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rporate state tycoon of the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143
제143화
#143. 기브 앤 테이크
SR엔터와 SR플러스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게임과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했다.
그중에는 당연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담은 콘텐츠도 있었다.
게임에서는 조선시대와 선협을 합친 다크 소울류 게임이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에서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영화가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뒀다.
“소국의 조잡한 드라마 따위가 뭐가 좋다고!”
“우리 중국의 찬란한 문화를 보면 한국 드라마 따윈 눈에도 안 들어올 텐데!”
“흑룡은 문화 산업에 투자할 생각이 없나?”
이런 한국에게 지나칠 정도의 열등감을 품고 있던 중국인들은 발작 버튼 눌린 것처럼 부들부들거렸다.
“그러고 보니 예로부터 한국은 우리 중국의 일부였지.”
“즉, 조선의 문화는 중국의 문화야!”
“조선의 의복도! 조선의 음식도! 전부 중국이 기원이야!”
“한복은 한푸! 김치는 파오차이!”
결국엔 정신 승리에 이어 역사 왜곡과 노략질로까지 변질되었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기행은 얼마 안 가 멈추는데…….
-이게 중국의 자부심?
바로 중국의 역사 왜곡 드라마의 한 장면을 캡처해 올린 성세류의 SNS 때문이었다.
#북경회담 #찬란한 중국 문화는 어디에?
태그 또한 단 두 개였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성세류가 중국의 역사 왜곡 드라마를 SNS에 언급했어!”
“이 문제를 SR도 심각하게 보는 모양이야…….”
“성세류가 관심을 보이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그런데 북경회담? 그 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던 거지?”
“아! 그러고 보니 베이징 선언에서 문화 저작권 관련 내용도 있지 않았나?”
중국에서 성세류는 여전히 관심의 대상.
성세류의 SNS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 또한 매번 주시하고 있었고, 그들 중에는 지난 베이징 회담에 참석한 간부들도 있었다.
“……그때 북경 회담에서 우리가 성세류한테 뭐라고 했었지?”
“명나라 배경에 한복을 넣는 짓 같은, 미친 짓은 하지 않는다고 했지.”
“찬란한 중국 문화를 무시하지 말라고도 했었지.”
만약 북경회담에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뻔뻔하게 밀고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성세류와 미국, 얼라이언스 임원들 앞에서 당당히 확언했던 기억이 있었다.
“성세류가 얼마나 우릴 비웃고 있을까?”
“성세류뿐일까? 그때 회담에 참여했던 미국이랑 얼라이언스 대표들은 또 어떻고?”
“부끄러워 미치겠군…….”
중국 공산당 고위층 모두가 급격히 밀려오는 민망함에 수치사 직전까지 갔다.
“이익……! 저 연속극 만든 새끼들, 전부 체포해!”
시진핑 또한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심은 없어도 체면은 세계에서 가장 잘 챙기기로 유명한 중국인이다.
“저거 기획한 놈이 누구지?”
“제작사 대표라고 합니다. 요즘 한국 사극이 뜨고 있는데, 그냥 명나라 배경에 넣으면 되지 않냐고…….”
“그 새끼……! ‘인체 신비전’으로 보내 버려.”
체면을 엄청나게 구긴 시진핑과 공산당 수뇌부는 일벌백계로 성세류가 태그한 드라마 제작사를 초토화시켰다.
“그, 명나라에 한복이랑 한국 음식 넣은 드라마 폐지됐다더라…….”
“드라마 제작사 대표가 실종되었는데, 이번 ‘인체 신비전’에 그 대표랑 비슷한 체격의 모델이 추가됐다더라…….”
“히이이익! 전에 내가 썼던 게시글이랑 댓글들 전부 지워야겠어!”
“중화권 배우들도 한푸랑 파오차이 언급했던 영상들, 급히 내리고 있어!”
효과는 엄청났다.
중국 전역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한국을 향한 문화공정이 자취를 감춘 것.
“쉿! 절대 조선과 관련된 것을 넣어선 안 돼!”
그 후로 중국 내에서는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어떤 것도 콘텐츠에 넣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생겨 버렸다.
* * *
2017년 1월 20일.
미합중국 워싱턴 DC.
“앞으로의 무역, 조세, 이민, 외교 정책은 오로지 미국 근로자와 미국 가족들의 이익을 위해 결정될 것입니다.”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우리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할 것입니다!”
오바마 때의 절반도 안 되는 참석자들.
그마저도 대부분 백인.
“페이크 대통령!”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러시아의 꼭두각시 대통령을 탄핵하라!”
주위에서는 트럼프 반대 시위대와.
“선거 결과를 인정해라, 부끄러운 것들!”
“미국의 수치!”
“다양성을 존중하라고? 그럼 다수결로 뽑힌 트럼프도 존중해라, 더러운 것들아!”
트럼프 지지자들의 충돌이 심심치 않게 일었다.
-마침내 미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 그의 첫 행보는?
그렇게 낮은 지지율로 미합중국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 트럼프.
이단아답게 첫 행보도 범상치 않았으니.
-속보! 트럼프의 취임 직후 첫 행보는 한국행!
그의 취임 직후 첫 임무는 바로 한국행 에어포스원에 오르는 것이었다.
-모두가 놀랐지만 바로 수긍한 트럼프의 한국행.
-SSR과 트럼프, 세기의 만남.
-평소 SNS와 연설에서 SR과 성세류를 언급했던 트럼프! 성세류는 어떻게 화답할까?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SR 덕분에 놀랍도록 드높아진 대한민국 위상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황교훈 대통령 권한 대행과 5분 정도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곧장 화성시에 있는 SR 본사로 향했습니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세상의 시선이 극동의 피라미드로 향했다.
* * *
이제는 한국은 물론 세계의 핵심 도시급으로 자리 잡은 제1캠퍼스.
어느덧 이 순양 인근 땅값은 서울 강남을 넘어 도쿄와 맞먹는 수준일 정도로, 화성시는 세계적인 동네가 되었다.
“하하하하하! 내가, 내가 왔소이다! SSR!”
트럼프는 나를 보자마자 호탕한 웃음을 쏟아 내며 포옹했다. 누가 보면 죽마고우인 줄 알겠다.
찰칵, 찰칵, 찰칵.
나와 트럼프가 악수를 나누는 이곳은 공개된 장소.
“성세류와 트럼프가 아는 관계야?!”
“둘이 굉장히 친해 보이는데?”
“정확히는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성 회장을 친애하는 것 같아.”
예상보다 매우 친해 보이는 나와 트럼프의 모습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놀라워한다.
“평소 트럼프가 SSR을 많이 언급하긴 했지만…….”
“그건 힐러리를 비롯한 민주당도 마찬가지였고!”
“트럼프가 일부러 성세류와 친한 척 쇼하는 것일지도 몰라.”
이런 기자들의 웅성거림을 뒤로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갑시다.”
“그럼! 그래야지! 그리고 나도 SRSC 구경시켜 주게!”
“아예 회담을 거기서 할까요?”
“오, 물론이지! 거기서 자네와 사진 찍어도 되나?”
“……갑시다. 일단.”
나는 트럼프를 데리고 어느덧 우리 본사의 관광 코스 중 하나가 된 지하 깊숙이 위치한 SRSC로 향했다.
그렇게 이동한 SRSC.
이 드넓은 곳에서 나와 트럼프가 아무 자리에 편히 앉았고, 주위에는 세라를 비롯한 SR과 백악관 직원들이 멀찍이 서 있었다.
“취임 선물로 준 가상화폐, 아주 고맙네. 드래곤 코인은 언제쯤 털 생각인가?”
자리에 앉자마자 트럼프는 바로 입을 열었다.
이게 서론인지, 본론인지 헷갈린다.
“슬슬 조금씩 파시기 바랍니다.”
“아하! 일단 더 사지는 말라는 거군?”
“뭐, 그렇죠. 이후에 오르는 가격은 그냥 잊으세요.”
“사업가의 절제심을 뭐로 보고. 나를 오바마나 바이든 같은 호모들이랑 비교하지 마시게!”
트럼프의 말에 나는 주위를 훑었다.
내 쪽은 상관없지만, 미국 측 경호원이나 수행원 중에 입이 가벼운 사람이 없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이런 내 우려를 세라가 텔레파시로 안심시킨다.
‘그럼 상관없겠군.’
덕분에 나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트럼프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모레 두 바이든이 여길 방문한다고?”
“보 바이든 델라웨어 주지사와 조 바이든 얼라이언스 미국 대사가 방문할 예정입니다.”
“내가 첫 행보로 여길 방문하니까 민주당 쪽에서도 난리가 났나 보군.”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에도 트럼프는 자신만만했다.
‘다음 대선은 아무리 봐도 아들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 같군.’
보 바이든은 원역사와 달리 뇌종양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최근 이혼의 아픔을 딛고 델라웨어주 주지사가 되었다.
그렇게 주지사가 된 것도 모자라, 아버지 조 바이든의 후광을 입고 빠르게 민주당의 차기 대선 루키로 치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보아하니 조 바이든도 대통령에 대한 미련을 아들을 통해 이루기로 결심한 모양.
아마 다음 대선은 그의 장남 보 바이든과 트럼프가 붙을 모양이다.
“첫 행보로 저를 만나기로 한 이유가 뭡니까? 어지간한 건 홀로그램 통신으로 해도 되지 않나요? 애초에 대통령님껜 제가 선물한 루나폰이 있지 않습니까?”
“사업가씩이나 되면서 모르는 건가? 아니면 대화를 잇기 위해 모르는 척 던지는 질문인가?”
내 질문에 트럼프는 ‘내 사생활을 엄청 엿듣고 있을 천하의 SSR이 모른다고? 말이 되는 소릴 해라!’라는 말을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해 답했다.
“쇼라는 것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네. 나는 많은 논란을 안고 취임한 대통령이야. 지지율이 많이 안 좋지.”
“그래서 방문 선물로 뭘 들고 가시려고요?”
참고로 나와 세라는 트럼프가 이번 방문으로 뭘 원하는지 진짜 모른다.
백악관과 비행기 안에서 이걸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지 못했거든.
나와 세라가 텔레파시로 트럼프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올해 SR데이를 미국에서 할 수 없나? 아주 신박한 물건 좀 하나 만들어서 발표 좀 해 주게.”
마침내 그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왔다.
“올해는 딱히 발표할 만한 게 별로 없습니다만?”
그런 트럼프의 말에 나는 내숭을 떨었다.
2017년 SR데이? 당연히 선보일 물건이 있다. 하지만 괜히 미국 내 의료 카르텔을 자극할 것 같아서 한국에서 조신하게 선보일 생각이었다.
“없다고? 상관없네. 가전 로봇들이 있지 않나? 아까 오면서 SR캠퍼스에 있는 청소 로봇들을 봤어. 그거나 미국에서 출시해 주지?”
“미국 내 청소 노동자들을 다 적으로 돌리시게요? 대통령님의 지지층도 안 좋아할 겁니다.”
“가전용으로 제한하면 되지 않나?”
“미국에는 저택 청소하는 사람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압니다. 거기다 회사 건물들도 집이라고 우기면…….”
미국은 넓고 50개의 주가 각각 개성 있는 법을 가지고 있다.
법을 악용하기에 매우매우 좋은 나라라는 것이다. 물론 그 악용에 대한 처벌 수위가 핵불닭볶음면 수준이긴 하지만.
“끄응, 힘들다는 건가? 그놈의 로봇세 선언! 번복할 생각 없나?”
“없습니다.”
“쯧!”
내 부정적인 반응에 트럼프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솔직히 로봇세 선언, 슬슬 풀어도 되긴 해요. 이미 AI로 화이트칼라 쪽은 반쯤 박살 났으니까요.]세라의 텔레파시가 다시 들렸다.
[블루칼라 대다수도 마음에 준비는 하고 있을 거예요. 실제로 로봇세와 기본소득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요즘 많이 늘었고요.] ‘아니, 블루칼라는 명분일 뿐이야. 로봇세 뒤에는 법조계와 의료계 그리고 공무원 집단이 있어.’그녀의 말에 나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세라의 텔레파시를 상대해 주고는 눈앞의 대통령을 응시했다.
‘어딜 개수작이야?’
미국 내 트럼프를 공격하는 지식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날 챔피언으로 쓸 생각이 대놓고 보였다.
[하지만 요청 사항을 전부 거절하기엔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미국 대통령이라서 좀 부담스럽지 않나요?] ‘당근도 주긴 해야지. 그래도 여기까지 비싼 발걸음 해 줬는데.’물론 그렇다고 미국 대통령을 박대할 생각은 없다.
“SR데이는 힘들지만 미국에 월드SR을 하나 건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 월드SR 말인가?”
내 말에 트럼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월드SR은 얼라이언스의 무인 공장과 달리 고용 창출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예, 원하는 부지를 말씀해 주시면 그쪽으로 추진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라이언스의 미국 대사군요.”
그러다가 나는 한 가지 장애물(?)을 떠올리고는 트럼프를 바라보았다.
바이든 또한 미국인이니까 미국의 국익에 방해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부지 선정에서 어떻게든 민주당 텃밭을 올리려 하겠지.
“조 바이든, 그 빌어먹을 노인네!”
내 말의 뜻을 바로 알아챈 트럼프가 풀렸던 표정을 다시 구겼다.
[팩트. 바이든과 트럼프는 4살밖에 차이 안 난다.]이런 트럼프를 멀리서 재밌다는 표정으로 보던 세라가 텔레파시로 다시 슬쩍 끼어들었다.
‘모레 있을 바이든 부자와의 만남도 기대되는군.’
씩씩거리고 있는 트럼프를 보면서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크흠! 월드SR이라는 선물, 아무튼 고맙네. 부지 선정은 내가 그들과 협의를 해 보도록 하지.”
잠시 후, 혼자 분을 삭인 트럼프는 내게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월드SR 외에도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는데 말이야…….”
그는 어쩌면 이것 때문에 온 게 아닐까 싶은 눈빛을 갑자기 하고선 말을 이었다.
“취임하자마자 펜타곤으로부터 SR에서 만든 신무기에 대해 보고받았어.”
드론이나 레이저, 방어구 등은 이미 세상에 공개됐다.
즉, 트럼프가 말하는 무기는 다른 것일 터.
“나이트 말입니까?”
“그래, 그 멋진 병기 말이야. 마치 아이언맨과 트랜스포머를 합쳐 놓은 그거!”
“그러고 보니 시리아에서 아직 쓰지를 못하고 있었죠.”
“이번에 그거나 한번 투입해 줄 수 있나? 쿠르드 전선 쪽에 우리가 자리를 마련해 보겠네. 거기서 멋지게 시연회를 거친 후, 곧바로 우리 미군에 납품하는 거야!”
트럼프의 제안.
[…….] “…….”나와 세라는 심드렁한 눈으로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제가 봤을 땐 로봇세보단 이게 진짜 목적이었나 본데요?] ‘그냥 이것저것 다 찔러 보다가 한두 개 건지는 거겠지.’[그래서 응할 건가요?] ‘어차피 오바마 때 하기로 얘기된 것들이야. 중요한 것은…….’
[저 부탁을 들어준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뭘 뜯어낼 수 있느냐죠.]
물론 표정만 심드렁하다.
속으로는 세라와 함께 군침을 꼴깍 삼키면서 뭘 뜯어낼지 머리를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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