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28)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28화
킥오프가 된 후에 양 팀 모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 단연 돋보이는 건 PSG였다.
그들은 뚫을 수 있으면 뚫어보라는 듯이 라인을 바짝 올리고 게겐프레싱 스타일로 최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했다.
날카로운 역습이 돋보이는 뉴캐슬을 상대로 보여주기 힘든 모습이었는데, 그들은 그런 것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PSG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었다.
오늘 출전한 욘베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센터백으로 이름을 알린 선수였다.
알론소 역시 준족의 수비수였고, 그 뒤를 받쳐주는 란돌은 스위퍼 키퍼로 제2의 노이어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비록 아직까지는 이탈리아 국가대표에서는 리첼라에게 밀려 후보인데다, PSG에서는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남아있는 돈나룸마의 후보 골키퍼였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면 돈나룸마를 대신해 주전 골키퍼가 될 예정인 선수였다.
그는 제2의 노이어라 불리는 만큼 최종 수비수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하는 발재간을 지니고 있었다.
오죽하면 PSG에 센터백이 없으면 그를 센터백으로 기용해도 된다 할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PSG는 나름대로 역습에 충분한 대비를 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건 뉴캐슬도 마찬가지였다.
메넨데즈와 고메즈는 수비 시 라인을 내려서 수비라인과 동일한 선상에서 PSG의 공격진을 막도록 지시받았기 때문이다.
뉴캐슬 수비진영에 머릿수가 많다보니 PSG도 쉽사리 전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전반 20분이 되도록 공수가 여러 차례 전환됐지만, 이렇다 할 위협적인 상황이 단 하나도 연출되지 않았다.
적어도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말이다.
막상 필드 위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PSG나 뉴캐슬이나 전반이 절반 가까이 흘러가자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충 간은 봤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이런 생각 말이다.
예열이 다 된 양 팀 중에 먼저 공격을 시작한 건 PSG였다.
[알비론! 카싸마에게! 카싸마, 과감하게 메넨데즈와 고메즈 사이로 달려갑니다!]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델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카싸마는 델로아와는 스타일이 달랐다.
델로아가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민첩성과 빠른 속도, 그리고 화려한 발재간을 자랑한다면, 카싸마는 185cm가 넘는 키와 단단한 체구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을 지키며 뚫고 들어가는 타입이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델로아는 카카와 비슷한 면이 있었고, 카싸마는 프랭크 램파드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이런 타입은 메넨데즈가 조금 버거워하는 타입이었다.
반대로 고메즈는 이런 타입과 싸우는 걸 즐겼다.
게르만의 피가 흐르는 고메즈는 카싸마 못지않은 피지컬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고메즈가 카싸마에게 달라붙고, 메넨데즈가 뒤에서 대기하며 공을 가로챌 준비를 하는 가운데.
카싸마는 고메즈와 어깨싸움을 통해 그를 밀어내고 좁은 공간을 두고서 힘차게 슈팅했다.
미들라이커의 표본과도 같은 강력한 캐논슈팅이었다.
메넨데즈는 지근거리에서 한 슈팅을 향해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
[아! 카싸마의 슈팅이 메넨데즈의 등에 맞고 튕겨 나갑니다!]그저 순수하게 공을 막고자 한 움직이었지만, 이게 묘하게 풀려 버렸다.
메넨데즈의 등을 맞은 공이 PSG의 진영으로 뻗어갔는데 공교롭게도 그 위치에 태양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태양은 그 공을 어렵지 않게 자신의 발 앞에 놓고 그대로 전진했다.
[아! 이게 이렇게 풀리나요! 윤태양,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습으로 전환합니다!] [빠르게 전진하는 윤태양! 알비론이 막아섭니다만, 가볍게 제칩니다!]라 크로케타로 가볍게 알비론을 제친 윤태양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빠르게 달려 나갔다.
욘베리와 알론소가 그런 태양을 보고서 서둘러 수비진영으로 달려 나간다.
확실히 역습 상황에서 발 빠른 센터백은 거슬리는 존재였다.
태양은 그런 그들을 피해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양 팀의 진영이 태양이 향하는 쪽으로 쏠리는 가운데, 태양은 샬렛에게 공을 패스했다.
샬렛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려 들 때, 태양은 측면으로 빠져나갔다.
잠시 PSG의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던 샬렛은 측면 라인을 타고 달리는 태양의 앞으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태양은 달리왈의 등 뒤로 파고들어 단숨에 공을 차지하고서 달리왈이 따라붙지 못할 속도로 골대를 향했다.
욘베리는 물론이고 알론소가 분주하게 달려 그런 태양의 길목을 막아서는 가운데, 태양이 공을 찼다.
채찍같이 날카로운 크로스가 PSG의 센터백을 지나쳐 우측 진영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쪽에 있는 건, 바로 일리뉴였다.
[일리뉴! 슈티이이잉!]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던 일리뉴는 자신의 발 앞에 떨어지는 공을 오른발로 수습하고 반 박자 빠르게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이따금 흥분해서 골대 위를 한참 넘어가는 그런 슈팅이 아니었다.
잔디를 날카롭게 가르고 뻗어가는 낮고 빠른 슈팅이었다.
골키퍼가 반응하기에도 어려운 그 슈팅은 가차 없이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의 크로스를 받은 일리뉴의 캐논슈팅!] [PSG는 지난 경기에 이어서 또 역습에 당하는군요!] [PSG, 너무 방심했어요! 지난 1차전에서 윤태양 선수에게 역습으로 두 골이나 실점한 걸 잊은 건가요? 이건 치명적입니다!]-ㅂㅇㅅ들 당한 거 또 당하네 진짜
-아니 1차전에서 갈수록 윤태양 잘 막지 않음? 그건 왜 까먹고 왜 또 역습에 당하는 거냐?
-알고도 못 막는 거임, 알면서 무시했다가 당한 거임?
-글쎄 3:7 정도 되지 않을까?
-어우 PSG 팬으로서 ㅈㄴ 빡친다
-윤태양이 뛰는데 PSG 팬? PSG 패애애애앤?
-마!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 응원 안 하나? 마 니 돌았나?
-아니;;; PSG 팬인데 어쩌라고 ;; 한국인이면 윤태양 응원해야 하냐?
-제발 한국인이라면 태양이 응원합시다
-PSG가 니한테 밥 먹여주든? ㅋㅋ
-그럼 윤태양은 니들한테 밥 먹여주디? 궁녀단만 억빠인 줄 알았더만; 축갤이든 어디든 죄다 억빠들이네; 내시단이냐 너넨;
-윤태양은 국뽕이라도 취하게 해주지
-내시단 맞지… 있어도 쓰질 못하니 어쨌든 내시임…
-못 쓴 걸로 따지면 나는 동창 제독 수준일 듯
-동창;;;; 중국인임? ㅋㅋ
[아, 일리뉴와 선수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달려갑니다. 저건 뭔가요?] [아기 요람 세리머니?] [보통 출산한 아이를 위한 세리머니인데, 일리뉴가 결혼을 했던가요?]-일리뉴가 애를……?
-일리뉴 동생이 태어난 건 아닐까?
-사람들이 잘 모르나보네
-뭘?
-일리뉴 애인 있음 ㅋㅋㅋ 걔가 애를 낳은 듯?
-????
-??
-구라치지 마라 ㅡㅡ
-ㄹㅇ임 나 브라질에 사는데 브라질 현지에서만 조금 알려지고 거의 모르는 사실인데 일리뉴 여친 있음 어릴 때부터 사귐
-헐 그걸 왜 아무도 모름?
-그건 몰?루
-소문으론 너무 못생겨서 그렇다, 은둔형 외톨이다 말이 많은데 암튼, 노출이 없다시피 함
-그게 뭐야 ㅋㅋㅋㅋ 상상 여친 아니냐? ㅋㅋㅋ
PSG 팬이든, 아니든 PSG의 방만한 모습에 오늘 이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잠시.
재개된 경기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알비론이 카싸마에게! 카싸마 기습 슈팅! 아, 아닙니다! 패스입니다! 공 받은 칠리기리스! 그대로 슈티이잉! 골!] [실점 후 52초 만에 동점골이 터졌습니다!]-여윽시 칠리기리스! 여윽시 PSG!!!
-PSG 병신이라 한 놈들 누구?? PSG 병신이라 한 놈들 누구?? PSG 병신이라 한 놈들 누구??
-칠리기리스 믿고있었다구!!
-뉴캐슬이 어데 감히 PSG에 비빕니꺼? 예?
-PSG가 원정에서 넣은 골이 몇 개고? 몇 개냔 말이다!
-ㅈㄴ 많다 이 말이야!
순식간에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 PSG는 그 기세를 몰아 뉴캐슬을 압박해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잠시 숨을 돌릴 법도 한데, 뉴캐슬은 멈추지 않았다.
독감으로 첼시전에 뛰지 못한 메넨데즈는 오늘 폼이 바짝 오른 듯싶었다.
패스가 끊이질 않도록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꾸역꾸역 공을 앞으로 보내려 들었다.
하지만 한 번 역습에 당한 PSG는 더 이상 윤태양에게 공이 가는 걸 막았다.
공격수부터 모든 선수들이 다 내려와 공간을 점유하고 윤태양을 고립시키려 들었다.
* * *
아, 고립인가.
역시 이놈들도 첼시와 경기를 참고해서 준비하고 있었구나.
일리뉴가 첫 골을 넣을 때 나를 너무 풀어주길래 다른 걸 준비했나 했더니, 결국엔 윤태양 고립작전이다.
공이 안 온다.
아니, 못 오고 있었다.
그럼 공 없이 축구하지 뭐.
실바가 공을 잡은 걸 보고 나는 실바가 있는 왼쪽으로 움직였다. 우르르, 진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순간을 실바는 놓치지 않고 반대쪽에서 전진하는 고메즈에게 얼리 크로스를 보냈다.
고메즈는 앞에 떨어지는 공을 가지고 전진했다.
고메즈에 맞춰서 왼쪽에서 다시 중앙 쪽으로 전진했다.
전진하다 막힌 고메즈가 공을 뒤로 보내려는 찰나.
“고메즈!”
나는 고메즈를 불렀다.
나를 본 고메즈가 즉시 나에게 공을 패스했다.
나는 제자리에서 기다리지 않고 나에게 다가오는 패스를 향해 달려갔다.
PSG 선수들이 반응하기 전에 먼저 움직인 덕분에 공이 내 발에 닿는 순간, 나는 단 한 번의 터치로 공을 앞으로 패스했다.
멘데스와 알론소 사이로 쏙하고 빠져 들어가는 스루패스.
알론소와 멘데스가 뒤늦게 몸을 움직였지만, 오늘 누구보다도 진지한 일리뉴가 한발 더 빠르게 공을 잡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발 차이일 뿐.
일리뉴가 공을 수습하는 사이 알론소가 어깨를 들이밀며 일리뉴에게서 공을 뺏으려 했지만, 어림없지.
일리뉴는 힘으로 가뿐하게 알론소를 밀어내고 그것도 모자라 힘껏 슈팅했다.
첫 골 때와 같은 잔디를 가르는 낮고 빠른 공이 골망을 갈랐다.
이야, 저건 진짜 알고도 못 막는다.
저런 슈팅이 가능했으면서 지금까지는 왜 심심하면 홈런을 날린 건지 이해가 안 되네.
근데 왜? 왜 달려와?
“태양! 세리머니 하자!”
“또?”
“또 해야 한다!”
“왜?”
“쌍둥이니까.”
하나도 아니고 둘이라고?
대단하구만.
뭐, 하자니 안 할 수가 없어 일리뉴와 함께 나란히 서서 아기요람 세리머니를 해줬다.
“휴, 이제 됐지?”
“아니, 아직 한 번 더 남았다.”
“…뭐?”
“세 쌍둥이거든.”
아니, 세상에… 우리 부모님이 4년이나 걸려서 가을이 여름이 겨울이를 낳았는데, 얘는 한 방에 낳아버리네.
“야… 너 여자친구한테 잘해줘야겠다.”
“평생 충성을 다 해야지.”
음, 뭐랄까.
내가 지금까지 본 브라질 사람들이랑은 다른 태도네.
저 정도로 자기 부인한테 헌신하던 브라질 사람이 있던가?
적어도 내 주변에는 없었다.
그런 일리뉴가 대견해서라도…….
“해트트릭 가자, 일리뉴.”
“알았다. 패스해 줘. 고맙다.”
굳이 한국말로 말하는 일리뉴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리고 경기 끝나면 내일이든 여자친구 데리고 놀러와. 너 좋아하는 바베큐 파티 하자.”
그 순간 일리뉴가 멈칫한다.
순간, 뭔가 여자친구를 노출하는 걸 꺼리는 느낌이 든다.
여자친구 있었단 말도 안 해주고, 여자친구 데리고 나오지도 않고, 무슨 사연이 있긴 한가?
“…알았다. 너한테는 소개시켜 줘야지.”
“그래, 그 전에 이기자고.”
나와 일리뉴가 나란히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어느덧 전반 45분.
우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전반을 끝내고 후반을 준비하기 위해 라커룸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