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35)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35화
페르난데즈를 제치고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태양을 토끼몰이하듯 선수들이 길목을 막아서고 몰아붙였다.
태양은 굳이 그들을 뚫고 가지 않고 측면을 타고 달린다.
무슨 속셈일까?
후방에서 중원의 수비를 지휘하는 파블로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당장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은 측면을 달리다 중앙으로 침투해서 득점을 하는 태양의 모습뿐이었다.
그는 일단 득점 하기 어려운 측면을 달리는 태양이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을 견제했다.
그사이 태양은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자신이 달리자 나란히 달리며 최전방까지 올라선 공격수들이 보인다.
태양은 무리해서 중앙으로 침투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어그로를 끌어 공간이 남아도는 공격수에게 볼을 연결할 생각이었다.
고민이 있다면 이 상황에서 누구한테 공을 보내냐는 거다.
방성환이냐 이성호냐.
둘을 놓고 본다면 방성환은 크고 이성호는 정밀하다.
높이냐 결정력이냐 차이인데, 고민하던 태양은 이내 크로스를 올렸다.
사선으로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공, 그 공의 종착지는 방성환이었다.
이성호는 지금 올림픽 대표 기준으로는 좋은 선수였지만, 그 기준을 지금 스페인 올대로 한다면 그저 평범한 애송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 기준으로 이성호 보다도 못한 방성환이었지만, 스페인 올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통하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공중전이다.
[방성환 뛰어오릅니다!]방성환이 뛰어오를 때 동시에 히달고도 같이 뛰었지만 오히려 방성환에게 밀려났다.
방성환의 힘에 밀려 뛰는 것도 어설펐고, 절묘하게 팔꿈치로 밀어낸 탓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진짜 공중전만큼은 타고났네.’
골대를 향해 달려가면서 윤태양은 혀를 내둘렀다.
그사이 방성환이 공을 향해 머리를 가져갔다.
목을 뒤로 젖혔다 힘껏 헤딩한 공이 골대를 향해 떨어진다.
제수스가 훌쩍 몸을 날려 손끝으로 그 공을 골대 뒤로 걷어냈다.
[제수스의 선방입니다!] [방성환,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헤딩을 보여주네요!] [스페인, 위기를 모면했지만 아직 코너킥이 남아있어요.]태양은 곧바로 코너킥을 준비했다.
“저 위치에서 골도 넣을 수 있는 놈이야! 정신 바짝 차려!”
스페인에서 누구보다 태양을 잘 아는 메넨데즈의 외침에 스페인 선수들은 바짝 긴장하며 주변을 살폈다.
가장 요주의 인물은 역시나 방성환이었다.
그가 보여준 공중볼 다툼과 헤딩은 스페인에게도 위기를 느끼게 해줄 만했으니 말이다.
태양은 그런 방성환에게 슬쩍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대충 플랜 B로 간다는 뜻.
방성환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어그로를 끌었다.
그걸 유심히 본 디오스는 이성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멀대같이 큰 놈이 미끼이고 얘가 진짜일 수도 있어!”
스페인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이 태양이 코너킥을 차올렸다.
모두의 시선이 공을 향한다.
공은 스핀을 잔뜩 먹어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듯하다가 감겨서 골대 쪽으로 향한다.
“이것 봐! 저럴 줄 알았어!”
메넨데즈는 주먹을 불끈 쥐며 골키퍼를 바라봤다.
이미 예측했다면 골키퍼가 막을 수도 있으리라.
그의 생각대로 골키퍼가 공을 향해 움직이다가 멈칫한다.
“아니, 이게……!”
방성환이 그 순간 골대 쪽으로 바짝 붙으면서 스페인 선수들을 끌어와 골키퍼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방성환은 이런 상황이 누구보다 익숙했다.
‘너는 앞으로 우리 팀의 최옹수가 되는 거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난히 큰 키를 가진 그를 초등학교 코치는 팀의 최용수가 되길 바랐다.
중학교 때는 루카 토니이길 바랐고, 고등학교 저학년 때 코치는 반 바스텐을 원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하게 키를 이용해 헤딩만 하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 노력 끝에 K-홀란드란 별명이 붙었지만.
‘씨발, 금메달 눈앞에 두고 홀란드면 어떻고 반 바스텐이면 어떠냐.’
막말로 최옹수로 불려도 금메달이면 오케이였다.
그는 열심히 배우고 뛰었던 그대로 골대 앞에서 능숙하게 움직인다.
2030년대 들어선 현대 축구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렇게 방성환의 견제로 골키퍼가 가지 못하는 사이, 스핀을 잔뜩 먹은 공은 골대 구석에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골!!! 골입니다!! 대한민국의 선제골!! 금메달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대한민국!]득점한 태양은 총총 뛰어 달려오는 방성환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좋았어, 이렇게만 해.”
“그래, 칭찬 존나게 고맙다.”
“칭찬은 아닌데? 골도 넣어야지 이제.”
“골은 바라지도 않아. 이겨야지.”
“아주 훌륭한 태도야.”
그리 말한 태양은 전광판을 바라봤다.
전반 19분.
경기는 아직 많이 남았다.
“후.”
태양은 크게 심호흡하며 하프라인으로 걸어갔다.
[자, 대한민국 선수들! 아직 경기 끝난 게 아닙니다. 집중해야 해요!] [선제골을 먹힌 스페인은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겁니다.]“자, 온다! 집중해!”
“막자! 막고 한 골 더 넣자!”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세를 올리는 사이 킥오프 휘슬과 동시에 스페인이 파도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찍이 티키타카라는 전술의 개념을 꽃피우고 전 세계로 퍼뜨린 나라답게 그들의 빌드업은 정교하기 그지없었고, 대한민국이 라인을 내리고 아무리 단단히 걸어 잠가도 기어이 공간을 찾아내 전진했다.
설명이 길었지만,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이건 태양도 속수무책이다.
공격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수비는 그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디오스가 공을 잡았다.
[디오스 달립니다!] [아, 한국 선수들 속수무책으로 뚫립니다!]공을 잡고 전진하는 디오스를 막을 수 있는 한국 선수들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었던 배상현마저 디오스의 드리블에 균형을 잃고 주저앉은 가운데 디오스는 침착하게 왼발을 휘둘렀다.
귀신같이 디오스의 슈팅방향을 읽은 신호성이 몸을 쭉 펴며 날아올랐지만, 디오스가 노린 곳은 야신도 막지 못한다는 그 위치였다.
[아… 골입니다. 불과 4분여 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스페인.]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과연 스페인입니다. 쉽지 않아요.]-ㅅㅂ ㅋㅋㅋㅋ 빌드업 봐라 수준이 다르네
-얘들 ㅈㄴ 세다니까 ㅋㅋㅋ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데려와도 이기기 힘들다 솔직히
-ㄹㅇ
-이거 이길 수 있긴 하냐?
-믿을 건 윤태양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독박축구……!
-ㅅㅂ ㅋㅋㅋ ㄹㅇ 독박축구네
득점하자마자 실점을 했지만, 윤태양은 화를 내지 않았다.
애초에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건 기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누가 더 골을 많이 넣냐 싸움인데…….”
생각해 보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나 다를 바 없다.
디오스가 골을 더 많이 넣냐, 내가 더 많이 넣냐 싸움이었으니까.
태양은 짧게 심호흡하고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공을 뒤로 돌리며 전진했다.
하지만 제일 위까진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윤태양을 빼고는 빌드업 자체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마치 이젤 에드워드처럼 모든 곳에 관여하며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빌드업을 주도했다.
[아, 윤태양 선수 정말 열심히 뛰는군요.] [이러다가 일찍 지쳐 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저 선수가 저렇게 해줘야 해요. 스페인의 수준이 너무 높습니다.]사람들은 윤태양의 체력을 걱정했지만, 당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장전만 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걸 생각하고 윤태양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자신이 이렇게 뛰어줘야 공간이 생기고 전진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는 거다.
[아! 박재호 공 뺏깁니다! 공 뺏은 안토니오 그대로 메넨데즈에게! 메넨데즈!]윤태양은 공을 뺏기는 순간 분주하게 달려갔지만, 늦었다.
메넨데즈는 노영근을 제치고 수비라인 사이에 하프 스페이스에 공을 찔러넣고 있었다.
그래, 스페인은 디오스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 델로아나 카싸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드필더로 취급받는 메넨데즈가 있다.
그가 찔러준 패스를 디오스가 받는다.
이건 한국 수비수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진짜 윤태양 혼자로는 힘든가…….
-스페인 너무 세
-생각해 보면 ㅅㅂ 와일드카드들부터 문제 아니냐 메넨데즈 산티아고 갈레고가 말이냐고 ㅡㅡ
-거기에 23세 이하 선수들도 다 잘하고 디오스까지 있음
-근데 월드컵도 이 사람들이랑 뛰어야 하는 거야?
-ㅅㅂ 영원히 독박축구네 우리 태양이…ㅠㅠㅠ
-독박축구도 한계지…….
-한국이랑 이혼해라 태양아… 독박 너무 빡세다
-전하 힘내세요 ㅠㅠㅠㅠㅠ
대한민국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하프라인 쪽으로 걸어온다.
태양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외쳤다.
“이 자식들아 내가 지면 뒤진다고 했지? 어떻게든 막으라고 했어 안 했어?!”
태양의 우렁찬 목소리에 선수들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태양을 향한다.
“막으라고! 내가 넣어줄게 이 자식들아!”
선수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디오스가 두 골 넣을 때 자기는 고작 한 골 넣었다 이거냐?
“이 자식들.”
윤태양은 인상을 팍 찌푸리며 경기가 시작되기 무섭게 공을 뒤로 보내고 전진했다.
다시 태양에게 공과 사람이 집중되기 시작한다.
태양은 몇 번 공을 주고받다가 기습적으로 파고 들어갔다.
“쉽지 않을걸?”
그 앞을 메넨데즈가 호기롭게 막아선다.
“네가?”
윤태양이 가소롭다는 듯 말하자 메넨데즈가 말했다.
“아니, 우리가.”
메넨데즈의 말대로 주변에는 수많은 스페인 선수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아니, 그건 꼭 정의의 편이 할 만한 대사 같잖아.”
원래 센 쪽이 악당 아냐?
그리고 약한 쪽에서 가장 센 애가 주인공이고.
태양은 그리 생각하며 메넨데즈에게 달려들었다.
단숨에 전속력으로 파고 들어오는 태양을 바라보며 메넨데즈는 미련하게 붙지 않고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유지한 채 견제하려 들었다.
그 순간 태양이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파고들어 페르난데즈가 있는 방향으로 달린다.
페르난데즈와 메넨데즈가 서로의 간격을 좁히며 태양의 코스를 막는 순간 태양은 공을 접어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들어간다.
안토니오가 태양에게 바짝 붙으며 시간을 끌어보려 한다.
그런 안토니오를 상대로 태양은 마르세이유 턴을 선보이며 스치듯이 그를 지나쳐 달려갔다.
단숨에 중원을 통과한 태양의 앞에 수비수들이 보인다.
가장 먼저 풀백인 코르테스가 게걸음으로 달리면서 태양의 속도를 따라잡는다.
태양은 코르테스와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급정거한 뒤 드래그백하면서 공간을 만들고 미처 멈추지 못한 코르테스의 등 뒤로 파고 들어갔다.
그 순간 코르테스는 몸을 빙글 돌리며 갈레고와 함께 태양을 측면으로 몰아가려 들었다.
태양이 골대 쪽으로 들어와 슈팅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 같았다.
태양은 그걸 알면서도 측면에서 다시 안쪽으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코르테스를 오른발로 프리플랩을 선보이며 제친다.
그보다 조금 뒤에서 있던 갈레고가 타이밍을 맞춰 발을 들이미는 순간, 이번에는 왼발로 프리플랩하며 갈레고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밀어 넣는다.
주특기와 같은 넛매그와 동시에 태양은 갈레고를 지나치며 골대를 바라봤다.
골키퍼가 달려오는 걸 본 태양은 오른발로 슈팅하려는 모션을 취했다가 골키퍼인 제수스가 덜컥 멈추는 걸 보며 그대로 왼발을 휘둘렀다.
공이 잔디 위를 스치며 빠르게 뻗어나가 제수스를 지나쳐 단숨에 골망을 가른다.
[윤태양!!!! 골입니다!!! 다시 동점을 만들어내네요!!!] [이 선수 진짜 축구를 혼자 합니다! 스페인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모두 제치며 대한민국을 이끕니다!]-ㅅㅂ 멱살 잡고 캐리하네…….
-독박축구 미쳤다 ㄷㄷㄷ
-태양아 ㅠㅠㅠㅠ 하고 싶은 거 다해라 ㅠㅠㅠㅠ
-이겨줘 ㅈㅔㅂ바류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