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88)
188화 신마인 하룬겔 (3)
콰아아아앙!
강력한 힘이 충돌하면서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다. 바닥에서 피어오른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먼지를 가르며 무언가가 날아왔다.
검은 오러 블레이드로 만들어진 반월참.
두 개의 검을 이용해 검성이 만들어 낸 반월참을 상대했다.
카가가가강!
“적을 베어라!”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안 된다!”
뒤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보아하니, 검성의 클론들이 성녀가 있는 곳에 도착한 모양이다.
해왕신과 불사조를 그들에게 보냈다.
그러자 몸 안에 가득 차 있던 마나가 훅 줄어들었다. 그와 함께 그림자로 만들어진 방패가 성녀 일행을 보호했다.
하늘에서 만들어진 푸른 불꽃이 클론들에게 떨어지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정화의 힘이 담긴 푸른 불꽃에 클론들이 휩쓸려 나갔다.
하지만 공격을 예상한 클론이 대부분 뒤로 물러나면서, 아직도 남아 있는 클론들의 숫자가 많았다.
내가 한눈판 걸 눈치챘는지 검성이 반월참을 날려왔다.
“흡!”
대마법사의 욕망을 발동시켰다.
드라이어드 여왕의 축복으로 마나가 다시 빠르게 차올랐다.
그걸 이용해 검성이 날린 반월참을 쳐 내며 클론이 있는 쪽으로 날렸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기술.
연옥에 있을 때 검성의 도관을 운영하던 관장에게 배운 고급 기술이었다.
콰아아아앙!
마기로 만들어진 반월참이 적군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 그럼에도 적들의 숫자는 여전히 많았다.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지.
추가적으로 검은 포털이 몇 개 더 만들어지면서 검성의 클론을 비롯한 다수의 마수가 튀어나왔다
“아주 작정했구나.”
이를 갈며 다시 호흡을 재정비하려는 찰나.
적들의 본진 한복판이라 할 수 있는 신성 제국에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졌다.
우우웅!
빛이 번쩍이며 다수의 인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익숙한 얼굴도 보였고 낯선 이들도 있었다.
“이게 무슨…….”
“적들이 엄청난데요?”
“그동안 놀고 있었던 건 아니잖아? 전부 눈에 보이는 적들을 쓸어버려!”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마법진 안에 있던 이들이 움직였다.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건 팔라딘 마누엘과 청탑주였다.
성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마누엘은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백색 갑옷을 입고 하얀 말을 타고 검성의 클론들을 상대했다.
뒤이어 청탑주는 강력한 빙 속성 마법을 이용해 주변 일대를 얼려 버렸다.
상대적으로 몸이 느려진 검성의 클론들.
그런 클론들을 마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결사대가 빠르게 죽여 나가기 시작했다.
“성녀님!”
마누엘이 성녀가 있는 쪽에 도착했다.
방어막 주변에 있는 적들을 상대하는 것을 보며 지면을 박차 하늘로 날아올랐다.
불사조와 해왕신을 역소환시키고, 검에 마나를 담으며 흑기사의 모습을 한 검성에게 달려들었다.
이젠 클론과 시니스터를 상대할 아군이 왔으니, 맘 편히 검성과 싸울 수 있었다.
“어림없다.”
검성이 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에 맞춰 내 검도 휘둘렀다.
카강!
검과 검이 부딪쳤다.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한 일격.
검을 마주한 순간, 내 예상보다 검성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검성의 입매가 비틀렸다.
“예상 밖이군.”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연옥의 숙소에서 검성의 클론과 싸웠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그때도 온전한 검성은 아니었지만.
지금 느껴지는 기세나 기운은 그것을 아득히 넘어 있었다.
검성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신마인의 육체가 장난 아니었다.
이전에 만났던 녀석들도 장난이 아니었는데.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질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어디 한번 붙어 볼까?”
검성이 자신의 힘을 확 끌어 올렸다.
그에 맞춰 나도 가지고 있는 마나를 끌어 올렸다.
카가강!
검에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졌다.
그 상태에서 검성이 휘두르는 검을 받아쳤다.
카강!
캉!
콰아아앙!
내가 가지고 있는 검술의 근본은 검성.
그가 만든 검술인 만큼, 검술을 활용하는 것도 남달랐다.
질풍베기와 돌풍베기.
그 사이에 폭풍베기와 반월참을 적절하게 섞어 넣었다.
사방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느낌.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상대의 검을 보고 내 검을 휘둘렀다. 검성이 사용할 수 있는 건 나도 사용할 수 있었다.
검성이 사용하는 것들을 카피하면서 그에 맞게 대응했다.
“내 검술을 사용하다니…… 내가 제자를 뒀던가?”
“당신이 남긴 유산을 익혔지.”
“호오. 그걸 알아냈다라…… 그런데 그것만으론 설명이 안 되는데? 자네가 익히고 있는 월광검은 내가 죽기 직전에 익힌 거라 남겨 놓지 않았거든.”
뭐지?
내가 연옥에서 익혔다는 걸 관장이 검성에게 알려 주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무신이 그랬다.
검성이 내 존재를 알고 있었고, 떠나기 전에 일이 잘못되면 내게 숙소를 넘겨 달라 했다고.
“연옥. 몰라?”
“연옥? 그게 어디지.”
“안 나는 척하는 건지. 안 나는 건지 모르겠네.”
“연옥이 무엇이길래 그리 물어보는 것이지?”
정말로 모르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마신교에서 기억을 지운 건가?”
“기억을 지워? 그건 무슨 소리지? 윽!”
갑자기 검성이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멀쩡했던 두 눈이 붉게 번뜩이며 마기가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끄아아아아악!”
괴성을 내뱉으며 검성이 폭주했다.
아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마신교에서 수작을 건 게 분명했다.
또한.
내가 가진 능력을 알고, 검성의 기억을 지운 것처럼 보였다. 그게 진짜 가능한지는 죽은 자의 가면을 사용해 봐야 알겠지만.
“죽…… 인다. 죽어라.”
검성이 날 노려보며 검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검성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빠르게 용 마법을 사용해 보호막을 만들었다.
콰아앙!
보호막이 깨지면서 검성의 검이 내 목을 스쳐 지나갔다.
일격을 피했으니 역공을 할 차례.
검성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진월광검을 사용했다. 누가 더 완벽하게 상대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지우냐의 싸움.
흠칫.
아라키스의 눈이 발동하면서 붉은 궤적이 나타났다. 한동안은 나타나지 않았던 죽음의 경고. 내 팔을 노리고 날아오는 검성의 검을 쳐 냈다.
콰앙!
묵직한 힘과 함께 팔이 뒤로 튕겨 나갔다. 검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대로 내 쪽으로 달려들었다.
뒤이어 나타나는 또 다른 궤적.
그림자 분신을 이용해 바닥으로 몸을 이동해서 검성의 공격을 피했다.
강력한 검격이 허공을 휩쓸었다.
진월광검으로 검성과 맞붙는 건 미련한 짓이었다. 검성의 경지가 더 높을뿐더러 다루는 법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났다.
진월광검으론 검성을 이길 수 없었다.
스윽!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붉은 궤적을 보며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콰앙!
검을 피하고 쳐 내고 피해 보지만.
검성의 검은 점점 빨라졌다.
이대로라면 아라키스의 눈으로 보고도 피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일단 거리를 벌리기 위해 그림자 분신으로 멀찍이 떨어졌다.
그 순간 붉은 궤적이 내 몸에 그어졌다.
거리는 엄청나게 멀었음에도 붉은 궤적이 생겼다.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옆으로 몸을 구르는 순간.
콰직!
내가 서 있던 곳에 검격이 나타나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꿀꺽.
침을 삼키며 검성의 위치를 파악했다.
검성과의 거리는 수십 미터 떨어져 있었다.
그 거리에서 검성이 내가 있는 곳을 정확히 노리며 공격해 왔다.
근접 무기라는 검의 특징을 무시한 어마어마한 공격.
“……여기서 더 끌면 내가 져.”
명검 카이로에 마나를 담아 검성이 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
그리곤 문라이트를 이용해 가슴 사이에 검을 찔러 넣었다.
[타오르는 영혼(EX)가 발동됩니다.]순식간에 차오르는 힘을 느끼며 문라이트를 바닥에 던졌다.
양손을 뻗어 크게 원을 그렸다.
연옥에 있을 때.
드래곤 로드에게 배운 마법.
그중에서도 딱 한 번씩만 쓸 수 있는 다섯 개의 초월급 마법 중 하나를 꺼냈다.
손은 빠르게 움직였고, 입으론 방어 마법을 중첩시켰다.
수천 장의 방어 마법이 겹치고 겹치며 검성의 공격을 막아 냈다.
콰직!
콰아아앙!
그러나 검성의 공격 한 번에 수백 장이 날아갔다. 얼마 버티지 못하겠지만,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마법진을 완성시킨 뒤.
모든 마나를 마법진에 때려 박았다.
“끄흑!”
온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근육들이 찢기면서 터져 나갈 듯. 참기 힘든 고통이 쏟아졌다.
마나홀에 가득했던 마나가 한순간에 사라진 거로 모자라서, 마법진은 마나홀 자체도 뜯어 갈 만큼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며 이를 꽉 물었다.
드래곤 로드가 초월급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더 높은 경지에 올라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든 걸 버티고 마법을 완성해 내야 했다. 드라이어드 여왕의 축복과 대마법사의 욕망으로 차오르는 마나가 마법진을 충족시켰을 때.
거대한 빛이 번쩍였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먹구름이 한순간 갈라지면서 거대한 눈을 만들어 냈다.
눈동자로 보이는 것에서 응축된 마나가 번쩍였다.
“인피니트 라이트닝.”
용언과 함께 응축된 마나가 번쩍였다.
푸르다 못해 하얗게 변한 낙뢰가 검성의 위로 떨어졌다.
번쩍!
번쩍!
번쩍!
눈 깜짝할 사이에 무한에 가까운 낙뢰가 떨어졌다. 순식간에 쏟아진 낙뢰가 거대한 기둥처럼 보였다.
그리고 곧.
하얀 낙뢰가 폭발했다.
콰지지지직!
쿠구구궁!
그 힘을 견디지 못한 검성이 비명 소리 하나 지르지 못한 채, 아등바등 몸을 움직이며 천천히 소멸해 나갔다.
[죽은 자의 영혼을 습득하셨습니다.]메시지가 뜸과 함께 낙뢰가 사라졌다.
“커헉!”
입에서 검은 피가 한 움큼 쏟아졌다. 몸은 너덜너덜해졌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바닥에 풀썩 쓰러져 입만 뻐끔거렸다.
“레딘 님!”
성녀의 목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입에 포션을 흘려 넣어 줬다.
그러나 포션을 아무리 마셔도 몸이 회복되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
[불사조의 심장이 발동합니다.]시야가 하얗게 변하더니 모든 고통이 한순간 사라지면서 원래의 세상이 다시 드러났다.
“허어억!”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호흡을 내뱉었다. 입에서 흐르는 침을 대충 닦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으세요?”
성녀와 마누엘이 심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잠깐 혼자 있고 싶은데…….”
“알겠습니다.”
마누엘과 성녀가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결사대 쪽으로 움직였다.
검성의 죽음과 함께 전장의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완벽하게 넘어왔다.
클론들이 갑자기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성녀의 축복과 함께 시니스터들이 제 힘을 쓰지 못한 채 소멸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숨을 깊게 내쉬었다.
“일단 정리는 끝난 것 같고…….”
검성의 전투 직후에 나타난 메시지를 떠올렸다.
죽은 자의 영혼.
클론들과 달리 검성은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그걸 통해 기억을 엿볼 시간이었다.
“무슨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볼까?”
죽은 자의 가면을 이용해 검성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