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46)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46화
46화 911테러 후 투자
911테러 후 3일째 되는 금요일이다.
혼자 방에 있던 이동진 이사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9월 만기 선물 투자가 문제였다.
유일 증권이 투자한 9월 만기 옵션은 콜옵션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911테러가 터지면서 주가가 수직 낙하하다 보니 투자한 콜옵션은 모두 강제 청산이 되어 버렸고 손실만 수백억 원에 달하고 있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급히 풋옵션에 대규모로 투자해야 했지만,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다 보니 위에서는 잠시 기간을 두고 투자하자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이동진 이사가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콜옵션에 투자를 한 일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투자로 가지고 있던 자금 대부분을 날릴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회사의 손실이야 어쩔 수 없는 비상상황에서의 손실이지만 개인의 손실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콜옵션을 정리했지만, 그 손해만 투자금의 60%에 달할 정도였다.
“지금이라도 풋옵션에 투자해야 하나?”
갈등이 생기는 이동진 이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홍경상 부장이 뛰어 들어왔다.
“이사님, 누군가 콜옵션을 쓸어 담고 있습니다.”
“누가? 혹시 또 알파벳?”
이번 911테러로 대규모 풋옵션에 투자한 알파벳은 무려 700% 이상의 수익을 올린 상황이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그 투자 대상이 누구인지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그건 아직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HGTS를 이용해 매수하고 있습니다.”
암암리에 투자하는 개인정보를 확인하던 증권사들이었다.
그러나 HGTS가 나오면서 그걸 바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야만 그걸 확인할 수 있었다.
“뭘 얼마나 매수했지?”
“구색을 갖추려고 한 S-5등급 1,500억 원어치 풀입니다.”
S-5등급, 그건 옵션을 판매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었다.
무려 주가지수 30%가 상승해야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3개월 단위로 옵션은 정산되기에 초창기에도 물론 사는 사람은 있었다.
그러나 이 옵션은 도박에 가까운 수였다.
무려 3개월 동안 주식 가치의 30%가 상승해야만 행사할 수 있는 옵션.
가끔 폭락과 상승을 하는 때가 있지만 3개월 단위는 아니었다.
IMF 시기와 같은 국가 부도 사태가 터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것 이번에 막지 않았어?”
이런 옵션은 풋옵션과 콜옵션이 동시에 발행이 된다.
그렇기에 어제 회의에서 옵션의 판매를 중지한 일이 있었다.
“그게 풋옵션만 막아 놓은 상황입니다.”
그제야 이해하는 이동진 이사다.
그 당시 이동진 이사는 대규모 손실로 정신이 없어 정리한다는 말만 들은 것이다.
“혹 알파벳 아닌가? 정확히 확인해. 그리고 만약 이게 행사되면 어떻게 되지?”
“30% 상승이면 10배, 40% 상승하면 15배, 50% 상승하면 30배짜리입니다.”
옵션 행사가 최하가 10배였다.
이동진 이사에게는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만약 알파벳이라면······.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투자할 수는 없었다.
거기에 실상 투자가 되더라도 주가가 30% 이상 상승할 일은 거의 없었다.
패 죽여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9월 만기까지는 3주가 채 남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3주 내 30%의 주가지수 상승은 시장이 미쳐 돌아가지 않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아니, 지금 미쳐 돌아가는 시장이지만 그건 주가 하락에 미쳐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번 풋옵션에서 당한 경력이 있기에 확인해야만 한다.
정말로 미친 짓이 벌어진다면······.
회사 차원에서는 끔찍한 상황이지만, 이동진 이사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럴 수 없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만약이란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오 이사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콜옵션을 정산한 것이 후회되었다.
***
주식시장에 9,000억 원을 이용해 대출까지 포함, 총 1조 8,000억 원이 한 방에 투자가 된다.
그 투자사가 알파벳과 한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지만 거기가 뭐 하는 회사냐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번 풋옵션으로 700% 수익을 올린 회사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장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원 역사에서는 금요일 장이 끝나자마자 증권사에서 옵션 손실을 우려해 주식을 매집하면서 시장이 변해 갔다.
거기에 일반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바닥으로 떨어진 주식을 너도나도 투기식으로 매수하기 시작한 것은 주말이 지난 다음 월요일부터였다.
그러나 원 역사와 다르게 알파벳과 한영의 대규모 주식 매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조금 이상했다.
“이거 정말 700% 이익을 거둔 거야?”
“그렇다니까. 그 회사가 다시 주식시장에 1조 8,000억 원을 투자했다더군.”
여기저기에서 알파벳과 한영이란 회사의 이름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알파벳과 한영이 어디야?”
대부분은 처음 들어보는 회사 이름이었다.
“자네만 알고 있게. 올봄부터 투자를 한 회사인데 그 수익률이 올해만 수천% 넘어가는 회사야. 그 회사가 바로 알파벳이라더군.”
“올봄, 그럼 몇 개월 안 된 거지 않나?”
“이 바닥에서 그쪽과 선을 대고 싶어 하는 이들이 한 트럭이라고 하더군.”
증권가에서는 믿기지 않을 지라시가 난무하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고 어디서 지라시가 생성되는지도 모를 것들이 돌아다니는 판이었다.
“그런데 그 치들은 왜 주식을 사고 있나?”
“하하하, 이 사람 보게. 그 투자의 황제께서 주식이 바닥이라고 예측을 했나 보지.”
“투자의 황제?”
“이쪽에서 일부가 그렇게 부르고 있지!”
“그럼 우리도······.”
“그래야지,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려면. 혹시 알겠나, 정말 이득을 볼지.”
이런 말들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퍼진 알파벳과 한영이라는 회사, 그리고 투자 내역.
그런데 멀리서 알파벳의 정보 팀인 오진호가 보이는 듯하다.
***
황규태 실장이 들어와 보고한다.
“시장 지라시를 다 돌렸습니다.”
와서 보고하는 황규태는 잘하고 왔다는 칭찬을 해 달라는 표정이다.
그 모습을 보자 나이에 안 맞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일은 제외한 거죠?”
“그렇습니다. 아마 가장 마지막에 들어갈 겁니다.”
유일 증권에 악감정이 많았다.
과거의 일과 얼마 전 제인을 협박한 일, 그 일은 KTB 네트웍스 이사의 소행이었지만 속속 보고되는 황규태의 보고서에는 유일 증권이 HGTS를 원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건 절대 제인 때문에 벌이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은원이 더 큰 작용을 한 것이다.
“수고 많으셨네요.”
칭찬을 원한다면 해 주면 그만이다.
칭찬에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 칭찬에 헤벌쭉 웃는 황규태 실장이다.
“아마 이번에는 증권사들이 좀 애를 먹을 겁니다.”
“왜요?”
“하하하, 개미 투자자들 위주로 먼저 소문을 흘렸거든요.”
그 말에 난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개미 투자자 위주였다면 증권사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장의 막판이거나 아니면 장이 끝난 시점일 것이다. 그러면 증권사는 다음 개장 날인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하하, 재미있어지겠군요.”
“우려는 안 하시고요.”
황규태의 말에 난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려되었다면 이번 투자를 하지 말아야 했다.
한국 증시에서 적은 자금을 투자했을 때와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을 때는 다른 이야기였다.
“어차피 이번 투자를 끝으로 우린 당분간 주가지수선물이나 옵션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할 생각이 없어요.”
미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내가 그 미래를 바꾼 장본인이다.
가장 큰 역사의 줄기인 911테러의 인명 손실이 바뀌면서 어떻게 될지 이젠 모른다.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지,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지 말이다.
원래 사건 발생 2주 후에 테러의 배후가 발표되지만, 지금은 3일도 안 된 시점에서 테러의 배후가 바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이 바로 잡힐 수도 있었다.
나 또한 911테러의 기점으로 너무 두각을 나타낸 것도 문제였다.
아직은 조심해야 할 시기였다.
돈만 있다고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가요.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항상 개미들이 당하는 것만 봐 오다 이번에 우리 때문에 돈을 벌면 좋잖아요.”
“아니, 주식 투자도 안 하면서 그런 말을 하나요?”
황규태가 주식 투자를 한다면 모를까 주식의 주 자에도 손을 안 대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아는 사람 중 주식으로 패가망신한 사람이 있거든요.”
황규태 실장의 말에 그 말뜻을 알 수 있었다.
가족이거나 지인 중 한 명이 주식으로 망한 전례가 있는 것 같다.
실상은 황규태가 짝사랑했던 여자가 주식으로 패가망신했지만, 그것은 황규태가 밝히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먼저 말을 한 거군요.”
“뭐, 그런 이유도 조금은 있습니다.”
말을 하면서 씽긋 웃음을 짓는 황규태다.
“그런데 결혼은 안 하세요?”
“갑자기 대화가 이상한 곳으로 빠지네요. 허허.”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약간 당황하면서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황규태다.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이가 있잖아요.”
결혼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하지 않은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의였다.
그렇기에 물어보는 것이다.
“소개해 주시든가요.”
그 말에 난 고모가 생각났다.
고모가 아닌 고모 친구 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이대도 고모가 조금 어리니 적당할 것 같기는 했다.
“원하는 조건이라도 있나요?”
내 말에 황규태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야기를 한다.
“예쁘고, 음, 또······.”
예쁘고란 말만 하고 더는 말을 못 하는 황규태 실장이다.
예쁜 여자를 원하는 것 같았다.
남자의 대부분이 바라는 이성상일 뿐이다.
“나이는 상관이 없나요?”
“그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나이 어리고 예쁜 여자라고 했다면 구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겠어요. 내가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그런데 사장님 주위에 그런 여자분이 있나요?”
분명 황규태는 나에 대해 모두 조사를 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예전 고모 친구들이 모두 예뻤거든요.”
“아~”
이제야 이해한 듯한 황규태 실장이다.
황규태 실장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낸 것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는 사람과 연결이 될수록 황규태 실장이 배신할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확인하는 감정을 보면 의심할 일은 없지만, 사람 일이란 것은 혹시 모르기 때문이다.
***
911테러가 터지고 증권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이 집에서 어머니가 날 붙잡고 이야기를 하신다.
한동안 집에 못 들어왔기에 오랜만에 본 어머니였다.
“경민아, 분당에 신도시가 들어선단다.”
어머니의 표정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얼마 전에 보고를 받은 상황이다.
“그래요. 잘됐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물을 보이시던 어머니였다.
“그 반응이 다니?”
“그럼 뭘······.”
“이놈이 이럴 때는 축하라도 해 주든가. 어떻게 이 집구석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엄마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어.”
어머니가 약간 토라지신 듯하다.
예전 부도나기 전에 어머니는 이러지 않으셨는데 식당일을 하면서 조금 거칠어지시기는 했다.
“다 보고받았어요.”
그 말에 눈을 치켜뜨시는 어머니였다.
“뭐, 그럼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단 말이냐.”
이거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잘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머니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았다.
잘 되었으니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죄송해요. 그럼 축하주라도 한잔할까요?”
난 멋모르고 사과부터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 반응을 건성이라고 느끼신 것 같았다.
“아휴, 이젠 사업한다고 이 엄마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이나 하고, 아들 낳아 미역국을 먹은 내 잘못이지.”
왜 미역국 먹은 이야기까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 아버지, 아니 아빠 불러서 가족끼리 밥 먹어요.”
이럴 때는 어머니에게 아양을 부리는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나는 곧바로 순한 양으로 돌변했다.
지금 내 앞에는 얼마 전까지 행복해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는 없었다.
그전에 식당일 다니시면서 가끔 아버지에게 느꼈던 서운함을 나에게서도 느꼈던 것이다.
“정말?”
“네, 그래요. 수영이도 오늘은 빨리 오라고 할게요.”
“그래, 그런데 아들······.”
기분이 풀리셨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시는 어머니였다
조금은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이런 어머니가 나쁘지는 않았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부도나기 전의 어머니와 식당일을 하던 어머니, 그리고 지금 아들이 잘나가자 행복한 어머니의 성격이 다 짬뽕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왜요?”
“혹시 다음은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투자에 재미를 붙이신 듯하다.
아니,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뭔가 바랄 때 보이던 행동을 나에게 하신 것이다.
지금 어머니는 다음 투자의 소스를 나에게 원하고 있다.
분당 투자가 성공하자 욕심이 생기신 것 같았다.
이러다 어머니가 복부인이 되는 건 아닌지 약간은 우려가 되었지만,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에 난 한마디 했다.
“일부는 강남의 아파트에 투자하고 남으면 서울 외곽 그린벨트 지역에 투자하세요.”
“서울 외곽?”
“네, 서초구하고 노원구 지역의 그린벨트요.”
내년에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걸 알고 있다.
그건 루비에게서 나온 자료였다.
돈을 벌 생각에 여러 가지를 고민하던 중 처음에는 토지 투자도 계획했었다.
그때는 계획만 했을 때다.
“그래, 그거 투자하면 괜찮은 거냐?”
“그럼요. 서울이나 부산 대전 등 대도시들은 모두 포화상태기에 그린벨트를 해제 안 하고는 도시 확장이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 아파트하고 함께 투자를 해 보세요.”
난 어머니께 최대한 조리 있게 설명을 해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