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7)
017화
최연승은 순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내가 각성을 하지 못했다고 했잖나?”
“그건 네가 성좌가 아니라는 게 아니라, 성좌로서 자기가 누군지 깨닫지 못했다는 걸 말한 거네. 보게. 지금도 자기가 반쪽짜리라고 생각하고 있잖나. 그러니까 깨닫지 못한 거지.”
“……”
최연승은 갑자기 불안해졌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리고스와 싸울 때 ‘너 혹시 여신한테 속은 거 아니냐??’라고 듣기 전의 불안함!
즉…
혼자 착각하고 삽질했을 때의 불안함!
“이해는 가네. 너는 성좌 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존재니까.”
“무공 때문인가?”
“…그런 게 아니라… 필멸자 중에서 성좌가 된 존재는 극히 드물다는 이야기였네.”
“?”
최연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쪽은 몽마 출신 성좌가 아니었나?”
몽마로 태어나서 단련하고 단련해, 마침내 몽마들을 이끄는 주인이 된 게 아니었단 말인가?
그 말에 소녀는 쓰게 웃었다.
“아니네. 나는 그냥 어느 날 성좌로 생겨났네. 몽마들의 뿜어내는 꿈과 욕망이 날 만들어 낸 거지.”
영혼만이 존재력을 뿜어내는 게 아니었다.
영혼이 하는 모든 활동이 조금씩 존재력을 만들어냈다.
꿈과 욕망. 이 두 가지는 성좌가 담당하는 영역이었고…
몽마들이 뿜어내는 꿈과 욕망은 새 성좌를 탄생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성좌로서 태어나고 성좌로서 군림한다.
그게 보통이었다.
“는 아주 예전에, 어비스에 한창 피가 흐르고 난투가 끊이지 않을 때 태어났다고 들었지. 고양이 성좌도 마찬가지일 걸세. 오히려 필멸자 중에서 성좌가 된 존재가 극히 드문 편이야. 나도 처음 보는 거고.”
“……”
최연승은 소녀의 말에 고개를 묵묵히 끄덕였다.
놀라운 이야기였지만 받아들이기는 쉬웠다. 그만큼 성좌들은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존재였으니까.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성좌였고 성좌 아닌 적을 겪어본 적이 없네. 하지만 너는 다르지. 그것 때문에 너는 아직도 스스로가 성좌라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네. 그걸 받아들이면… 각성을 하게 되겠지. 각성이란 건 별 거 아니네. 스스로가 성좌인 걸 받아들이는 게 각성이지.”
“그렇게 쉽다고?”
“아니… 이미 어려운 길은 다 통과했잖나. 성좌가 되는 게 어려운 일이네.”
소녀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성좌가 되기까지 엄청나게 어려운 길을 걸어와 놓고 쉽다고 의심하다니.
혹시 어려운 걸 좋아하는 변태인가?
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르는 채로, 눈을 감았다.
저 성좌가 말한 게 사실인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렇게 쉬운 일이 세상에…
‘나는 성좌다.’
[이 활성화됩니다. 세계가 당신의 외침을 받았습니다.] [성좌 으로서 권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있었다.
순간 최연승은 자신의 존재가 저 멀리까지 확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분명 의 영역에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먼 곳까지 보고 말을 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어떤 성좌인지, 성좌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최연승은 시야를 옮겨 저 멀리 떨어진 외진 영역에서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몽마를 쳐다보았다.
서로 치고 받으며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이 당신에게 축복을 선사합니다.]몽마는 갑작스러운 성좌의 축복에 당황한 것 같았다. 그는 하늘을 보며 외쳤다.
-감사합니다! 성좌시여! 당신의 은혜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아. 이렇게 하는 거였군.’
다른 성좌들이 어떻게 그한테 시선을 던지고 메시지 창을 보냈는지 알 것 같았다.
존재력을 아주 조금 사용해서 내려준 축복도 필멸자들한테는 대단한 축복이었다.
“남의 종족한테 뭐하는 건가?”
“아… 미안. 생각을 못했군.”
“동맹이니까 괜찮지만, 만약 다른 성좌였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네. 주의하게나.”
조종자는 조심하라는 듯이 손가락을 흔들었다.
확실히 최연승 생각에도 자신의 사도에게 누군가 접촉해서 이것저것 선물을 보내면 수상하게 느낄 것 같았다.
‘후. 앞으로는 진짜 생각 좀 하고 살아야겠군.’
최연승은 다시 반성했다.
를 섬기는 몽마한테 메시지를 보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성좌였는데도 성좌가 되겠다고 헛짓거리를 한 것 때문에 그랬다.
여신이 준비한 시설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어비스를 헤맸는데도 아직도 배우지 못한 것!
‘수련할 기회만 생기면 눈이 뒤집히니…’
마력 폭풍에 휩쓸렸을 때도 그랬고, 성좌가 되었을 때도 그랬다.
조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깨달았을 텐데 그냥 수련할 기회에 눈이 팔려서 ‘앗 그럼 수련해야지!’하고 넘어갔으니…
최연승은 이 성좌들의 인방 시스템(는 품위 있게 ‘별들의 게임’이라고 부른다고 했지만 최연승은 거절했다)을 이것저것 확인해봤다.
성좌들이 필멸자들과 권속들을 관찰하는 이 시스템.
일단 성좌들은 자신이나 자신의 영역 근처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었다.
꽤 멀리까지 볼 수 있었지만, 우주의 넓이보다 더 넓은 무한한 어비스에서 그만한 공간은 너무 좁았다.
그래서 성좌들은 권속들을 활용했다.
성좌는 자신을 섬기는 권속들 주변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 이렇게 하는 건가.”
의 말을 들은 최연승은 거대 암석 뱀 가족들을 훑어보았다.
그들이 히드라의 영역에서 버둥거리며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잘 지내는군.’
그들이 최연승을 섬기는 권속이기에 가능한 관찰!
“거기서 존재력을 사용해서 더 시야를 늘릴 수도 있네.”
“이런 곳에? 너무 아까운데.”
“사용한 존재력은 회복이 되니까. 게다가 느끼고 있겠지만, 존재력은 성좌의 한계 이상으로 채워지지 않네. 괜히 아껴봤자 의미가 없다는 뜻이지.”
성좌의 존재력은 게임에서 MP 같은 자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고, 영혼을 많이 거느릴수록 빠르게 회복된다.
그 존재력으로 다양한 기적들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MP가 전체 MP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듯이, 존재력의 한계를 늘리기 위해서는 성좌 자신이 성장해야 했다.
그리고 최연승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패배하지 않고 계속해서 수련해나가거나, 영혼을 더 많이 거느리거나.
“그래서 성좌들이 그렇게 너그러웠나.”
써도 회복이 되니 그렇겠지!
[가 지금 누가 식기를 만들고 있는지 잊지 말라고 투덜거립니다.]“고마워, 고마워. 잠깐. 저 성좌는 그러면 존재력을 써서 여기를 보고 있는 건가? 자기 영역이 아닐 텐데?”
“아. 는 나와 협정을 맺었네.”
“?”
“서로 시야를 교환하는 협정이지. 어비스에서 동맹은 보기 드물어도, 서로 시야의 일정 부분을 공유하는 협정 정도는 흔하네. 괜찮은 영혼이 나타나면 근처의 다른 성좌들이 모두 협정을 맺고 관찰할 때도 있지. 어비스는 넓으니 시야가 필요하거든.”
소녀의 말에 최연승은 지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성좌에게 선택 받은 권속들은 그 성좌뿐만 아닌 다른 성좌들에게도 일거수일투족을 관찰당한다고 했다.
‘그렇군. 지구 근처의 성좌들은 일단 협정을 맺은 건가?’
인재를 몰래 빼가지 말고 서로 공평하게 관찰하자고 협정을 맺은 게 분명했다.
“본녀와 동맹을 맺었으니, 시야를 공유해주지.”
“그래도 되나? 난 권속이 거의 없는데.”
“그러지 않을 거면 왜 동맹을 맺었겠나. 물론 내가 원하는 곳은 보여주지 않을 수 있네.”
존재력이나 스킬을 사용해서 다른 성좌의 시야도 막는 게 가능했다.
최연승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는 영역 중에서 몽마들이 갇혀 있는 곳을 못 보게 가렸다.
“왜 가리는 거지?”
“창피해서.”
“……”
상상치도 못한 이유였지만 설득력은 확실했다.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궁금한 것 있나?”
“아니. 이 정도면 된 거 같아. 가르침을 줘서 고맙군.”
최연승이 선선히 감사를 표현하자 소녀는 웃었다. 최연승은 보면 볼수록 신선했다.
어비스에서 이런 성좌라니.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조금 더 이런 모습을 간직해줬으면 했다.
“너는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성좌에 가깝네. 물론 너는 성좌 중에서도 꽤나 싸움에 능할 것 같지만… 성좌끼리의 싸움은 싸움을 얼마나 잘 하느냐로 정해지는 게 아니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그러면 뭘로 정해지지?”
“아무리 왕이 싸움을 잘한다 하더라도 받쳐주는 나라가 없다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결국 권속이 많고 존재력이 압도적인 상급 성좌가 유리한 걸세. 싸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더욱. 너는 제법 강하지만, 네 존재력만 놓고 보면 성좌들 사이에서는 하급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네.”
“그렇군. 참고가 됐어.”
천외천.
하늘 밖에 하늘이 있다.
성좌들의 세계가 바로 그러했다.
최연승이 오랜 수련을 거쳐 올라온 세계가 그저 스타트라인일 뿐인 세계!
“아. 혹시 지구에 대해서 아나?”
“지구? 이름만 들어본 것 같군. 어비스 밖의 행성 중 하나 아니었나?”
어비스 밖 우주의 행성 중 하나, 지구.
어마어마한 숫자들의 영혼이 있어 강력한 성좌들이 게이트만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탐욕스러운 성좌들은 어비스 안의 영혼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어비스 밖의 우주에 있는 영혼들도 지배하고 싶어했다.
성좌들에게 어비스와 밖의 우주를 연결하는 게이트는 천금 같은 기회!
“난 거기 출신이거든.”
“그랬나? 아… 혹시 게이트가 열렸나?”
“그래.”
“저런… 엉망이 되었겠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 다행히 성좌들끼리 서로 눈치를 봤거든.”
이제 알 수 있었다.
게이트가 열리고 나서, 왜 근처 성좌들이 침략하는 대신 권속을 뽑아 힘을 줬는지.
서로 견제한 것이 분명했다.
서로 다투다가는 서로 손해를 볼 테니, 합의를 본 것이다.
최연승이 떠나기 전만 해도 헌터들부터 시작해서 일반인들까지 성좌의 눈에 들어서 힘을 얻고 싶어했으니…
숭배를 받으려는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지구는 어비스에서 나오는 던전과 몬스터들을 잡으며 적응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본 미래는… 악신 계열의 성좌들이 게이트 근처로 덤벼드는 미래가 분명하다.’
같은 악신 계열의 성좌들은 그런 미지근한 협정이나 양보를 좋아하지 않았다.
게이트 근처의 성좌들이 맺은 협정?
그런 건 다 필요 없다!
자신의 힘으로 지구의 인류를 굴복시켜서 영혼을 지배하겠다!
“운이 좋았군. 비교적 선한 성좌들이 근처에 있었나.”
“그랬던 거 같다. 하지만 그것만 믿기에는 불안하지. . 내 목표는 지구로 돌아가는 거다.”
최연승의 말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그 행성 출신이라면 저렇게 애착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갔다.
게다가 소문이 맞다면 지구에는 몇십억이 넘는 영혼이 있을 테니, 거기 영혼들의 숭배를 받는다면 성좌의 격은 엄청나게 오를 것이다.
“좋은 목표라고 생각하네. 나나 고양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네.”
“그거 고맙군.”
“본녀가 한 가지 조언을 해도 되겠나?”
“뭐든지.”
“지구에 게이트가 열렸고 근처 성좌들이 지구를 보고 있다면, 성좌의 신분을 드러내고 지구로 돌아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닐세. 아무리 선한 성좌들이라 하더라도 자네를 무조건 견제할 테니까. 게다가 그런 행성을 노릴 정도의 성좌라면 다들 가진 힘이 장난이 아니겠지. 우리 같은 성좌보다 몇 배는 더 강할 터.”
지구 출신의 성좌라면 다른 성좌들이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연승이 유리할 테니까.
그들은 당연히 최연승이 지구의 영혼을 독점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할 것이다.
“아무리 선한 성좌라 하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뺏기게 된다면 물러서지 않을 테니… 견제를 받지 않으려면 신분을 숨기는 게 좋네.”
“성좌의 신분을 숨기라고?”
“존재력은 쓰면 안 되네. 쓰는 순간 들킬 수 있으니까.”
“…확실히 그건 그렇군. 숨긴 다음에는?”
“당연히 숭배를 받아야지. 그 행성에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숭배를 받으면 영혼들은 자연스럽게 네게 속하게 될 걸세. 거기 있던 성좌들은 나중이 되고 나서야 뺏겼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의 전략은 훌륭했다.
“지구란 행성은 어마어마하게 멀리 있으니, 그 근처 게이트에 있는 성좌들도 네 정체를 모르지 않겠나?”
“내가 지구에 몰래 돌아가서 배우로 아카데미상을 받으며 세상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 계획은 분명 좋은 계획이긴 한데…”
“아, 아니. 본녀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음? 그런 소리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