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05)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05화
105화 자금경색(3)
권재엽 실장을 호출한 김혁권 회장.
“보고서를 보니 진영이가 NYGS와 미팅을 하는 것 같은데 자금 때문인가?”
당음과 YOUARE의 합병은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다.
거기에 더해 알파벳에 갚아야 할 자금 때문에 SPE(특수목적법인: Special-Purpose Entity)를 설립해 자금 확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회장님의 도움 없이 성공하고 싶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치마폭에 쌓여 있다가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는 말로 들리는군.”
김혁권 회장의 말에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권재엽 실장이다.
권재엽 실장 또한 같은 의견이라는 동조의 표시였다.
“NYGS를 보면 알파벳의 KM-Investment 제인 존슨 사장과 친분이 있던데······.”
“같은 대학 출신입니다. 학교 다닐 때 친한 사이였습니다.”
“그럼 이번 일이 알파벳의 낚시일 확률은?”
“전략실의 판단은 희박하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은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유가 선물을 취급하는 NYGS가 한국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니까요.”
“자네 생각은 낚시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군?”
“네, 그렇습니다.”
“그럼 NYGS의 자금이 알파벳의 자금일 수도 있단 말인가?”
“그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황규태를 통해 알아본 바로는 자금의 이동 내역이 없습니다. 그저 미국의 주식시장과 더불어 알파벳 연구소 및 각종 회사의 M&A 자금으로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50억 달러의 자금이 움직여야 NYGS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이 모르는 자금.
바로 일본에서 받은 배상금이 존재한다.
투자가 아닌 배상금이기에 알 수 없는 자금 중 하나였다.
“그럼 친분으로 이 일을 벌인다?”
“아직 파악 못 한 무언가가 더 있는지 확인 작업 중입니다.”
“만약 제인인가 하는 여자와 제니퍼가 서로 경쟁 관계라면?”
“둘의 친분은 대학교 때 다 확인을······.”
“이것을 한번 보게.”
그러면서 보고서 하나를 올려놓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저 보고서가 어디서 올라왔는지 알고 있는 권재엽 실장이다.
바로 GSG(Global Strategy Group)의 보고서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유일 그룹 내부 컨설턴트 조직의 보고서였다.
한국인이거나 재외교포라면 무조건 배제가 되는 조직이다.
이는 김혁권 회장의 지시로 1996년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었으며, MBA 졸업자로서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들을 입사시키고 있었다.
100여 명으로 구성된 조직인데, 매년 30~40명이 해외 지사의 간부로 빠져나가게 되면서 직원을 다시 충원하는 중이었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이 정체될 때 외부 시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게 주 업무였다.
이들은 그 어떤 사업부로부터도 간섭받지 않고 주어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그렇기에 전략실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조직이었다.
권재엽 실장 또한 GSG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
그저 회장만이 직접적인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별동대 같은 조직이다.
보고서를 받아 든 권재엽 실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조금 전 한 말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제인 존슨과 제니퍼 사장은 서로 친분이 있지만, 그건 과거의 일이고, 현재는 경쟁 관계에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된 내용이었다.
그 이유는 유가 선물 시장 때문이라는 것이다.
NYGS의 유가 선물 시장 투자 규모는 총 50억 달러였다.
KM-Investment 또한 유가 선물 시장에 투자하고 있지만, 10억 달러 선에서 꾸준히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총액으로 본다면 NYGS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지만, 수익률로 본다면 KM-Investment가 더 많은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유가 선물이 아닌 다른 투자에서의 실제 수익률은 KM-Investment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이는 프로그램 매매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식 투자도 한몫하고 있었다.
유가 선물 시장에서 발판을 만든 NYGS의 목표는 KM-Investment를 따라잡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NYGS의 한국 시장 진출은 KM-Investment와 경쟁을 위한 방안이란 분석이다.
“믿을 수 있는 겁니까?”
“맞을 것 같군. GSG에 그 둘을 잘 아는 이가 있더군.”
GSG에 입사할 수 있는 16개의 MBA 대학 중 하나가 바로 제인과 제니퍼가 나온 뉴욕 대학교였다.
“이번에는 자네 생각이 틀린 것 같군.”
“죄송합니다. 더 조사해야 했는데······. 제가 실수한 것 같습니다.”
“아니야.”
김혁권 회장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의심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김혁권 회장으로서는 권재엽을 계속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룹 내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 배신하지는 않을지 말이다.
계속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하지만, 오늘 권재엽의 대답에 의심을 조금 지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 자금을 이용해야겠군요.”
“그렇지. 어차피 돈이야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으니까. 이참에 우리도 자금을 확보해 반도체와 휴대전화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네.”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자금이 부족해 투자를 못 하는 것이지 많은 자금을 투자할수록 기업을 살찌우게 된다.
미래를 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김혁권 회장이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조사한 후에 진행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 나 또한 GSG의 보고서만 믿고 움직일 수는 없으니 잘 알아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
“반갑군요.”
“네, 반갑습니다, 회장님.”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미팅을 잡은 김혁권 회장과 제니퍼 사장이었다.
그만큼 빨리 일을 진행하기를 원하는 제니퍼 때문이었다.
“이렇게 미인과 사업 이야기를 하니 내가 다 젊어진 것 같군요.”
“호호호, 저도 한국의 최고 기업가인 회장님과 이야기를 해서 기분이 좋네요.”
아부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날리는 제니퍼였다.
“그래, 전자에 투자하고 싶단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분이…….”
이제야 인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다.
“네, 펀드의 자금이 남아서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니 눈에 보이는 회사가 유일전자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과감하게 투자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돈이 남는 사람이 먼저 제안을 하고 있었다.
이러면 더 좋은 조건에 협상을 진행할 수 있기에 흐뭇한 김혁권 회장이다.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실례가 안 될지 모르겠군요.”
“뭔가요?”
“알파벳의 제인 존슨 양과는 친구라고 하던데······. 맞나요?”
김혁권 회장의 말에 얼굴이 굳어지는 제니퍼였다.
아니, 약간의 짜증기가 보인다고나 할까?
“김진영 전무도 그렇지만, 제인과 내가 친구였다는 것이 중요한가요?”
김혁권 회장은 제니퍼의 말에 눈에 이채를 띨 수밖에 없었다.
‘친구였다’는 과거형의 말이 귀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와 인연이 있어 물어본 것뿐입니다. 그리고 우리 최대 주주니까요.”
“그 최대 주주라는 것 내가 올라서면 안 될까요?”
제니퍼의 말에 껄껄껄 웃는 김혁권 회장이다.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 김혁권 회장은 앞에 있는 제니퍼가 재미있었다.
아무리 대규모 펀드를 움직이는 신성이라고 해도 아직 20대의 파릇파릇한 사업가일 뿐이다.
감정을 숨기려는 듯했지만, 김혁권 회장은 제니퍼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경쟁 심리······.
그것이 김혁권 회장의 눈에 보인 것이다.
“최대 주주라? 그럼 우리에게 이득 될 것이 뭐가 있죠?”
“현 시가의 20% 프리미엄을 드리죠.”
현재 유일전자의 시가총액은 45조 원 규모다.
이 경우 1%에 20%의 프리미엄이면 900억 원의 이득을 본다는 말이었다.
“이 부분은 따로 처리해 드릴 수 있어요. 그것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요.”
비자금을 조성해 주겠다는 말이었다.
“지분은 10%겠군요.”
“그렇습니다. 최대 주주가 되려면 그 정도는 가져와야 하니까요.”
10%의 지분에 대한 비자금의 규모는 총 9,000억 원이다.
아무리 유일 그룹이 거대하다지만, 9,0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려면 최소 5년은 소요가 될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였다.
거기에 올해에 있을 대선.
이 또한 염두에 둬야 할 일이다.
자금에 대한 압박 때문에 대선 자금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거기에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비자금 형성.
이건 대선 자금이 아닌 개인 비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일이다.
어차피 불법은 제니퍼가 먼저 제안한 일이기에 김혁권 회장은 부담감이 적었다.
“일단 생각해 보고 연락줘도 될까요?”
“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이게 아니라면 미국의 보잉과 같은 방산기업에 투자할 생각이니까요.”
“며칠이면 됩니다.”
다급해진 쪽은 이제 제니퍼가 아닌 김혁권 회장이 된 순간이다.
“이번 주까지만 기다리도록 하죠. 그 이상은 저도 기다릴 수 없어요.”
“알겠습니다.”
***
제니퍼는 유일 그룹을 다녀온 후 정말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제인이 말한 정이라는 것······.
그게 뭔지 알고 싶은 것이다.
“Hi!”
제니퍼가 온 곳은 그저 호텔 근처에 있는 시장이었다.
큰 시장도 아니었다.
그저 제인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
경호원인 스티븐 김을 멀리 떨어트리고 혼자서 움직이는 제니퍼였다.
시장을 돌아다니다 가게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건넨다.
“Hi!”
“아이고머니나. Hi, 그려. 뭐, 음…… 그러니까, What?”
처음에는 놀랐지만 그래도 인사와 함께 간단한 영어를 하는 아주머니였다.
서울에 외국인이 많아졌다고 해도 그건 명동이나 홍대, 이태원 같은 곳에 한정된 것이었다.
제니퍼가 본 것은 떡볶이라는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그저 지나가다 색깔이 예뻐 물어본 것이다.
“How much?”
“머치? 응, 가격, 이거 3,000원이여.”
“3,000원?”
“그려, 3,000원. 아이고, 미국 아가씨가 이렇게 예쁘네……. 피부도 좋고.”
떡볶이를 팔다가 제니퍼에 대해 품평을 하는 아주머니였다.
“???”
“방댕이도 크고, 이거 애도 순풍순풍 잘도 낳겠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제니퍼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깜짝 놀란 제니퍼는 뭐 하는 거냐는 듯한 얼굴을 했다.
“뭘 그리 놀라. 뷰티풀, 아주 뷰티풀이여.”
다른 말은 모르지만 아름답다는 말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주머니기에 다른 이상한 의도는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질적인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Give me this.”
“기부, 달라고? 알았어……. 아이고, 예쁘기도 하지……. 여기 있어……. 그런데 매운디…….”
제니퍼를 걱정하는 아주머니였다.
그만큼 맵기 때문이다.
“…….”
“여기, 매우니까 물도 좀 마시고 해……. 그리고 어묵 국물 먹으면 좋으니까 먹어…….”
뭔지는 모르지만, 종이컵에 따라 주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먹으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제니퍼는 먼저 떡볶이를 하나 찍어 입에 넣었다.
순간 매운맛이 확 하고 올라오는 것을 느낀 제니퍼······.
입에서 불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후, 후, 후, Hot, Hot!”
“호호호, 처음 먹어 보네. 아이고, 물 마셔, 물……. Water.”
아주머니는 따라 놓은 물을 건네면서 마시란 제스처를 취한다.
그렇게 매운 떡볶이를 먹으면서도 어느 순간 뭔가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제니퍼였다.
여기에 치즈만 하나 있으면 딱이라 생각하는 제니퍼였다.
반 정도 먹은 제니퍼는 매워서 더 이상은 못 먹을 것 같았다.
“이것도 먹어 봐······.”
아주머니가 뭔가를 더 내주신다.
먹으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바라만 보는 제니퍼였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했지만, 그렇게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었다.
“안 시켰는데……. No Money.”
“돈 없다고? 이건 싸비스여, 싸비스…….”
“싸비스?”
“그려, 싸비스. 덤이라고······.”
뭐가 뭔지 모르지만, 먹으라는 말에 한입 무는 제니퍼였다.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 없듯 미국인인 제니퍼도 공짜를 좋아했다.
그렇게 시장이라는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스티븐 김이 다가왔다.
자신을 감시하는 역할과 더불어 경호까지 전담하는 인물······. 거기에 제인과의 소통 창구······.
“위에서 지시한 겁니다. 제인 양과 이런 대화를 나눠야 한답니다.”
그렇게 스티븐 김은 귓속말로 뭔가를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제니퍼는 재미있겠단 표정으로 바뀐다.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