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22
122
122화 마왕 스타디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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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에게 있어서, 이번 도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최아영의 멸시를 참지 못하고,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참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지? 내가 뭐라고, 이런 엄청난 일에 뛰어든 걸까?’
자신은 못 생겼다.
최아영의 말대로 전국적으로 놀림감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없는 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그런데…..
“민정씨, 찾고 있었잖아.”
대기실에 있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그리고 백강주가 살갑게 그녀에게 말했다.
“오..오빠.”
이민정이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만난지 두 시간만에 둘 사이는 제법 친해졌다. 백강주의 친화력은 이민정의 배리어도 뚫을 정도였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나와서 걱정했잖아.”
그가 손을 내민다.
백강주의 하얀 이가 빛난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격의 없이 지내는 백강주는 평소 그녀가 되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었다.
“미안해요. 오빠.”
그만두겠다는 말은 쏙 들어가고 말았다.
만일 여기서 그만둔다고 하면, 백강주가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것은 죽어도 싫었다.
“자 가자.”
서슴치 않게 그녀의 손을 잡고 이끈다.
‘아…..’
확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백강주는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 있었다.
“난 네가 잘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 넌 최고가 될거야.”
억지로 끌려가던 마음은 점점 사라졌다. 어느새, 그녀는 백강주와 앞을 뛰어가고 있었다.
*****
케이랜드.
안 회장은 얼굴을 찌푸렸다.
“공정위에 김판조가 내정되었다고?”
“네. 그렇습니다.”
악재 중의 악재다.
이번 정부와 케이랜드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적폐청산의 기치를 내걸은 탓일까?
여태까지 정부는 검은 돈을 주면 잘만 받아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합법적인 정치 자금조차 함부로 받지 않았다. 이래나 저래나 까다로운 대통령이었다.
“곤란하게 되었군.”
케이랜드는 한국 대기업 중에서 랭킹 10위에 드는 유수의 기업이었지만, 그 실상을 살펴보면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매년 수 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빚 갚는 데만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채 상환기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헌데 이번 정부에서는 칼 같이 벼르고 있는 상황이라서……”
부채 상환도 큰 폭탄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누적되는 적자.
“빌어먹을. 이 모든 것이 마왕 컴퍼니 때문이야.”
마왕 컴퍼니가 의류 사업을 뛰어들고, 케이랜드는 매일 피해를 보고 있었다. 무엇보다 고급 의류는 마왕 컴퍼니에게 다 빼앗기고 말았다.
“이 상태가 계속 되면, 자본 잠식으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자본잠식.
잉여금은 모두 바닥난 것도 모자라서, 납입자본금(주식을 발행하고 받은 돈)까지 갉아먹고 있었다. 이 수치가 50%까지 육박하면, 주요관리 대상이 된다.
‘끔찍하군.’
그런 미래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자본잠식이 되면 기업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와 같다. 이를 제대로 해쳐나가지 못하면, 주가가 폭락하고 은행은 빌린 돈을 회수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악재는 악재를 부르고, 최악의 경우 회사가 쓰러질 수도 있었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
쾅!
안 회장은 자신의 지팡이로 탁자를 내려쳤다. 그 자리에 있던 이사들은 모두 움찔거렸다.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물론 있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회사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그 두 가지 모두 쉬운 방법이 아니었다.
이사들은 한 숨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막았다.
*****
첫 방영을 앞두고.
참가자들은 떨리는 가슴을 좀처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이미 많은 국민의 관심을 사고 있었다. 이곳에 얼굴을 드러내면, 지인, 친척, 학교 선후배는 물론이고, 동네방네 소문이 다 퍼질 것이다.
‘으…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점점 창백해지는 그녀의 얼굴.
하지만 그건 이민정만이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녀 옆에서 떨고 있는 신데렐라 후보들이 전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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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MC의 이름은 박성균이었다. 그는 개그맨 출신이지만, 특유의 입담과 자연스러운 진행 솜씨로 인기가 높았다.
“여러분. 드디어 고대하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잿빛의 신데렐라 후보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과연 그녀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는지, 관심이 크게 가지 않습니까?”
방청객들은 동시에 호응을 해주었다. 박성균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죠? 이번 프로젝트에 큰 용기를 내고 참가해주신 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고, 조명은 한 곳으로 집중되었다. 유럽의 성처럼 꾸며놓은 소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성의 입구에서 한명한명 잿빛의 신데렐라 후보자가 나왔다.
한 명, 두 명. 세 명.
후보자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하지만 그것은 열렬한 환호의 박수가 아니었다.
힘내라 혹은 동정의 박수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대부분의 후보자는 모두 추녀였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던 사람들의 반응은 대게 이러했다.
“와….. 이건 정말이지 심한데?”
“진짜로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
“현대 의학으로도 영 힘들 것 같은데……”
사람들은 우려를 나타내었다. 한국에서 예선이 끝나면, 전 세계의 미녀와 겨루어야 한다. 그 때에 크게 망신을 당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 면면이 화려(?)한데요. 하지만 그 누구도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주부터 시작해서, 매번 탈락자가 발생할 테니까요. 결국 마지막에는 오직 한 명이 신데렐라가 되는 영광을 누릴 것입니다.”
박성균의 설명 때문일까? 참가자들은 모두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다.
“평가방식은 간단합니다. 전문가와 ARS 시청자 투표가 있습니다. 각 비율은 30:70입니다. 쉽게 말해서 여러분이 주시는 한 표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뜻이지요.”
첫 방송은 수많은 참가자를 하나하나 소개해주었다. 그와 더불어 총 치열했던 서류 심사와 면접 상황을 보여주었다.
방송이 끝나고, 방송 PD는 곧바로 시청자의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대부분 호평을 이끌어내었다.
“세계적인 규모라서 더욱 기대가 된다.”
“과연 신데렐라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
“다음 주 미션이 너무 어려워 보이는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참가자들이 못 생겨서 보기 짜증났다.”
“프로그램 자체가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각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사람을 상품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이건 잘못된 방식이다.”
그런 반응은 그대로 마왕에게도 전달되었다. 그것을 본 마왕은 한 마디로 일축시켰다.
“보기 싫음 보질 말던가.”
*****
대한민국은 썩어있다.
그것이 김판조가 내린 결정이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감을 잡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하나하나부터 뜯어고치고자 마음먹었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타겟이 중요한데.’
성공적인 첫 사례가 있어야, 나머지 일들도 수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만만한 상대를 고르고 싶었다. 그리고 점점 덩치를 키워나가서, 끝에는 삼송을 저격하고 싶었다.
‘누구로 할까?’
그러던 도중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그것은 마왕 스타디움에 관한 일이었다. 사업 설명회를 하려는데, 부디 참여해달라는 일종의 초청서였다.
‘마왕 컴퍼니라…..’
마왕 컴퍼니라면, 김판조도 주시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쪽에서 먼저 이렇게 손을 내밀 줄이야.
‘이 기회에 한번 접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적이 될지 동지가 될지.
그것은 직접 만나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으리라.
호텔에서 열린 사업 설명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적게는 수천억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수조원대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든 발을 담그려는 작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어서 오십시오.”
지사장은 김판조를 발견하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한 때, 조폭이었던 그는 과거를 완벽히 청산한 것처럼 보였다. 깨끗한 슈트와 뒤로 짝 뒤로 넘긴 머리카락, 약간 자란 수염이 중후한 멋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면에 나머지 기업가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설마하니 이번 정부 인사들 중에서 제일 악랄하다는 김판조가 올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하필 저 양반이 온 이유는 뭐야?”
“괜한 생각하지 말라는 제스처일지도.”
“떼먹으면 얼마 떼먹는다고…… 쯧쯧. 돈도 많은 회사가 쪼잔하게 말이야.”
건설사 중역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특히 입찰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그러했다. 이번 공사의 규모가 커다란 만큼, 부가이득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서, 지사장은 사업 설명회를 시작했다.
“이 자리를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희 김민철 사장님도, 이번 스타디움 건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고 했던가?
지사장은 어려운 자리임에도, 청산유수처럼 진행을 이어나갔다. 먼 곳에서 그것을 보고 있던 부하들은 감탄했다.
“오….. 우리 형님, 정말 말씀 잘하신다.”
“언제 저렇게 연습하신 것이지?”
“존경 또 존경 합니다.”
주먹밥이나 먹던 조폭이 마왕의 왼팔이 되었다. 참으로 사람의 인생이란 요지경인 셈이다.
사업 설명회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김판조는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에게 은밀하게 이야기를 남기는 자가 있었다.
“잠시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긴히 말씀드릴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판조의 눈빛이 빛난다. 역시 자신을 부른 이유는 따로 있었던 셈이다.
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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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수행원은 퇴근시켰다. 지금부터 있을 이야기는 듣는 사람이 적을수록 위험부담이 적었다.
김판조는 지하에 마련된 VIP룸에 인도되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다.
몇 분이 지났을까?
“오래 기다리게 했군.”
이윽고 나타난 이는 지사장이 아니었다.
“놀랍군요. 설마하니 본인이 직접 오시다니.”
중요한 이야기 나오더라도, 지사장이 할 것이라고 여기었다. 하지만 직접 모습을 드러낸 이는 마왕이었다.
“공정위 장관에게 그러는 것은 너무 실례가 아닐까?”
“글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쨌든 높게 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래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원래라면 쩔쩔 매어야 하는 것은 기업 쪽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면 마왕이었다.
주호원 대통령도 가진 힘을 총동원해서 마왕을 집중 공격했다.
허나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하야를 한 대통령은 지금 형무소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법의 지엄한 심판을 받고 있었다. 더 무서운 것은 마왕의 술수에 의해서, 그의 재산이 한 푼도 남김없이 압류되었다는 점이다.
‘자신과 척을 지는 상대라면, 그 누구라도 파멸시키고 있지.’
절대로 적으로 삼고 싶지 않았다. 누구보다 김판조가 그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