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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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반 배정 평가 – 막간
반 배정 평가가 끝났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약체의 몸으로 5시간 동안 버텨서 마족을 처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나 알갱이는 고작 2개밖에 모으지 못했다.
한 개당 10점. 총합 20점.
야밤이면 마나 알갱이가 더 잘 보인다는 맹점이 있었다고는 해도, 이곳 학생들의 마나 감지력은 수준급. 그런 맹점 따위는 상관없이 마나 알갱이 정돈 싹쓸이해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시간도 부족했다.
사색의 페르니쿠스를 쓰러뜨린 직후, 남은 시간은 20분 남짓.
거기다 다시 현장으로 가서 루체 보고 명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놀란 척하고, 몰래 마법 주머니를 주워 돌아왔을 때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겨우 10분 동안 눈이 빠져라 남은 마나 알갱이를 찾아다닌 것이다···.
겔은 반 배정 평가 점수대로 벌게 된다. 즉, 내가 벌어들일 겔은 고작 20겔.
빵 두 개 사면 다 털릴 금액이다···.
‘막막하네.’
기숙사에 돌아온 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그대로 뻗었다···가 다시 일어나 단련하러 나갔다.
힘들어할 때가 아니다. 겔을 적게 벌었다고 좌절할 때도 아니다. 나는 강해져야 한다. 최종 보스, 악신 네피드를 이길 수 있을 만큼.
‘윽.’
역시 삭신이 쑤신다. 근육통도 말이 아니었다. 무리한 모양이다.
요 며칠간 체력 단련실에 가면 기사학부 학생들이 나를 반겨 주며 지옥의 개인 PT를 시켜준 덕분이다. 거기다 반 배정 평가 때문에 지치기도 했으니···.
그래도 단련을 미룰 순 없었다. 오늘은 마법 단련을 위주로 하자. 최대한 빨리 사색의 페르니쿠스를 상대할 때 썼던 마법의 감각을 되새기고 싶었다.
오늘은 반 배정 평가가 치러졌으므로, 대부분의 1학년생들은 지쳐서 쉬고 있을 것이다. 즉, 훈련장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늘에 보름달이 덩그러니 걸려 있는 밤.
나는 일주일간 마법을 단련해온 장소인 정원 구석을 무시하고, 마법학부 1학년 전용 훈련장으로 향했다.
돔형 건물에 들어가자, 텅 비어 있는 훈련장의 풍경이 나를 반겼다. 불을 켜자 발광 마법이 걸려 있는 천장에 불이 들어왔다.
고요가 어색하게 다가왔다. 이곳은 언제나 향상심 높은 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마법을 단련하는 곳이니까.
나는 마력량 E급 평민이라서 무시 받는 입장이라, 훈련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없었다. 괜한 시비라도 걸리면 마음고생, 몸 고생 둘 다 하게 되잖아.
그래서 마력량을 측정했던 첫날을 제외한다면, 훈련장을 이용해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넓은 공간. 다양한 원소로 이루어진 특수한 설비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호수, 난로, 바위, 빙산 등등···. 저 설비들이 설치된 공간은 [원소 효율]과 [원소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단련하기 위한 훈련 장소였다.
여러 원소 속성 표적을 맞추거나, 마물 환상과 싸울 수 있는 훈련장도 있었다. 그건 옆 건물이다.
“해 보자···.”
양손으로 양 뺨을 찰싹 때려 피로를 몰아냈다.
아직 쉴 때가 아니야. 조금만 버텨라.
스탯부터 분배하자.
보유 스탯 : 8
◆ 성장 속도
– 신체 단련 효율(C) : 26/100 [UP]
– 마법 단련 효율(C) : 27/100 [UP]
– 학습 효율(D) : 12/100 [UP]
◆ 원소 저항력
– 불 속성 원소 저항력(E) : 0/100 [UP]
– 물 속성 원소 저항력(D) : 6/100 [UP]
– 얼음 속성 원소 저항력(C-) : 24/100 [UP]
– 번개 속성 원소 저항력(C) : 29/100 [UP]
– 바위 속성 원소 저항력(E) : 2/100 [UP]
– 바람 속성 원소 저항력(D) : 13/100 [UP]
– 중립 속성 마법 저항력(D) : 8/100 [UP]
◆ 대 종족 전투력
– 대 인간 전투력(E) : 4/100 [UP]
– 대 이 종족 전투력(E) : 1/100 [UP]
– 대 천족 전투력(E) : 0/100 [UP]
– 대 마족 전투력(S) : 100/100 [MAX]
8 스탯 전부를 [마법 단련 효율]에 투자.
[잠재력 [마법 단련 효율]이 C급에서 C+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C+급···. 확실히 성장세는 오르겠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B+급부터 났던 걸로 기억한다.
B+급부턴 수재의 영역이니까.
손을 휘젓자 상태창이 꺼졌다.
자, 이제 페르니쿠스를 상대할 때 썼던 마법을 복습해 보자.
우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익히고 싶은 건 단연코 5성급 마법, [빙결 폭발]이다.
[빙결 폭발]은 범용성이 높고 위력적인 공격형 마법이다. 익혀두기만 하면 나한테는 일종의 궁극기가 될 것이다.다만, 본래 5성급 마법은 2학년은 되어야 겨우 익힐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1학년 때부터 5성급 마법을 수월하게 사용하는 루체나 카야 같은 녀석들은 규격 외의 실력자들이고.
아무튼, 내 단기 목표는 대인전 수행평가 전까지 [빙결 폭발]을 미숙한 수준이나마 익히는 것이다.
그때는 평범한 아이작으로서의 전투 능력을 측정하기 좋을 터. 적은 오로지 마족만 있는 게 아니므로, 고유 특성인 [멸악자]에 의존할 수만은 없었다.
심지어 대인전 수행평가 이후로 얼마 안 가 학기말 평가다. 루체의 사역마이자 무려 레벨 175인 뇌신조-갈리아가 나오는 파트이기에, 자칫 일이 틀어지면 쉽게 죽고 말 것이다.
그러니 [멸악자] 특성이 발동됐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양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근데 난 대인전 때 누구랑 붙냐?’
대인전 수행평가 때 주인공 이안 페어리테일은 루체와 싸울 예정이다. 대진 상대가 복불복으로 정해져서? 아니다. 그냥 이안이 까불어서 그렇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작이 누구랑 싸웠는지는 게임에 묘사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지의 영역이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빙결 폭발] 이외에도 괜찮은 스킬 여러 개 정도는 익혀두고 싶었다.
나는 꼿꼿이 선 채 두 손의 손가락을 전부 맞댔다.
양손바닥 사이에 틈을 만들고, 최대 출력으로 마력을 흘려보냈다.
[빙결 폭발]은 마력을 한꺼번에 쏟아 부어 폭파시키는 마법이니까, 이 자세가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양손 사이의 공간에서 차가운 푸른빛 마력이 응집되기 시작했다. 얼음 속성 마나였다.
이걸, 한꺼번에 방출해 폭파시킨다!
나는 손을 앞으로 뻗어 응집된 푸른빛 마나를 터뜨렸다.
···파아아앗─.
“아.”
맥없이 흩어지는 마나. 마치 바람 빠진 풍선이 내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마족을 상대할 땐 ‘스킬트리 +10’의 영향으로 [빙결 폭발]을 쉽게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도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후우···.”
한번 더.
···파아아앗─.
···에라이.
시도 자체만으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마력의 미세한 컨트롤이 힘들었고, 애초에 마력량 자체가 부족하기도 했다.
마족을 상대할 땐 마력을 콸콸 쏟아 붓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쪼르르 흘리는 기분?
샤워기로 치면 수압이 약하고 물을 쏟아 내는 구멍 자체가 하나뿐인데다 작기까지 한 느낌이다.
나는 상태창을 켰다. [빙결 폭발]의 습득 조건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팟─.
[ 보유 스킬 ]액티브
– (★1) 얼음 생성(D+)
– (★2) 얼음 장막(C+)
– (★1) 냉기 발산(C+)
– (★1) 기초 보호 마법(D)
패시브
– 없음
스킬트리 >>상세>>
나는 밑에 있는 [스킬트리 >>상세>>]를 눌렀다.
원소 항목 두 가지 중 첫 번째, [얼음] 항목을 눌렀다. 아직 두 번째 원소 속성이 개방되지 않아서 두 번째 스킬트리는 잠금 상태였다.
참고로 세 번째 메뉴 [중립]도 있는데, [기초 보호 마법] 같은 것이 여기에 들어간다.
[얼음] 항목에 표시된 얼음 속성 스킬들을 확인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은 밝은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얼음 생성], [얼음 장막], [냉기 발산]이 그것이다.회로가 곁가지를 쳐가며 아래로 뻗어 나가는 형태의 스킬트리.
그 중반부엔 [빙결 폭발]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글자 색은 어두웠다. 아직 습득하지 못한 스킬이란 의미였다.
[빙결 폭발]을 손가락으로 건드리자 새로운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빙결 폭발 (★5)]:: 대량의 얼음 원소 마나를 응집시켜 방출, 폭발적으로 빙결을 발생 시켜 적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준다.
종류 : 액티브 스킬 (공격형)
속성 : 얼음
습득 조건
– Lv 50 (-)
– [얼음 생성] B-급 (-)
– [냉기 발산] B-급 (-)
– 얼음 속성 [원소 화력] C+급 (-)
– 얼음 속성 [원소 효율] C+급 (-)
발동 조건
– 없음
조건을 충족한 게 없네···.
뭐, 됐다. 궁극기란 게 원래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지.
나는 손을 휘저어 상태창을 껐다.
아직 시간은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단련해서 강해지는 수밖에.
‘[얼음 생성].’
나는 훈련장에 마련된 큰 바위를 향해 마력을 방출했다.
「얼음 생성 (얼음 속성, ★1)」
쩌저적─.
생으로 [얼음 생성]을 사용하면 축구공 크기밖에 못 만들지만.
바위 같은 사물에 사용하면 넓게 퍼뜨려서 얼리는 게 가능했다.
바위 표면은 내가 만들어 낸 얼음으로 덧씌워졌다. 역시나 얇았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전리품이 있었지.
나는 주머니에 넣어 놨던 ‘어둠의 잔재’를 꺼냈다.
흑진주처럼 생긴 어둠의 잔재에 얼음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러자 어둠의 잔재는 검은빛을 내뿜기 시작하더니, 어둠 마나가 되어 내게로 흘러들어왔다.
몸속에서 차가운 마나와 음습한 마나가 합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돌연 새로운 감각이 일면서, 허공에 시스템 창 하나가 나타났다.
[전리품 [어둠의 잔재]의 기운이 당신에게 스며듭니다….] [축하합니다! 고유 스킬 [흑빙(黑氷)]을 습득했습니다!] [흑빙 (★5)]:: 검은 얼음을 생성한다.
종류 : 액티브 스킬 (만능형)
속성 : 얼음 (어둠 파생)
습득 조건
– [어둠의 잔재]에 얼음 속성 마나를 부여 (O)
발동 조건
– 없음
흑빙(黑氷).
[얼음 생성]과 똑같은 스킬이지만, 화력과 강도는 차원이 다르다.흑빙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마치 숨 쉬듯 자연스러운 감각, 본능적인 감각이었다.
나는 바위를 향해 손을 뻗은 뒤, 얼음을 해제했다. 그러자 얼음은 푸른빛을 흩뿌리는 가루가 되어 증발했고, 바위는 본래의 제 모습을 되찾았다.
이후, 얼음 마나와 어둠 마나가 뒤섞여 탄생한 새로운 스킬을 발동했다.
‘흑빙.’
「흑빙(黑氷) (얼음 속성, ★5)」
처저저저저적─!
“오우···!”
바위가 순식간에 검은 얼음으로 뒤덮였다.
방금 전에 썼던 [얼음 생성]보다 훨씬 힘이 거칠고 사물을 얼리는 기세도 드셌다. 바위 표면에 뒤덮인 검은 얼음의 두께도 [얼음 생성]을 썼던 때보다 5배는 더 두꺼워 보였다.
게다가 얼음이 까맣게 빛나고 있어서, 안에 바위가 들어 있는지도 구분하기 힘들었다.
‘눈가림용으로도 쓸 수 있겠네.’
다음, 손을 위로 뻗었다. 허공을 향해 최대 출력으로 [흑빙]을 발동했다.
차르르르르르륵─!
“으극···!”
많은 마나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온몸에 힘이 풀리며, 금방이라도 마나 고갈 상태가 돼서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허공에 생성된 얼음을 보고, 나는 환희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개 커!’
축구공 크기가 아니다. 거의 자동차만한 크기였다!
그때, 눈앞에 시스템 창 하나가 나타났다.
[얼음 속성의 [원소 화력]이 D+급에서 C-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얼음 속성의 [원소 효율]이 D+급에서 C-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마법 단련 효율]을 올린 데다 처음으로 [흑빙]을 쓴 덕분인가. 곧바로 [원소 화력]과 [원소 효율]이 한 단계씩 올랐다.좋네, 좋아.
‘아, 해제 해제.’
검은 얼음덩이를 떨어뜨리기 전에 얼른 [흑빙]을 해제했다.
검은 얼음덩이는 검게 빛나는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날리다 이내 사라졌다.
‘잠깐 쓰러질 뻔했는데···. 마나 몇 남았지?’
마력량 : 10 / 350
– 마력 회복 속도(D)
“세상에.”
상태창을 켜자마자 나는 식겁했다. 마력이 고작 10밖에 남지 않았다니···.
마나 고갈 상태가 되면 마나의 회복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물론 아직 겪어보진 않았지만, 게임에선 그랬다. 그것만은 피해야 했다.
‘[흑빙]···, 성능 값하네.’
[흑빙]은 [얼음 생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화력과 출력이 뛰어난 만큼 마력 소모량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그리고.
[ 보유 스킬 ]액티브
– (★1) 얼음 생성(D+) / (★5) 흑빙(D+)
[흑빙]은 [얼음 생성] 스킬에 대응된다. 한쪽의 등급이 오르면 다른 쪽도 오르는 식. 번갈아 쓰더라도 성장 측면에서 손해는 없다. [흑빙] 숙련도가 S급이 되면 페르니쿠스가 [얼음 창]에 [흑빙]을 입혔듯, 다른 마법에 [흑빙]을 입히는 게 가능해진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마법의 위력이 급증한다. 일종의 버프인 셈이다.즉, 앞으로 마족을 상대할 때마다 [멸악자] 특성이 발동되면, 내 다른 마법에 [흑빙]을 입혀서 파워 업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평소에는 [얼음 생성] 용도로밖에 쓰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흑빙]을 다른 스킬에 입히면 마력 소모량이 3배는 급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력을 다해야 할 때가 아니면 웬만해선 자제하는 편이 좋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 더 확인.
‘[빙벽]은 아직 못 익히나?’
페르니쿠스를 상대할 때 처음으로 썼던 마법, [빙벽]. 아직 그 마법을 썼던 감각도 남아 있었다.
나는 다시 상태창 [스킬트리 >>상세>>]에 들어가 [얼음] 항목을 누르고 [빙벽] 스킬을 터치했다.
[빙벽 (★4)]:: 견고한 얼음의 벽을 만들어 낸다.
종류 : 액티브 스킬 (방어형)
속성 : 얼음
습득 조건
– Lv 30 (O)
– [얼음 생성] C-급 (-)
– [냉기 발산]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화력]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효율] C-급 (O)
‘조만간 익히겠네.’
유일하게 충족하지 못한 습득 조건인 [얼음 생성] C-급은 앞으로 한 단계 남았다.
조만간 [빙벽]을 익힐 수 있겠다.
의욕이 샘솟는다. 뭐랄까, 성장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단 마나가 부족하니 마법 단련은 여기서 짧게 끝내는 게 좋겠다.
‘뭔가 기분 좋아졌는데 운동이나 할까.’
체력 단련실에 갔다.
그러자 기사학부 학생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 줬고.
지옥의 PT를 끝낸 후.
나는 진득한 후회 속에서 터덜터덜 기숙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