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s Youngest son RAW - Chapter (236)
237화. 모토로라.
“정말로 윈더우 운영체제를 마이폰에 적용하려고? 난 말리고 싶은데. 지금 마이폰 이미지 괜찮은데, 왜 망치려고 그래?”
MS가 거론되자 권지훈은 불만을 토해냈다.
“계속 안드로이드를 쓸 생각인데요.”
“그런데 왜 빌게이츠에게 그런 제안을 했어? 쓰겠다고?”
“저는 윈더우폰이 출시되면 그걸 사용해본 후에 만족스러우면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습니다. 당장 계약을 체결한 게 아니잖아요. 그때 가서 우리와는 맞지 않는 거 같다. 그러면 끝이죠. 제가 잘못 이해한 건가요?”
한도영의 반문에 권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긴 하네. 그런데 왜 이러는 거야?”
“빌게이츠를 흔들어 놓으려고요. MS는 사업용 스마트폰에서 블랙베리와 함께 강자였어요. 그들이 내놓은 윈도우폰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커요. 특히 여타 다른 제조사들까지 윈더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면 더 골치 아프죠.”
“아아, 이제 알겠다. 안드로이드는 무료고 윈더우는 유료면 결국 안드로이드가 승리할 것이다. 이거지?”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주기적으로 빌게이츠와 통화도 하고 기자회견도 해서 MS가 무료로 운영체제를 풀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죠. 정 필요하면 백산에서 윈더우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하나 만들어도 되고요.”
한도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대세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었다.
“이야, 우리 도영이에게 이런 독한 구석이 있었어?”
한도영은 웃고 말았다.
그동안 독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고, 한국에서는 기업인들이 한도영을 잔뜩 경계하고 있었다.
권지훈은 한도영과 친척관계이고 태어났을 때부터 지켜봤기에 그저 사랑스러운 조카로 보였을 것이다.
물론 중간 중간 한도영이 냉철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결국에는 지워졌을 것이다.
“저 알고 보면 무서운 사람이에요.”
“요놈아. 그래봐야 내가 네 이모부야. 네가 말한 대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석권해버리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겠는 걸. 뭐든지 시장을 독점하고 나면 돈 벌 방법은 생기는 법이니까.”
“그걸 노리고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팍팍 밀고 있어요. MS만 꺾으면 안드로이드에 대항할 운영체제는 없어져요. 노키아는 심비안은 부족하고.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를 썼으면 좋겠는데.”
“요즘 모토로라 정신 못 차리는 거 같던데. 아직도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어. 물밑에서 열심히 연구하다가 덜컥 발표하려나?”
“그건 아닐 거예요. 운영체제를 쓰려면 윈더우, ios, 안드로이드밖에 없어요. 그런데 조용하거든요. 한번 모토로라를 방문해볼까요?”
“너 안드로이드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못할 게 없구나.”
“이대로 진행되면 앉아서 돈방석에 앉을 텐데 해야죠. 생각해봐요. 스마트폰이 지금의 핸드폰을 완전히 대체했고, 안드로이드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안드로이드가 운영체제의 표준이 되는 겁니다.”
“그때 무료를 유료로 살짝 바꾸고 약간의 수수료만 받아도 엄청나겠구나. 스마트폰 제조사는 다른 운영체제로 갈아타지 못할 테니까.”
“못하죠. 다른 운영체제를 몰락시킬 생각이니까요. 아마 안드로이드와 ios만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스마트폰은 핸드폰과 달라서 여러 앱을 다운로드 받잖아요. 그럼 사용하던 회사의 스마트폰과 운영체제에 익숙해지게 돼요. 스마트폰을 바꾸기도 힘들고, 회사가 운영체제를 바꾸긴 더 힘들죠. 굳이 모험을 해서 사용자에게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한도영의 창대한 계획에 권지훈은 무릎을 탁하고 쳤다.
“이제야 도영이 네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겠다는 말이 이해가 되네. 이야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하하하.”
권지훈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그럼 모토로라를 가봐요. 이왕 미국에 온 김에 싹 한 번 둘러봐야겠어요.”
“노키아는?”
“아직 생각 없어요.”
전생에서 노키아는 MS와 손을 잡았었다.
사실 MS의 윈더우폰이 망했던 이유가 노키아에게만 무료로 운영체제를 공급하고, 나머지 제조업체들에게 유료로 배포하자 그들이 반발하여 안드로이드로 대거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전생과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어떡하든 이 구도를 깨뜨리지 않으려면 한도영이 노키아를 방문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시카고 샴버그.
워싱턴에서 시카고로 날아온 한도영은 곧장 샴버그로 이동했다.
CEO 칼리는 경쟁업체 한도영의 방문이 의아했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직접 그를 상대했다.
“칼리입니다.”
“한도영입니다. 반갑습니다.”
칼리는 한도영과 악수하고 눈을 마주치고는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
“무슨 일로 오셨죠?”
칼리는 한도영과 별다른 친분이 없었고, 오히려 강력한 경쟁상대였기에 곧장 질문을 던졌다.
“모토로라에서는 스마트폰을 만들 생각이 없습니까? 만든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아.”
칼리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산전자 김혁수 명의로 여러 차례 이메일이 왔었고, 그것을 보고 받은 칼리였다.
“한 대표님은 스마트폰 전도사 같은 느낌이군요. 그런데 아직은 스마트폰이 핸드폰을 대체할 것이란 확신이 들지 않는데요.”
“전 확신합니다. 언제나 세상은 더 발전되고 편안한 기기를 원했으니까요. 기존의 스마트폰이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성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뭔가 불편했던 데 있죠. 예를 들어 블랙베리나 윈더우 스마트폰은 전문가용이란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니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반해 지금의 스마트폰은 일반 소비자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기에 빠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경쟁업체인 우리 모토로라에 지원할 필요가 있나요?”
칼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문했다.
그는 지금의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라면 절대 경쟁사에 이렇게 호의를 베풀지 않았을 것이다.
“왜죠? 이해를 할 수 없어요.”
그는 곧바로 다시 질문을 질문했다.
그만큼 한도영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대세가 되길 원하니까요.”
“그래서 백산이 얻는 게 뭐죠? 그러면 마이폰의 매출이 꺾일 수 있어요. 그럼 손해잖아요.”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저작권료를 받을 테니, 손해는 아닙니다.”
“하하, 이것 참.”
칼리는 눈앞에 있는 한도영이 참 뻔뻔하게 느껴졌다.
동시에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내니 호감도 생겼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자를 상대하는 것만큼 진이 빠지는 일도 없었다.
이렇게 속내를 드러내면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한 대표님. 참 재밌는 사람이네요. 이제까지 많은 기업가를 만나봤지만, 한 대표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그럼 하나 질문 드리죠. 지금 모토로라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운영체제부터 할 게 많습니다. 그걸 다 지원해주시겠다는 건가요? 아, 안드로이드는 무료라고 하시던데.”
“네. 물론입니다.”
“그럼 안드로이는 평생 무료입니까? 그건 아니겠죠?”
“그렇죠. 하지만 최소 10년은 무료라는 걸 장담합니다. 또 수수료를 받더라도 약간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때도 제조사들과 협상하여 원만하게 합의안을 도출할 생각입니다. 독단적으로 수수료 얼마다 이렇게 통지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하. 이것 참. 뭔가 다른 걸 노리시는 거 같은데, 그게 감이 잡히지 않네요.”
칼리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기분 나쁜 표정은 아니었다.
현재로서는 여러 방향에서 생각해봐도 모토로라는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고 답변 드리죠. 그리고 오늘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문서로 명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당연하죠.”
칼리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한도영은 그와 악수했다.
구체적인 계약은 실무자를 통해 이루면 될 것이다.
“이야 안드로이드 전파에 아주 목숨을 걸었구나.”
모토로라를 나온 권지훈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또 있죠. 구글. 이제 검색시장은 구글이 장악하게 될 겁니다. 제가 최대주주이니 그 또한 아주 행복한 일이죠. 안드로이드가 대세가 되면 구글도 대세가 되니까요. 아참. 잠시만요. 이모부.”
한도영은 급히 마이폰을 꺼내어 세르게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회장님.
세르게이의 한국말은 언제 들어도 정이 갔다.
그래봐야 인삿말뿐이었지만, 어쨌든 한국말로 인사를 받는 건 좋은 일이었다.
“아,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지난번에 구글에서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기억나요?”
-물론이죠. 그렇지 않아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인수했습니다. 나중에 보고 드리려고 했는데요. 지금은 좀 실망스러울 겁니다. 아직 수준이 형편없거든요. 하지만 미래를 보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역시.
지금쯤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제대로 짚었다.
“잘했습니다. 유튜브도 조만간 마이폰에 탑재합시다.”
-너무 이르지 않을까요? 아직 상품화하기엔 무리입니다. 그리고 법적공방도 해결해야 하고요. 사용자가 이것 저것 막 올리는데, 일부는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거든요. 이 부분을 어느 정도 해결해야 그 다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골치 아픈 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내가 성급했어요. 그래도 유튜브를 계속 발전시켜 구글과 마이폰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연구하세요. 법적인 조치도 완벽하게 끝낸 다음에 마이폰에 탑재할 생각하지 말고 굵직한 문제가 해결되면 탑재합시다.”
-알겠습니다. 회장님은 확실히 빨리 빨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하하하. 한국 사람의 특징이잖아요.”
한도영은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전생에서는 그저 구글의 성공을 바라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구글의 성공이 곧 내 성공이었기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참, 유튜브는 수잔에게 맡겼어요.
“아, 그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는군요.”
한도영은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
수잔은 세르게이와 래리에게 차고를 빌려주었던 집의 딸이었다.
세르게이와 래리가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하고 있을 당시 그녀는 인텔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인연이 이어져서 유튜브 대표까지 올라선 것이다.
지금이야 유튜브가 그저 유망한 분야 중 하나라 생각하겠지만, 몇 년만 지나면 그 위상은 절대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전생에서는 수잔과 세르게이가 결혼했었다.
지금도 그러려나?
“참, 세르게이. 혹 좋은 소식 없어요?”
훅 들어온 질문에 갑자기 세르게이가 조용해졌다.
원래 말이 꽤 많은 친구였는데.
-저, 수잔과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습니다.
“오, 축하해요. 예전에 수잔의 차고에서 함께 일할 때부터 둘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한도영은 진심으로 세르게이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결혼하게 되면 전화해요. 축의금을 두둑하게 낼 테니까. 뭐든지 말해요.”
-하하하. 날짜를 잡으면 말씀드리죠. 아직 프로포즈도 안 한 상황이라. 하지만 그녀도 저를 거부하진 않을 겁니다. 우린 모든 부분에서 잘 맞거든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정말 축하해요.”
한도영은 몇 번이나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뭐야?”
“아, 그거요.”
한도영은 차분하게 세르게이와 수잔의 상황을 설명해주었고, 권지훈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실리콘 밸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권지훈의 귀로 들어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