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70)
370화
-이것까지 다 연출된 건가?
-아무리 봐도 실제 상황 같군.
-펠레자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오. 정신 나간 거 아니야?
-내 친구가 저기 사는데!
보통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어느 정도 통제를 하고 정리해서 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거 하나 없이 생생하게 중계되고 있었다.
보기 드문 기업 쪽의 민낯!
이제 상황은 단순히 펠레자의 발표회 실패가 아니었다.
어비스에 새로 세워지고 있는 신 개척도시들.
이 개척도시 최초의 대형사고가 벌어지느냐 마느나였다.
사람들을 지하 시설로 대피시키고 있던 한세하는 생중계되고 있던 방송을 확인하고 놀라워했다.
“이걸 그대로 방송하고 있잖아?”
옆에 있던 다른 기업인 하나가 그 말에 마찬가지로 깜짝 놀랐다.
“그럴 수가… 역시 펠레자, 대단하군. 이런 상황에서 숨기지 않고 방송을 계속한다니. 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만약 우리 쪽 발표회였다면 바로 생방송을 중지시켰을 텐데.”
“실수로 안 끈 것 아닌가?”
“무슨 그런 머저리 같은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런 실수를 할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펠레자의 깡에 감탄했다.
이런 대형사고에도 지금 이 상황을 생중계하는 걸 멈추지 않다니.
이 상황을 제대로 수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분명했다.
그러지 않다면 절대 이럴 리는 없었으니까.
* * *
“이리 와라.”
건방진…
“싫으면 내가 가지.”
퍽!
최연승은 그대로 달려들어서 혼원권을 일링가르스에게 꽂아 넣었다.
일링가르스에게는 최연승이 멀리서 있다가 갑자기 사라져서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잡스러운 기술을…!
퍼퍼퍽!
최연승은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
보는 눈이 많아서 존재력까지 쓸 수는 없었지만, 한정된 경지만으로도 일링가르스를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장기전으로 간다.’
혼원권 한 방에 숨통을 끊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공격을 넣을 때마다 데미지는 쌓이기 마련.
상대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까지 다치면 확실하게 강기를 급소에 꽂아 넣을 생각이었다.
-정말 노련하구나!
나태의 여신도 칭찬했다.
보통 성좌들은 이런 식의 싸움을 잘 하지 못했다.
태어날 때부터 강한 존재들인 만큼 자기 전력을 다 퍼붓는 식으로밖에 싸울 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비열하게 싸울 수 있는 건 약하게 태어나서 강해진 존재밖에 없었다.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분명 일링가르스는 강력한 몬스터였다.
서로 힘이나 체력으로만 맞붙으면 존재력을 쓰지 못하는 최연승이 밀릴 정도로 살벌한 육체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능력 차이를 최연승은 기술로 압도하고 있었다.
■■■■■■!
“!”
계속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최연승에게 짜증이 났는지 일링가르스는 몸을 부풀리더니 앞으로 돌진했다.
최연승이 피해버리면 뒤의 건물들을 날려버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콰르르르르-
그 일격에 지은 지 얼마 안 된 하이테크 빌딩들이 와르르 날아갔다.
어비스에 세워지는 건물들은 건축계에서도 최신 신기술을 사용해 지은 건물들이 여럿이었던 것이다.
상황을 방송으로 보고 있던 사람들, 특히 펠레자의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펠레자의 임원들은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신이시여! 미친 몬스터 놈아!
-최연승 헌터! 건물들을 지켜주세요!
물론 최연승이 펠레자의 주가를 위해서 몸으로 막아내진 않았다.
최연승은 그냥 비켜섰다.
궤도가 너무 단순한데다가 준비동작이 커서 하려는 게 뻔히 보였기에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
일링가르스는 고개를 들더니 황당하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피해버린 것이다.
네… 네놈이 피해버리면 저 뒤의 집들이 부서진다는 걸 모르나?
최연승은 대답 대신 혼원보로 일링가르스의 앞까지 파고들었다.
그런 다음 아래에서 위로 찍어 올리는 혼원각!
폭발적인 운동에너지로 전환된 내공이 일링가르스의 턱과 머리를 흔들고 위로 붕 띄웠다.
이쯤 되자 일링가르스도 슬슬 상대를 잘못 봤다는 걸 깨닫게 됐다.
상대는 동족의 목숨에도, 동족의 건물에도 신경 쓰지 않는 독종이었다.
이런 독한 놈과 서로 싸워봤자 손해 보는 건 일링가르스일 뿐!
휘이익!
일링가르스는 거대하게 뛰더니 거리를 벌렸다.
네놈 같은 놈과 더 이상 싸워봤자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
헌터들을 대피시키고 돌아온 셔틀, 아니, 권영승은 거대한 몬스터의 말에 깜짝 놀랐다.
주변이 개박살난것도 놀랍긴 놀라웠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건 아랑곳하지 않는 최연승의 태도였다.
아무리 헌터라 하더라도 몬스터가 저렇게 도시를 박살내고 날뛰면 초조해질수밖에 없는데 최연승은 시선 하나 주지 않고 있었다.
‘그런가! 몬스터를 압박하기 위해서!’
권영승은 감탄했다.
누구보다도 시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최연승이 지금 저러는 건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지능 높은 몬스터를 속이기 위해서!
두려워하도록 해라. 어린 종족 놈들아! 어비스에서도 가장 강하고 사나운 야수들이 너희를 습격할 테니까!
말과 함께 일링가르스는 도시 반대쪽으로 달려 나갔다.
최연승은 쫓을까 고민하다가 멈춰 섰다.
혹시라도 여기에 다른 몬스터들이 더 나타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연승 헌터! 최연승 헌터!
“?”
한세하와 대화를 나누던 연락 라인에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자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뭐지?
-펠레자의 노아빌 본부장입니다. 저 거대한 몬스터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 주십시오. 우리 쪽 헌터들이 5분 내에 도착할 겁니다!
-오…
최연승은 살짝 당황했다.
상대가 너무…
뻔뻔하고 자연스럽게 부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들으면 같은 클랜의 동료가 부탁하고 있는 줄 알 정도로!
-내가 왜…
-뭔 개소리야 미친 새끼야! 급하다고 사정사정해서 발언권을 줬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쳐?! 이래서 금발 머리 짐승들 말은 믿는 게 아닌데!
최연승의 거절보다도 한세하의 욕설이 먼저 튀어나왔다.
-한, 한세하 헌터! 진정하십시오! 이건 필요한…
-필요한 건 너희 주가에 필요한 일이겠지 정신 나간 새끼야! 몬스터 잡고 싶으면 너희 클랜 헌터들한테 시켜! 지금 뭘 쫓아가란 거야!
-폭… 폭력은 안 됩니다! 크악! 이러지 마십시오!
-한세하 헌터를 말려!!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최연승과 권영승은 할 말을 잃었다.
권영승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가서 말려야 할까요?”
“그래. 부탁하지.”
최연승은 일링가르스가 사라진 곳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워낙 덩치가 크고 체력이 좋은 놈이라 이 자리에서 당장 잡기는 힘들겠다 싶어서 내버려뒀었는데…
‘귀찮아질 수도 있겠군.’
혼자서 고독하게 돌아다니는 몬스터가 있다면 한 곳에 자리 잡고 무리의 왕처럼 구는 몬스터도 있는 법.
일링가르스는 후자였다.
오늘 한 것처럼 계속 몬스터들을 보내 사람들의 도시를 노리기 시작한다면?
‘헌터들 전부 다 어비스로 와야 할지도…’
최연승의 불길한 예상은 사실로 맞아떨어졌다.
당장 반파된 도시를 수리하기도 전에 몬스터들의 무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 * *
“현재 새로 계약한 클랜들이 몇 개 정도 되지?”
“14개 정도입니다.”
“부족해! 최소 3배로 늘려라! 지금 사람들이 돌아가겠다고 하는 목소리가 안 들리나!”
도시가 굴러가려면 사람이 있어야 했다.
특히 어비스에 세워진 도시는 각종 기술자들부터 시작해서 여러모로 필요한 직종들이 많았다.
도시를 세운 대기업들은 달콤한 혜택과 확실한 안전 보장을 걸고 사람들을 데리고 왔지만…
…발표회 같은 대참사를 보고서도 남을 정도로 간 큰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Peleza_hunter47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미친놈들이 제대로 된 걸 입혀 놓고 그런 짓을 시켜야지 무슨 개짓거리야! 앞으로 이런 테스트는 무조건 임원진들한테 입혀놓고 시켜야 해. 헌터들만 개죽음을 당할 뻔했잖아!
@Peleza_hunter14
-그러니까 말이야. 위에서는 지금 입막음하려고 애쓰는데 개소리지. 눈이 달려 있는 놈이라면 모두 다 그 꼴을 봤는데. 그게 가려진다고 덮어지나? 솔직히 최연승 헌터 없었다면 몇 명이나 죽었을지 상상도 안 가는군. 심지어 대피명령도 펠레자 쪽에서 안 내린 거 아나?
발표회를 진행했던 펠레자 쪽에서는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그리 쉽게 수습될 상황은 아니었다.
너무나 본 눈이 많았던 것이다.
오죽하면 펠레자 쪽 주식을 갖고 있는 다른 기업 임원들도 쉴드를 치지 못할 정도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피명령도 안 내리고 뭐하고 있었던 겁니까?
-지금 괜히 옹호했다가는 이쪽도 주가 내려가게 생겼소이다.
그리고 발표회 수습보다 더 커다란 문제는 바로 몬스터들이었다.
일링가르스가 장담한 대로 시도 때도 없이 어비스에서 몬스터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8번 구역에 몬스터 확인! 8번 구역에 몬스터 확인! 헌터들 이동하라!
“장난하나!? 방금 싸운지 30분 됐다! 마력 회복도 안 됐는데!”
-15번 구역에 몬스터 확인! 15번 구역에…
몬스터들의 수준이 문제가 아니었다.
숫자와 횟수.
이제까지 생각했던 기준보다 몬스터들이 훨씬 더 많이 몰려오기 시작하자,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자랑했던 도시의 방어도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펠레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도와줘서 고맙군.”
“아, 아닙니다.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니죠.”
최연승은 권영승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발표회 대참사 이후, 최연승은 발목을 붙잡는 펠레자 임원들을 냉정하게 뿌리치고 움직였다.
당장 드래곤 인더스트리 쪽 도시도 위험했던 것이다.
다른 도시들보다 비교적 안전한 위치기는 해도 절대 방심할 수는 없었다.
지구에 있던 헌터들을 불러오고 최연승 본인도 여기서 대기하고 있었다.
권영승이나 한세하도 돌아가지 않고 도와주는 건 물론이었고.
“시꺼먼 속셈이 있어서 도와주는 걸지도 몰라요. 이번에 펠레자 쪽으로 갈아타려다가 발표회 망한 거 보고 아부하는 걸지도.”
“아, 아니…! 진짜 아닙니다! 야!”
권영승은 울컥해서 한세하를 쳐다보았다.
물론 클랜 쪽에서는 ‘잘 된 일이다 앞으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최연승 헌터를 도와라’라고 연락 오기는 했지만, 권영승 본인은 꽤나 순수한 마음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저렇게 화를 내는 건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죠.”
“그러는 너는! 너도 한성 그룹 쪽 사람이면서! 최연승 헌터! 한세하 헌터도 수상쩍기 그지없는 사람입니다!”
‘니들이 애들이냐?’
평소에는 한세하의 도발에도 잘 응하지 않던 권영승도 유치하게 반응하는 걸 보니 많이 찔리긴 한 모양이었다.
최연승은 그 모습에 혀를 찼다.
이게 한국을 대표하는 두 A급 헌터의 다툼이란 말인가?
“이, 이거 그런데 계속 이렇게 대비할 수… 있는 거야?”
화산파 헌터들도 현장에 나와 있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감시하고 있던 아이리스가 걱정된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들은 아직 얼마든지 싸울 수 있긴 하지만 이대로 계속 경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구역을 맡은 헌터들 중에서 지친 사람들이 언제 나올지 몰랐다.
“아니. 아이리스 님. 지금 설마 자신 없으십니까?”
“저희는 무공을 익혀서 24시간 동안 계속 경계를 서도 지치지 않습니다만.”
“…쓸데없는 허세 부리지 마라.”
최연승은 어이없다는 듯이 화산파 헌터들을 쳐다보았다.
무공을 가르쳐 준 최연승 앞이라고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고 있었지만 별 의미 없는 짓이었다.
무공 사용자도 사람인데 계속 경계를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
“이 주변에 방어막을 칠 거다.”
“!!!”
자리에 있던 헌터들은 깜짝 놀랐다.
정말로 그 돈 많이 드는 대공사를 진행한단 말인가??
“혹시 돈이 썩어나시나?”
“돈이 썩어나시긴 하지… 돈 쓰지도 않으시던데. 게다가 저번에 드래곤 인더스트리 실적 봐. 두둑하게 챙기셨을 걸.”
“정말 부럽다. 혹시 무공 말고 사업은 안 가르쳐주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