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91)
091화
‘훗. 멍청한 놈.’
황경룡은 최연승을 속으로 비웃었다.
만약 최연승이 황경룡의 꿍꿍이를 알고 있다면 펄쩍 뛰며 놀랄 것이다.
‘넌 A급 되는 순간 회사 맡게 될 거다.’
‘뭔가 되게 같잖은 꿍꿍이를 꾸미시는 거 같은데.’
최연승은 황경룡의 주인이었다.
성좌-권속 관계!
물론 이런 걸 쓰지 않아도 황경룡은 예전부터 뭘 숨기면 다 티가 나는 사람이었다.
지금 표정은 마치, 예전에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이려고 했을 때와 비슷한 하찮은 표정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넘어가드려야지.’
최연승은 황경룡을 아꼈다.
황경룡은 여러 단점이 있었지만 한 가지 장점을 갖고 있었다.
사람이 선하다는 장점!
지금도 편하게 말년을 보낼 수 있는데 최연승이 성좌라고 저렇게 나서서 도우려는 걸 보면 괜히 고맙고 그랬다.
“하긴 받을 수 있는 돈을 안 받을 필요는 없겠죠. 블랙 캑터스에서 보낸다면 잘 받겠습니다.”
“던전을 깼으면 보상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다.”
“됐습니다. 전 보상보다 등급이 더 신경 쓰이거든요.”
최연승의 말에 황경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승도, 황경룡도 동의하고 있었다.
-1차 목표는 A급 헌터다!
A급 헌터가 되면 여러모로 편했다. 최연승의 권위가 지금보다 몇십 배 늘어나는 것이다.
지금 최연승이 ‘여러분 지금 미국 대통령은 사실 외계인입니다’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A급 헌터가 된 다음 하면?
사람들은 ‘뭐? 그래도 A급 헌터가 하는 말인데… 뭔가 근거가 있지 않을까?’하고 솔깃해 할 것이다.
그 정도의 권위가 있는 것이다.
“등급이 오를까요?”
“글쎄… 솔직히 B급 이상부터는 나도 말하기 힘든 부분이라서.”
B급까지는 좀 심사가 널널한 편이었다.
실적이 부족하더라도 마법이나 스킬, 재능을 보여주면 경험이 부족한 헌터라도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매수 사건이 터지고 그랬던 것!
하지만 B급이 된 이상부터는 그 기준이 매우 엄격해졌다.
B급 이상의 헌터가 실수를 저지르면 그 피해가 말도 못하게 커지는 것이다.
최연승의 현재 등급은 B-.
30년 전 던전 클리어 경험들이 꽤 많았기에 받을 수 있었지만, 각국에서 뽑힌 엄정한 심사위원들이 그것만 믿고 등급을 더 올려주진 않았다.
실적!
결국 실적이 답이었다.
좋은 마법 스킬을 갖고서도 몬스터 한 마리 못 잡는 얼간이가 있다면, 쓰레기 스킬을 갖고서도 던전을 깨는 헌터가 있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헌터는 후자였다.
“결국 중요한 건 던전을 깨고 몬스터를 잡는 거다.”
“그렇겠죠.”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30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면 던전을 깨라!
“그래도 B-에서 B는 될 것 같은데…”
B- 등급은 B급은 B급인데, 실력 확인이 덜 된 애매한 헌터에게 자주 나왔다.
최연승은 30년 만에 돌아온 탓에 실력 검증이 덜 되어 있던 상태.
이제 실력 증명을 했으니 B 등급으로 오르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등급이야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니, 저는 제 할 일 하겠습니다.”
“가서 데드리프트 하게?”
“어떻게 아셨습니까?”
“…진짜냐?”
황경룡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농담 삼아서 한 말이었는데…
성좌가 된 지금에도 초심 안 잃고 저러는 걸 보니 웃기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고…
“농담입니다. 데드리프트도 데드리프트지만 가르쳐 줄 놈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 클랜의 헌터들을 키워주려는 거구나. 녀석!”
황경룡은 감동했다.
앞으로 던전과 몬스터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어떤 던전과 몬스터는 위험한 난이도일 것이다.
최연승 혼자 다 싸울 수도 없었고, 혼자 다 싸워서도 안 됐다.
든든한 헌터들이 필요했다.
클랜들의 헌터들을 키운다!
“안 그래도 이번 뉴스와 네 저번 대결 덕분에 무공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올라갔을 거다. 헌터 놈들이 아무리 또라이라지만 이 정도면 관심을 가지겠지. 그렇지?”
“…형.”
“…왜 형이라고 부르냐?”
황경룡은 갑자기 긴장했다.
최연승이 보통 ‘형’이라고 부를 때는 뭔가 잘못을 했을 때인데…?
“…방금 말한 건, 헌터들 키워주려고 말한 거였는데…”
“야! 너무한 거 아니냐!”
“아니, 클랜 헌터들도 무공 관심 있으면 도와줄 겁니다. 다만 헌터들은 무공에 관심도 많고 하니까…”
“됐어! 임마!”
황경룡은 매우 삐졌다. 최연승은 달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그렇게 말해줘도 황경룡은 시설을 빌려줬다.
클랜 말고도 황경룡은 훈련 시설 수십 개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넓으면 좋겠고, 무공 타격을 버틸 수 있는 강도의 기구들 최소 열 개 정도는 있어야 하고, 주변은 시끄럽지 않았으면 하고, 다쳤을 경우 회복할 수 있는 마법 아이템이 상비되어 있어야 하고, 또 이면세계도 켤 수 있으면 좋겠고…
-…너 훈련할 때면 말 많아지는 거 좀 기분 나쁘지 않냐? 너 그러면 연애 못 한다.
-형 이혼하신 횟수 보면 꼭 결혼이 좋은 것인가 싶은데요.
-나… 난 사랑해서 결혼한 거야! 그 사랑이 서로 깨졌을 뿐이지.
-…아, 예…
황경룡의 결혼(들)은 최연승이 보기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놈의 결혼을 저렇게 많이 하고 이혼을 많이도 했단 말인가.
예전에 한 번 차였다고 엉엉 울며 클랜원 전부를 걱정시켰던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변화였다.
[가 그게 바로 저 수컷이 택한 번식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자식을 그만큼 많이 낳지 않았냐고 말합니다.]‘고양이 성좌. 인간 세계에서는 자식이 많으면 그만큼 돈도 많이 뜯겨. 유리한 게 아니야.’
황경룡이 어마어마한 재벌이어서 망정이었지 아니었으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다.
[가 성좌도 하수인 중 괜찮은 반려를 찾아보라고 말합니다.]‘하수인들 중에서? 성좌들은 그러나?’
[가 성좌들 중 하수인을 가볍게 갖고 노는 성좌들도 있다고 말합니다.]‘저런 쓰레기 같은 놈들.’
[가 자기는 안 그랬다고 다급하게 외칩니다!] [가 생각해보니 이 화신한테 한 게 그런 사기 아니냐고…]‘그건 사기가 아니라 서로에게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니까…’
[역시 화신은 여신한테 약하다고 가 말합니다.] [도 동의합니다.]‘귀찮은 것들.’
성좌들이라고 해서 욕망이 없지는 않았다.
물론 성좌들의 사랑은 사람들의 그것처럼 평범하지 않았다. 기묘하고 뒤틀린 사랑이 많았다.
마음에 드는 권속을 영원히 자기 손아귀에 가둔다던지, 아니면 탐이 나는 상대 성좌를 공격하고 박살낸 다음 힘을 없애버리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던지…
진짜 사랑과 전쟁은 성좌들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
[가 화신에게는 연인이 없었냐고 묻습니다.]‘몇 번 있긴 했지.’
헌터는 30년 전에도 인기 있던 직업이었고, 최연승도 인기가 없진 않았다.
게다가 최연승은 입만 다물고 있으면 꽤 과묵한 미남 축에 속했던 것이다.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가 외칩니다!] [도 상당히 궁금해 합니다.]‘훈련하느라 바빠서 헤어졌는데.’
[…재미없다고 가 투덜…] [가 동의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화신이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 조용히 하자고 합니다.]‘…앞으로는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말아야겠군.’
[미안하다고 <용암과 마그마의 고양이가 외칩니다!] [도 동의합니다!]“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편하게 들어오도록.”
의 젊은 헌터들은 쭈뼛거리며 들어섰다.
황경룡의 훈련 시설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던 것이다.
최첨단 그 자체!
그런 곳에 들어오니 주눅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낡은 체육관에서 수련하는데…’
‘저렇게 액정 달리고 번쩍거리는 훈련 기구 같은 건 전혀 없잖아.’
는 전통을 중요시여기는 클랜이었다.
오죽하면 ‘점프한다’는 표현도 쓰지 못하게 할까!
-어… 어디서 점프라는 말을…!
-아니 여기 이름도 영어인 놈들 많은데 왜 이것만 갖고 이러십니까!
-이름은 양놈들처럼 영어 이름을 가졌더라도 고결한 무공의 혼은 잃지 말아야지 이놈들!
-아오 진짜!
“최, 최연승 헌터님.”
“님은 빼도 된다. 편하게 말해도 된다.”
“하지만 배우는 입장인데…”
“같은 무의 길을 걷는 동지라고 생각하면 될 텐데?”
“하지만 저희보다 나이가 30년 더 많으신데…”
“뒤지고 싶냐?”
“……”
“……”
“흠흠. 어쨌든 편하게 말하는 게 배움에도 도움이 될 거다.”
“그러면 어… 물어볼 게 있는데…”
“뭐지?”
“우리가 이런 최신 시설을 이용해서 훈련해도 되는 건가?”
“야, 넌 뭐 그딴 질문을 하고 그래?”
“맞아. 촌스럽게.”
질문을 꺼낸 헌터에게 구박이 쏟아졌다.
저런 거 물어봤다가 ‘아니, 사실 무공은 맨몸으로 해야 제맛이지’라는 소리 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써도 되지?”
“감… 감사합니다!”
“신… 신난다!”
“???”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얘네 왜 이러지?
‘앗. 혹시 훈련을 좋아하는 놈들인가?’
최연승의 얼굴이 살짝 밝아졌다.
훈련을 좋아하는 놈들만큼 마음이 잘 맞는 놈들도 없었다.
하지만 최연승의 훈련은 언제나 고독했다.
-하루에 25시간 정도는 훈련을 해줘야 힘이 늘지 않을까?
-뭐? 연애를 한다고? 네가 그러니까 훈련을 빠지는구나.
-헤어져서 운다고? 울지 마라. 근손실 온다. 내공 손실도 같이 와. 참아.
‘그래도 저렇게 의욕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안, 안녕하세요. 잘, 잘 부탁드리겠어요.”
헌터들 사이에서 한 명이 나와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키는 작은 편이었지만 몸에 붙은 근육은 보통이 아니었다.
원래 체격이 좋은 탓에 굴곡이 확 드러났다.
‘혼혈인가?’
의 젊은 헌터들은 혼혈들이 많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들인 것이다.
앞의 헌터도 금색 머리카락을 땋아 뒤로 질끈 묶고 있었다.
“제… 제가 여기 젊은 헌터들을 대표하고 있어요. 아. 편하게 말하랬지. 잘… 잘 부탁해.”
“…정말인가?”
최연승은 당황했다.
상대는 아무리 봐도 기가 약하고 소심해보였던 것이다.
말을 계속 더듬고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강한 성격은 아니었다.
물론 소심하고 약한 성격도 헌터를 할 수 있긴 했지만, 이런 헌터들을 이끌기는 힘들었다.
“우리 대표 맞아요.”
“아이리스 리 님은 우리 젊은 헌터들 중에서 가장 실력이 좋으니 말입니다.”
“혹시 리 여원 씨의 가족인가?”
“앗. 어떻게 안 거지? 따님이십니다.”
“…혹시 목이 마르거나 하진 않나?”
갑자기 최연승의 목소리가 매우 친절해졌다.
리 여원의 팬이었던 시절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
* * *
아이리스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원래 잘 긴장하고 떨리는 성격이긴 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했다.
최연승에 대해 워낙 들은 게 많았던 것이다.
-우리 클랜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지금은 사라진 고결한 무공의 혼을 잇고 있는 게 분명하다. 어허! 이 놈! 또 어디서 건방지게 영어를 쓰면서 무공을!
-이번 뉴스 보셨습니까? 와, 최연승 헌터 싸우는 거 봤는데 진짜 장난 아니던데요. UHC에서 싸우던 게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각종 기대와 기대가 부풀려져서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까지!
만약 실수하면 최연승이 매몰차게 그들을 쫓아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혹시 목이 마르거나 하진 않나?”
“네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