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9)
이름 : 아이작
Lv : (126)
성별 : 남
학년 : 1
칭호 : 신입생
마력량 : (34000) / (34000)
– 마력 회복속도(A-)
– 체력(A)
– 근력(A+)
– 지력(D+)
– 정신력(S)
잠재력 >>상세>>
힘이··· 넘쳐흐른다!
내 몸 같지 않다. 무진장 가볍다!
주먹을 조금만 휘둘러도 풍압이 나갈 것만 같은 기분이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흘러넘치는 마력.
저 마족을 우습게 처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냉기 발산 (얼음 속성, ★1)」
온몸으로 희뿌연 냉기를 흘려보냈다. 몸에 냉기를 휘감으면 이후의 얼음 마법 출력이 올라간다.
평범한 아이작일 때는 엄두도 못 낼 숙련자의 경지지만, 지금의 나라면 가능했다.
[흐으음!!]마족, 사색의 페르니쿠스가 강한 경계심을 내뿜었다.
녀석은 마력을 쏟아 부어 검은 [얼음 창]을 허공에 생성해냈다.
「얼음 창 (얼음 속성, ★4)」+「흑빙(黑氷) (얼음 속성, ★5)」
= 「흑빙 창 (얼음 속성)」
거대한 [얼음 창]이 위협적으로 공기를 가로지른다.
목표는 나였다.
엄청난 속도였으나, 저걸 피하는 건 하수나 하는 짓이다.
[얼음 창]의 공격 범위는 좁은 편이다. 날려 보내서 창끝으로 찌르는 용도니까. 덩치가 큰 마수나 상대할 때 쓰기 좋은 것이다.하지만 페르니쿠스는 [얼음 창]을 대인용으로 활용한다.
분명 내가 [얼음 창]을 피할 경우.
미리 [얼음 창]에 심어 놨던 어둠 속성 마나를 폭파시켜 얼음 조각들을 사방으로 발사하는 전술을 쓸 것이다.
피하기 까다로운 공격 패턴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마족 한정 깡패지.’
저 [얼음 창] 따위는 받아치면 그만이다.
나는 손바닥을 펼치고 아낌없이 마력을 쏟아부었다. 스킬트리가 +10이 되면서 평소엔 쓸 수 없었던 마법을 감각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팔을 슥 저었다. 그러자.
──드드드드드드드─!
내 손의 움직임을 따라 거대한 [빙벽]이 전개되었다.
「빙벽(氷壁) (얼음 속성, ★4)」
카앙───!!
[얼음 창]은 견고한 [빙벽]을 뚫지 못했다.두 마법의 충돌 소리를 들은 뒤, 나는 단숨에 절벽에서 뛰어올랐다.
부웅─!
“오우!” (구옥!)
몸이 공처럼 가볍게 뛰어올랐다. 오랫동안 허공을 부유하는 느낌이었다.
짜릿한데···! 마치 번지 점프하는 듯한 이 아찔한 느낌···!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콸콸 분비되며, 흥분감이 밀려들었다.
나는 [빙벽]을 해제했다. 거대한 빙벽이 순식간에 푸른빛을 흩뿌리는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내 주변이 푸른빛으로 뒤덮이는 광경이 가히 장관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페르니쿠스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흐으음?!!]딱 봐도 놀란 듯한 페르니쿠스.
다급히 마법을 전개하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녀석에게 날아들면서 오른손에 얼음 마나를 들이부었다.
마나가 응축되던 손바닥 앞에 푸른빛의 마법진이 발현되었다.
그 손을, 페르니쿠스를 향해 뻗었다.
마침내 적의 코앞에 이르렀을 때.
마나가 뭉치고 뭉쳐, 폭발했다.
─────────「빙결 폭발 (얼음 속성, ★5)」
콰아아아아아아아────!!
빙결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며 녀석에게 쇄도한다.
얼음 속성 국민 마법, [빙결 폭발].
희뿌연 냉기가 난무하고, 빙결의 폭발적인 범람이 페르니쿠스를 집어삼킨다.
[빙결 폭발]로 형성된 거대한 빙괴는 델핀 숲을 뒤덮을 듯하더니, 지면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사선으로 뾰족하게 뻗어 나갔다.나는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고, 몸을 일으켰다.
“후우.” (그르릉···.)
내 한숨은 차디 찬 냉기가 되어 공기에 스며들었다.
손을 내리고 빙괴에 갇혀 있는 페르니쿠스를 쳐다보았다. 녀석은 고통스러워하는 얼굴로 빙괴 속에 갇혀 있었다.
천천히 오른손을 주먹 쥐었다.
쩌저저저적─.
콰자작─!
그러자 거대한 빙괴는 우르르 깨져 나가고.
파편이 주위로 날아들기 전에 아름다운 푸른빛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페르니쿠스는 각혈하며 바닥에 나자빠졌다.
[흐으···, 음···.]아무리 사색을 반복해도 자신이 원하던 해답을 찾아내지 못한, 실패한 철학자 같은 표정으로.
페르니쿠스는 잿빛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
끝났다.
배드 엔딩을 막는 데 성공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만큼 깊은 안도감이 몰려왔다.
다행이다아···.
그때, 눈앞에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축하합니다! 마족 [사색의 페르니쿠스(Lv 105)]를 처치하고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Level Up!! Lv이 30으로 상승했습니다!] [스텟이 8 증가합니다!]이번엔 별다른 업적 클리어 같은 게 없지만, 다른 게 하나 있었다.
페르니쿠스가 잿빛 가루가 되어 사라진 자리엔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검은색 원형 보석이 떨어져 있었다. 페르니쿠스 처치 보상이었다.
나는 그것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전리품 [어둠의 잔재]을 획득하였습니다!] [어둠의 잔재]: 사용자의 기초 원소 마법에 어둠 마나를 부여해 새로운 원소 마법을 습득시킨다.
등급 : 1티어
어둠의 잔재, 이건 이제 제 겁니다.
주인공이요?
[ 이안 페어리테일 ]Lv : 38
종족 : 인간
속성 : 빛, 불
위험도 : X
허구한 날 기절만 해대는 저런 허접한 놈한테 이런 게 필요하겠습니까.
그나저나 레벨 꽤 많이 올랐네. 입학식 날엔 레벨 32였는데···. 주인공이라 그런지 성장 속도가 빠르다.
빛 이외의 속성으론 불을 택했구나. 겹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니지, 내 두 번째 속성이 불이면 겹치겠구나. 되도록 내가 불 속성 체질이 아니길 바랄 수밖에 없겠다.
힐드의 서리낫을 얻은 뒤엔 나중에 익힐 두 번째 속성의 최종 무구를 얻어야 할 테니까. 이안이랑 겹치지 않을 수록 좋았다.
···아, 이제 몸이 무거워졌다. 평소의 내 몸으로 되돌아온 모양이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항상 차고 다니다가 아주 잠깐 빼고 해방감을 만끽하던 중, 다시 채워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 상 태 ]이름 : 아이작
Lv : 30
성별 : 남
학년 : 1
칭호 : 신입생
마력량 : 260 / 350
– 마력 회복 속도(D)
– 체력(D)
– 근력(D+)
– 지력(D+)
– 정신력(B)
잠재력 >>상세>>
[ 전투 능력 ]원소 계열 1 : 얼음
– 원소 화력(D+)
– 원소 효율(D+)
– 원소 시너지(C)
원소 계열 2 (잠김)
능력치가 원래대로 돌아왔···.
아니네. 총 마력량이 10 올랐고, [원소 화력]이 D급에서 D+급됐다.
아무래도 트리스탄 험프레이와 사색의 페르니쿠스를 상대하면서 능력치가 오른 모양이었다.
소소하지만 기분은 좋네.
“···너 뭐야?”
“어?” (그릉?)
깜박했다. 루체가 있었지···.
그녀는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괴물이야?”
분명 지금의 난 딱 봐도 위험한 괴물처럼 보일 텐데, 차분하게 내 정체가 뭔지 묻는다.
어차피 무슨 대답을 해봤자, ‘그르릉’, ‘구와악’ 따위로밖에 안 들릴 터.
빨리 도망이나 치는 게 상책이다. 이제 큰일을 마쳤으니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마나 알갱이를 모아야 한다.
난 이 반 배정 평가가 종료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나 알갱이를 가능한 한 쓸어 모을 셈이었다.
뭐, 다행히 나 같은 E급이 반 배정 평가에서 오래 살아남아도 의심 받을 염려는 없었다. 누가 얼마나 살아남았는지는 비밀리에 부쳐지니까.
트리스탄 같은 놈이 떠벌리지 않는 이상은.
그나마 다행히도, 녀석은 자존심 덩어리라 자신이 개털린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니진 않을 것이다.
나는 루체에게서 등을 돌리고 얼른 달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물 생성 (물 속성, ★1)」
“우왁!” (구왁!)
첨벙─!
툭─.
내 발 앞에 물기둥이 솟구쳤다. 나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루체의 마법이었다. 설마 내 발을 묶으려 할 줄은 몰랐는데···.
“이름···. 이름이 뭐야?”
“…….”
넌 무슨 ‘그르릉’거리는 괴물한테 이름을 묻냐?
“그릉.” (그릉.)
어차피 ‘그르릉’, ‘구와악’ 따위의 울음소리로 들릴 테니, 그냥 아예 울음소리로 답했다.
그러고 다시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루체는 더 이상 날 막지 않았다.
“···그릉.”
이유는 모르겠지만, 루체는 내가 내뱉은 울음소리를 입에 담고 있었다.
무시하고 숲의 어둠 속을 내달렸다. 어서 이 자리를 뜨고 마나 알갱이를 찾아야 했다.
꽤 멀리까지 도망 온 후, 나는 마법 위장복을 벗었다.
이제 이 위장복을 마법 주머니에 집어넣으면 증거 인멸이다.
이 큰 옷이 작은 주머니에 전부 들어가는 모습은 볼 때마다 신기했다. 수납 마법이 걸린 거라는데, 원리는 모른다. 아무튼 마법 주머니는 정말로 편리한 물건···.
···이 어디 갔지?
‘마법 주머니 어디 갔어?’
없다. 옷 어디를 뒤져 봐도 마법 주머니가 없었다···!
기억을 톺아보았다. 아마 분명··· 루체에게서 도망치기 전, 그녀가 [물 생성] 마법을 썼을 때 ‘툭’ 하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그때인가···!
‘아으, 또 가야 되네.’
하늘에 어둠이 들이찼고, 내가 루체의 마법 때문에 잠깐 발을 멈춘 곳도 어두운 편이었다. 그래서 아마 마법 주머니가 떨어지는 건 들키지 않았겠지만···.
돌아가서 그걸 어떻게 줍지?
아직 루체가 그 자리에 있을까? 만약 있다면, 다시 위장하고 가서 주머니를 주워 오는 게 좋을까?
아니다. 그건 부자연스럽다. 마족을 쓰러뜨리고 유유히 떠난 괴물이 뭘 주우러 다시 찾아온다? 그림 이상하잖아. 분명 루체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가만히 보내줄지도 의문이었다. 만약 그녀에게 발목이 잡히는 순간, 그때는 끝장이다. 내가 그녀의 추궁에 대항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내가 입은 옷이 마법 위장복이란 걸 알아채는 것도 시간 문제일 테니.
그렇다면, 조금 위험한 도박이지만···.
아이작의 모습 그대로로 찾아가서 자연스럽게 주워 오는 수밖에. 놀란 척 자빠져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는 척 몰래 마법 주머니를 줍고 도망치는 거다.
내 기억에 따르면, 루체는 이안을 건드리지 않는다. 이미 점수는 풍족하게 모은 상태인 데다, 마족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 까닭이다.
게다가 그녀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성격이다. 누가 마력량 E급인지 여부는 알지 못하고, >메르헨의 마법 기사> 스토리가 끝날 때까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E급인 내가 여태 살아남았다는 점에 의구심을 품지는 않을 것이다.
즉, 나 같은 약골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데에 도박을 걸 만 했다.
나는 벗어둔 마법 위장복을 풀숲에 숨겨두고 다시 페르니쿠스와 싸웠던 장소로 향했다.
* * *
루체는 한동안 가만히 서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방금 떠나 버린 괴물. 그는 루체를 고생시킨 마족을 단번에 압살할 정도로 강인한 실력자였다. 상식적으로, 그 정도로 강한 괴물을 붙잡거나 쫓아가선 안 될 일이었지.
그가 내뿜던 광기와 적의가 자신을 향했으면,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을 터.
하지만 루체는 용기를 내서 단 한 번 그 괴물을 멈춰 세웠다. 이름을 물어보고 싶어서였다.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순간 그녀는 후회했다. 그 괴물과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괴물은 유유히 떠나갔다. 천만다행이었다.
“그릉···.”
루체는 그의 대답을 떠올렸다.
그릉. 그릉이라고 했다.
물론 단순한 울음소리였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히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녀는 ‘그릉’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체가 뭐지···?’
루체는 의문을 던졌다.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대목이었다.
그때, 풀숲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릉이 사라진 방향이었다.
설마 그릉이 돌아온 건가? 루체는 재빨리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히익!”
···아니었다.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달빛을 받아 살짝 푸르스름한 기운이 엿보이는 은발과, 적안을 가진 남자.
그는 루체를 보자마자 놀라 뒤로 자빠지며 엉덩방아를 쿵 찧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 하는 루체.
이미 그녀는 점수를 풍족하리만치 벌어들인 상태였다. 아무도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시 저 녀석도 시시한 부류일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마족과 그릉에 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한가득이었다. 저런 약해 보이는 녀석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수, 수석···!”
시끄럽네, 호들갑 떨지 말고 그냥 가.
루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경고 같은 표정을 알아챈 것일까.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는 청은색 머리칼의 남자.
그러다가, 그는 잽싸게 일어나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
루체는 아직도 기절해 있는 이안을 쳐다보았다.
알아서 잘 돌아가겠지.
그녀는 이안을 방치하고 자리를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