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51)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50화
콰직! 콰직! 콰직!
몸 곳곳에 파고든 그림자의 가시는 사정없이 바알제붑의 몸통을 꿰뚫었다.
콰콰콰콰콰콰콰!
그로 인해 몸 곳곳에 검은 피가 흥건히 흘렀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영체 깊숙이 찌르고 들어오는 소멸의 힘이었다.
‘이 미친 새끼가!!’
실제로 바알제붑은 그 힘에 크게 동요해 버티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콰아아아앙!
하지만 재난은 잇따라 벌어졌다.
단순히 휘둘렀을 거라 생각한 슈타크의 붉은 참격이 몸의 절반을 가뿐하게 날려 버렸다.
그것도 실로 대단하지만.
바알제붑은 눈에 힘을 집중해 붉은 참격을 날린 대상자, 칼리언트 슈타크를 바라보았다
그는 힘을 전력으로 발휘하지 않았는지 너무나 태평한 표정으로 혀를 차고 있었다.
‘단순히 마력의 양만 비교하면 내가 위. 하지만 이것은 필시 마왕의 마력. 이것은 대체…….’
그러나 그 의문에 해답을 찾기도 전에…….
화르르르륵!
브렌넨의 작렬고통이 뒤를 이었다.
화르르르르륵!
6성급 브렌넨의 힘은 지금 당장 바알제붑의 숙주를 증발시켜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온몸이 숯검정이 되어서도 간신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바알제붑이 마력으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걱!
가장 무서운 것은 브렌넨을 타고 온 건우의 참격이었다.
혼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절호의 일격.
그 일격에 본신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바알제붑은 고통을 토해 냈다.
“크아아아아아악! 최건우! 이 개자식!”
타악!
온몸이 완전히 흉측하게 일그러진 바알제붑의 등 뒤에 올라탄 건우는 싸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운하게 왜 그러실까나. 다시 한번 보기로 했잖아.”
한국에서 사이비 교단을 운영할 때, 바알제붑은 교주의 몸을 통해 직접 강림한 적이 있었다.
실제로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한국의 절반이나 되는 인구가 소멸을 맞이했겠지만.
당시 건우는 특유의 기지와 세이비어의 지혜를 빌려 그들의 야욕을 무산시켰다.
그때 당시, 불꽃에 젖어든 바알제붑은 건우에게 탑에서 재회를 갖자고 직접 통보하기도 했다.
피식!
‘서, 설마 이 녀석들!’
바알제붑은 미소를 짓고 있는 건우를 보며 문득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떤 장난꾸러기의 신의 모습을 상기했다.
건우는 그대로 손을 들어 권능을 발동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사아아악!
불길하기 그지없는 검은 링이 일제히 중첩돼 바알제붑의 몸을 잿더미로 만들기 시작했다.
“너, 너희들은!”
콰아아아아아앙!
말을 내뱉기도 전에 세 명의 플레이어의 공격에 그의 혼백은 갈가리 찢겨나갔다.
***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라페아의 궁전은 완전히 붕괴됐다.
사아아악.
라페아를 궁지로 몰고 갔던 바알제붑은 검은 숯이 된 것 마냥 사지를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언뜻 봐도 그는 소멸직전이었다.
“괜찮아?”
건우는 다급한 표정으로 라페아와 니파에게 다가왔다.
“이제 괜찮은 것 같아.”
그 모습에 안심이 됐는지, 라페아는 그대로 눈을 감으며 건우의 품에 안겼다.
마치 깃털을 안는 것만 같은 가벼움에 건우는 약간 놀랐다.
바알제붑과 전투 당시.
얼마나 기력을 사용한지는 몰라도 그녀는 안 본 사이 많이 야위었다.
물론 그것은 니파 역시 마찬가지였다.
[회귀의 링을 시전했습니다.] [회귀의 링을 시전했습니다.]건우는 즉각 두 여인의 치료를 시작했다.
그녀들이 입은 상처는 말끔하게 사라지고 몸이 회복되니 자연히 여유를 되찾았다.
“호오, 생각보다 쑥맥인줄 알았는데, 연인이 두 명이나 있다니. 의외인걸.”
파앗!
어디선가 들려오는 나긋한 소리에 니파는 오감을 곤두세우며 활을 들었다.
건우는 니파의 손등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괜찮아. 니파. 내 동료야.”
“도, 동료라니. 저, 저 남자가!”
니파는 적잖이 놀랐는지, 동공에 비치는 사내, 슈타크를 바라보았다.
전투가 끝난 지금 마당에서도 그는 엄청난 붉은 오러를 내뿜고 있었는데.
그 기운이 실로 압도적이라 니파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슈타크 조금 진정하는 게 어때? 나랑 건우는 몰라도 범인이라면 너의 기백에 눌리기 쉽다고.”
스슥.
그리고 언제 온 건지, 젠제만이 건우의 바로 뒤에서 중얼거렸다.
“……?!”
니파는 이번에도 깜짝 놀랐지만.
아직까지 건우가 손등에 손을 올리고 있어 마음을 차분히 달랠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세 남자를 바라보고 있던 바알제붑이 힘겹게 입을 뗐다.
“너, 너희들은. 그 녀석의 사도들이군. 차이트. 탑 내 질서를 흩뜨려 놓는 반란 분자 악동 꼬맹이의.”
흘깃!
세 남자는 동시에 바알제붑을 쳐다봤다.
오싹!
단지 바라만 보는 것뿐인데도 마왕인 바알제붑의 몸이 경직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는 두려웠다.
전투 때, 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건우.
어떤 생각을 할 수 없는지 늘 있는 젠제만의 표정.
마지막으로 마왕의 심신조차 압박할 수 있는 슈타크의 싸늘한 눈빛.
마음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뒤죽박죽 섞이기까지 했다.
“어, 어째서 너희들이 한 곳에 모인 거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젠제만이 앞으로 발을 내디디며 답했다.
“이 만남은 단순히 우연일 뿐이야. 아니면 그 빌어먹을 꼬맹이가 조작한 걸 수도 있고.”
“아, 그놈 생각만 하면 열불 나네.”
슈타크 역시 차이트에 대해 악감정이 가득했는지 홀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여러모로 욕은 엄청 먹고 다니는구나.’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젠제만을 바라보았다.
아직 그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계기는 차이트가 이곳에 남겨 둔 흔적 때문이지. 이걸 찾기 위해서 여기에 온 거거든.”
스스스스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젠제만의 밑에 있던 그림자에서 괴수의 팔이 번뜩 튀어나오더니 그에게 어떤 문양이 새겨진 조각을 바쳤다.
“그건 뭐지?”
‘나랑은 다른 걸 찾고 있는 건가?’
필모어의 기록서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젠제만의 입에서 너무나 엄청난 발언이 튀어나왔다.
“임모탈의 조각이야. 라페아의 성터에 있을 거라고 차이트 녀석이 말하고 떠났거든.”
“……?!”
“……?!”
그의 말에 니파와 건우, 그리고 바알제붑마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모탈.
그것은 불노불사를 추구하는 어떤 연금술사가 만든 미지의 아티팩트로 습득 시 불노불사의 몸을 갖게 된다고 일컬어진다.
“그딴 돌조각 하나 따위를 채취하려고 나까지 끌어들이다니. 이해가 되지 않아.”
슈타크는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젠제만에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혼자 가면 심심하잖아.”
빠직!
“죽을래?”
뒤늦게야 깨닫게 된 진실에 슈타크는 분노를 표하며 젠제만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나도 앵꼬 부부 사이를 갈라놓고 싶지 않았다고. 그래도 이걸 채취하는 건, 꽤 위험한 일이어서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낫거든.”
해명을 마친 젠제만은 건우 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가지고 싶어?”
“아니. 너 가져.”
건우는 전혀 흥미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젠제만은 피식 웃어 보였다.
“난 마무리를 지을 테니까.”
스릉.
건우는 라페아를 니파에게 맡겨 둔 뒤, 팬텀 스피릿 소드에 검은 오러를 방출했다.
움찔!
그 기묘한 압박에 바알제붑은 다시 몸이 경직됐고.
젠제만과 슈타크는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끼어들었다.
“앗, 그건 나도 양보할 수 없겠는데.”
스스스스.
어느새 젠제만의 팔에는 거대한 그림자의 칼날이 형성돼 있었다.
“저 녀석을 죽이는 건 나다.”
쿠직! 콰앙!
슈타크의 검은 다시 붉은 오러에 휘감겼다.
그들 역시 바알제붑의 만행에 대해 상당한 분노를 품고 있는 듯 보였다.
그 광경을 보며 세이비어는 생각했다.
‘원래 차이트는 이런 녀석들만 끌어들이는 게 취미인가.’
그렇게 의구심을 가지는 동안, 세 남자는 동시에 발을 내디디며 바알제붑에게 다가갔다.
“네, 네놈들!! 나는 이 탑에서 가장 강한 세력 중 하나인 칠대마왕이다!! 나를 건드리는 것은 곧 다른 마왕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거라고!”
덜덜덜덜.
어째서일까?
발악하는 그 모습이 이제는 마왕이 아니라 마치 겁을 먹은 생쥐처럼 보였다.
“이 빌어먹을 차이트의 종자들!!”
콰콰콰쾅!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는 듯 바알제붑도 몸집을 부풀리며 권능을 행사하려고 했지만.
“어쩌라고.”
콰직!
“크아아아아악!”
세 남자는 동시에 검을 휘둘러 바알제붑의 몸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필시 영체까지 도달하는 타격.
본체까지 닿은 일격은 바알제붑을 곧 사경에 헤매게 만들 거다.
***
바알제붑과 결전 직후.
건우는 미련 없이 라페아와 니파의 치료를 위해 자리를 떠났다.
모처럼 만난 차이트의 사도들과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묘하게 이들과 다시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비단 건우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휘잉.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벼랑지대.
그곳에서 스키드블라드니르를 타고 떠나는 건우를 보며 젠제만이 입을 열었다.
“저 녀석이 미래에 있을 종말 전쟁 때, 우리를 이끌 리더인가?”
“흥! 아무리 저 녀석이라고 해도 날 이끌 수는 없어.”
“흠 그건 건우를 인정했다는 소리로밖엔 안 들리는데.”
“칫!”
스스로 답변하기가 민망했는지, 슈타크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돌렸다.
“푸훗.”
젠제만은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
“너 계속 까불다가 진심으로 맞는다.”
슈타크는 구시렁거리다가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슬슬 시선이 짜증이 나는데. 네 녀석이 뱀인가.”
심홍색의 눈빛은 뒤에 있는 어떤 기척을 포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너희들은 숨어서 엿보는 게 취미인 것 같네.”
젠제만도 이미 그 시선을 알아챘는지, 실눈 사이로 예리한 눈빛을 드러냈다.
꿈틀. 사아아아악!
그곳에는 거대한 뱀의 그림자가 언제라도 그들을 급습할 것 마냥 강대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젠제만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차이트의 사도라고 견제하지 말라고. 안 그래도 너는 건우 한 명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으니까.”
젠제만의 도발조에 뱀은 잠잠히 듣는 것 같으면서도 점차 형체를 드러낼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곧장 이들과 격전을 벌이겠다는 의도가 다분했지만.
“와봐. 죽여 버릴 테니까.”
슈타크는 지지 않고 맞받아치려는 듯 강한 기운을 발출했다.
여기에 한 발 앞서 젠제만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슈타크는 건우를 포함해도 차이트의 사도 중에서 제일 강해. 관리자뿐만 아니라 신까지 죽인 전적정도는 당신도 알고 있지? 여섯 날개를 가진 기사의 일담을……. 그리고 여기에 그림자의 마수까지 가담하게 된다면, 탑을 지배하고 있는 너의 지배체계는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겠지. 거기까지 계산을 못한다면 어쩔 수 없고.”
젠제만의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걸까?
기세를 드러내려던 뱀은 곧 물러설 기미를 보였다.
증오를 곱씹은 그는 천천히 자취를 감추면서도 마지막 말만큼은 잊지 않았다.
-우선순위가 너희가 아닌 것뿐, 언젠가 반드시 죽여주마. 차이트의 자식들아.
피식.
슈타크는 그런 뱀을 비웃으며 젠제만에게 넌지시 내기를 제안했다.
“건우랑 뱀. 누가 이길지 내기해 볼래? 나는 건우다.”
“그렇다면 나도 건우.”
젠제만의 대답에 슈타크는 인상을 왈칵 찌푸렸다.
“그렇다면, 내기가 성립되지 않잖아.”
“너무 앞서 가지 말자고. 내기 외의 흥미로운 것들은 잔뜩 있잖아. 예를 들면 앞으로 교란자가 탑에서 얼마나 깽판을 칠지.”
“그거 재밌겠군.”
젠제만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슈타크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