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50
150
150화 이벤트
“샤이닝 스타에 관련해서 문의를 드리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거라면 끝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마왕은 간단하게 말했다.
“그렇긴 합니다만. 저는 그녀가 계속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엘리스가 그림에 가지는 열정은 진짜인 거 같습니다.”
마왕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엘리스의 실수를 한 번 용서해주기로 했다. 그렇다면 더 은혜를 베풀어도 될 것 같았다.
잠시 고민을 하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알았다. 허락하지. 단, 모든 상황은 내가 검토하겠다.”
“물론입니다.”
강현식을 곧바로 엘리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결승전에 참여해도 된다고 말했다.
-정말요?
엘리스는 얼굴을 빠꼼히 내밀며 말했다. 하마터면 그 일로 영영 이 세상에서 사라질 뻔 했다. 절대 다시는 주제 넘는 짓을 않기로 맹세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샤이닝 스타 우승은 이제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지만.
-저 열심히 할게요!
엘리스는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저번에는 엘리스가 다른 이들 몰래 일을 진행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마왕의 통제 하에 전격으로 엘리스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이민수 화백의 뻘 짓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
‘어차피 공정한 룰로 싸우는 것은 물 건너 가버렸지. 그렇게 되었다면, 차라리 첫 번째 우승 타이틀은 엘리스가 가져가는 것이 좋겠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샤이닝 스타 결승전이 찾아왔다.
*****
샤이닝 스타, 결승전.
그 어느 방송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만약 엘리스가 나오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만한 흥행이 불가능했으리라.
“드디어 오늘 우승자가 나올 것입니다. 과연 초절정 천재 L양이 될 것인지, 아니면 노련한 김인규씨가 될 것인지, 그 결착이 오늘 판가름됩니다.”
MC의 말대로 오늘 그 결말이 나오리라.
허나 작금의 상황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사람이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이민수 화백이었다.
‘마음에 안 들어.’
따지고 보면 예술 자체가 흥하는 것을 그는 원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고인물 위에서 소위 꿀을 빠는 사람이었다.
헌데 이렇게 예술 산업 전반이 부흥해지면, 그의 입지는 점점 약해지기 마련이었다. 대한민국 협회라는 자체가 대부분 그렇지만, 예술 쪽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기분이 나쁜 것은 새로운 신성의 등장이었다. L양은 어린 나이였지만, 그 누구보다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마왕 컴퍼니의 콧대를 꺾지 못한다면?
아마 마왕은 승승장구해서, 예술계에 침범할 지도 모른다.
‘그것만을 막고 싶었지만.’
믿었던 김석현이 배신했다. 그 때문에 실력으로 완벽한 엘리스를 막을 수가 없었다. 결국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결승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
샤이닝 스타 결승.
mc의 진행에 따라 각 출연자는 서로의 포부를 밝혔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지요.”
세간에는 그녀가 불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엘리스는 정령이지만, 거짓말을 태연하게 하고 있었다. 실은 사연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고 싶었던 것에 불과했지만…..
여튼 그녀는 그 점을 들먹여서 동점심을 샀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지금 이순간이 너무 즐거워요. 설사 내일 죽더라도, 저는 후회하지 않을 거랍니다. 적어도 내 작품은 끝까지 남아서, 여러분의 기억에 남을 거니까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몇몇 감수성 많은 여성 팬들은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심사위원으로 나온 공무원도 눈시울을 붉히지 않았던가?
반면에 그녀의 상대편은 더듬더듬 말만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무대체질은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엘리스의 그림이 선을 보였다.
“와…. 대단하다.”
“내가 예술에 대해서 까막눈이지만, 그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명화를 보는 기분이다.”
“훌륭하다!”
시청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칭찬했다. 엘리스는 하루에도 수만개의 그림을 그린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의 명화를 따라 그리면서, 그 능력을 그대로 습득했다. 그녀가 상대를 압도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자… 그렇다면 심사가 이어지겠습니다.”
이미 가르트는 엘리스의 추종자가 되어 있었다.
“저는 정말이지, 한국의 소녀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다만 하늘은 그녀에게 재능을 주었지만 대신 중요한 것을 가져가버렸군요. 차라리 그녀 대신 제가 그 병을 짊어지고 싶습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민수 화백만 제외하면 모두 그녀를 칭찬했다.
심사평이 끝나고 가격이 매겨졌다. 애초에 상대편이 엘리스의 상대가 될리 없다.
“우승은 L양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났다. 박수 소리가 그곳을 가득 채웠다.
“우승을 한 그녀에게는 마왕 컴퍼니에서 여러 가지 특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인이름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될 것이고, 많은 상금을 거머쥐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승자의 자리를 5번 이상 지키면, 100억의 상금을 추가로 받는다. 모두의 선망을 받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마지막 심사위원의 대담에서 이민수는 문제를 제기했다.
“저는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서 한국의 예술은 바닥으로 떨어 졌습니다. 이런 14세의 어린 아이가 우승을 한다니요?”
이민수 화백은 이성을 잃고 있었다. 그를 제외하면 다른 이들은 이미 엘리스를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옹골찬 외고집 노인에 불과했다.
‘아니…. 저 미친 노인네가!’
방송 피디는 혀를 찼다.
오늘 조용히 있더니, 마지막에 가서 저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민수 화백은 계속 말을 이었다.
“예술은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혜와 작품 안에 담긴 오랜 고찰이 있어야만 완성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기계가 찍어낸 그림처럼 영혼이 없고, 속이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샤이닝 스타에 대한 모든 것을 부정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었지만, 대부분 패널이나 시청자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광경이었다.
다만 그의 발언이 끝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껄끄러운 시간은 모두 지나갔다고.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엘리스가 반문했던 것이다.
“심사위원님. 죄송한데 궁금한 점이 있어요.”
엘리스의 맹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뭔가 사태가 심상치 않다. 갑자기 잠자코 있던 그녀가 이렇게 나설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혹시 제가 부럽습니까?”
“뭐..뭐라?”
“그렇지 않으면 자격지심이라도 느끼세요? 왜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고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되서요.”
그녀의 독설은 신랄했다.
방송 피디는 머리를 붙잡았다. 완전한 방송사고가 아닌가?
“이…이이…..”
이민수 화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방이라도 욕설을 내뱉을 것처럼 보였다. 방송 피디는 곧바로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 지금 내보내는 방송을 중단하고, CF를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만 둬라.”
바로 그 때, 한 남자가 그의 앞에 나타나서 말했다.
“허억…..”
방송 피디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 주 관제실을 제 집 마냥 들어온 이는 그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김민철 사장님! 여긴 어떤 일로……”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찾아왔다.”
“죄..죄송합니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서.”
최고 물주가 찾아온 지금, 방송 사고가 일어나려고 했다. 만약 이번 일로 문제가 생기면, 결국 그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최대한 빨리 수습하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마왕은 작게 손뼉을 쳤다. 이윽고 마왕 컴퍼니 소속의 샐러리맨이 우르르 들어왔다.
“그 다음은 우리가 책임지겠다. 자네는 뒤에 서서 보도록.”
“네?”
방송 피디는 어이가 없었다.
그가 샤이닝 스타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태까지 물주 노릇만 하던 마왕이 와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덤비지 않는가?
“김민철 사장님, 이건 제가 감당할 수 있습니다. 부디 살펴주십시오.”
그렇게 말했지만 마왕은 고개를 저었다.
부으으음….
갑자기 진동음이 울린다. 다름 아닌 방송 피디의 전화기였다.
“받아라.”
마왕의 한 마디.
수신자를 보니, 방송국 사장이 아닌가?
“전화 받았습니다.”
방송 피디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예’라는 소리를 말했다. 다만 그 목소리가 점점 낮게 들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방송 피디는 고개를 떨구었다. 마왕 컴퍼니에 전권을 맡기라는 방송사 사장의 지엄한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는 동안, 무대에서도 한 바탕 폭풍이 몰아닥치고 있었다.
엘리스가 짓궂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말씀을 제대로 못 하세요? 제 말이 틀렸으면 얼른 대답해주세요.”
“정…말 무례하군.”
“무례하다라…. 하긴 그렇게 생각할만 하군요. 감히 저 같이 어리고 경력이 미천한 여자아이와 동급으로 엮이는 것이 싫으시겠죠? 그렇죠?”
‘그렇다’ 라고 말할 뻔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 있었다. 잘못 입을 열었다가는 지탄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도 어리둥절했다.
“뭐야? 방송사고인가?”
“패널끼리 저렇게 싸우면 안 될 텐데.”
“헐….. 이거 혹시 개꿀잼 몰카 아니냐?”
문제가 격화될 때, MC가 끼어들었다.
“이런 사소한 다툼이 생겼군요. 하지만 이는 저희가 준비한 이벤트랍니다.”
뜬금 없는 소리에 모두가 어언이 벙벙했다.
MC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이민수 화백님은 이미 경력이 대단하신 분이시지요. 반대로 L양은 우수한 경쟁자를 제치고 샤이닝 스타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전, 두 분께서는 가볍게 이벤트 전을 열기로 합의했지요.”
MC의 목소리는 쾌활했다.
“이벤트 전이라고?”
“설마 이민수 화백이랑, L양이 그림으로 실력을 가린단 뜻인가?”
“그런 모양인데.”
시청자의 의견이 분분해진 가운데.
이민수 화백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마이크는 꺼져있었다. 애초에 심사위원이 앉아 있던 무대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방송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 했다.
“내 승인도 없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이민수 화백이 그렇게 울분을 토하던 중이었다.
닫혀 있던 문이 열리면서 이방인이 들어왔다.
“오랜만이군. 저번에 대학에서 보고 난 이후 처음이던가?”
“다..당신은…..”
이민수 화백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이곳에서 마왕과 만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 했기 때문이었다.
“당신, 나에게 불만이 많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