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437)
437화 맞수 (3)
커뮤니티 내에서는 이능이 봉인된다.
그렇기에 외부에서는 그토록 나를 곤란하게 했던 거짓말 탐지 또한 통하지 않는다.
애초에 쓸 수 있다고 해도 내겐 아우릴 가비스의 선물이 있으니 카운터를 칠 수 있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떠보는 건가?’
경우의 수는 두 가지.
하나는, 이백호가 내 말의 진위를 알 수 없기에 일부러 정색하고서 한 번 더 검증을 해봤을 경우.
그리고 그 두 번째는…….
두근-!
정말로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했을 경우.
‘니미럴.’
심장이 진동한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얕봤던 것일지 모른다.
명색이 십수 년 동안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살아왔을 녀석 아닌가. 거짓말 탐지 스킬이 없다고 해서 병신일 리는 없다.
아니, 오히려 없을 때가 더 예민할 것이다.
그 스킬 덕에 거짓말쟁이의 패턴을 수없이 마주하며 방대한 정보를 쌓았을 테니.
‘단순히 떠보는 것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
찰나의 순간, 나는 판단을 끝냈다.
‘변명이 통할 거라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빨리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쪽이 나아.’
다만 먼저 입을 연 것은 이백호 쪽이었다.
“형.”
“…어?”
“미안한데, 역시 냐옹이는 못 돌려주겠어요.”
“뭐라고……?”
내 되물음에 이백호가 차가운 조소를 머금었다.
“바바리안으로 살더니 귀까지 먹었어요?”
이한수의 모습일 때는 단 한 번도 이백호에게서 들은 적 없던 비아냥 가득한 말.
이내 이백호가 나를 보며 똑똑히 말했다.
“못 돌려주겠다고요.”
“…….”
“형이 그토록 아끼던 냐옹이.”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그렇잖아요? 아무리 봐도 형보다는 걔가 내 목표에 도움이 될 거 같거든요. 형은 이 세상에서 살고 싶은 거잖아요?”
“…….”
“아, 물론 걱정 말아요.”
딱히 머리 끝까지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 잘 쓰고 나면 확실히 돌려드릴 테니까.”
그저 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 순간도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백호야, 너…….”
머리로는 저게 뻔한 도발이란 것도.
여기서 관계가 더 악화되는 걸 막는 게 옳단 것도 알고 있음에도.
“진짜 망가진 새끼구나.”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필터 없이 말이 튀어나왔다.
뒤늦게 후회가 밀려오는 일조차 없었다.
“이야, 이제 본색이 나오네? 내 앞에서는 맨날 머리만 살살 굴리더니.”
다만, 그런 말에도 이백호는 피식 웃었고.
“네가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 않냐?”
나도 조금 더 입꼬리를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 자리에서 웃지 않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타닥, 타닥, 타닥-
벽난로의 온기와 별개로 싸늘한 공기가 나와 놈 사이에 가라앉는다.
“재밌네.”
“어, 그러게.”
한 마디씩 중얼거린 후, 놈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데, 내가 왜 망가진 새끼야?”
놈은 더 이상 내게 경어를 쓰지 않았다.
“암만 봐도 망가진 건 형 쪽 아닌가?”
기도 차지 않아 또다시 웃음이 나왔다.
한데, 놈도 할 말이 있었을까.
“그렇잖아? 원래의 인생은 저 너머에 있는데, 그냥 헤벌레 NPC들한테 푹 빠져서 여기 남겠다는 정신 나간 생각이나 하고.”
답할 가치는 느낄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얘는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아니, 또 좆밥 새끼들이면 몰라. 형은 돌아가는 게 꿈만 같은 상황도 아니잖아? 능력도 있어. 동료 캐릭터도 나름 괜찮아. 명성작도 잘해뒀고, 근데 얼씨구? 거기에 귀족 작위까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중간에 말을 끊자, 이백호가 본론만을 툭하고 던졌다.
“혼자 정상인인 척하지 말라고. 역겨우니까.”
“…….”
“아무리 봐도 망가진 건 그쪽이잖아.”
“…….”
“즐거웠어? 사람들 만나니까 결핍이 채워져서? 게임 정보 덕에 휙휙휙 강해지니 뭐라도 된 인간 같아서? 다들 영웅 취급을 해주니 더더 몸바쳐서 노력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제 3자의 시선으로 그간 내 변화를 관찰한다면 틀림없이 저런 말을 뱉어댈 것이다.
그러나 팩트인지 아닌진 중요하지 않다.
“어휴, 아주 시간이 지나면 아우릴 가비스 걔한테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겠—”
어휴, 말이 뭐 이리 긴 건지.
키보드 배틀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닌데.
“그래. 백호가 화 많이 났나 보네.”
최대한 평정심을 지키며 이백호를 응시한다.
턴제 형식의 게임이라면 이제 내가 공격할 차례.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그래도 나는 이해해, 너는 차인 쪽이었잖아?”
“……차여?”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
나는 친절히 설명을 덧붙였다.
“왜 모르는 척해? 네가 좋아했던 여자들이 네가 악령인 걸 알고 곧바로 튀었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유명한데.”
“………허.”
“너… 사실은 그래서지? 그렇게 필사적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도.”
이거야 원 애새끼도 아니고, 쯧.
이백호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게 말을 이었지만, 그걸 또 변태처럼 엿들었을까.
“…….”
이백호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구겨진다.
다만, 그 시간은 굉장히 짧았다.
“하핫, 하하하하핫! 크흑, 푸하하하하!”
이백호가 진심으로 유쾌한 얘기를 들었다는 듯 대소한다.
흔한 정신승리 패턴이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내가 이렇게 웃는 것도 그래서고.
딱 이런 느낌.
그냥 빤히 바라보고 있자 이백호도 슬슬 웃음을 멈추고 내게 말을 걸었다.
“형.”
“왜.”
“그 냐옹이가 그렇게 좋아요? 나한테 이렇게 급발진 박아 버릴 만큼?
“그건 상관없어.”
“상관없기는. 돌아가지 않는 이유 중에 가장 큰 부분일 거 같은데.”
나는 침묵했다.
“캬, 이 상황에서도 인정을 못 하는 걸 보니까 우리 한수 형은 의외로 수줍음이 많구나?”
여기서 그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녀석의 페이스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 잠깐!”
그때 이백호가 잠시 말을 끊었다.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듣는 나로서는 괜히 불길해질 수밖에 없는 말.
“냐옹이 말이예요…….”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그냥 제가 죽여 버리는 건 어때요?”
씨발.
“사실 형이 이 세상에 남으려는 건 현재가 너무 행복하기 때문인 거잖아요?”
한마디 한마디가 이어질수록 심장이 조여온다.
“그러니까, 그냥 죽여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이곳이 괴로워지면, 자연스레 돌아가고 싶어지지 않겠어요? 겨울이 오면 도피처를 찾는 토끼 새끼처럼?”
이백호에게 내 정체를 밝히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다.
“음, 다시 생각해도 꽤 괜찮은 거 같아요.”
이백호, 이놈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놈이니까.
“망가진 건, 때론 고쳐쓰기도 하는 거잖아?”
이내 놈이 나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환한 미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 것인지 나도 모르게 등골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난다.
하지만…….
“백호야.”
두려움보다 더 크게 피어나는 감정이 있다.
“왜요.”
살의殺意.
간절히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의념.
“자꾸 그러면…….”
원탁에서처럼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더 이상 참지 않으면 되었을 뿐이다.
이미 한참 전부터 끌어오르고 있었던.
“내가 널 죽여야 되잖아.”
그 어느 때보다 짙은 살의를.
“……!”
정제되지 않은 의념이 퍼져 나간 즉시 이백호가 몸을 움찔한다.
물론, 그 시간은 극히 짧았다.
머지않아 이백호의 입이 다시 열렸고, 내뱉은 말은 이전에 보아온 사람들과 명백히 차이가 났다.
사과의 말도.
원망의 말도.
그만둬 달라는 애원의 말도 아니다.
시체 수집가였다면 진작에 벌레처럼 바닥 위를 꿈틀거리며 켁켁거렸을 살기 속에서 녀석이 뱉어낸 것은.
“와…….”
그저 진심 어린 탄성이었다.
“이 형 진짜 미쳤네……. 이 정도면 다른 애들은 거의 지리겠는데?”
극찬 아닌 극찬을 토해낸 녀석이 뻐근한 어깨를 풀듯이 좌우로 꺾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형.”
한 걸음.
“근데 기억 안 나요?”
두 걸음.
“제가 가르쳐준 거잖아요.”
세 걸음.
“살기.”
그렇게 녀석과의 거리가 팔 뻗으면 닿을 만큼 좁혀졌을 때였다.
나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녀석이 내게 품은 살의를.
***
살기.
뉴비들 겁주기로 제격인 고인물들의 잡기술.
원탁에서 주야장천 남발하며 살기 덕을 봤던 나였지만, 막상 내가 살기를 뒤집어쓴 적은 거의 없다.
정확히 나를 대상으로 한 것은 딱 한 번.
원탁의 회원이 됐던 날, 여우에게 당했던 것이 마지막.
신기한 기분.
처음 살기에 당했을 때 느꼈던 감상이었다.
선명한 살의에 피부가 저릿했고, 자꾸만 심장이 쿵쿵대며 울렸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자, 그럼…….”
반면 이백호의 살기는 달랐다.
살기의 밀도에서부터 그 흉포한 기세까지.
“다시 말해봐요.”
시체 수집가 놈이 왜 그렇게 벌벌 떨었던 건지 이제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이대로라면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격동하는 심장.
식은 땀은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고.
이론상 호흡이 필요한 곳도 아닌데, 누군가 목을 강하게 옥죈 것처럼 호흡이 강제로 끊어진다.
또한, 뇌세포가 불타는 것처럼 아리다.
하지만…….
“뭐? 내가 널 죽여야 되잖아?”
시체 수집가나 여우처럼 완전히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물론 힘들기는 하지만.
당장에라도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지만.
그저 채팅방에서 나가기만 해도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다는 것까지도 알지만…….
“형, 진심으로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죠?”
버틴다.
그야 알고 있으니까.
비요른 얀델로 살아가며 배웠지 않은가.
두렵다고 도망친 이후에는 더욱 두려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래, 그러니까…….
“……에?”
살기에 잠식되어 멍한 정신을 억지로 깨우며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다.
그리고…….
터벅.
좀 더 가까워진 거리에서.
“딱히.”
놈을 내려다보며 귓가에 속삭인다.
“못 할 거 같진 않은데.”
기싸움에서 이기겠다고 부린 허세가 아니다.
[형도 10배짜리 깼다면서요?]정말로, 나는 자신이 있다.
[10년쯤 지나면 저랑 비슷해지지 않을까요?]지금 당장은 녀석에 비해 무력이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저는 이제 더 강해질 구석이 거의 없어서…….]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 열 배 따리가.’
나는 이백호를 이길 수 있다.
한데 그러한 확신이 놈에게도 전해졌을까.
내가 말하는 동안 굳어 있던 이백호가 애써 여유를 되찾고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네요.”
지랄, 재미있기는.
“거, 사람 기분 나쁘게.”
나는 혀를 차며 전에 녀석이 내게 했던 그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왜 갑자기 거짓말해?”
이백호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고, 나는 천천히 말을 덧붙였다.
“너 지금.”
“…….”
“하나도 재미없잖아.”
그게 아니면, 왜 자꾸 뒤로 가는—
“……워워! 그만 그만!”
그때 이백호가 과장스런 손짓으로 앞을 막으며 뒤로 세 걸음을 물러났다.
“아! 진짜 이 형도 참! 장난도 못 치겠다니까?”
어느샌가 180도 바뀐 표정과 분위기.
이에 적응할 새도 없이 이백호가 입을 열었다.
“제가 정말 냐옹이를 죽일 리가 없잖아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 해본 말! 아니, 제가 형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엄청 잘해줬었잖아요!”
좋아하기는 개뿔.
아니, 좋아하기야 하겠지. 제 딴에는 내게서 뭔가 쓸 곳을 발견했을 테니까.
“미샤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도 그래서였냐?”
“릴렉스, 릴렉스! 협박이라니요! 말했잖아요? 장난이었다고!”
어느새 경박한 말투로 이백호는 장난스레 말했지만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것은 협박… 그래, 그건 협박이었다.
“제가 냐옹이를 왜 죽여요? 얻는 것도 없는데?”
그래, 이성적으로 보면 그렇겠지.
빙결 쌍수 검사를 잃는 것도 모자라, 추가로 나랑도 원수지간이 되는 거니까.
어느 면을 봐도 합리적인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협박에 성공했다면, 앞으로 나를 쥐고 흔들 수 있게 됐겠지.”
조금 전에 있었던 기싸움에서 밀렸을 경우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아찔하다. 그땐 지금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 전혀 달랐을 테니까.
“아이, 차암! 무슨 그런 생각을 다 하셨대. 형! 저 그렇게 속이 새까만 놈 아니에요!”
그때의 녀석은 지금처럼 웃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형, 형’ 거리며 저자세로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새까만 놈 아니면 잘 됐네. 그럼 내놔, 미샤.”
“드릴게요. 제 부탁을 들어주면.”
이렇게 ‘거래’를 제안하는 일도 없었을 테지.
‘그럼 지금 상황이 이 새끼의 플랜 B라고 볼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빤히 보고 있자니, 이백호가 멋쩍은 표정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랑 같이 돌아가자고는 안 할게요. 이제 저도 형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았으니까.”
“본론만.”
“그래도 우리 둘이 협력할 수는 있잖아요?”
이백호는 잠시 말을 끊더니 은근한 눈빛을 내게 보냈다.
물론 받아 줄 생각은 없었다.
“……일단 계속.”
“지금 형 상황이 어떤지는 형이 더 잘 알죠?”
그래, 일단 너보다는 잘 알겠지.
좋지 않다, 골치 아픈 것들이 산재한다.
그런 걸 넘어서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하다.
“그래서?”
“제가 도와줄게요. 형이 힘든 시기를 이겨 낼 수 있게끔. 음지에서 양지에서 물심양면. 대신 나중에 제가 10층을 뚫을 때 도와줘요.”
이백호의 제안은 꽤 그럴듯했다.
나와 달리 행동에 거릴 게 없는 놈 아닌가.
막말로 이 새끼가 후작을 암살만 해줘도 나한텐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백호야.”
“…네?”
“형한테 부탁을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게 있지 않냐?”
“…….”
나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
이 녀석이 왜 이렇게까지 나를 원하는지는 100% 이해할 수 없지만.
“미샤부터 데려와. 이 얘기는 그다음에 하고.”
“…….”
“대답은?”
재차 묻는 말에도 이백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생각이 많아 보였다.
하긴, 미샤를 보내는 순간 이놈이 갖고 있는 패가 하나 더 줄어드는—
“형.”
그때 녀석이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오늘은 서로 흥분했으니까. 이만하죠.”
녀석이 내린 대답은 보류였다.
“뭐……?”
“그렇잖아요? 저도 지금 머리가 잘 안 굴러가서. 그러니까 다음에 다시 얘기 나눠요. 냐옹이 얘기는 한번 잘 생각해 볼게요.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는 무슨.
그렇게 말을 이으려던 차였다.
“형, 오케이라 했죠?”
“…뭐?”
“그럼 이만 가볼게요!”
“야, 잠깐! 기다—”
다급히 팔을 앞으로 뻗었으나, 이 영적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툭.
손끝이 닿기 녀석의 몸에 닿기 무섭게.
“뿅!”
녀석의 몸이 빛무리로 변하며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