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85)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84화
탑에 심긴 새로운 이치.
그것은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에 5성급 이상의 존재는 넘어올 수 없다.
지상 약탈을 꿈꾸던 ‘똬리를 튼 뱀’은 그 사실에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그밖에 다른 신들도 이 점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곤란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탑의 시스템 다운은 각 층의 플로어마스터와 관리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크고 작은 일은 있었지만 흥미로운 사건을 보자면 아래와 같다.
[시스템 복원 1일차]1계층.
다음 층을 넘어서기 위해 엄청난 통행료를 지불한 등반자들은 체류할 수밖에 없었고.
10계층.
정복 전쟁을 꾀하던 필리프 4세의 군대는 군량미 조달을 받지 못해 전쟁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13계층.
무림의 세계가 내포된 이 세계에서 극악한 집단이라고 일컬어지는 마교에서 천마가 도래했다며 기쁨을 만끽하며 활동을 전개했다.
27계층.
플로어마스터인 전령군주, 라페아는 흥미로운 일이라고 들뜨며 왕관을 내려놓고 원인을 찾기 위해 여정을 나섰다.
31계층.
뱀의 하수인이자, 온전히 7성급 몬스터로 전성기를 유지한 채로 휴면 상태 중인 분화고래(eruption whale), 브렌넨이 눈을 떴다.
그 영향으로 필드 전체에 크나큰 지진이 일어났다.
아직까지 시스템의 영향력에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은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었다.
20계층.
엘더리아의 숲 속.
플로어마스터이자 지배자로 군림한 폭군에 대항하기 위해 엘프들이 반기의 칼을 들었다.
57계층.
여섯 날개를 가진 기사가 ‘빌어먹을 시간 꼬맹이!’라고 외치며 57계층의 플로어 마스터를 쓰러뜨린 뒤, 필드를 뒤흔들어 놓아 불안을 한층 북돋웠다.
62계층.
플로어마스터 대신 층계를 다스리던 관리자, 파프니르가 복귀하며 몇 날 며칠을 불꽃을 뿜어내며 분을 삭이지 못해 주민들에게 공포를 야기했다.
71계층.
절대 끊어지지 않는 속박의 끈, 글레이프니르에 묶여 있던 거대늑대이자 바나르간드, 펜리르가 시스템 마비를 이용해 하마터면 글레이프니를 끊어 버리고 종말전쟁이 시작될 뻔했다.
저층부터 고층까지 시스템 마비는 파급력은 갈수록 증대됐다.
그러나 이 혼란을 반기는 다소 엉뚱한 이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90계층,
타르타로스.
층계에 머무르던 7대 마왕들은 모처럼의 유희라고 마음껏 소리치며 하계진출을 꿈꿨다.
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는 이곳에 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91계층.
올림포스.
수상한 조짐을 느낀 신들은 심부름꾼으로서 헤르메스를 파견했다.
모험의 신인 그는 특정스킬을 이용해 하계로 진출하려는 듯 했다.
92계층.
아스가르드.
각 층이 혼란이 도래할 때. 이곳의 신들은 혼란 없이 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무지개의 다리, 비프로스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헤임달은 천망을 꿰뚫는 헤임달은 최고주신 오딘에게 보고했고 오딘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각 지층의 주신들은 그의 무덤덤한 행동을 취한 것에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탑에서 제일 교활하기로 소문나는 자니까.
100계층.
똬리를 튼 뱀은 자신의 영역에 있는 플로어 마스터와 관리자에게 이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를 교란자라고 언급하며 퇴치를 명했다.
그의 하수인으로 있는 자들는 그 때문에 교란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외에도 많은 사건들이 들쑥날쑥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장 공식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사건을 손꼽아 말한 것일 뿐.
사건은 무수히 많았다.
그 때문에 탑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은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며…….
탑을 이렇게 뒤흔들어 놓은 자가 누구일지…….
하나, 그 정답은 누구도 정확히 말해 줄 수 없었다.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탑의 관리자들은 건우가 부여한 제약의 법칙으로 인해 이 사실을 영원히 함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접 색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색출한다고 해도 과연 찾을 수 있을까?
하루에 유입되는 플레이어만 해도 무려 상상을 초월할 정도.
그 중에는 루키로 손꼽은 자들도 종종 있어 수색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스템 복구가 완료됐습니다.]어느덧 지옥 같았던 3일이 지났다.
시스템이 다시 복원이 되는 것과 동시에 탑은 다시 원활하게 제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
[시스템 복구가 완료됐습니다.]낯익은 시스템 메시지음과 함께 건우는 번뜩 눈을 떴다.
우당탕!
바닥에는 한 소년이 엉덩방아를 찍은 채, 건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
‘여긴 어디? 난 누구?’
잠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던 건우는 의식이 끊겼을 때의 기억을 가까스로 떠올렸다.
1계층에 도달했을 때.
건우는 제약의 법칙으로 인해 거의 모든 아티팩트와 능력을 상실했다.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로 한 외지의 숲속에 불시착했다.
산짐승들이 몰려와 숨통을 끊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
바로 그때.
수풀을 헤쳐지나가던 일행과 우연히 맞닥뜨렸다.
그들은 늑대의 귀를 한 소년과 동양인의 이목구비를 가진 아리따운 여인이었다.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서로 경계를 했지만.
스륵.
건우는 곧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도 많이 피곤했나보네.’
건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자세한 경위는 모르지만 지금 엉덩방아를 찍은 늑대귀의 소년은 그때, 만났던 소년임이 틀림없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의식을 잃은 건우를 데려와 침대에 눕혀 보살핀 것으로 추측이 됐다.
“보살펴줘서 고마워.”
움찔!
“가, 가까이 오지 마.”
건우의 말에 소년은 등을 꼿꼿이 세우며 손톱을 세웠다.
피식.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인지라 건우는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말했다.
“이름이 뭐야? 난 최건우라고 해.”
건우의 말에 소년은 드러냈던 잇몸을 감추며 답했다.
“……렌이야.”
“렌이라, 여긴 어디지?”
“……?”
예상치 못한 말을 던진 걸까?
렌은 어이가 없는 시선으로 말했다.
“어디긴 어디야. 우리 집이지. 너 바보야?”
“…….”
우문현답에 건우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렌은 잠시 건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어머니 불러올 테니까. 밥은 먹을 수 있지?”
“주면 고맙지.”
건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렌은 곧장 방문 밖으로 나섰다.
잠시 정적이 찾아오자,
“상태창 오픈.”
건우는 서둘러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
[최건우]▶직업: 시간의 어릿광대
▶레벨: 1
▶칭호: 정령왕의 계약자.
▶전용스킬
-복원 외 8종.
▶스테이터스
[근력 30] [민첩 30] [체력 30] [마력 30][맷집 30][카리스마 30]와락!
건우는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야. 이 거지 같은 스탯은?
그동안 이룩해 왔던 업적이 하룻밤 만에 소실이 될 줄이야.
허탈한 마음에 너털웃음을 터뜨리던 건우는 이내…….
“F급 때보다는 훨씬 낫잖아.”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마법스킬을 비롯해 칭호 대다수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직업과 전용스킬은 아직 건재했다.
무엇보다 그 자신의 아이덴티티라고 부를 수 있는 복원의 권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왼쪽 가슴에 손을 얹으니…….
체내 심장에 자리 잡은 태엽모양의 금빛 마력의 기관이 건재함이 느껴졌다.
슥슥슥.
발동한다면, 체내의 상처를 모두 사라지게 만드는 데다 마력 또한 대폭적으로 증가한다.
또한 시동어를 어떻게 읊냐에 따라서 복원과 관련된 권능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
그 활용법은 건우 또한 완전히 알아내지는 못했다.
‘아티팩트는 어떻지?’
인벤토리에 남아 있는 무구들은 마격(魔格), 리바이던, 스틸레인, 사인참사검 적과 청이었다.
크루엘의 마검은 손오공과 격전 중 소실.
레벨을 임시로 폭등시킬 수 있는 수단이자, 탑승할 수 있는 카론의 배, 키보토스 또한 격전 중 소실.
글라체스는 제약의 법칙으로 인해 소실.
가장 타격이 큰 것은 칠대마왕의 무구였다.
마왕의 권능을 한껏 활용해 탑의 관리자를 농락했건만.
그것 또한 제약의 법칙으로 인해 제멋대로 깨지고 합성되며 예상외의 결과물이 튀어나왔다.
[마왕옥]-등급: ??
-설명: 루시페르의 권능을 제외한 남은 육대 마왕의 권능이 담긴 아티팩트들의 잔해가 부서지고 섞이며 만들어진 옥.
-효과: 정체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옥에 실린 그 기운은 예사롭지가 않다.
-내구도 1/1
더 이상 마왕들의 권능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건우는 전혀 개의지 않고 이그너스의 반지를 살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장 큰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던전을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였다.
[이그너스의 영지]-던전등급: ★★★★★
-1층계, 시련계곡 [봉인]
-2층계, 얼음미궁 [봉인]
-3층계, 슬리핑 포레스트 [봉인]
-4층계, 심해정원 [봉인]
-5층계, 이그너스의 영지 [봉인]
“칫!”
건우는 혀를 차며 인상을 찌푸렸다.
마왕의 권능은 어찌 되든 상관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전력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의 반응이 없다.
‘세이비어는 사라진 건가?’
자괴감에 이마에 손등을 얹는 순간.
-사라지긴 누가 사라져! 인마! 멀쩡한 사람 두 번 죽이지는 마라!
줄곧 반지 속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세이비어가 언성을 높였다.
“가, 강녕하셔서 다행이네요. 있으면 있다고 얘기해 주시지 그랬어요.”
-줄곧 깨우려고 해도 반응 없이 쳐 자던 놈이! 유령이라고 해서 난 안 지치는지 아냐?
‘죄송합니다.’
건우는 관자놀이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 여기는 어디죠?’
-그건 여기에 있는 안주인한테 이야기를 듣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왜요?’
-그래야 네가 느낀 바를 내가 더 자세히 알려 줄 수 있을 테니까.
‘무슨 말이에요?’
의미심장한 말에 건우가 눈매를 좁히는 순간.
“생각보다 일찍 눈을 떴네요. 기력을 상당히 소진한 탓에 보름은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열려 있는 문틈 사이로 한 여인이 쟁반을 들고서 건우에게 다가왔다.
“렌의 어머니인 시야라고 해요.”
활짝 웃으며 그녀의 인사에 건우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건우입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식사는 할 수 있나요?”
“네.”
건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야는 쟁반을 내밀었다.
쟁반에는 옥수수 수프가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화악.
스프에서 뿜어져 나온 구수한 향기에 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숟가락을 떠 그대로 들이켰다.
“마, 맛있네요.”
“호호호, 입에 맞아서 다행이네요.”
그녀는 웃음을 띠며 건우의 곁에 앉았고, 건우는 고심 깊은 표정으로 입을 뗐다.
“저 식사 중 외람되는 말이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뭐죠?”
“여기는 어디죠? 아 물론 여기가 당신의 집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호호호 그러네요. 역시 탑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플레이어인가보네요.”
“…….”
건우는 침묵으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별 상관없다는 듯 시야는 곧 진지하게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이곳은 1층계 시작의 마을, 시드플랜트. 튜토리얼을 하기 위해 모인 플레이어 들을 맞이하는 수많은 장소 중 하나죠.”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