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64)
064화
이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신경써야 할 곳은 일단 였다.
이 주변을 지배하고 있는 세력!
로스앤젤레스나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클랜들은 모두 다 의 눈치를 봤다.
암시장이다, 뭐다 하지만 가 진심으로 덤비면 버틸 수 있는 이들은 없는 것이다.
휘태커는 휘하 클랜의 헌터.
괜히 돈을 따먹었다가 문제 일으키는 것보다는 퍼주는 게 나았다.
경매장 수입에 비하면 푼돈이니까!
“옆에 있는 헌터는 누구지?”
“새로 들어온 헌터 같습니다. 정보가 부족한데… 잠시만… 예. 찾았습니다.”
클랜의 정보력은 대단했다.
UHC 예선전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던 최연승의 정보를 찾아낸 것이다.
“최근에 UHC 예선전을 통과하고 리그에 프로로 데뷔한 헌터군요. B급에, 보아하니 클랜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렇군. 잘 대접해줘라.”
“어…”
“왜?”
“무공 사용자입니다.”
“무공 사용자라고?”
의 헌터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침공 이전, 무공 사용자들이 가장 많은 곳은 중국이었다.
도 대표적인 무공 사용자 클랜!
무공이 쇠퇴하고 대부분이 마법으로 갈아탄 와중에도 그들은 꿋꿋하게 무공을 고집하고 있었다.
-무공은 마법에 지지 않는다!
이런 믿음과 함께!
그러나 무공 사용자들은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클랜의 젊은 헌터들도 마법을 배우기 시작할 정도로.
그런데 갑자기 무공 사용자가 눈앞에 나타나니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무공을 쓰는지 가서 물어보면…”
“미친 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예전부터 무공 사용자끼리는 서로 통하는 게 있었다.
마법 사용자들과 달리, 무공 사용자들은 만나면 서로 어떤 무공을 익혔는지 묻고 깨달음을 교환하곤 했다.
같은 무(武)의 길을 걷고 있다는 동질감!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멀쩡한 자리에서 무공 사용자들끼리 만났을 때의 이야기.
이런 비밀 경매장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눈단 말인가. 신분을 숨겨도 모자랄 판에.
클랜이 이 경매장을 운영하는 건 철저한 비밀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됐다. 나도 기분은 이해한다.”
헌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솔직히 그도 마음 같아서는 최연승을 붙잡고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
어떤 무공을 익혔는지, 무공으로 몬스터와 싸우는 게 벅차지는 않는지…
* * *
“봤지? 응?”
“게임을 운으로 하는군.”
“게임을 운으로 합니다. 주인님.”
최연승과 오다이곤의 냉정한 말에 휘태커는 화를 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게 바로 고도의 기술인…”
“됐고. 경매나 기다리자. 언제쯤 시작하지?”
“이제 슬슬 시작할 때가 됐는데. 어. 시작한다.”
앞의 무대에 가면 쓴 사람이 올라오자, 주변을 떠돌던 사람들이 앞에 착석하기 시작했다.
‘무공 사용자?’
[가 아는 사람이냐고 묻습니다.]-아니. 무공 사용자라고 다 아는 사이는 아니지.
무공 사용자 숫자가 위의 등급에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최연승도 싸고 익히기 좋아서 무공을 익히지 않았던가.
‘그래도 신기하긴 하군.’
최연승은 상대의 위아래를 훑으며 수준을 파악해보았다.
성좌의 눈을 쓰지 않아도 이류 정도의 경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류면 낮게 느껴지지만 적어도 C급 되는 헌터.
어디 가서 무시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 헌터가 경매장의 진행자를 맡고 있다니.
“맞다. 최연승. 여기서는 사기 전에 진짜 나한테 물어보고 사야 해.”
쓸데없는 몬스터 고기와, 던전에서 나온 아이템들은 그 가격의 차원이 달랐다.
5서클 마법서쯤 되면 휘태커도 슬슬 통장 잔고를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다.
“이런 통 작은 놈 같으니. 주인님께서 좀 쓰시겠다는데.”
오다이곤이 휘태커를 타박하자 휘태커는 매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그거랑 같냐? 그냥 소개만 해주려는 거였다고. 너도 클랜 소속이니까 돈 많이 나오잖아!”
휘태커는 투자하면서 돈 아낀 적은 없었지만, 이 최연승-오다이곤 두 콤비는 정말 상대하기 힘들었다.
* * *
2서클 마법서 하나, 1서클 마법서 둘(그런데도 사람들은 꽤 비싼 돈을 주고 사갔다).
(최연승이 보기에는 성능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그럴듯한 외관 덕분에 5만 달러에 팔렸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훈련이긴 하군.’
최연승은 나오는 아이템마다 성좌의 눈으로 그 성능을 파악하고 있었다.
일반 헌터들은 할 수 없는 일!
최연승은 성좌였지만, 아직 그 존재력은 중급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성좌로서의 권능도 그리 잘 쓰는 편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해나가야 했다.
-없으십니까? 낙찰! 80만 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아이템 몇 개가 지나가고 나서, 하품을 하던 최연승의 눈에 특이한 게 들어왔다.
“!”
뇌염비(雷焰匕):
내구력 100/100, 공격력 150.
스킬 사용 가능, 스킬 사용 가능.
레벨 제한 250.
번개와 화염 무늬가 그려진 비수!
공격력은 평범했지만, 마음대로 보관했다가 소환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했다.
레이드보다는 현실에서 쓸 일이 많아 보이는 암기!
‘사고 싶은데 돈이 될지 모르겠군.’
최연승은 황경룡과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연승아. 이 카드 받아라.
황경룡이 줬던 카드!
아무 무늬 없이 시꺼먼 카드였다.
-이게 뭡니까?
-돈이야 금방 벌리겠지만, 돈 들어오기 전에 뭐 써야 할 일 있으면 이걸로 쓰라고.
-저 어차피 돈 안 쓸 것 같은데…
-넌 꼭 형이 잘난척 좀 해보려는데 그걸 막아야 속이 시원하냐?
-아니, 받으면 되잖습니까. 받을게요.
품속에 넣어놓고 있었던 황경룡의 블랙카드!
얼마까지는 될지 몰라도 꽤 나갈 게 분명했다.
‘생각해보니 돈 벌긴 해야겠군.’
어비스에 있을 때는 잊고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돈이 필요했다.
계속 황경룡한테 얹혀 살 수는 없는 법 아닌가!
현재 최연승의 수입은…
클랜의 숨만 쉬어도 들어오는 기본급 연 100만 달러.
거기에 또 이것저것 보너스가 들어오니…
‘참 많이 퍼주는군.’
클랜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굳이 1팀으로 실전을 뛰지 않아도 풍족하게 놀고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어떻게든 닥치는 대로 인재를 끌어 모아서 A급 헌터를 건져내겠다는 황경룡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아. UHC 리그도 있었나. 등록은 했으니 경기 뛰면 대전료도 들어오겠지.’
단순히 비교해도 예전에 C급 헌터로 열심히 레이드로 벌 때보다 몇 십 배로 뛴 셈이었다.
성좌가 된 이상에 돈 몇 푼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묘한 건 어쩔 수 없었다.
-5천 달러.
-6천 달러.
-7천 달러.
-더 없으십니까?
“?”
7천 달러밖에 안 나왔는데 벌써 시들시들한 분위기에 최연승은 당황했다.
최연승은 휘태커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안 나오지?”
“이런 경매장에 오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거든. 보는 눈 하나는 자신이 있거나, 관련 스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최연승은 성좌의 눈으로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럴 수 없었다.
사람들은 아이템을 직접 들어보고 써보면서 효과를 확인하고 스킬을 시험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도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기 마련.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템의 이름이나, 아이템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기운으로 판단하곤 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나 관련 스킬들로 아이템을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이 판단하기에 는 너무 애매한 아이템!
일단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다가 마력의 기운이 너무 약했던 것이다.
“잘 됐군. 내가 사야겠다.”
“어? 아니. 왜! 안 사는데에는 이유가 있다니까? 경매장 놈들 배 불려줘서 뭐하게?”
휘태커는 그렇게 말렸지만 최연승은 고개를 한 번 젓고서는 손을 들었다.
-8천 달러. 8천 달러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낙찰되었습니다.
“아무리 싸도 그렇지 저런 거에 낭비하는 건…”
“저런 암기 한 개 있으면 편하다니까.”
“편하긴 뭐가? 저런 걸 어디에 쓰게?”
현재 최연승은 자신의 경지를 절정 수준으로 깎아 놓은 상태.
이런 아이템들은 몇 개 갖고 있는 게 좋았다.
레이드 상황이 아닌 다른 상황에서도 유용한 아이템!
툭툭-
“?”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자, 최연승은 고개를 돌렸다.
처음 보는 남자가 가면 너머에서 살벌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감히 님을 모욕하고서도 무사히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냐?”
동시에 폭사하는 살기!
마력을 줄줄 뿜어내며 살기를 뿌려대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겁에 질려 시선을 돌렸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경매장의 헌터들이 재빨리 나서려고 했다.
최연승은 놈을 보며 말했다.
“무사할 것 같은데?”
상대를 보니 레벨 200도 안 되는, C급 헌터 수준이었다. 성좌의 눈을 쓸 필요도 없이 티가 났다.
아무리 최연승을 B급 헌터로 알고 있다지만 이건 좀 너무 얕보는 것 아닌가?
게다가 최연승은 그냥 레벨만 높은 실전경험 없는 헌터가 아니었다.
지구의 헌터들 중 가장 경험 많은 헌터!
이런 공격이 통할 리가…
-!
의 하수인은 사납게 포효하더니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놈의 마력이 몇 배로 늘어났다.
C급 헌터도 안 되어 보이는 놈이 순식간에 B급 헌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음. 나름 생각이 있었군.”
최연승은 방금 한 말을 수정했다. 이 정도면 확실히…
쾅!
“놈을 잡아라!”
“놈을 잡아라!”
한 놈이 외치자 다른 놈이 호응했다. 한 놈만 온 게 아닌 모양이었다.
[가 당신을 비웃습니다. 어디 한 번 살아나가 보라고 당신을 조롱합니다.]가 보고 있었는지 최연승을 조롱했다.
‘이 자식이 뒤에서 숨어 있는 주제에 더럽게 깝죽대네.’
여기 있는 놈들을 쓰러뜨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똑같이 레벨 300이더라도 한쪽은 필멸자였고, 다른 한쪽은 성좌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이기면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최연승은 상대를 어떻게 하면 엿먹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가 네 운명은 이미 끝났다고 단언합니다.]“. 의 이름으로 네게 성좌전을 신청한다! 그 분의 권속인 내가 네놈을 처리해주겠다.”
성좌전!
성좌들끼리 권속으로 승부를 내는 이 싸움에, 최연승은 끼어들기로 했다.
…권속으로 사칭해서!
다른 성좌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최연승만이 할 수 있는 비책이었다.
[가 굳이 권속인 걸 밝힐 필요가 있었냐며 아쉬워합니다!]는 한술 더 떴다.
의 권속이라는 걸 밝히지 않고 다른 성좌들한테 ‘아 나 정도 되는 존재 권속으로 들일 수 있는데’하면서 사기치려는 속셈!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했지만, 최연승은 를 직접적으로 노리기로 했다.
언제나 크게 먹으려면 크게 걸어야 했다.
성좌전을 벌이기 위해서는 의 이름을 밝혀야 했던 것이다.
저번에는 으로 성좌전을 요청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은 너무 가진 게 없었으니까.
얻을 게 없는 상대와 굳이 싸우는 성좌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도발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성좌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받을 수밖에 없다!
“왜, 두려운가?”
[가 아주 훌륭한 도발이라고 말합니다.]쫄?은 언제나 잘 통하는 도발!
“그렇겠지. 이렇게 권속들을 보내서 깔짝대는 건 하더라도 정면승부는 겁이 나겠지.”
[가 이 권속을 잘못 들였다고 말합니다. 권속을 잘못 들인 탓에 본인까지 어비스의 바깥으로 쫓겨날 테니 말입니다!] [가 당신이 살아날 경우 성좌전을 받아주겠다고 말합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성좌들이 흥미진진해합니다!]쿵!
경매장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누군가 마법을 쓴 모양이었다.
“여기는 봉인됐다.”
“넌 갇혔다. 건방진 놈.”
“네 피로 잔치를 벌이리라!”
하수인들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최연승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너희가 갇힌 거겠지.”
동시에 최연승의 몸에서도 기세가 피어올랐다.
“나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