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519)
519화 일대일 (2)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힘든 일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하나, 둘, 셋…….
속으로 셋을 센 뒤에 다시 눈을 뜬다.
잠시 시간을 가진 덕분에 정신은 돌아왔지만, 애석하게도 보이는 광경은 여전히 똑같았다.
싱글 사이즈의 침대.
책상에 올려진 컴퓨터.
활짝 열린 방문으로 보이는 거실과 부엌의 공간까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한수의 방이다.
그날 알약을 먹은 순간부터 매달 15일 자정마다 커뮤니티가 열리면 오게 됐던 바로 그곳.
‘꿈을 꾸는 중인 건… 아니겠지.’
불현듯 그런 추측도 들었으나, 금방 고개를 내저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일이 벌어졌다.
따라서 지금부터 해야 하는 일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안을 모색하는 것일 터.
“왜 여기에 와졌을까.”
종이에 메모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듯, 소리내 중얼거리며 고민을 이어간다.
일단 미궁과 도시의 시간은 달랐다.
미궁에서 며칠을 보내든 도시에서 흐르는 시간은 36시간뿐.
그래서 두 달이 넘게 미궁에서 탐사를 하더라도 지금까지는 커뮤니티에 불려오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와졌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은 내려두고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자니, 금방 답이 나왔다.
그것이 아무리 비현실적이더라도.
미궁 탐사 중에 커뮤니티가 열린 건 어디 말이 되던가? 말이 안 되는 결과엔 말이 안 되는 원인이 껴 있기 마련.
“밖에선…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랬다면, 미궁에서 이 커뮤니티에 입장을 하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니미럴.”
머릿속이 나름 정리되고 나니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를 대신해 아주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럼 영영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하나?
정말 밖에서는 미궁이 정상적으로 닫힌 거라면, 또 내가 죽었다는 식으로 알려졌을 텐데.
이거 뒷수습은 어떻게 해야 하지?
“후우…….”
돌겠네 진짜.
가만히 생각만 한다고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기에 우선 컴퓨터 앞으로 가서 마우스를 움직였다.
[대한독립만세] – 2명이 접속 중입니다.일단 백호랑 현별이는 들어와 있는 상태고.
생각을 정리하느라 늦기는 했지만, 들어가기 전에 먼저 자유 게시판을 확인했다.
검색해서 찾을 것도 없이 날 주제로 한 게시물이 한가득이었다.
딸깍.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을 클릭하자 원문이 펼쳐지며 그 아래에 달린 수 많은 댓글이 나타난다.
[거인 친구 진짜 죽은 거냐?]이번에도 왕가랑 뭐 짜고서 죽은 척하고 있는 거 아니지?
[BurtusMaximus: 이번에는 진짜인 듯. 1층에 있던 포탈을 열고 숨겨진 지역으로 들어간 걸 본 목격자가 있음.] [└글쓴이: 진짜로? 어떻게 그럴 수 있지?] [BurtusMaximus: 얀델이 포탈을 열었을 때 옆에 있던 애들도 다 같이 뒤따라 들어갔는데, 중간에 포탈이 닫혀서 낙오됐다고 하네.] [└글쓴이: 정보 고마워. 근데 그런 걸 여기서 말해줘도 돼?] [BurtusMaximus: 어차피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정보인데 뭐.] [└Nyacreeps: 낙오자 중 딱 한 명만 살아서 돌아왔는데, 진짜 얘가 행운의 최고봉인 듯. 안 따라 들어간 것도 그렇고, 베르자크가 있는 1층에서 살아 돌아온 것도 그렇고.]그래… 예상은 했지만 진짜 이렇게 된 거구나.
커뮤니티만이 바깥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에 계속해서 게시물들을 읽어내렸다.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정말이지 다양했다.
[필독 요망) 비요른 얀델이 살아 있다는 증거 세 가지.] [Futuralis: 없는데 내용이?] [└NExtlevEL: 좀 모자라냐? 없다는 거잖아.] [└Futuralis: 없다니 뭐가?] [└NExtlevEL: 네 뇌가.]단순히 드립을 치거나 농담을 하며 이 상황을 소모하는 자가 있었고, 구체적인 증거를 대면서 헛소문을 퍼뜨리는 자가 있었다.
또한…….
[친구들, 내가 포탈 여는 법 공유한다.]수정동굴 암흑지대에 비석 하나가 새롭게 생긴 건 다들 알지? 이번에 비요른 얀델이 그거 열고 안에 들어갔다가 참변을 겪은 거고.
자, 그럼 여기서 문제는 포탈이 열리는 조건이 뭐냔 건데…….
결론만 말하자면, 그 조건은 3층에 있을 확률이 높아. 이번 회차 중 비요른 얀델을 3층에서 목격한 탐험가들이 꽤 되거든.
그래, 벌써 그것도 다 까발려진 거구나.
[these99: 이 말이 진짜면 그럴 듯하긴 하네. 3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와서 포탈을 연 거니까.] [ionboii: 쯧쯧, 어그로 수준 봐라. 공유한다면서 이상한 가설만 늘어놓고 있네.] [└EdwardBless77: 루머로 들을 수준의 정보는 아닌 듯해. 2층에서도 그를 목격한 사람이 꽤 많이 있거든.] [└AI_DIDIGO: 정보1, 실제로 비요른 얀델은 7일 차에 1층으로 내려간 뒤, 곧바로 수정동굴의 포탈을 열었다.]3층이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이 정도면 우리가 이번 탐사에서 이동한 루트는 그대로 퍼졌다고 봐도 무방할 거 같은데…….
[└EdwardBless77: DIDIGO님 오늘은 정보2 없나요?] [└AI_DIDIGO: 정보2, 총 60명이 열린 포탈 안으로 들어선 순간 포탈이 닫혔다. 숨겨진 지역의 입장 인원은 최대 60명으로 추정된다.]아주 그냥 옆에 있지도 않았던 놈들이 우리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럼 알아볼 만큼은 알아본 거 같고…….’
이쯤에서 눈팅을 끝내고 백호와 현별이가 있는 채팅방에 갈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습관처럼 한 페이지만 더 넘기던 내 눈에 딱 꽂히는 게시글이 하나 있었다.
[비요른 얀델을 따라 숨겨진 지역에 진입한 탐험가입니다.]……누구지?
***
[여러분들이 얘기 중인 60명 중에 한 명입니다.] [제 본명은 밝힐 수 없지만, 지금부터 할 얘기는 모두 사실이니 장난이라 생각하지 말고 들어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 [현재 우리는 지하 1층, 기록 보관소라는 곳에 와 있습니다.] [이 계층은 굉장히 특이한 계층으로…….]이 글을 작성한 자가 누구인가.
제일 먼저 떠오른 후보는 베르실이다.
하지만, 좀만 생각해 보면 걔가 이 글을 남겼을 리 없다. 단지 내가 확실하게 아는 플레이어가 베르실 하나였을 뿐.
‘60명 중에 한 명 더 있어도 이상할 게 없지.’
게다가 글을 계속 읽어내릴수록 용의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 작성자가 끼워 넣은 디테일에는 어느 정도 신상이 묻어났으니까.
[저희는 비요른 얀델과 떨어진 이후 자력으로 탐사를 하였으며…….]일단 은사자 클랜이나, 그들과 함께 행동 중인 중소 팀원들은 아니다. 따라서 남은 용의자는 도서관 섬에서 지나가며 만났던 바로 그들뿐.
[물론 지금 비요른 얀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느닷없이 마물들이 하늘에서 쏟아진 탓에 탐사가 중단된 채 고립됐기 때문입니다.]덕분에 새로운 정보 하나를 알게 됐다.
‘우기’는 그 섬 하나만이 아니라 계층 전지역에 공통으로 벌어지는 이벤트다.
뭐, 얘네가 그 이벤트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진 모르겠지만.
도서관에는 몬스터들이 안 들어가나?
[현재 저희는 한 섬에 갇혀 있습니다. 섬을 가득 채운 몬스터도 몬스터지만, 배까지 파손이 된지라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믿을 건 오직 미궁이 폐쇄될 때까지 버티는 것뿐이었지만…….] [오늘 이곳에서 눈을 뜬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것 또한 힘들 거 같더군요. 지금 소중한 탐사 성과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글을 남기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이곳에 진입하고자 하는 분이나, 혹여 이후에 탐사 계획이 있는 모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만약 이곳에 오신다면, 저희가 있는 섬으로 와 구조를 해주십시오. 저희가 알아낸 정보는 물론, 다른 것으로라도 반드시 사례하겠습니다.] [현재 저희가 있는 섬은 시작 지점인 바위섬에서 19도 방향으로 항해시…….]이내 작성자는 바위섬에서 본인들이 있는 섬에 오는 항해로를 밝혔다.
항해에는 식견이 없지만, 가는 길목이 복잡하고 시간도 매우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아 도서관 섬은 아닌 듯했다.
[또한, 그분이 먼저 탈출하여 도시에서 만나든, 아직 이곳에 갇혀 있든, 얀델 남작님을 마주친다면 꼭 대신 말을 전해주십시오.] [저희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그 말을 마지막으로 장문의 게시글은 끝.
작성자가 정확히 누구일까 생각하고 있자니, 헥츠 클랜의 단장이 내게 묘한 불안감을 내비쳤던 일이 떠올랐다.
[역시… 남작님께서도 나갈 방법을 찾지는 않으시군요.]이래서 사람 직감이란 게 참 무섭다.
설마 진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이야.
왠지 기분이 묘했지만, 우선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하나씩 읽어내렸다.
[Darulus: 뭐야, 이거 진짜야?] [rafał: 60명에서 스크롤 쭉 내렸습니다. 다시 준비해오세요.] [MarkG: 이거 믿는 머저리들은 없지?] [Paweł: 이 정성으로 다른 걸 했으면…….]대체로 단순 어그로 취급을 하는 분위기였으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TheRobson75: 근데 지어냈다고 하기에는 뭔가 디테일이 남다른데……. 설마 진짜 거기에서는 미궁이 닫혀도 시간이 흐르는 건가?]긴가민가 하는 자도 많았으며, 아예 이 글을 믿기로 하는 자도 꽤 됐다.
[Bling0_0: 난 왠지 이 글 내용이 사실일 거 같음. 애초에 그 사람이 죽는 모습은 상상이 안 돼서. 차라리 이쪽이 훨씬 더 말이 된다고 할까…….] [└AI_DIDIGO: 정보1, 이 글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자가 보이는 패턴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EdwardBless77: 그래서 결론은요?] [└AI_DIDIGO: 결론, 이 글의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은 72.8811%이다.] [└Pnec: 지랄 노. 잘 뒤졌다. 바바리안 새끼.] [└Bling0_0: 하, 이 새끼는 또 기어 나왔네.] [└Pnec: 넌 또 누군데? 나 아냐?] [└Bling0_0: 아냐고? 이제 보니 아래는 3cm인 것도 모자라 뇌 메모리는 3kb였네.] [└Pnec: 아, 생각났다. 그 버러지 새끼 ㅋㅋㅋ.] [└Bling0_0: 어차피 3초 뒤에 잊을 건데, 생각나면 뭐함?]얘네들은 뭔데 여기서 싸워대냐.
‘할 짓 없는 애들도 진짜 많다니까.’
이후 적힌 댓글들까지 쭉 확인했지만, 어째선지 글 작성자는 댓글로 소통을 하지 않았다.
나서봤자 괜히 거짓말처럼 보일 거라 생각했나?
알 수 없지만, 벌써 커뮤니티가 열린지도 30분 가까이 흘렀기에 게시판을 끄고 채팅방으로 향했다.
[대한독립만세] – 2명이 접속 중입니다.다행히 두 명 다 아직까지 채팅방 안에 남아있던 상태.
딸깍, 딸깍.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단 생각에 얼른 채팅방에 들어가보니, 서로 몇 걸음 떨어진 채 마주보고 있는 현별이와 이백호가 보인다.
둘은 뭐라 심각한 표정으로 싸우듯이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는데…….
“오, 형! 오셨네요!”
“……어?”
인기척을 느낀 둘이 동시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오, 오빠?”
“늦어서 미안. 근데 둘이 뭔 얘기를 그렇게 열심히 나누고 있었냐?”
“그, 그게…….”
내 질문에 현별이가 크게 당황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이백호가 얍삽한 목소리로 껴들었다.
“그 자꾸 형이 비요른 얀델인 거 맞냐고 묻지 뭐예요?”
“뭐?”
“모른다고 잡아 떼다가 하도 떼를 쓰길래 그냥 아니라고 말해줬는데, 그래도 자꾸 저러잖아요. 믿지도 않을 거면 왜 물어본 거야 대체?”
“현별아, 사실이야?”
“……오빠는 쟤 말을 믿어요?”
그래, 사실이구나.
아니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걸 저리 말하는 걸 보면.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얘가 저렇게까지 나온 건 이미 내 정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건데…….’
조금 갑작스럽지만, 위기란 잘만 이용하면 기회가 되는 법.
“그나저나 넌 왜 내가 비요른 얀델이라고 생각한 거야?”
지금 밖에는 비요른 얀델이 죽었다고 알려져 있으니, 현별이 입장에서는 자기가 헛다리를 짚었다 생각하며 솔직히 답할 확률이 높다는 판단.
“……진짜 쟤 말을 믿는 거예요?”
“화 안 낼 테니까. 그냥 말이나 해봐.”
암만 논제를 흐려봤자 의미가 없다는 투로 말하자, 결국 현별이도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개미 기어가듯 작은 목소리로.
“확신… 한 건 아니었어요.”
“근데?”
“…오빠가 여기에 온 시기를 저는 정확히 알고 있잖아요.”
“계속.”
“그 시기에 온 탐험가들 중에 두각을 보인 사람 중에 비요른 얀델만큼 크게 된 사람이 없어요. 굳이 비교하자면, 혈령후 정도인데……. 그 사람은 여자고요.”
아, 그래서 내심 내가 비요른 얀델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거구나.
“……오빠가 평소에 저한테 게임 얘기도 많이 했잖아요. 방패바바가 최고니 뭐니 하면서.”
“그걸 기억해……?”
“당연하죠. 오빠가 했던 말인데.”
뭐가 이상하냐는 듯 당당한 현별이의 답변.
이에 내가 뭐라 답하지 못하자, 옆에 있던 이백호가 휘파람을 불었다.
“이야… 현별 누나 대단하네요. 형, 다시 생각해 봐요. 나라면 이런 누나 절대 안 놓친—.”
“닥쳐. 부탁이니까 제발.”
동감하는 부분이다.
이백호 이 새끼는 가만히 있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나? 쓰윽 째려보자 이백호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닫았다.
“…….”
“…….”
이백호가 나대며 어색해진 분위기.
현별이가 시선을 피하며 다시금 말문을 뗐다.
“아무튼 그래서였어요……. 오빠가 비요른 얀델이라고 생각했는데…. 주, 죽었다고 하니까…….”
“…….”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타나잖아요 여기에……. 그래서 저도 조금 흥분해서 캐물었어요. 얘는 오빠 정체에 대해 아니까…….”
아…….
“그래서 오늘은 왜 이렇게 늦은 거예요? 진짜 걱정했잖아요!”
이내 현별이가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다그치듯 목소리를 높였고, 나도 모르게 사과의 말이 나왔다.
“미안.”
“사과 받으려는 게 아니라, 이유를 물었잖아요.”
“나도 바로 들어오려고 했는데, 게시판에 신기한 글들이 올라와서. 그거 보느라고 그랬어.”
“엥? 신기한 글요? 형, 뭔데요 그게?”
이백호도 내 말에 관심을 보였고, 나도 그냥 전부 솔직히 말해줬다. 어차피 나가서 게시판 글을 좀만 봐도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니까.
“미궁이랑 도시랑 시간이 동시에 흐른다고요?”
“어, 그렇다네?”
“잠깐만! 그럼 비요른 얀델도 살아 있을 수 있단 거잖아요?”
“응, 그렇겠지?”
내가 태연히 답하자, 현별이가 눈에 쌍심지를 켠 채 노려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다.
‘뭘 남일처럼 말하고 있어! 그럼 네가 비요른 얀델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거잖아!’
대충 이런 느낌이라 해야 하나?
현별이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며 뻔뻔하게 웃고 있자니, 이백호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캬아, 이 정도는 비밀스러운 남자가 되어야 형처럼 여자친구를 꽉 잡을 수 있는 거군요? 참 존경스럽습니다, 형님!”
뭐래, 나보다 더 비밀이 많은 놈이.
좀 어이가 없었지만, 천연덕스럽게 이어진 말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좀 아쉽네요.”
“…….”
“나도, 형처럼 똑똑했으면 좋았을 텐데.”
거… 분위기 무거워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