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92)
* * *
“저기 보십시오!”
교직원들과 황실 기사 수 명이 이름 없는 영웅의 마력이 느껴졌던 방향으로 황급히 나아가는 중이었다.
교직원 한 명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던 한 마리의 마수를 발견했고.
나머지 인원도 그 생물을 시야에 담고는 두 눈을 번뜩였다.
“백룡…!”
“역시 나타났나.”
밤하늘을 등지고 고결한 자태를 내보이며 날아가는 마수. 하얀 날개에 백옥빛 냉기가 스며 있다.
그 마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신화 속에 나오는 백룡. 심해 괴수가 출현했을 때 나타났던 이름 없는 영웅의 사역마와 같았다.
제 주인이 온전한 형태로 소환하지 않아서인지 그때보다 크기는 줄어 있었다.
교직원들과 떨어진 채 별빛 마력을 휘감고 날아가던 도로시도 돌연 멈추고 백룡을 쳐다보았다.
그 신비로운 마수는 시계탑 위에 서 있는 인영에 이르러 그의 곁에 안착했다.
백룡의 차가운 마력이 달빛을 등진 제 주인의 모습을 얼핏 비추었고.
그를 쳐다본 이들은 저마다 입을 떡 벌렸다.
2m는 훌쩍 넘는 신장. 터질 듯한 근육질 체형의 로브 차림 사내.
멀리 있어서 구체적인 외형은 구분할 수 없었으나, 백룡 사역마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 그가 어떤 인물인지 증명되었다.
“이름 없는, 영웅….”
메르헨 아카데미를 지키는 의문의 대마법사.
그는 메르헨 아카데미를 훑어보는 듯하더니, 이내 백룡과 함께 시계탑 너머로 떨어져 자취를 감추었다.
“제길! 여기서 나뉘지. 우리는 저 남자를 쫓겠다!”
“지금 말입니까?! 이름 없는 영웅이 나타났다는 건 마족이 활개 쳤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건데!”
“이미 끝났겠지! 마력이 느껴지지 않잖아!”
진작 이름 없는 영웅의 마력이 내려앉길 멈추었다. 즉, 마족이 나타났더라도 금세 해치워 버린 게 틀림없었다.
“기억해라. 우리에게 내려진 황명 중 하나는 이름 없는 영웅의 정체를 밝히는 거다. 너희 아카데미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는 데 전념해라.”
“아앗! 잠깐만요!”
소수의 황실 기사들은 이름 없는 영웅을 쫓아 시계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름 없는 영웅은 이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마법사다. 아무리 황실 기사단이 전투에 있어 전문가라고 해도 어찌할 수 없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텐데. 메르헨 아카데미에 파견 온 이후로 이제껏 영웅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 탓에 조급해 하는 기색이 보였다.
하물며 영웅은 이미 멀리 가 버렸다. 그를 따라잡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리라.
교직원들은 처음에 이름 없는 영웅의 마력이 느껴졌던 방향대로 쭉 나아갔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친 학생이 없는지 어서 확인해야만 했다.
한편.
“…….”
도로시는 이름 없는 영웅이 머물렀던 시계탑 꼭대기를 응시했다가, 이내 마녀 모자를 꾹 누르고 다시 가던 방향대로 날아갔다.
[천라만상]의 힘 덕분에 아이작의 의도를 짐작하기란 무척 간단했으니까.방금 전 시계탑 위에 서 있었던 존재는 아이작이 아닌, 카야 아스트레앙이었다.
아무래도 아이작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마법 위장 복식을 그녀에게 맡겼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사역마인 백룡을 보냄으로써, 변장한 카야가 이름 없는 영웅이라고 사람들을 속인 것이리라.
도주 경로도 이미 짜놨을 것이다. 아이작이라면 무조건이다.
도로시는 마력량이 지나치게 높아서 저런 눈 속임에 어울리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거법으로 카야에게 마법 위장 복식을 맡기는 편이 낫겠다고 아이작은 판단한 듯했다.
“으.”
그건 그렇고, 아이작이 다치지 않았을지 걱정되었다.
도로시는 속도를 높였다.
……
교정에서 떨어진 야외 대련장.
처음 아이작의 강대한 힘이 느껴졌던 방향을 훑으며 빠른 속도로 날아온 도로시는, 그곳에 이르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대련장 한가운데에는 미야가 겨우 숨만 붙은 채 시신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타박상이 많았다. 누군가에게 심한 폭력을 당한 모양이었다.
그 주위로는 화염 마력이 은은하게 떠다녔다. 미야의 불 속성 사역마가 기절한 상태인 듯했다.
대련장 관중석 끝, 벽면에는 아이작이 부서진 잔해와 함께 쓰러진 채였다.
무녀 미야를 저 지경으로 만든 건 아이작 짓이 아닐 터였다. 그는 마족과 싸울 때에만 어마어마한 무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따라서 사전에 아이작에게서 들었던 미야의 그림자 속 마족이 그녀를 저 꼴로 만든 게 틀림없었다.
“아이작!”
도로시는 아이작 앞으로 내려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걱정이 앞섰기에 ‘회장’이란 호칭이 아닌 이름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작은 의식이 또렷한 데도 기절한 척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이작이 멀쩡한 상태라는 건 아니었다. 그을린 교복. 짙은 화상자국. 오른팔은 아예 통째로 익어 버렸다. 그의 몸도 부상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었다.
“아이작, 너….”
도로시는 충격에 빠진 얼굴로 아이작을 내려다보며 그의 상체를 일으켰다.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선배, 저 기절 중인데….”
농담조로 말하지만, 지금 아이작은 화상 탓에 상당한 고통을 느끼고 있으리라. 티를 안 내도 식은땀 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도로시의 얼굴에 슬픔이 깔렸다. 평소의 장난기 어린 태도와는 상반되는 표정이었다.
아이작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현장에 오지 못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왜 혼자서 무리한 거야?”
“딱히 무리는 안 했어요….”
“나 피 말리는 꼴 보고 싶어?”
도로시는 눈물을 삼키며 아이작에게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
아이작이 무리해서 다쳤다는 사실이 도로시에게 가슴속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안겨 주었다.
“아, 그건. 죄송합니다….”
설마 도로시가 이토록 진지해질 줄 몰랐기에 아이작은 당황했다.
왠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버린 그는 일단 사과부터 한 뒤, 앞뒤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집단이 숲 속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점차 들려오고 있었으니까. 아까 전, [천리안]으로 교직원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이미 확인한 상태였다. 그래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내, 교직원 열댓 명이 숲을 가로질러 야외 대련장에 이르렀다. 그들은 잠깐 놀라고는 곧바로 현장 수습에 나섰다.
“폐쇄된 야외 대련장에서 무녀 미야 학생과 아이작 학생 발견. 전투 흔적이 있습니다. 기둥을 쏘아 올릴 테니 당장 치유반을 불러 주십시오.”
전달꾼으로 상황을 보고한 교직원이 마도구로 마력 기둥을 쏘아 올렸다.
마력 밀도와 위력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나, 밤 공기를 가로지르는 빛 기둥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는 마도구였다.
“도로시 학생,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몰라요. 저도 막 왔으니까.”
교직원은 아이작과 미야에게 치유 마법을 사용해 응급 처치를 해주었다. 수준 높은 치유 마법은 아카데미 병원이나 교회로 가야 받을 수 있으리라.
얼마 안 가 치유반이 황실 기사단 인원 일부를 동원하고 야외 대련장에 도착했다. 그들 사이에는 학생회와 앨리스 캐럴이 끼어 있었다.
치유반은 들 것에 아이작과 미야를 싣고 옮기려 했다. 그 와중에 앨리스는 곧장 아이작에게 다가 갔다.
“애기야, 괜찮아?”
“앨리스 선배…. 네, 그럭저럭.”
“한바탕 크게 다퉜나 보네?”
“그것보다, 쟤는 왜 저렇게 된 겁니까…? 분명 제가 도중에 기절했을 때만 해도 멀쩡했는데.”
아이작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미야를 쳐다보며 물었다. 모르는 척이었다.
앨리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구나. 우선 치료 받는 데 전념하렴.”
“…네.”
치유반이 아이작을 데리고 호송용 마차로 이동했다.
앨리스와 도로시는 떠나가는 아이작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눈치 빨랐네, 도로시. 폐막식 때 무녀가 가짜라는 걸 눈치채고.”
“아니.”
가라앉은 목소리.
“늦었어. 당연히 진짜인 줄 알아서, 파악하는 게 늦어졌어.”
폐막식에서 춤추는 미야를 보았을 때, 도로시는 처음부터 [천라만상]을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단지 느낌이 이상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녀를 살펴보았고.
그제야 그녀가 속이 텅 빈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었다.
사전에 아이작은 무녀 미야가 폐막식 때 폭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이야기와 실제 상황이 맞물리지 않았던 걸 고려해 보면, 아이작의 예상이 틀어졌던 게 분명했다.
앨리스는 태연하게 도로시를 쳐다보았다. 여느 때의 쾌활하고 명랑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 영 어색했다.
그래선지 꽤 재밌게 느껴졌다.
“애기랑 관련된 일이면 너도 꽤 심각해지는구나? 안 어울리게.”
“…예전부터 거슬렸는데 말이야.”
도로시는 앨리스를 노려보았다.
“왜 아이작을 ‘애기’라고 불러?”
“그게 왜 거슬리니?”
“너, 아이작한테 조금도 애정 없잖아.”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그냥 알아.”
의아하게도 도로시는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앨리스의 감정 만큼을 읽을 수 없었다. [천라만상]의 힘도 그녀 앞에선 무의미했다.
하지만 앨리스의 속내에 시꺼먼 장막이 드리워 있다는 사실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도로시가 앨리스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푸훕, 그냥이라니…. 정말 나 싫어하는구나, 너는.”
앨리스는 도로시 쪽으로 몸을 돌렸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 애기가 내 것이 되면 어쩔래?”
도로시는 순간 잘못 들었나, 하고 당황했다.
앨리스는 손가락으로 귀걸이를 휘저으며 능청맞게 말했다.
“너 아이작 좋아하잖아. 그렇게 티 내고 다니면 모를 수가 없단다.”
“뭐…?”
“그래서 궁금하구나. 네가 대놓고 싫어하는 나를, 우리 애기가 정말 좋아하게 된다면…. 과연 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속 보이는 도발에 도로시는 니히히, 하고 특유의 조소를 뱉어냈다.
“…죽여 버린다, 앨리스?”
아이작과 관련된 일이다. 도로시는 그 도발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앨리스 캐럴. 아이작이 이르길, 언젠가 싸워야 할 인물이었다.
아직 아무런 혐의도 드러나지 않아서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고 있을 뿐. 곧 앨리스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아이작은 신신당부해왔다.
도로시는 앨리스가 적이라서 천만다행이라고 여겼다.
“보람 있게 만드네.”
앨리스는 피식 웃었다.
메르헨 아카데미의 최대 전력인 두 여학생은 웃는 얼굴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마력을 발산하는 게 아닌데도 그녀들에게서 짙은 살기가 퍼져 나가 공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주위를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흠칫 놀랄 만큼.
그때였다.
“아, 아…!”
야외 대련장 한가운데. 들 것에 실린 미야가 처절한 신음을 터뜨렸다.
의식을 되찾자마자 전신이 찢기는 듯한 고통이 짓쳐들어온 까닭이었다.
“아아악!”
미야를 옮기려던 치유반은 그녀가 발작하자 깜짝 놀라 발을 멈추었다.
“미야 학생! 진정하…! 으악! 괜찮으세요?!”
콰당. 미야는 난동을 피우다 들 것에서 떨어졌다.
휘황찬란한 의복 차림이나, 피 칠갑이 된 만신창이 몸.
미야는 부러진 팔로 딱딱한 대련장 바닥을 벅벅 긁었다.
치유반은 부러진 팔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난동을 피우는 미야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그녀는 감정이 북받치는지 전부 꺼지라고 소리치며 애절한 목소리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뭐야…, 뭐냐고…! 내가,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어서…! 내가 왜!!”
절규에 가까운 고성이었다.
절망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 억울함이 담긴 피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원망의 화살을 어디로 뻗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듯했다.
도로시와 앨리스, 학생회, 황실 기사단은 제정신이 아닌 듯한 미야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치유반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미야를 만류하려 들었다.
“잠깐만요.”
호송용 마차에 실린 아이작은 상체를 일으켜 미야를 쳐다보았다.
대련장을 기며 피 가래 끓는 목소리로 울먹이는 미야의 모습은, 하늘 위 처연한 달빛과는 무척 대조되어 보였다.
“뭔가 이상해…! 이상하다고! 왜 자꾸 이렇게 되는 건데…? 난 이럴 생각으로 아카데미에 온 게 아니라고!!”
아이작은 기억 속을 톺았다.
>메르헨의 마법 기사> 「8막 3장, 그림자 무녀」까지 클리어한 뒤,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미야를 신문할 때.
그녀는 왜 자신이 폐막식에서 그렇게까지 폭주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마치 술에 취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미야가 아이작을 불러내 싸움을 벌인 건 기존의 시나리오하고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었지만.
이 역시도 급발진스러운 느낌이 강하다는 걸 아이작은 부정할 수 없었다.
>메르헨의 마법 기사> 커뮤니티에선 미야의 급발진 원인을 신밀의 에르메토나의 능력 중 하나라는 설이 정론처럼 받아 들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미야가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하니, 그 설이 맞는지 의문이 물씬 들고 만다.
“다 싫어…! 다 짜증 나! 내가, 내가!! 왜 이 꼴이 돼야 하냐고!! 이건 뭔가 잘못 됐어…! 잘못 됐다고, 씨발!!”
화르르륵!
기절한 뒤로 마력이 조금 치유됐는지, 미야에게서 붉은 화염이 터져 나왔다.
“끄악!”
“흡!”
미야를 진정시키려던 치유반은 그 화염에 당해 부상을 입고서 뒷걸음질 쳤다.
반사적으로 교직원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었고 황실 기사단은 검을 빼 들었다. 상대가 부상자라고 해도 강압적인 수단을 마다 할 순 없었다.
도로시는 경계심 어린 얼굴로, 앨리스는 은근한 미소로, 아이작은 진중한 얼굴로 미야를 응시했다.
“뭐야, 너넨…? 한심한 버러지 새끼들이, 왜 날 그렇게 쳐다봐…?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자기 과시. 상대를 멸시하는 태도.
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포부. 뛰어난 인재를 제 밑에 두고자 하는 심리.
그 모든 건 미야의 인정 욕구와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릇이 큰 사람처럼 보이길 원하니까.
특별한 사람처럼 보이길 원하니까.
자신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너무나도 무섭고 부끄러우니까.
그런 성향 탓에 아무도 믿지 못했고, 협박을 자행해 왔다. 공포 정치와 무력, 비도덕은 화봉국의 폭군인 그녀에게 있어서 안전자산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메르헨 아카데미에 찾아와서 수 번이나 굴욕을 맛보았다는 사실은 그녀에게는 믿을 수 없는 것이었고.
몹시 화나고 괴로운 일이기도 했다.
“나는 화봉국-호란의 무녀다! 이 아카데미에서 이따위 취급이나 받을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내가 왜…!! 왜…!”
미야의 절규는 흘러가는 밤바람에 흩어졌다.
손톱이 깨져도 단단한 바닥을 연신 긁어대던 미야의 손 위로 여우의 발이 살포시 올려졌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들자 눈처럼 새하얀 구미호가 보였다. 미야처럼 붉은 눈화장을 한 그 여우는 아홉 개의 꼬리를 뻗어 온화한 불꽃을 발산하고 있었다.
정신을 되찾은 마수. 미야의 여정에 동참했던 사역마, 구미호-마에.
그 여우가 자신의 주인을 쓸쓸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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