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51
51
51화 다이어트(2)
주춤하는 이정수.
허나 마왕은 그에게 초강수를 던졌다.
“안마의자에 관해서. 너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지.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알렌디아를 계속 운영해라.”
인사권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맡긴다는 뜻이다.
“저…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정말 좋은 조건이었다.
사업 규모가 커져갈수록, 투자자는 어떻게든 경영에 손을 대고 싶어 했다. 위험을 피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수익을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허나 마왕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을 평가하는 눈은 날카롭지만, 한 번 결정을 내리면 후회를 하지 않았다. 전권을 맡긴다는 것은 진짜 모든 것을 위임한다는 뜻이었다.
“해..해보겠습니다.”
이정수는 손을 꾹 쥐고 말했다.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켜야 할 때였다.
****
각각의 그린 포트에 알렌디아 매장이 들어섰다. 처음 사람들은 안마의자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가끔 중장년층이 안마의자에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 안마의자의 주 타겟층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 소설가 박씨가 이곳에 당도했다.
‘못 보던 코너네.’
오플 디스펜서를 구하기 위해서 방황하던 박씨였다. 그런던 차, 새롭게 개설된 알렌디아 매장을 발견한 것이다.
‘작업한다고 목이랑 어깨도 아픈데, 잠시 안마나 받아볼까?’
대개의 알렌디아 매장은 안마의자를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잠시 뭉친 어깨를 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님, 체험하기 전에 간단한 인바디 검사 어떻습니까?”
인바디? 안마랑 인바디랑 무슨 상관이람?
“인바디요?”
“네. 모두 다 공짜로 진행되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한 번 하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인바디 체크를 한다.
“키와 나이를 기입해주세요.”
스슥…슥…..
빈칸을 기입한다.
이윽고 기계가 모든 값을 도출하더니, 한 장의 결과표를 뽑아냈다.
‘약간 과체중이네.’
몸무게 81kg.
관리가 필요한 몸뚱아리였다. 다만 그 점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이후.
직원은 별 말 없이 매장의 의자로 인도한다.
“시원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몸에 이로운 파동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 넵.”
시키는대로 한다.
곧이어 의자가 뒤로 눕혀진다.
위이이잉…..
고탄성의 마사지 모듈이 어깨와 허리를 자극한다.
“응…. 헛!”
비싼 모델인 탓일까?
뭉친 부분을 적절하게 풀어주었다.
‘기..분 좋구나.’
종아리 부분과 발바닥도 한차례 마사지가 이루어졌다.
샤아아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온 몸이 시원해진다. 늦여름 마지막에 가을바람을 처음 맞이하는 느낌이었다.
‘안마 의자에 이런 기능이 있었던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몸에 나쁘지는 않으리라.
삑!
짧은 소리와 함께 안마가 정지된다.
“손님, 끝났습니다.”
“아… 네.”
박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만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한 번 더 하고 싶었지만, 그건 욕심이리라.
“손님, 인 바디 체크를 한 번 더 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네?”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상한 선문답이다.
박씨는 거절할까 싶었지만, 반짝이는 눈빛을 무시하기 힘들었다.
“그..그러죠.”
인바디 체크는 금세 끝났다.
박씨에게는 결과표 두 장이 출력되었다. 그런데 직원이 무슨 생각인지, 한 곳을 빨간펜으로 체크했다.
“여기 있습니다.”
대체 인바디 체크를 두 번이나 하는 것일까?
이해는 가지 않는다.
그것을 받아들은 그는 근처 카페로 간다. 달콤한 청포도 에이드를 시키고 자리에서 대기했다.
“흠…… 뭔가 달라진 것이 있나?”
치수 두 군대가 변화되었다.
바로 몸무게였다.
그 짧은 순간 몸무게 200g이 줄어들었던 것이다.
“설마?”
그뿐만 아니다.
체지방율도 감소했다.
불규칙한 생활습관, 게을러서 운동과는 담 쌓은 자신이었다.
무심코 자신의 두둑한 뱃살을 움켜쥐었다.
“정녕 이 뱃살이 빠졌단 말인가?”
그저 안마 한 번 받았을 뿐인데, 살이 빠지다니.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거짓말로 치부했으리라.
‘다..다시 한 번 해봐야겠다.’
박씨는 다시 알렌디아 매장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저..저기 다시 한 번 체험해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짓는 직원이었다.
.
.
.
그 날 오후.
설치기사가 박씨의 집을 찾았다.
“여기 설치하면 되겠습니까?”
“아 물론입니다.”
거실에 장착된 알렌디아 안마의자.
유려한 곡선인데다가, 왠지 SF에나 나올 것처럼 하이테크 의자였다.
가격은 무려 7.830.000원.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질렀다. 사실 비싼 금액이었지만, 박씨는 후회하지 않았다.
‘파오후였던 과거와는 이제 안녕이다.’
곧 이어 설치가 끝났다.
설치 기사가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들려준다.
“중요 부품은 6달마다 갈아주셔야 합니다. 설명은 이미 들으셨죠?”
“네. 물론입니다.”
“2년간 무상 a/s 이지만 그 이후에는 본인 부담으로 부품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설치기사는 몇 가지 설명을 덧붙였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아! 수고하셨습니다.”
설치기사가 떠나자마자, 박씨는 다시 의자에 앉는다. 이윽고 안마기능이 시작되었다.
마치 사람이 마사지하는 것처럼.
두드리고, 주무르고, 지압하며, 훑어주고, 연타한다.
다양한 기능에 푹 빠져있을 때, 다시금 시원한 바람이 온 몸으로 불어왔다.
“조….좋다.”
박씨는 자신도 모르게 침까지 흘리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
알렌디아 안마의자는 엄청난 기세로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다고 하지만, 판매율이 올라가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이었다.
애초에 다이어트를 주목적으로 광고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인바디 체크만 해주었을 뿐이었다.
허나 소문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다.
제목: 너희들 소문 들었냐?
본문: 알렌디아에서 나온 안마의자 알지? 그거 무늬만 안마의자이고, 사실은 살 빼주는 다이어트 기구다.
효과는 엄청나다.
나 112kg 돼지였는데, 한 달만에 10kg 빠졌다. 나중에 갈수록 효과가 줄어들긴 하는데. 요요 현상도 없고, 편하게 살 빠지더라.
한줄요약 : 너희들도 얼른 사라.
댓글
-구라 즐.
-광고 오지고요. 딴데 가서 하세여~
-아냐. 저거 사실인데. 우리 과에 살찐 여대생 하나 있었는데. 저거 쓰고 살이 쏙 빠짐.
-못 믿겠다.
제목: 못 믿는 아해들을 위해서 인증샷 올린다.
본문에는 비포와 에프터 사진이 올라왔다.
뽈록 튀어나온 뱃살이 확실히 줄어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인증사진이 올라간 게시글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흡사 종교처럼 알렌디아 안마의자에 대한 추종자가 늘어났다.
-살 빼서 운동하는 시대는 이제 가버렸다.
-알렌디아 여신님을 맞이하라. 은혜를 입고, 작년에 못 입었던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월급 두 달치가 안마의자에 들어갔다. 이제 살만 빼면 된다.
.
.
.
“김민철 대표님. 대성공입니다.”
이정수는 함박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내가 관여한 사업이다. 성공하지 않으면 곤란하지.”
마왕에게는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안마의자 보급률은 한 달만에 10프로를 초과하고 있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사업이 일곱 배나 성장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주문량이 밀려서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득이, 생산라인을 증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승인하지.”
생산라인을 증설하려면 부지와 장비값으로만 수백억이 들어간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 한 명을 고용할 때마다 년간 2500만원이상이 소모된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면 사업 말아먹기 딱 십상이었다. 허나 그런 리스크가 있음에도 마왕은 고민 없이 승낙했다.
“그리고 말입니다. 요새는 이런 사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안마의자는 비싸다. 그래서 경제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은 함부로 그것을 살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다이어트 안마방이었다.
다이어트 안마방에는 수대~ 수십대에 이르는 알렌디아 안마의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간당 4000~6000원 정도를 내고, 살을 뺄 수가 있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조처를 취할까요?”
안마방이 성행할수록 개인 구매자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마왕의 수익을 줄이는 작자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마왕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런 사업처를 모조리 소탕할 수 있었다. 안마의자에 새겨진 마나 서큐레이션은 소모품이다. 리폼을 해주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냥 놔두도록.”
마왕에게 있어서 다이어트 사업은 전체 중, 일부에 불과했다. 돈을 조금 더 벌고자, 영세업자들을 밀어내기는 싫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그들을 이용해서 판촉행위를 해라. 잘만하면 마케팅 비용을 더 아낄 수도 있지.”
마왕은 수익을 조금 적게 보는 대신에, 대대적인 광고전략을 수립했다.
“알겠습니다. 맡기신 일은 책임지고 완수하겠습니다.”
이정수는 허리를 깊이 숙였다. 자신이 훨씬 나이가 많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마왕에게는 권위가 있었다. 그것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왔다.
****
섬머 RA 리조트는 바다를 낀 지중해풍 경관과 연녹색의 필드가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었다.
한국에서도 1위 골프장이었지만, 세계 어디에 내놔도 최고급 장소였다. 주변에는 청정 해산물과 고급 한우 요리점이 들어서 있어서, 돈 좀 꽤나 버는 양반들이 이용하는 곳이었다.
끼룩끼룩……
흰 바닷새가 날아가는 아래에.
10명 이하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골프를 치고 있었다.
“나이스 샷! 회장님.”
뒤편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비록 파워는 약했지만, 방향은 정확했다.
“비거리가 영 아니구만.”
케이랜드 총수, 안 회장은 혀를 차며 말했다.
“하하….. 회장님, 연세를 생각하셔야죠.”
옆에서 웃으면서 거드는 남자는 현 정부의 고관이었다.
“에끼. 이사람아. 난 아직 정정하다고.”
안 회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후후….. 이번에는 꼭 제가 이기고 말겁니다. 두고 보십시오.”
둘은 내기 골프를 치고 있었다. 상대 전적은 안 회장이 훨씬 우위였다.
부웅!
탁!
정부 관리의 풀스윙.
허나 제대로 맞지 않은 모양이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공이 날아 가버렸다.
결과는 OB(out of bounds).
코스를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이런…….”
아쉬운 탄식.
이번에도 이기긴 힘들어보였다. 그런 그에게 안회장은 짓궂은 말을 던졌다.
“흐흐….. 자네는 아직 골프의 참 재미를 깨닫지 못 했어.”
“참 재미라고요? 골프에 제가 모르는 재미가 있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