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
1
1화 프롤로그
난 착하다.
그런데 착하다의 뜻이 뭘까?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일까?
옛날이야 그런 뜻을 가지고 있었겠지. 지금은 아니다. 타인을 평가할 때, 어리숙하거나 순진해보이는 사람을 보고 착하다고 한다.
난 착하다. 아니 남들이 나보고 착하다고 평가한다. 그 어조에 깔린 평가는 이렇다.
‘저 새끼는 만만하고, 호구다.’
그걸 좋게 표현해서 착하다고 말해준다. 마치 덩치만 큰 골든 리트리버처럼. 사람의 악의에도 실실 웃으며 반기는 것이 나다.
‘난 정말 바보처럼 살았군요.’
노래 가사처럼.
나이가 30정도 먹으면, 슬슬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지금껏 살아온 나날이 무척이나 잘못되었다는 것을. 하지만 관성이란 놈은 수십 톤이 적재된 트럭과 같다.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대뜸 그 자리에 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후회한다. 변화를 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지만. 나에겐 그런 덕목은 처음부터 없었다.
‘난 이미 글러먹었어.’
패배자의 자기 위로다. 스스로의 틀 안에 자신을 가둬두고,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그조차도 나에게는 사치였다.
“췌장암 말기입니다.”
의사 선생이 날보고 말했다.
“네?”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전이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느 순간.
내 삶의 마침표는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하…하……”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시커먼 한강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수온이 3.7도라고 하던가?
“……..”
소주를 3병이나 마셨지만, 결국 뛰어내리지 못 했다.
‘자살도 제대로 못하는 찐따새끼.’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빨간 신호등이 날 가로막았다. 순간 떠오르는 문구가 있었다.
‘착한 어린이는 신호를 잘 지키세요.’
순간 화가 치밀었다.
“니기미 쉬뿔. 내 좆대로 살란다.”
알코올이 머리끝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여기까지 와서 착한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았다. 만일 교통사고로 죽으면?
‘까짓거. 그냥 죽으면 되지.’
가누지 못하는 몸으로 걸어간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것은 요동치며, 앞으로 맹렬하게 내달린다. 그 흐름 속에 내가 없더라도, 절대 개의치 않으리라.
빠아아앙!
눈부신 라이트와 함께, 날카로운 경적.
질량 수 톤짜리 트럭이 나를 덮치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손을 들어서 막아보았지만, 그건 헛수고에 불과했다.
콰직!
몸이 붕 떠오른다. 그것은 마치 슬로우 비디오 같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암전이 찾아왔다.
****
쿵….. 쿵……
땅이 흔들린다.
진동을 느끼며 굳게 감았던 눈을 뜬다.
근육으로 똘똘 뭉친 괴물이 다가온다.
머리에 달린 우람한 뿔, 악마다.
하지만 그는 매우 공손하고 조신한 태도로 앞에 엎드린다.
“주인님. 군세가 모였나이다.”
“잘 했다.”
밖으로 나간다.
성벽 아래 셀 수 없을만큼 많은 마족이 줄지어져 있었다.
주인을 발견하자 그들은 끓어오르는 환호로 답변한다.
“쿠워어어어!”
“주인이시어!”
“마왕이시여!”
“만 마의 정점이시여!”
이 모든 함성의 주인, 그것이 바로 나다.
그리고 오늘은 온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출정식 있는 날이다.
“선대 마왕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비원을 내가 풀어낼 것이다! 모든 것을 정복하고 유린하여 멸망시키리라! 그리하여 마족을 생육시키고 번성시킬 것이니…”
모두가 욕망과 열망을 담아 뜨거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저 나를 따르라!”
쿠워어어어어!
****
띠…
“충전 150줄!”
지우우웅…
펑!
“쿨럭!”
띠이… 띠이…
“살았어!”
“쿨럭, 커헉, 컥…”
무슨…
“환자분! 환자분! 정신이 드십니까?”
“크으으… 정신이…”
“다행입니다. 환자분은 조금 전 15초동안이나 심정지가 왔습니다.”
“크으…”
“이름은 기억하십니까? 자기가 누군지는 기억 하세요?”
나… 나는… 누구지?
왠지 피곤하군…
“환자분, 정신을 잃으면 안됩니다. 계속 대답을 해주세요. 눈 감지 마세요! 환자분!”
귀찮은.
피곤해서 자겠다는데 왜 이리…..
머리가 아파온다.
분명 나는…
“환자분, 대답하세요. 이런 의식이 흐려지고 있어! 환자분 자기가 누군지 기억하십니까?”
그래 나는.
“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