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279)
279화 소용돌이 (5)
“왠지 그래야 될 거 같았다니, 그게 말—!”
어, 이거 왠지 발작 버튼이었던 거 같은데.
대화가 길어지기 전에 말을 끊고 화제를 돌렸다.
서로를 향한 피드백이야 나중에 해도 되니까.
“아, 그래서 다음은 뭐냐? 뭘 조심해야 하지?”
그리 말하며 급히 스톰거쉬에게 붙어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레이븐도 어쩔 수 없이 날 질책하는 걸 멈추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다음은 [용맥]이라는 이능이에요. 사용 시 땅바닥이 빨갛게 변하는데……. 아, 지금! 얀델 씨 피해요!!”
스톰거쉬의 두 번째 액티브 스킬 [용맥].
쿠우우우웅-!
대상자 아래에 표식이 생기고서 잠시 뒤에 공기 기둥이 터진다.
바로 이렇게.
푸슈우우웃—!
후, 갑자기 써서 맞을 뻔했네.
“다들 물러나세요! 곧 구멍에서 [소용돌이]가 발생할 거예요.”
아무튼, [용맥]은 강력한 순간 딜뿐만 아니라 이후 구멍이 난 지점에서 [소용돌이]를 뿜어낸단 특징이 있다.
참고로 중간 보스였던 세이렌 여왕이 쓰던 이름과 효과가 완벽하게 일치하는데…….
후우우우우우웅!
저거에 맞으면 동료들이 구해주기 전까지 공중에 뜬 상태가 되며 그 시간에 비례해 MP를 빼앗긴다.
뭐, 내 중량이면 에어본은 면역이지만…….
‘그래도 MP는 뺏기니까.’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나처럼 무거운 애가 아니라면 더욱더.
“다들 뭉쳐있지 말고 떨어져라!”
첫 번째 용맥이 주변에 생기며 전투 난이도가 확 증가했다. 이 와중에 소용돌이까지 피해야 하는 탓에 행동반경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패턴도 당장은 쉬운 해결법이 있다.
“지금부터는 이동하면서 싸우겠다!”
그냥 자리를 옮기면 된다.
어차피 이 섬에는 이제 이 새끼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
사실상 섬 전부가 보스방이 되는 셈.
넓게 주어진 필드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실 이 방법도 얼마 못 쓰긴 하겠지만.’
딜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놈이 까다로운 점 중 하나다. [용맥]을 계속 쓰다 보면 결국 언젠가는 맵이 좁아지게 된다.
한데 그 와중에…….
“어? 바닷물이 왜 여기까지…….”
파루네섬 특성상, 네 번째 웨이브가 시작된 후로는 점점 해수면이 상승해서 결국엔 섬 중심부만 남기고 전부 잠겨 버린다.
“얀델 씨! 큰일이에요! 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어요! 어, 어떡하죠?”
뭘 어떡하긴 어떻게 해.
일단 계속 이동하면서 싸워야지.
“이대로 진형을 유지한 채 중심부로 향한다!”
다행히 내 지시에 의문을 갖는 이는 없었다.
자기들이라고 해서 딱히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스톰거쉬가 [폭군의 포효]를 시전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전투와 이동을 하는 와중에도 스톰거쉬는 새로운 스킬들을 사용했다.
“에르시나 님! 아까 말한 그거예요! 어서 정화를!”
항마력이나 정신 수치에 비례해 줄어들긴 하지만, 최대 2초까지 반경 10m에 무려 ‘스턴’을 먹이는 정신 나간 광역기 [폭군의 포효].
가볍게 신관의 정화로 카운터 쳤다.
「스톰거쉬가 [폭풍의 혈족]을 시전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재생력 및 육체 수치가 급증하는 광폭기?
“다들 떨어져 있어라!”
그냥 내가 다 처맞으며 버텼다.
그 대신 방패와 갑옷, 더 나아가 몸 여기저기에 구멍이 났지만…….
이 정도야 신관의 힐로 버티면 그만.
‘장비는……. 나중에 수리하려면 돈 좀 깨지겠네.’
속이 쓰리지 않다면 거짓말일 터이나, 3등급 몬스터 레이드 중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감수할 만하다.
암, 돈보다는 목숨이 중요하지.
“발 구르기다! 다들 떨어져라!”
스톰거쉬는 네 개의 스킬을 번갈아서 반복해 썼고, 그 시간이 이어지며 팀원들은 놈의 패턴에 숙련되어 갔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얘한테는 아직 쓰지 않은 스킬이 세 개나 더 있거든.
‘빌어먹을 3등급.’
3등급과 4등급의 결정적인 차이다.
기본 스탯은 물론이고, 갖고 있는 스킬의 개수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게다가 이쯤 되는 몬스터들은 정수로 나오는 스킬만이 아니라, 고유 능력들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뱀파이어의 흑마법 같은 그런 거.
‘얘는 그게 무기술이었지.’
게임 내에서는 크리티컬, 명중률, 회피, 방어 성공률 등등. 많은 전투 항목에서 스탯 보정이 생기던 ‘무기술’.
스톰거쉬는 그 무기술 레벨이 높았다.
그래서일까?
‘창 한번 기깔나게 쓰네.’
몬스터 주제에 창 찌르기가 아주 매섭다.
단순히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무슨 묘리 같은 게 섞여 있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남은 패턴은 체력이 부족해지면 쓰기 시작할 테고…….’
“얀델 씨, 들었어요? 저놈이 그 능력을 쓰기 시작하면 모두 위험해요. 어떻게든 지금 방법을 생각해둬야……!”
거, 소리 지르기는.
생각은 이미 다 해놨어.
설명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대책을 내놓으면 수상해 보일 거 같아서 기다렸을 뿐.
플랜 A와 플랜 B.
이번에도 역시나 두 개의 계획이 있다.
최선은 A이며, 차선은 B이다.
유일한 문제는…….
‘변수.’
이 계획은 날먹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앞으로 저등급 몬스터에게서는 겪을 수 없었던 심화된 전투를 치를 것이다.
그리고…….
운이 없는 누군가는 다치고.
혹은 죽을 수도 있겠지.
그저 바랄 뿐이다.
이타심으로 포장된 이기심이란 건 알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불행을 겪어야 한다면.
‘파츠란, 에르시나, 네바르체, 아멜리아.’
부디 우리가 아니기를.
“이, 이제 도망갈 곳이 없소!”
내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아로새긴 때.
파츠란이 소리쳤다.
솨아아아아아-!
이동하던 방향에서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배를 타고 탈출한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했다.
첫 번째 웨이브가 끝난 때부터 섬 주위에는 수백 개의 토네이도가 용솟음치고 있었으니까.
‘……이 정도면 절반 이상이 잠겼다고 봐도 되겠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저쪽으로 이동한다!”
나는 최대한 크게 돌아가는 경로로 섬 중심부를 향해 무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한 가지를 요구했다.
“놈에게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혀야 한다.”
힘들겠지만, 좀 더 빡세게 전투를 해나갈 것.
“뭔가 계획이 있는 건가?”
아멜리아가 물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정리해 둔 계획을 설명했다.
“……마법사에게 얘기만 듣고 그런 계획을 떠올렸다고?”
내 설명에 남자 검사는 묘한 표정을 지었으며.
“하지만 그게 될까요? 제가 듣기로는 너무 허황되고 위험한 계획처럼 보이는군요.”
여신관은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비요른은 위대한 전사다! 그 누구보다 싸우는 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아이나르는 나를 타인에게 자랑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리쳤으며.
“또… 너만 그런 역할을 하려는 거냥?”
미샤는 어딘가 슬픈 듯이 읊조리며, 자신도 함께하겠다고 말해왔다.
당연히 허락하지 않았다.
미샤를 아끼는 마음과는 별개로, 이게 가장 효율적인 인원 배치였으니까.
하면, 효율의 대명사 레이븐의 평가는 어떨까.
“나쁘지 않은 계획이에요. 실패했을 때를 대비했다는 점에서 특히나.”
그래, 너도 오케이구나.
“허튼수작을 부리는 목소리는 아니군. 좋다, 네 말대로 하지.”
이후로는 내심 가장 걱정했던 아멜리아마저 내 계획에 동의를 해오며 짐을 덜어주었다.
조금 놀란 부분이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흔쾌히 그 역할을 받아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의문을 살짝 내비치자 아멜리아가 예상치 못한 말을 해왔다.
“네 말에는 힘이 있다.”
응?
“무슨 말인지 알겠군.”
아멜리아와 내내 티격태격하던 파츠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넌 3등급 몬스터가 나왔다고 했을 때도 전혀 절망하지 않았지.”
그건, 그냥 한참 전부터 알고 있어서인데…….
“아마 그날 당신을 따라가기로 결정한 그들도 이런 기분이었겠죠.”
여신관도 1층 노아르크전에서 있었던 일들을 언급했다.
“얀델의 아들 비요른. 누구보다 앞서서 길을 여는 거인이자, 시대의 사명을 타고난 자.”
그리 말해도 나는 잘 모르겠다.
단지 마음이 싱숭생숭할 뿐이다.
얘네 앞에서 뭔가 숭고한 모습을 보여 준 것도 아닌 거 같은……
“어떠한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당신이 동료들과 무사히 재회하는 걸 보고 확신했습니다. 당신에게는 운명이 따르고 있어요.”
하, 이래서 종교쟁이들이란.
“……뭐라는 거냐.”
한숨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게, 암만 영웅이니 뭐니 해봤자 난 내 본질을 알고 있다. 방금 전만 해도 얘네가 죽더라도 우리만은 제발 무사하게 해달라고 속으로 빌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전사의 심장이 무겁게 울린다.
기대를 받으면 부응하고 싶어 하는 바바리안의 본능인가?
“베헬—라아아아아아!!”
됐고, 전투나 하자.
이들에게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기 전에 전투에 몸을 맡기며 머리를 비웠다.
「스톰거쉬가 [폭풍의 눈]을 시전했습니다.」
또, 이거네.
“다들 물러나라!”
소용돌이가 몰아친 즉시 놈에게 달라붙어 홀딩을 시작했다.
휘이이이이이익-!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세찬 폭풍.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백날 기도해 봤자,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는 내가 정할 수 없는 것.
콰아앙-!
마치 이 소용돌이와도 같다.
그 바람이 타고 흘러간 끝에 그 무엇이 있을진, 오직 하늘에 달렸다.
“얀델 씨, 이제 물러날 곳이 없어요.”
[폭풍의 눈] 패턴을 한 번 더 막아내고 좀 더 이동하자 섬 중심부가 나타났다.수풀 속에 숨겨진 듯한 공터.
그 가운데 위치한 하얀 돌탑.
지면에 드문드문 자리한 짙은 핏자국까지.
불과 어제만 해도 모두 무사하기를 기도하며 억겁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던 그곳.
“사, 사방에서 물이 밀려들고 있다!”
이곳을 제외한 섬 전체가 가라앉으며, 이제는 어디를 가나 바다가 보였다.
「스톰거쉬가 [용맥]을 시전했습니다.」
이곳까지 오며 스톰거쉬가 바닥에 낸 구멍에선 [소용돌이]가 뿜어져 나오며 물과 섞여 우리 주변을 휘몰아쳤다.
솨아아아아아아아!!
아마 게임이었으면 흡족해했을 것이다.
보스전에 걸맞은 장엄한 분위기라고.
쿠웅-!
이내 우리 앞에 당도한 스톰거쉬가 삼지창의 봉 부분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스톰거쉬가 [기우제]를 시전했습니다.」
HP가 70% 이하로 내려가면 쓰기 시작하는 남은 세 개의 스킬 중 하나.
‘오케이, 피 관리는 잘 된 거 같고.’
슬슬 승부를 볼 시간이다.
***
[기우제].스톰거쉬가 지닌 세 개의 코어 스킬 중 하나.
효과는 간단하다.
투둑, 투둑.
비가 내린다.
참고로 그 비를 본인이 맞으면 재생력과 종합 육체 수치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캐릭터들은 각종 디버프에 걸린다.
물론 여기까지는 사소한 문제다.
진짜는 다음 패턴에 있으니까.
“다들 뭐 하나! 계획대로 해라!”
내 외침을 기점으로 후방을 제한 모두가 놈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이는 나 또한 마찬가지.
[크오오오오오-!!]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정말이지 몸을 아끼지 않고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야 우리 계획이 이거였거든
이판사판.
[기우제]를 쓰는 즉시, 모든 딜을 때려 박아 단숨에 놈을 해치우는 것.따라서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
내 몸에 쌓이는 부상이 늘어날수록, 동료들이 딜을 넣기 쉬워진다는 뜻이니.
푸욱-!
이내 곰아저씨의 화살이 놈의 단단한 껍질을 뚫고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 봤자 속살은 그리 안 다쳤겠지만…….
「아브만 우리크프리트가 [굶주린 발톱]을 시전했습니다.」
저 화살은 지속 딜이 들어가는 화살.
박힌 화살 개수가 늘어날수록 놈의 부담도 커지리라.
그다음은 미샤 차례였다.
「미샤 칼스타인이 [강화]를 시전했습니다.」
「미샤 칼스타인이 [냉기응축]을 시전했습니다.」
미샤는 늘 그랬듯 [냉기응축]을 [강화]하며 냉기 피해의 계수인 냉기 감응도 수치를 증가시켰다.
그리고 서리혼령 가락지로 계약한 영혼수, 빙하마수 스카디아의 액티브 권능까지 개방했다
「미샤 칼스타인이 [절대영도]를 시전했습니다.」
[절대영도].왕가의 보상을 얻은 뒤 ‘야수의 피’를 수십 병 먹고서 새로이 얻은 두 번째 권능.
「캐릭터의 첫 번째 타격이 무조건적으로 상태 이상 ‘빙결’을 유발합니다.」
이내 검에 하얀 서리가 낀 동시에 미샤는 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타격 부위는 삼지창을 들고 있던 놈의 오른팔.
지지지직.
놈의 팔뚝이 꽝꽝 얼어붙었다.
물론 항마력이 높고, 몸체가 워낙 큰 터라 ‘빙결’이 된 것은 팔 정도가 전부였으나…….
애초에 이건 전부 다 빌드업이라서 말이지.
「미샤 칼스타인이 [얼음분쇄]를 시전했습니다.」
‘빙결’ 상태의 적에게 데미지가 증가하는 액티브 스킬. 거기에 왕가 보상으로 얻은 5등급 스킬도 더해졌다.
「미샤 칼스타인이 [돌연변이]를 시전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민첩 수치가 근력 수치로 전환됩니다.」
근력이 부족한 미샤가 후반부까지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그 스킬.
콰앙-!
쌍수 검사인 미샤의 두 번째 칼날이 얼어붙은 놈의 팔을 강타했다.
다만, 얼어붙었던 건 껍질 정도였을까?
지지지직.
얼음이 깨지듯 파편이 튀었으나, 놈의 두터운 팔은 멀쩡했다. 하긴, 다 쏟아부었다고 3등급 몬스터의 팔을 단칼에 베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지.
“다음은 나다!”
놈이 발광하며 미샤를 노리기 무섭게, 아이나르가 달려들며 껍질이 부서진 팔목에 검을 내리찍었다.
하지만…….
카칵-!
[야성제어]로 절삭력이 급증한 상태에서도 부족했다. 속살을 깊이 파고들기는 했으나, 머지않아 단단한 뼈에 걸렸다. [크오오오-!!]“아, 아이나르!!”
놈이 팔을 보호하듯 몸을 회전하며, 꼬리로 아이나르를 쳐냈다.
‘제기랄.’
저건 아무리 아이나르여도 맞고 일어나기는 어려울 거 같은데…….
3등급 몬스터의 무서운 점이다.
스킬이 아니더라도 평타 한 방 한 방이 치명적으로 작용…….
「스톰거쉬가 [폭풍의 눈]을 시전했습니다.」
니미럴, 이걸 지금 또 쓴다고?
타닷.
내가 앞으로 대시함과 동시에 동료들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베헬—라아아아아아아!!”
곧 죽어도 홀딩.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5초가 끝나고, 회오리가 걷혔다.
“아저씨, 물러나세요!”
아, 이제 너도 준비가 됐구나.
나는 에르웬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얼른 옆으로 몸을 비켰다.
그 순간이었다.
「에르웬 포르나치 디 테르시아가 [집중사격]을 시전했습니다.」
왕가의 보상으로 획득한 4등급 정수.
캐스팅 시간에 비례해 MP가 기하급수적으로 소모되며, 그만큼 데미지가 상승하는 그 스킬이 완성됐다.
근데 MP를 다 때려 박은 건가?
화살촉 위에 맺힌 빛무리의 기세가 심상치—
휘잇-!
그때 에르웬이 시위를 놓으며 화살이 섬광처럼 쏘아졌다.
콰아아아아아앙-!
타격 지점은 놈의 상복부.
아무래도 심장이 있을 법한 곳을 노린 듯하다.
머리도 급소기는 하지만, 맞히기가 어려우니.
[크오오오오오—!!]스톰거쉬가 괴롭다는 듯 포효를 토해냈다.
하지만 움직이는 것은 멀쩡했다.
애석하게도 화살이 심장을 꿰뚫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아쉽거나 하진 않았다.
맞혔어도 그거로 한 방에 죽이긴 어려웠을 테니까. 3등급 몬스터는 심장이 꿰뚫린 정도로는 즉사하지 않는…….
“어?”
그때 처음으로 스톰거쉬가 처음 보이는 모션을 취했다.
「스톰거쉬가 [폭풍부름]을 시전했습니다.」
HP가 40%일 때 쓰는 스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