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5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52화
“에이, 씨발, 거지같은 관중놈들. 한국 사람들이면 K리그를 응원해야 할 거 아냐.”
골을 먹힌 주범인 엄석대는 태양의 득점에 환호하는 관중들을 바라보며 욕을 내뱉었다.
그런 엄석대를 향해 우태현이 엄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야, 말조심해. 중계하고 있는 거 몰라? 너 클로즈업이라도 하면 네 입모양 다 읽을 수 있어, 팬들이.”
“아, 읽든가 말든가.”
엄석대와 우태현은 한 살 차이였는데, 엄석대는 1월 생으로 내심 한 살 위 사람들을 동갑으로 생각하고 기어오르는 편이었다.
자기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한테는 대놓고 대들지는 않지만, 은근슬쩍 반말을 하든가 절대 형이나 선배라고 부르지 않았다.
우태현은 그런 엄석대를 보고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래, 차라리 같은 해 입학한 사이라면 말을 놓아도 그러려니 하겠다.
하지만 저놈은 월반해 1년 일찍 학교를 다니지도 않은 놈이 저러니 어이가 없었다.
1년 선배가 제일 무서운 법인데, 도대체 저놈 학창시절 선배들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놈이 태양이 군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엄한 데 화내지 말고 잘 막아. K리그 저력을 보여줘야지.”
“아, 알아서 하겠지.”
혼잣말처럼 내뱉은 엄석대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태양을 바라봤다.
저놈, 일부러 두 번이나 자신을 앞에 두고 드리블로 자신을 제쳤다.
고의가 아니라고 우기겠지만, 저놈 달리기 속도를 생각하면 자신이 따라잡은 거부터가 말이 안 된다. 놈이 의도하지 않은 이상 말이다.
“개새끼, 두고보자고.”
엄석대가 이를 가는 사이 경기가 재개됐다.
[3대0으로 뉴캐슬이 앞서갑니다. 아, 뉴캐슬에서 선수 교체를 하는 군요. 카싸마 선수가 나가고 샬렛이 들어옵니다. 윤태양이 중앙으로 가네요.] [오늘 윤태양 선수는 풀타임으로 뛰려는 모양입니다.] [경기 전 짧은 인터뷰에도 고국 팬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그게 이 뜻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엄석대 선수 목소리 참 크네요. 동료들을 독려하는 소리가 여기에도 들립니다.] [하하, 그렇네요, 네…….]-ㅋㅋㅋㅋ 독려는 ㅈㄹ ㅋㅋㅋ 개 쌍욕하고 있구만
-전남 경기 직관 가면 저 개새끼 욕하는 소리만 ㅈㄴ 들림
-지보다 조금만 어리면 ㅈㄴ 갈굼 저 ㅂㅅ 새끼
-엄석대 저 새끼는 자기 팀 팬들한테도 이미지 ㅈ 박았구나ㅋㅋㅋㅋ
-엄석대 ㄹㅇ 이름값 하누 ㅋㅋ
엄석대가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하자 같은 팀 선수들의 표정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자기 팀에서야 수비 중심이니 큰소리치고 할 수도 있다지만, 지금 이곳은 K리그 올스타팀이었다.
엄석대보다 못하는 사람이 없었고, 엄석대가 수비 조율을 주도하는 상황이 아닌데 저리 소리를 지르니 좋게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한편, 뉴캐슬은 몇 번의 선수 교체 끝에 지난 시즌 우승으로 이끈 베스트 멤버가 필드 위에 모두 선 상황이 됐다.
[아, 우승 멤버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건 확실한 팬 서비스네요. 우승한 멤버들이 모두 필드 위에서 뛰다니요.] [K리그 올스타팀 입장에서는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하나같이 대단한 선수들이긴 하지만, 지금 이 멤버들은 우승한 지 고작 두 달도 되지 않은 팀워크가 절정에 다다른 상황이거든요?] [물론, 시즌이 끝난 상황이라 폼이 완전히 올랐다 보기 힘들지만, 중요한 건 핵심 선수인 메넨데즈와 윤태양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인다는 겁니다.]해설의 말과 달리 사실, 윤태양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경기를 뛰지 않았다 뿐이지 시즌이 끝나자마자 휴양이되 낚시같이 고된 레저를 즐겼고, 한국에 와서는 타이트한 일정을 보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어디로 가지 않는다.
일부러 조금 내려온 위치에서 공을 잡은 태양은 엄석대에게 달려들었다.
엄석대는 이를 악물고 태양을 바라본다.
태양은 그런 엄석대 앞에서 일부러 멈춰섰다.
공을 앞에 두고 주춤주춤 움직일 때마다 엄석대의 몸이 움찔거린다.
“거, 참.”
태양은 그런 엄석대를 비웃고는 이내 왼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이건 진짜다.
엄석대가 그리 생각하며 발을 들이미는 순간, 태양은 균형감각을 무시하듯 그 자세에서 공을 뒤로 굴리며 엄석대의 발을 피하고 몸을 빙글 돌린다.
태양의 턴 동작에 엄석대는 이를 악물고 태양이 향하려는 방향으로 날듯이 몸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태양은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듯 엄석대를 등진 상태에서 멈춰서 공을 머리 뒤로 넘겨 버리고 반대로 몸을 턴한다.
곡예와도 같은 기술에 엄석대가 꼼짝도 못하고 뚫려 버리는 순간이었다.
“이잇……!”
스쳐 지나가는 태양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린 걸 본 엄석대의 눈이 순간 돌아버렸다.
엄석대가 태양을 향해 달려가 그대로 슬라이딩 태클을 날린다.
‘그럴 줄 알았다.’
엄석대란 인간은 좀 더 나이가 들어 만났던 지난 삶에서나 지금에서나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교묘하지도 않았고, 어설프다.
저런 태클에 발목이 날아가기에는 지금의 윤태양은 너무나도 닳고 달았고, 신체는 무서울 정도로 발달해 있었다.
평소라면 헐리우드 액션으로 넘어지며 저 녀석 얼굴을 짓뭉개 줬을 거다.
하지만.
‘그럴 가치도 없는 놈.’
태양은 공을 옆으로 굴리며 너무나도 손쉽게 슬라이딩 태클을 피하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고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미끄러지다 멈춰선 엄석대를 내려다봤다.
[아, 저게 뭔가요!] [친선경기에서 저게 무슨 추태입니까! 저런 저질 태클이라니요!] [다리를 높이 든 게 다분히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상황입니다!] [실력 차이가 난다고 저런 식으로 분풀이를 하면 안 되죠! 그것도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상대는 18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입니다!]멈춰선 태양과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았는데도 멈춰 버린 경기.
그와 동시에 관중들이 엄석대를 향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 저 ㅂㅅ 새끼 진짜
-친선경기에서 화난다고 이 악물고 슬라이딩 태클 하는 거 봐라
-진짜 미친놈, 저거 평소에도 태클할 때 다리 높이 드는 거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그런다고 하던데, 저거 보면 다분히 고의적이라니까
-k리그 최강 쓰레기가 여기서 본성 드러내서 다 까발려지겠네
-저 새끼는 매장 당해야 함 예전에도 한 명 저렇게 담가 버렸잖아
-ㅋㅋㅋㅋ 진짜 전남팬이지만, 저 쓰레기는 어휴
-저 ㅂㅅ 공개처형 셀프로 해버리네 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름값 제대로네 진짜
-저러다 태양이 다쳤으면 어쩌려고 ㅡㅡ
-우리나라 희망을 담그려고 하네 미친놈이 진짜 선수생활 하기 싫은가?
-저 새끼 주소 불러 ㅡㅡ 감히 태양이를…….
관중은 물론이고 인터넷 중계 채팅까지 난리가 났다.
야유도 모자라 엄석대를 향한 욕설이 쏟아지고 심지어 엄석대가 있는 쪽으로 물병까지 던져지기 시작하자 K리그 올스타 감독은 다급하게 그를 교체했다.
윤태양의 교체로 인해 관중들의 야유는 더욱더 커져갔다.
일부에서는 합창하듯 엄석대를 향해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윤태양이 풀타임으로 활약하는 걸 지켜보고자 했던 관중들의 분노에 보다 못한 올스타팀 감독은 벤치에 앉은 엄석대를 바라봤다.
“야, 너 들어가라.”
“…네?”
“네는 무슨, 눈치가 없냐? 죄다 네 욕하잖아, 인마. 들어가라고.”
“아니, 그… 네, 알겠습니다.”
엄석대는 고개를 숙이고 벤치에서 일어나 라커룸으로 향했다.
엄석대가 지나가자 사람들은 대놓고 엄석대를 향해 욕하기 시작한다.
그런 엄석대를 보고 이비카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저 선수는 절대 뽑지 말아야겠군.”
엄석대는 이비카의 기준에 4,5선발 수준의 센터백 정도는 됐다.
상비군에 포함하고 상황에 따라서 차출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였단 소리다.
선수 멘탈을 흔들기 좋은 요령 있는 거친 플레이의 선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과 사이가 틀어진 것부터 문제다.
윤태양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다 천명하면서 국대 최고의 스타였던 박민규까지 윤태양 아래로 서열을 정리한 만큼, 저런 선수는 국대에 고려할 가치조차 없었다.
그 가운데 엄석대의 반칙성 플레이와 윤태양의 교체로 다소 식은 경기는 일리뉴의 막판 멀티골로 5대0으로 뉴캐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 *
[친선 경기의 의미를 퇴색시킨 엄석대의 슬라이딩 태클(사진)] [한국 축구 국가대표의 희망이자 기둥, 윤태양을 다치게 만들려던 엄석대 선수는 누구?] [전남 홈페이지, 엄석대 항의로 서버 마비.] [엄석대, 윤태양 이전에도 반칙성 플레이로 많은 선수를 다치게 한 게 드러나 논란.] [국가대표 선수 우태현, 엄석대 같은 플레이는 선배로서 용서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윤태양, 그 선수, 경기 입장 전부터 나에게 욕하며 겁줬다. 그런 선수가 한국에 있다는 것에 놀랐다.] [윤태양 발언에 파문, 선배 문화로 점철된 한국 축구 이대로 괜찮은가?]-와… 엄석대 미친놈이네 ㅋㅋㅋ
-지 몸값에 최소 1,000배는 될 선수한테 욕을 해? 개 미친놈이네
-ㅋㅋㅋ 우리 태양이도 못 참았는지 인터뷰로 바로 쏴버리네
-엄석대 축구인생 ㅈ망행 당첨
-내가 말했지? 저 새끼 옛날부터 플레이 더럽게 하고 고의성 반칙 많이 해서 말 많았다고 ㅋㅋㅋ
-이 와중에 엄석대 학폭 미투도 떴던데?
-축구 인생이 ㅈ망한 게 아니라 그냥 인생 자체가 ㅈ망했네 ㅋㅋㅋ
-저런 쓰레기는 그냥 망해도 상관없음
-우리들의 일그러진 ㅂㅅ ㅋㅋ
한국에서 모처럼 열린 큰 이벤트 경기가 엄석대란 인물로 인해서 화제가 되는 가운데,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짐을 꾸려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J리그는 관중 동원력과 인프라는 한국보다 위지만, 정작 리그 수준 자체는 오랜 시간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리그가 아닌 국가적인 수준으로 유럽에 자국 선수를 계속해서 내보내면서 그 영향이 마침내 J리그까지 오는 결과를 낳았다.
유럽파 100명 시대가 계속 이어져 오니 선진 축구를 배워 와 감독, 코치로 선수들을 육성하고, 유럽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아시아 챔스 리그에서도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그 탓인지 언제나 한국 아래, 영원히 3위 리그였던 J리그는 지금에 와서는 한국과 매년 2위 자리를 다투는 수준까지 왔다.
아니, 최근 3년간은 J리그가 K리그를 따돌리고 2위에 올라온 상황.
그래서인지 일본 축구팬들은 한국을 비웃었다.
아무리 상대가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이라고 해도 5대0이 웬 말이냐는 소리부터 추태를 부린 엄석대 이야기까지.
K리그 수준을 조리돌림하기 바빴다.
J리그는 그 정도로 패배하지 않을 거라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축구팬도, 언론도 말이다.
그렇게 호언장담과 함께 열린 뉴캐슬과 J리그 올스타팀의 친선 경기.
결과는…….
[J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9대0 대패.] [K리그보다 처참한 경기력.] [윤태양 더블 해트트릭.] [윤태양,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로도 지기 싫다.] [윤태양, 여섯 명 돌파 후 득점장면(영상)]대패였고, 일본 축구 쓰레드는 처참한 성적에 좌절하고 있었다.
-아… WWWW 그저 웃음만
-笑笑笑笑笑笑笑 한국보다 잘할 수 있다? 결과는 9대0입니다만
-타이요[태양(太陽)]군, 진심 축구 무섭네요
-유럽파 100명이면 뭐해 아시아 최고의 선수는 한국에서 나온다
-정말 알 수 없는 나라. 어떻게 월드클래스 선수가 꾸준히 나오지? 심지어 이번에는 수준이 다른 선수가 나왔네
-부럽다 한국
-아시아 최강 윤태양[17세]
-아시아 최강? 세계 최강입니다만
-처참하다…….
-타이요가 나올 한국 국가대표랑 붙을 생각만 해도 두려울 지경
일본을 제압한 뉴캐슬은 이어서 동남아를 향했다.
동남아는 이례적으로 동남아 올스타팀과 태국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태국 축구가 가장 강한 팀이어서 대부분 태국 선수들로 구성된 팀과 붙게 됐다.
동남아는 선수들 수준에 비해서 인기가 상상을 초월해 동남아를 대상으로 유럽 축구 클럽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한국이나 일본을 압도할 정도였다.
그곳에서도 태양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역대 한국 선수들을 유난히 깎아내리는 성향이 있는 동남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태양의 활약을 생각하면 그럴 만했다.
더욱이 한류로 일본보다 한국의 이미지가 더 좋아진 영향도 있었다.
태양은 수많은 축구팬과 한국의 궁녀단 못지않은 동남아 여성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경기를 치렀고, 후반 30분을 뛰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인터넷으로도 중계된 이 경기는 무려 200만이 넘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시청하고 유튜브 영상만 모두 수백, 수천만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렇게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 지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툰들이 기다리는 뉴캐슬어폰타인으로 향했다.
본격적인 프리미어 리그 새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