이치로 켄신까지 자신의 출세에 철저히 이용했던 것이다.
“야, 야마모토 상······.”
그때 금괴를 녹이던 대장장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주신 금괴가 좀 이상합니다.”
“뭐라고?”
“아직 금이 녹을 온도가 아닌데······.”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이건 금이 아닙니다. 금도금한 납입니다. 납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석도 있고 구리도 있습니다. 복잡하고 치밀하게 속을 채워서 무게와 부피를 맞췄습니다.”
“뭐, 뭐라고?”
야마모토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실상 이 금괴에서 금은 1/10밖에 안 됩니다.”
야마모토가 이 대장간으로 가져온 금괴는 10㎏이 넘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이기에.
야마모토는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고 의기양양했다.
그리고 곧 강철이 판매할 아편으로 돈을 확보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사실 야마모토가 강철에게 아편이 있는 비밀 창고의 위치를 알려준 건.
쥐약에 가까운 계략이었다.
자신이 판단해도 강철은 조선 최고의 재벌이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러니 강철이 아편을 팔아서 막대한 돈을 번다면.
훗날 그것으로 끝없이 협박하고 돈을 뜯을 미끼가 될 거라 생각하고 던진 것이다.
“말, 말도 안 돼!”
야마모토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머릿속에서는 그의 계획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정, 정말입니다.”
찰나의 순간 야마모토의 뒤에 있던 사내 하나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
“정말입니다. 보십시오.”
작은 용광로가 달아오르지도 않았는데.
이미 금괴는 녹아 있었다.
납은 가장 낮은 온도에서 녹으니까.
흐르는 은빛 금속은 납이었다.
“이, 이 후테이센진이!”
이제야 야마모토는 강철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
“죽인다, 강철 그 후테이센진을 반드시 죽인……. 컥!”
그때.
뒤에 있던 사내 하나가 야마모토의 옆구리에 칼을 쑤셔 넣었다.
“컥······!”
야마모토는 고통스러워하면서 간신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찌른 남자를 봤다.
“조센징에게 속은 거냐? 빠가야로!”
다오카 아즈오는 더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죽거렸다.
“내가 이래서 장교 새끼들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했잖아?”
“으으으윽, 네, 네가 감히······!”
몸에 칼이 깊숙이 찔린 야마모토는 신음을 쏟아내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도 죽이면 어떡해?”
다오카 아즈오의 뒤에 있던 사람이 놀라 되물었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분명했다.
“뭐라는 거야? 아직 안 죽었어, 히히히······.”
야마모토에게 칼을 찌른 다오카 아즈오는 야마모토의 복부에 박힌 칼을 비틀었고.
마치 할복시키듯 옆으로 그었다.
“으으윽······.”
야마모토가 절규어린 신음을 토해내며 무너져 내렸고.
다오카 아즈오는 여전히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야마모토의 귀에 자신의 입을 바짝 댔다.
“강. 철. 네놈을 죽이라 한 자야, 적어도 이름이라도 알아야 억울하진 않겠지?”
야마모토는 이 순간 죽어가고 있었다.
“으으으윽······.”
신음과 함께 분노에 사로잡힌 야마모토는.
마치 강철이 자신 앞에 서서 비웃는 듯한 환상이 보였다.
‘망, 망할 후테이센, 진이······.’
야마모토는 의식이 점점 더 희미해졌다.
‘내, 내가 기르는 개한테, 물려 죽, 죽다니······.’
쿵!
다오카 아즈오는 힘이 빠진 야마모토의 몸을 놨고.
야마모토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은 그는 여전히 자신 앞에 나타난 비웃는 강철의 환상을 노려보았다.
“으······.”
“흐으, 아직도 안 죽다니, 명줄 하나는 무척이나 질기군.”
다오카 아즈오는 야마모토의 몸에 올라탔고.
손으로 야마모토의 머리채를 잡아 뒤로 당기고는 칼로 야마모토의 목을 쑤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