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6
6
6화 광고(2)
****
맛나 통닭은 일대파란을 일으켰다. 전단지를 배포한 날, 미어터질만큼 사람이 몰려온 것이다.
“오늘 저녁은 이거다, 라는 느낌이 ‘파밧’ 왔다고 할까나? 그냥 지나칠 수는 없더군요.”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까, 왠지 나도 모르게 줄을 섰어요.”
“전단지 보고 배달을 시켰지요. 껍질은 바삭바삭, 살코기는 쫄깃쫄깃해 보이는데, 너무너무 맛있을 것 같더라구요.”
전단지의 효과로 대박을 터뜨린 맛나 통닭집 사장은 귀에 입이 걸렸다. 하루 만에 벌어들인 매출이 천만원에 육박했다.
다음 날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도 더 뽑고, 퀵 서비스 업체와 전격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오토바이 두 대로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작은 커피 숍.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희 통닭집이 대박이 났습니다.”
통닭집 사장은 마왕의 손을 잡고 흔들면서 외쳤다. 처음 그를 의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지금의 그는 마왕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당연한 결과다.”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 모습이 약간 재수없어 보였지만, 이미 콩깍지가 씌워진 사장이다. 오히려 그의 말에 동조하면서 말을 꺼낸다.
“이건 광고비 대금입니다.”
사장은 돈 봉투를 건넨다. 마왕은 점잔을 떨면서 받는다. 물론 그것을 꺼내서 세어보지도 않았다. 그런 행동은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별히 조금 더 넣었습니다. 하하…..”
음흉한 웃음을 짓는 사장.
다음에도 잘 부탁한다는 뜻이었다. 마왕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전 이만. 오늘 장사 준비하려면 해야 할 것이 많아서요.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자고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이 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매장을 더 크게 키울 생각이었다.
사장은 꾸벅 인사를 한 뒤, 밖으로 나간다.
“…….”
마왕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는 얼른 받은 봉투를 꺼내어본다. 조금 더 넣었다는 사장의 말에 확인을 해볼 생각이었다.
촤라락……
총합 150만원이다. 인쇄 업체에 들어간 비용 3만 5000원을 빼면, 무려 146만원 이상의 순이익이다. 노력대비 수익이 엄청나다.
꾸욱……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다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에게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마왕의 끝 없는 욕심을 충족시키려면, 산더미처럼 금을 쌓아도 모자라다.
더 많은 돈을 벌어서 이곳에 자신의 왕국을 만드리라. 마왕은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커피를 입에 댄다.
“크크큭…….”
옆자리의 꼬마가 마왕을 보면서 말했다.
“엄마! 저 아저씨 이상해.”
아이의 눈에는 사악한 미소를 짓던 마왕의 모습이 다소 이상했던 모양이다.
****
원조 강정 매운탕.
“하아……..”
백정균 사장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금 시각 12시.
점심 손님으로 북적여야 하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지 않은가?
‘왜 이렇게 손님이 없지?’
매장 위치는 매우 좋았다. 창문 밖을 보더라도 지나가는 유동인구가 많다. 비싼 보증금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왜! 왜 손님이 없는 거냐고!’
준비해놓은 자본금은 다 까먹었다. 적자만 발생하다보니, 전달에는 결국 빚까지 내고 말았다. 이러다가는 자신의 집까지 팔아야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어떻게든 방법을 내야 하는데…….’
띵동.
입구가 열리면서 알림이 울린다. 손님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렸는데, 마누라가 왔다.
“여편네가 집에 있지. 여긴 왜 나왔어?”
고운 말이 안 나온다. 사업한답시고 돈만 날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허이구. 하는 일마나 다 말아드시면서, 아직도 목이 그렇게 뻣뻣하시나?”
그의 마누라도 성질이 드센 편이다. 쌍심지가 올라가는데, 잘못하면 가게 안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날 판국이다.
백정균도 지지 않고 화를 내려고 할 찰나다. 마누라는 카운터에 앉더니, 명함 한 장을 딱 꺼낸다.
“뭐야?”
“당신 눈이 없수? 읽어보면 알 거 아니요?”
백정균은 명함을 읽어본다.
“마왕 컴퍼니?”
“광고집이래요. 당신 택윤이 아빠 알죠?”
“그 닭 튀기던 양반? 그 아재 얼굴은 알지.”
“얼마 전에 대박을 쳤답니다. 이것도 한 번 봐봐요.”
마누라는 꼭꼭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낸다. 현관문에 지겹게 붙여지는 전단지였다. 본래라면 읽어볼 것도 없이 분리수거 당하리라.
“음?”
그런데 보면 볼수록 눈길이 간다. 딱 집어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전단지였다.
“잘 만들었구만.”
“그렇죠? 전단지 한번 뿌렸을 뿐인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닭을 사간대요.”
“전단지 한 번 뿌린다고, 사업이 쉽게 흥하지 않아. 여보, 나도 광고를 여러 번 했어. 하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더라.”
오픈 당시, 백정균도 자기의 가게를 알리기 위해서 광고비를 제법 사용했다. 허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광고는 그냥 자기 위안일 뿐이야. 안 하면 근질거려서 하긴 하는데, 딱히 효과는 없는. 그러니까 광고쟁이 입담에 넘어가지 말고, 집에 가서 살림이나 해.”
“아이고, 우리 남편이 광고 박사인데, 내가 그걸 몰랐네?”
마누라의 말은 누가 들어도 비꼬는 것이다.
“내 돈 들여서 이미 전단지 주문했으니까. 퀵 서비스 오면 물건이나 잘 받아요.”
“벌써 주문했다고?”
“당신이 하도 못하니까, 내가 이렇게 기를 쓰는 것 아니에요? 내일 아줌마들 시켜서 전단지 배포할테니까. 그렇게나 알고 있어요.”
마누라의 말에 화가 난다. 하지만 백정균은 참았다. 매출액을 계산해서, 마누라 얼굴 앞에다가 던져줄 생각이다. 그걸 보면, 다시는 매장 일에 참견하지 않으리라.
“다 헛수고야. 헛수고.”
마누라는 그의 말을 귓등에 흘린다.
사실 그녀가 아직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다. 전단지 주문하는데, 300만원이나 사용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입에 거품을 물고, 길길이 날 뛸 것이 분명하다.
“가볼게요. 일 마치면 집에 곧바로 들어와요. 술 마신답시고, 늦게 들어오지 말고.”
“알았어. 알았으니까, 잔소리 좀 그만 해.”
입을 삐쭉 내밀다가, 눈이 다시 전단지로 간다. 사장은 마누라가 멀리 간 것을 확인하고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여기 백안 사거리 옆에 강정 매운탕인데요. 닭 한 마리 주문하려구요.”
****
-한국은행
-예금 6,532,000원
통장에 찍힌 금액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사업을 시작한지 고작 3일만에 벌어들인 수입이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이거 놀랍군요. 암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의사 선생은 눈을 크게 뜨고 말한다. 돈이 없어서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보는 바와 같다.
“입원치료를 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완치도 무리가 아닙니다.”
마왕은 거절했다. 정화의 룬이 이정도로 효과가 좋다면, 굳이 돈을 내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 병원 밖을 나서는데, 의사가 따라온다.
“이런 경우는 극희 희귀한 경우라. 혹시 생각이 바뀌면, 저에게 꼭 연락을 주십시오. 치료비 부담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일단 명함만 받아놓았다. 변수가 생기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에 돌아오는데 무언가 눈에 밟힌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직접 만든 매운탕집 전단지였다.
그것은 쓰레기통에 아무렇게 쑤셔 박혀있었다. 다만 문제는 그런 전단지가 한 두 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쳇. 완전 입맛만 배렸네!”
행인 하나가 전단지를 바닥에 던진다. 어지간히 화가 난 얼굴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