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s Youngest son RAW - Chapter (257)
258화. 테슬라.
동교동.
하진명은 측근을 대동하고 장금산을 찾았다.
장금산은 고령의 나이로 인해 몸이 안 좋은 상태였지만, 하진명의 대통령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기어이 성공했군. 지난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이대로 무너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하진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장금산은 그가 좌절하여 재기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었다.
그래서 장금산은 훌륭하게 위기를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하진명이 대견스러웠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운도 많이 따랐습니다. 가짜뉴스가 퍼졌을 때는 굉장히 당혹스러웠는데, 그게 오히려 지지층을 결속시켰으니까요.”
“누가 주도했는지 파악했는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곧바로 조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이렇게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면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cck도 조사해야죠. 잘못된 일이니까요.”
“정국이 혼란스럽겠군.”
“그렇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금산은 우려스러웠지만, 그 부분에 대해 조언하지 않았다.
“그래. 자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충고 하나 하자면, 야당은 석은숙을 중심으로 돌아갈 거야. 자네가 cck를 제대로 파면 박시명은 재기불능상태가 될 테고. 석은숙과 협의하여 국정을 수행하게. 그러면 혼란이 덜 할 테고, 자네가 원하는 개혁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걸세.”
“처음부터 타협을 조언하실 줄 몰랐습니다. 개혁할 게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그런 식이면 개혁을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좌초될까 걱정됩니다.”
하진명의 패기 넘치는 답변에 장금산은 빙그레 웃었다.
그 역시 젊은 시절에 하진명 못지 않게 패기가 넘쳤었다.
지금은 더 많은 조언을 해봐야 하진명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그저 빙그레 웃고 만 것이다.
‘세월이 약이겠지.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으니까.’
“하나만 약속해주겠는가?”
“무엇입니까?”
“정치, 사회, 경제 등 개혁할 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게. 자네 지지층의 의견만 수렴하여 개혁하려고 한다면 강한 반대에 부딪칠 거야. 그리고 그 반대여론은 석은숙에게 힘과 명분을 실어줄 테고. 그럼 정국은 혼란스러울 거야. 그건 자네에게 유리하지 않을 걸세.”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경제부분에서 막히면 한도영을 찾게. 나이는 어리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네. 그는 이번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를 예견하고 안 대통령에게 많은 조언을 했어.”
“안 대통령은 한 회장을 가까이하며 그의 조언을 경청했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막지 못하고 이렇게 큰 타격을 입은 겁니까?”
하진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지지율의 마법이지. 이제 자네도 대통령이 되면 지지율 1%를 끌어올리기 위해 별 짓을 다할 걸세. 나 역시 그랬으니까. 안 대통령은 뻔히 문제가 터질 줄 알면서도 지지율을 신경 쓰다가 그 타이밍을 놓친 거지. 그 다음에 환부에 메스를 가하려 했을 때는 늦었고. 나 역시 재임 기간 내내 그 지지율을 신경 쓰며 살았네. 자넨 지지율이란 괴물에 잡아먹히지 말게.”
장금산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진명에게 많은 덕담을 추가로 건넸다.
하진명은 장금산의 조언을 귀담아 들었다.
저택을 나온 하진명에게 신혁기가 다가왔다.
“저분의 조언을 귀담아들으십시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야죠. 그렇지 않아도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었습니다.”
“한 회장에 대해서도 말씀이 있었습니까?”
신혁기가 한도영을 언급하자, 하진명은 정색하며 되물었다.
“신 의원님도 한 회장과 깊은 관계입니까?”
“글쎄요. 오히려 견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그에게 너무 의존했으니까요. 저 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많은 경제인사들은 그를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깨달았죠. 그의 손바닥 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나름 경제통이라 자부하시는 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의외인데요.”
“그가 대단한 건 예측하고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입니다. 천하의 조삼영 회장님도 그를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습니다. 미래그룹의 이무룡 회장도 한 달에 한 번은 한 회장을 만난다고 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지요. 당선인님께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혁기를 빤히 바라보던 하진명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재벌도 개혁대상입니다. 모든 재벌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악덕기업도 많아요. 그런 부분을 반드시 개혁할 생각입니다. 아직은 한 회장을 만나 조언 받고 그러는 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 갑시다.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진명은 소신을 밝히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신혁기는 착잡한 마음이었다.
**
2008년 1월 5일.
한도영은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한도영은 유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이곳은 애플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곳이었기에 그들이 주로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할지 매우 궁금했다.
아이폰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마이폰의 비율이 절대 적지 않았다.
한참을 지켜봤는데, 아이폰 6, 마이폰 4의 비율이었기에 한도영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간간이 갤럭시, 윈더우폰도 보였지만, 아이폰과 마이폰과 비교되기엔 그 숫자가 너무 적었다.
BS FUND.
“어서 와라. 거기 앉아.”
권지훈은 서류에 얼굴을 묻은 채, 손짓만 했다.
한도영은 그런 권지훈을 보며 문득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풍족한 삶을 누리는 그였지만, 과연 삶의 질이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성실한 권지훈은 맡겨진 일을 철저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면서 더욱 일에만 매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신색이 좋아졌는데.”
“이모와 금술은 좋죠?”
“노났다. 완전 물 만나 고기야. 원래 사교적인 성격인데, 내 지위가 있으니까 만나는 사람들도 경제계의 거물이잖아.”
“다행이네요.”
“야야, 쓸데없는 소린 그만하고. 이거 봐봐. 웬만한 건 싹쓸이했다. 75억 달러 쏟아부었어. 그리고 나머지는 SPY, QQQ 등에 넣어 놨고. 미국국채도 샀어야 했는데, 네가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해서.”
“잘했어요.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거예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겁니다.”
한도영은 싱긋 웃고는 서류를 꼼꼼하게 살폈다.
생소한 회사들도 많았지만, 굳이 그걸 지적하진 않았다.
아마도 이 회사들에 투자한 부분은 손실로 돌아올 것이다.
권지훈은 한도영이 요구했던 주요 테크기업은 모조리 지분을 인수하는 수완을 보여주었기에 그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
“좋아요. 정말 이모부가 최고예요.”
“네가 길을 다 닦아 놓았으니 웬만한 사람 이 자리에 앉혀 놔도 이 정도는 할 거다.”
“그래도 이모부가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제가 마음이 편해요.”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고. 온 김에 네모나 만나볼래? 그가 너를 굉장히 궁금해 하더라고. 은근히 허세 끼도 많고, 여기 저기 관심이 많아. 아마 투자자로서의 한도영이 아니라 경제계의 저명인사 한도영이 궁금해서일 걸?”
권지훈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와 일론머스크는 상극이어서 맞지 않았다.
“그럴까요?”
한도영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서 일론머스크는 관심종자란 말이 나올 만큼, 여기 저기 끼어들어서 트위터질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뭐 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덕분에 테슬라는 적은 광고비용으로 최대의 광고효과를 볼 수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테슬라의 오너리스크를 지적했지만, 한도영은 오히려 이런 논란이 테슬라의 광고효과를 더욱 띄웠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내가 투자한 부분에 대해 모두 만족해?”
“솔직히 몇 개는 좀 불만스러워요.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고, 이 부분은 이모부에게 맡겼잖아요. 이제 와서 제가 감놔라배놔라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짜식. 솔직히 말해주니 고맙다. 지켜보자. 신중하게 결정했으니까.”
권지훈은 왜 이런 기업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고, 한도영은 차분하게 들으면서 새로운 기업에 대해 알아갔다.
그리고 유망하다고 평가했던 이 기업들이 나중에 왜 몰락했는지도 추적해볼 생각이었다.
다음날.
한도영은 일론머스크의 사무실이 있는 팰로앨토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만에 접한 앨로팰토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테슬라.
전생에서 테슬라는 텍사스로 공장을 옮겼었는데, 그때가 2020년 즈음이었다.
그때 머스크의 행동을 떠올린 한도영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오오, 한 ceo.”
머스크는 한도영을 알아보고는 격하게 반가움을 드러냈다.
오늘 처음 봤는데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 반가워했기에 오히려 한도영이 당황할 정도였다.
“반갑습니다.”
한도영은 활짝 웃으며 그와 악수했다.
“테슬라에 투자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테슬라 투자를 잘했다는 표현이었다.
한도영이라면 좀 쑥스러워서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텐데, 머스크는 이때부터 안면이 꽤 두꺼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신제품을 내놓아야죠.”
“그렇지 않아도 준비 중입니다. 올 2월에 출시하려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입니다. 보여드리죠. 따라오세요.”
머스크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한도영을 공장으로 안내했다.
붉은색 스포츠카가 눈에 들어왔다.
“로드스터입니다. 계속 주행연습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정했습니다. 최고속도 200km로 달릴 수 있는 전기차입니다. 어때요? 아주 멋지죠?”
머스크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한도영은 로드스터를 보며 감탄했다.
전기차는 싸게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역발상으로 뒤집은 머스크였다.
설마 최초의 전기차를 스포츠카 그것도 오픈카를 만들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출시하면 한국으로 보내드리죠.”
한국에서 열심히 타고 다니면서 테슬라를 광고해 달라는 머스크였다.
뻔히 그가 BF Motor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
“좋죠. 보내주세요.”
물론 로드스터를 타고 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직 BF Motor 전기차 특히 이런 스포츠카에 취약했으니까.
한국시장이 협소하고 이 부분에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머스크의 생각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뭐가요?”
“저는 테슬라의 성공을 확신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걸 믿어주지 않았죠. 그런데 놀랍게도 한 ceo는 저만큼 테슬라의 성공을 확신하는 듯 합니다.”
“물론이죠. 확신하니까 투자했습니다. 큰 돈을 벌 기회니까요.”
“전기차 시장을 낙관하십니까?”
“전기차도 전기차지만, 테슬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머스크 ceo의 혁신적인 생각이죠. 머스크 ceo는 단순히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에 그치지 않고 여러 혁신적인 사업에 투자할 마음이 있을 겁니다. 제가 높이 평가하는 건 그 부분이죠. 필요하면 자금 지원을 요청하세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지원하겠습니다.”
“하하하. 한 ceo도 저만큼 미쳤군요.”
머스크는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별종은 별종이었다.
이런 별종이었으니 세계를 놀래켰을 것이다.
2023년에 혁신적인 챗gpt를 내놓은 open AI도 따지고 보면 머스크의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혁신사업에 기웃거린 머스크였다.
한도영은 머스크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