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5
SSS급 재벌 헌터 015화
무려 데스 나이트 소환이라니!
소환수를 뽑아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데스 나이트는 결단코 소환해 본 적이 없었다.
과연 유니크급의 값어치를 할까.
나는 마법서를 감정했다.
[데스 나이트 소환 마법서 SS+랭크]MP1000을 소모하여 지옥의 사령관 데스 나이트를 소환합니다.
엄청난 스피드와 힘을 자랑하는 데스 나이트는 당신의 소환수이자 훌륭한 보조 딜러로서 활약할 것입니다.
특전
어스 퀘이크 시전.
데스 나이트 LV.10당 범위마법인 어스 퀘이크를 +1레벨 추가하여 공격합니다.
사냥 경험치로 데스 나이트를 레벨 업 할 수 있습니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다크 나이트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LV.50 달성 시,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와아!”
나는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봐도 이건 개사기 마법서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데스 나이트는 어스 퀘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엄청난 칼질과 힘으로 적을 격멸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와 함께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다크 나이트로 진화해 레벨 50이 되면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정령소환보다 훨씬 좋은 것이 아닐까.
정령마법은 정령과의 호감도를 올려야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지금 당장은 무리다. 어디 가서 나무라도 심어야 정령호감도가 올라갈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한가롭게 나무나 심고 자빠져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함께 사냥을 하며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데스 나이트는 실로 어마어마한 소환수라고 할 수밖에.
당장이라도 데스 나이트를 소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렇다면 먼저 마법을 배워야 한다.
이 근처에 공동묘지가 있던가?
마법을 배우려면 속성에 맞는 지역에 가야 한다. 백마법은 교회나 성당, 절에서 배워야 하고 흑마법은 무덤 앞이나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폐가 같은 곳에서 배워야 한다.
“망원동으로 가야겠다.”
바깥에는 짙은 어둠이 깔렸고 지금 출발하면 대략 10시 정도는 될 거다. 그럼 무리 없이 마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집을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당장 망원동 공동묘지로 향했다.
스아아아아!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는 망원동 공동묘지.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고 마나의 시대가 도래하자, 특정한 기운을 뿜어내는 장소에서는 그 기운이 배가되었다.
즉, 교회나 성당, 절과 같은 종교 시설에는 신성력이 추가되었고 묘지를 비롯하여 악마 숭배 집단의 예배소 같은 구역에는 음산한 기운이 감돌다 못해서 언데드 몬스터가 출현하기도 했다.
다행히 망원동 공동묘지에는 아직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스산하네.”
공동묘지 안쪽에서 바람이 불었는데, 음산한 기운이 온몸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간단한 마법으로 마법서를 태워 버렸다.
지이잉!
스산한 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띠링!
[데스 나이트 소환 마법을 습득했습니다.]이제 되었다.
데스 나이트를 곧바로 소환해 보기로 한다.
이곳에는 검 한 자루만 챙겨 왔다.
드래곤 본 블레이드 한 자루만 있어도 MP가 4500이나 보정되었으므로 소환마법을 사용하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마나를 소모하여 마법을 시전했다.
“데스 나이트 소환!”
스아아아아!
사방으로 음산한 기운이 깔렸다.
검은 구름들이 모여들었는데, 번쩍거리며 뇌전까지 일어나는 것을 보니 심상치 않다. 데스 나이트 한 마리라면 함께 탑으로 들어가 폭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곧 연기가 모여 데스 나이트가 소환되었다.
***
실로 대단한 임팩트다.
데스 나이트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번쩍번쩍 빛이 나는 무구에 형광검을 들고 있었다. 온통 백색으로 물들어 있어 이게 지옥의 소환수인지 천계의 기사인지 헛갈릴 지경이었다.
“대, 대단하다!”
나는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천 년 동안 사냥을 해도 먹을 수가 없었는데 이곳에 와서 얼음여왕 한 마리 잡았다고 이런 희귀한 마법서를 주다니!
“그럼 어디 한번 시험해 볼까?”
소환수를 조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소환수는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정신과 연결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무를 베라.”
팟!
“오오!”
데스 나이트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갔다.
움직임은 거의 B랭크 정도의 헌터와 비슷했다. 레벨 1에 이 정도라면 레벨이 10만 되어도 움직임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싶다.
츄캉! 츄캉!
데스 나이트의 검은 특이한 소리를 내며 나무를 베어 나갔다.
“음?”
칼질도 빨랐는데, 문제는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 왜 이렇게 나무를 못 베어?”
츄캉! 츄캉! 츄캉……!!
아마 레벨이 낮아서 그런가 싶다.
나는 느긋하게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아직 레벨이 1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 이상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
그냥 내가 사냥을 하는 데 보조만 해 주어도 그게 어딘가 싶었다.
츄캉! 츄캉! 츄캉! 츄캉! 츄캉! 츄캉!!
그런데 3분이 지나도록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를 못 베고 있었다.
나는 조금 불안한 마음에 나무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이 새끼가 장난하나!”
나무를 베기는 벴는데 아직 반도 베지 못했다. 이 시간에 톱을 들고 잘랐어도 벌써 베지 않았을까 싶다.
“어스 퀘이크 써 봐!”
쿠구구구구구!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실로 대단한 임팩트다.
데스 나이트의 눈동자에서 붉은 안광이 뿜어져 나오며 대지가 흔들렸는데, 범위가 상당하다.
검은 기류의 마나까지 땅속으로 잠식했다.
아마 이런 모습을 시민들이 보았다면 당장 대피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로 엄청난 녀석이 나타났다고 말이다.
푸스스스.
그런데 미약한 연기만 바닥에서 나고 말았다.
“뭐야, 이 허접은?”
순간, 열이 확 받았다.
나는 차징을 사용하여 그대로 데스 나이트를 들이받아 버렸다.
퍼어억!
-꾸에에에에엑!
쩌저저적!
털썩!
“…….”
그러고 나서 온몸이 터져 그대로 사망해 버렸다.
정말 당혹스럽다.
엄청난 것을 기대했는데 차징 한 방에 나가떨어진다는 건가!
“으으으.”
실제로는 그냥 허접쓰레기 마법서였나?
엄청난 마법서를 주었다고 좋아했는데 이 정도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명색이 데스 나이트라는 이름이 있는데 나무 한 그루는 제대로 잘라야 할 것 아니야!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기대가 큰 만큼이나 실망도 큰 법이었다.
머리를 짚으며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일부터는 데스 나이트 특훈이다!
레벨 1에 강한 소환수는 어디에도 없다. 아마 빠르게 레벨 업을 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정해 놓지 않았을까.
다른 소환 마법에는 소환수의 레벨 업을 한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이런 유니크한 마법서에만 그런 시스템이 있는 것 같았다.
아직 판단을 하기는 이르다.
게다가 데스 나이트의 레벨이 50이 넘으면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지 않나.
아이템을 착용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강해질 거다. 나도 템발로 살아 나가는 처지였는데, 소환수라고 그렇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아무래도 지금 애용하고 있는 핏빛 전사 세트를 꾸준하게 강화시켜서 나중에 놈의 레벨이 50을 달성하면 입혀 주어야겠다.
“에휴. 내 팔자가 그렇지 뭐.”
딱 보니 엄청나게 노가다를 해야 한다는 견적이 나왔다.
그래도 데스 나이트라는 이름값이 있었으니 업을 하면 강해지기는 할 거다. 쓸 만해지려면 최소한 소환수 레벨이 50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늦게까지 퍼질러 자다가 9시쯤 일어나서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탑에 틀어박혀서 주구장창 레벨 업이나 하고 싶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아버지는 회사를 물려주지 않을 것이다.
아이템을 빠르게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회사가 필요했고 기왕이면 회장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때문에 학교에 나가는 거다.
앞으로는 아이템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드래곤 본 블레이드와 5대 신기의 강화도 그렇지만 데스 나이트에게도 그럴싸한 아이템은 입혀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데스 나이트가 입고 있던 아이템이 파괴되어도 한 번 더 소환하면 그대로 입혀져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이템을 입혔다가 떼어 내면 소멸해 버리니 조심해야 한다.
새벽까지 데스 나이트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지만, 역시 노가다가 답이라는 결론이다.
1층으로 내려오자 아버지가 출근 준비를 하고 계셨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고는 상당히 까칠한 투로 말씀하셨다.
“아주 잘 하는 짓이다. 이제야 학교에 가는 게냐?”
“네, 아버지.”
“쯧. 누굴 닮아서 그런 건지.”
한참 동안 혀를 차시던 아버지는 민감한 주제를 꺼냈다.
“네 회사 문제 말이다.”
“어떻게 되었나요?”
회사 이야기가 나오자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네가 이번에 이상한 곳에 땅을 사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그게 왜요?”
“그건 네가 뻘짓을 했기 때문이지.”
“뻘짓이라니요?”
“왜 20억을 그렇게 허무하게 날렸느냐!”
아버지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물론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황당하기는 할 거다. 다른 곳도 아니고 고양시의 땅을 구입했다. 그것도 폐허가 된 남부에 말이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것 때문에 이사회에서 반발이라도 하나요?”
“정확하다. 200만 평이나 되는 쓰레기를 사서 도대체 뭘 하려는지는 모르겠다만, 이것만 보아도 네 경영이 미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놈은 20억이 쉬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평생 모으기도 힘든 돈이다. 돈의 가치도 제대로 모르는 놈에게 회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나와 이사진의 입장이다.”
“그곳의 몬스터가 사라지면 그 땅은 엄청나게 상승을 하겠죠. 수천 배? 어쩌면 그 이상 뛸 수 있습니다.”
“이런 정신 나간 녀석아! 그곳에는 리치 킹이 있다. SS+등급의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놈이지. 한국에서는 그런 몬스터를 레이드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전 세계 랭커들도 리치 킹은 꺼려한다.”
“으음.”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이대로 내가 나가 버리면 곧바로 건설사를 분리한다는 계획은 기각될 수밖에 없었다.
너무 일을 쉽게 생각했던 탓일까.
여기서 적당한 핑계를 대어 결정을 미루지 못한다면 20살이 되어서야 회사를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카이너스 이 새끼가 언제 쳐들어올지 알 수 없으니까.
지금이야 동면에 들어가 있었지만, 깨어나는 순간 쳐들어올 거다. 게다가 이곳과 카렌 대륙과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갔으므로 그 시기가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
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 상황에서 큰 목소리를 내자 오히려 아버지가 당황했다.
“이 녀석이 화통을 삶아 먹었나. 왜 그래?”
“저에게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아는 사람?”
“이번에 발록을 해치워 버린 헌터 있잖습니까! 아버지도 아시죠?”
“뭣이!? 그 헌터가 왜?”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발을 빼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건설사의 사장으로 취임해야 한다.
코어의 비밀만 밝혀내면 곧바로 마정석 생산에도 들어갈 수 있다. 그럼 돈벌이는 끌개로 긁어모으는 것보다 쉬운 일이 된다.
이런 노다지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결국 나는 그냥 내질렀다.
“그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고양시 남부의 리치 킹을 처치한답니다.”
“……!”
아버지는 눈을 부릅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