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73
72화.
저절로 굴러온 복덩이? (1)
대통령 부부와 비서실장, 회장들은 조만식이 만든 비빔밥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이후 성현우는 즉석비빔밥과 궁중떡볶이, 잡채, 불고기를 내놓았다.
“대통령님, 모두 3분 만에 가능한 요리입니다. 한 번 맛보시겠습니까?”
성현우의 말에 대통령의 얼굴이 환해졌다.
마침 비빔밥으로 양이 차지 않던 차였다.
그럴 때 다양한 요리가 나온 것이었다.
대통령이 수저를 들자 다른 사람들도 수저를 들었다.
잠시 후, 모든 요리를 맛본 대통령이 흡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비빔밥이 이렇게 종류가 많았나요? 떡볶이도 맛있는데 불고기와 잡채도 아주 맛있네. 허허허!”
“말하지 않으면 즉석요리라는 것을 모를 것 같네요.”
대통령 부부의 말이 나오자 다른 회장들도 비슷한 반응을 내놓았다.
실제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즉석요리이다 보니 우리나라 표준 입맛에 맞춘 것이었다.
특별히 까다롭지 않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 대통령이 맛있다고 한 거다.
입에 맞지 않더라도 대통령 앞에서 그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가시밭길을 걷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성현우가 슬쩍 미소를 머금는데 우원호가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 제 생각에는 기내식으로 즉석비빔밥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말에 한국항공 고양호 회장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질문을 받아야 했다.
“고 회장님, 기내에서 비빔밥이 제공되나요?”
“90년대 초반에는 퍼스트클래스에서 제공했고 97년부터는 이코노미에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그는 아주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기들의 기내식을 건들지 말라는 의도일 터.
하지만 우원호는 그런 그의 얼굴을 못 본 척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제공되면서 한식 우수성이 더 알려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양한 비빔밥을 출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한국항공 고양호 회장을 향해 물었다.
“고 회장, 기내식 비빔밥도 즉석밥을 사용하지요?”
“……그렇습니다.”
“대신 맛은 한가지일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아직은 한 가지 맛으로 제공됩니다.”
대답하는 고양호 회장 얼굴에는 이미 게임이 끝났다는 자포자기가 들어있었다.
L그룹과 한국항공 그룹의 차이는 한 마디로 천지 차다.
재계 내 순위뿐만 아니라 정치계 입김도 비교할 수 없다.
고양호 회장이 어쩔 수 없음에 입술을 깨물 때 S그룹 이건호 회장이 입을 열었다.
“저희 그룹은 월드컵에 맞춰서 해외 면세점을 오픈합니다. 해외 면세점에서도 즉석비빔밥을 팔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대통령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식을 홍보하겠다는데 마다할 대통령이 누가 있겠는가?
그때 정홍준이 입을 열었다.
“제가 듣기로는 중국행 비행기를 이용한 고객들이 즉석비빔밥을 요청한 것으로 압니다.”
“벌써요?”
대통령의 대답에 정홍준이 즉석비빔밥 중 한 개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비빔밥을 요청했는데요. 스튜어디스가 다른 즉석비빔밥과 국물, 반찬, 후식까지 제공했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고 들었는데요.”
이후 그는 고양호를 보며 말을 이었다.
“고 회장님, 이게 전부 다 기내 서비스에 신경 쓴 한국항공 덕이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모두 한국항공 서비스 우수성에 대해 말했다.
대통령까지 세계 어디를 다녀도 우리나라 항공사처럼 서비스가 좋은 곳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고양호 회장만 활짝 웃지 못했다.
우원호가 말을 꺼내자 이건호, 정홍준에 이어 대통령까지 쐐기를 박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럼 앞으로 기내식 비빔밥은 항공사의 비빔밥이 아니라 HY인터내셔널 호텔 로고가 붙은 즉석비빔밥을 제공해야 한다.
한국항공도 호텔을 운영한다.
그런데 한 번도 호텔 메뉴를 기내식으로 제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퍼스트클래스에서만 비빔밥을 제공할 때는 기내에 밥통을 비치했었다.
이후 즉석밥이 시중에 나오면서 이코노미까지 비빔밥 서비스를 늘렸다.
그 과정 동안 즉석비빔밥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즉석비빔밥을 살짝 모방하려던 차에 청와대 오찬에 초대받은 것이었다.
고양호가 마치 사약을 마시는 것처럼 물을 마시는데 영부인이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 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이 비빔밥인데 그 맛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이전 정부부터 추진했던 것 같은데 아직인가 보네요.”
“그래서 이번에 비빔밥만이라도 맛을 통일했으면 하는데요.”
이후 영부인은 한쪽에 서 있는 성현우와 조만식을 보며 입을 열었다.
“조만식 주방장 표 비빔밥을 대표 비빔밥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 말을 들은 조만식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성현우가 그의 몸을 밀며 조용히 말했다.
“실장님!”
조만식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채 허리를 숙였다.
“여사님, 감사합니다.”
“저한테 감사할 게 있나요? 조 주방장 솜씨가 좋아서 그런 거죠.”
이후 영부인은 회장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여기 다른 호텔을 운영하는 회장님들도 계신 데 제가 결례를 범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영부인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영부인 앞에서 그렇다고 대답할 회장이 누가 있겠나?
회장들은 아주 흔쾌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저희도 협조하겠습니다.”
영부인은 그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까지 당부했다.
“장관께서도 이 비빔밥이 널리 퍼지도록 애써주세요.”
그 말을 장관이 얼른 받았다.
“이건 장기 보관도 가능한 겁니다.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그 말에 대통령이 크게 웃었다.
“모두 이렇게 힘을 합해주니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네요. 하하하!”
대통령의 웃음소리에 모두 크게 웃었다. 딱 두 사람을 제외하고.
한 명은 기내식 비빔밥을 빼앗긴 고양호 회장이고 나머지 한 명은 아직도 얼떨떨한 조만식이었다.
그때 영부인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비빔밥 이름을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비빔밥이라고 지으면 외국에서 발음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때 성현우가 입을 열었다.
“여사님, 비비다가 어떨까요?”
“그거 좋네요. 우리 한식이 식재료를 비벼서 사용하는 게 많으니까 딱 맞는 이름인 것 같아요.”
* * *
다음날, 미래외식은 대대적인 설비 증설을 발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즉석비빔밥이 소개될 때마다 미래외식도 함께 소개되고 있었다.
반면 미래전자와 미래건설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성관규는 그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조치하지 않았다.
미래전자와 미래건설 모두 소송에 걸려있는 상황이다.
그럼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게 해당 기업을 도와주는 것.
성관규는 그의 장자인 성재환의 불만에도 미래외식만 홍보하게 했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 재산까지 미래외식에 투입하게 했다.
그것은 바로 주가에 반영되었고 끝없이 떨어지기만 했던 미래전자와 미래건설 주가까지 보합세에 머물게 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 부분을 이렇게 분석했다.
-미래그룹, 미래외식을 주력 계열사로 정할 듯. HY컨텐츠와의 단독 계약 지속 전망. 향후 10년간은 경쟁자를 찾기 어려울 것.
그 발표 후 미래외식 주가는 더 상승했다.
성관규가 김정우를 서재로 불렀다.
김정우는 성관규의 서재에 처음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성관규는 김정우가 찻잔을 막 입술에 가져가려는데 입을 열었다.
“정우야, HY와 30년 단독 계약 문제없겠지?”
“컥!”
“젊은 놈이 겨우 이런 말 때문에 사레가 걸리면 어떡하나?”
성관규는 그 말과 함께 휴지를 내놓았다.
그리고 기침을 반복하는 김정우를 향해 말을 이었다.
“현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널 끌어들였어. 네가 지나친 욕심만 안 부리면 넌 미래그룹 대표 계열사를 이끌 수 있다.”
현재 미래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은 미래전자다.
미래외식은 기업 가치와 인지도, 매출 모두 한참 밑에 있다.
김정우는 놀란 눈을 한 채 성관규를 보았다.
“할아버지!”
“그러니까 욕심을 가져. 단 현우를 자극하지는 마라. 욕심이 사업에 대한 것으로 발전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발전하면 우리 그룹 미래가 사라지기 전에 너부터 힘들어질 거다.”
성관규는 그 말을 하며 옅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 그는 장손인 성민수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현재 성민수는 미래건설에서도 책상만 차지할 뿐 아무 존재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성민수의 성격상 가만있을 리는 없었다.
김정우의 승진 때에도 한바탕 난리를 피웠었다.
그건 오냐오냐 잘못 키운 그의 탓.
성관규는 성현우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성민수를 자제시키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현재 미래그룹은 새로운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다.
김정우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HY가 성장하는 만큼 미래그룹도 성장할 수 있다.
성관규는 김정우에게 차를 한 잔 더 따라주며 입을 열었다.
“정우야, 현우가 뭘 하든 다 함께하겠다고 해라. 알겠지?”
“네.”
“너도 잘난 놈이다만 어떡하겠니? 현우가 대통령 눈에까지 들어 버린걸. 상대가 저럴 때는 자존심이고 뭐고 눈 딱 감고 너와 우리 그룹 미래만 보는 거야. 그래야 성공할 수 있어.”
성관규는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김정우에게 했다.
이후 김정우에게 밥까지 먹이며 기를 살려주었다.
욕심 같아서는 성현우까지 앞에 두고 싶지만 지금 성현우는 내로라하는 인물들도 만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사업을 꿈꾸는 사람이 월드컵이라는 특수를 그냥 날리는 것처럼 바보 같은 짓은 없다.
그러려면 월드컵 전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즉석비빔밥 출시는 월드컵 후 세계 간편식 시장을 잡겠다는 성현우의 큰 뜻이 담겨있는 거다.
이럴 때는 조용히 지켜보는 게 최선의 조언이다.
* * *
그 시각, 성현우는 중국어로 통화 중이었다.
“HY인터내셔널 호텔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렇습니다.”
[즉석비빔밥도 성 GM이 기획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혹시 입에 맞으셨습니까?”
[HY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가 음식이 입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즉석비빔밥이 딱 그 맛이어서 물었더니 그것도 HY에서 기획한 거라고 하더군요.]“저희 조리실장 솜씨가 괜찮습니다.”
성현우의 말에 상대는 허허허! 너그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젊은 사람이 능력도 있고 겸손하기까지 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잠시 후, 잠깐 침묵의 시간을 갖던 그가 결심한 것처럼 입을 열었다.
[성 GM, 중국에는 우리 항공사에 단독으로 즉석비빔밥을 납품해줬으면 하는데 가능하겠지요?]상대는 중국 남방항공 이사이자 실세다.
전 삶에서는 남방항공사가 중국 항공사 중 3~4위권이었다.
그런데 2002년 현재, 중국은 항공사 통폐합이 진행 중이었다.
남방항공과 북방항공을 통합, 남방항공집단공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동방항공과 서북항공, 운남항공이 합병해 재설립한 동방항공에 밀렸다.
동방항공은 상하이에, 남방항공은 광저우를 기반으로 한 것도 차이점이다.
성현우는 냉정하게 말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단독 납품은 힘들 것 같습니다.”
[성 GM은 우리 항공사를 못 믿는 건가요?]“이사님도 즉석비빔밥 애호가가 되셨습니다. 저는 더 많은 분이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즐기셨으면 합니다. 대신 먼저 말씀해주신 보답으로 신제품을 가장 먼저 공급하겠습니다. 월드컵 패키지 비빔밥도 먼저 공급받으실 겁니다.”
[신제품으로 어떤 게 나오죠?]“이사님, 저희 호텔에서 어떤 게 가장 맛있으셨나요?”
[한식 중에는 잡채가 맛있긴 하던데 찹스테이크도 맛있더군요.]“열흘 후에 잡채가 출시됩니다. 찹스테이크도 바로 준비하죠.”
성현우의 시원한 대답에 남방항공 이사는 허허! 웃어버렸다.
이미 그는 상대가 단독 납품을 거절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잊고 있었다.
그도 더는 고집부리는 것보다 신제품 선 공급을 약속받는 차선책을 확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계약조건을 협의했다.
앞으로의 일은 양쪽의 법률 담당이 할 일이고 두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사인만 하면 된다.
성현우는 전화를 끊기 직전 지나가듯 얘기했다.
“이사님, 발표는 중국에서 먼저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 *
사흘 후, 남방항공사가 HY인터내셔널 호텔 즉석비빔밥을 납품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소식은 한국에도 즉시 전해졌다.
언론들은 비빔밥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격이라며 환영하는 기사를 띄웠다.
그런데 언론사 몇 곳은 우리나라 항공사를 질타했다.
외국 항공사가 즉석비빔밥 납품 계약을 할 동안 우리나라 항공사는 뭘 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우리나라 항공사의 비빔밥 맛이 수년째 그대로라며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다는 자극적인 내용까지 담았다.
한국항공 고양호 회장은 즉석비빔밥을 기내식으로 선정하라는 지시를 그제야 내렸다.
그러나 한국항공은 남방항공 납품 후 즉석비빔밥을 납품받게 된다.
그동안 언론들의 질타성 보도가 계속될 거라는 것은 당연한 상황.
성현우는 팝콘을 준비할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팝콘각은 좀 미뤄야 했다.
2관을 이끄는 최석현 부총지배인이 특별한 고객이 체크인했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GM, 한국항공 장녀 고현아 씨가 체크인했습니다. 본인 이름이 아니라 비서 이름으로 체크인한 것으로 확인됩니다.]최석현은 세계적인 체인호텔 출신이다.
하지만 한국 상류층들의 성격도 잘 알고 있다.
각 호텔에는 서비스에 유의해야 하거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고객들의 리스트가 있는 편인데 중복이 되는 사람들은 호텔 업계 전체에 퍼져있다.
일명 블랙리스트라는 꽤 근사한 이름으로 말이다.
아직 고현아는 블랙리스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다.
서비스업계 전체를 진상짓으로 평정하기에는 아직 젊다.
하지만 최현석도 짐작했을 거다. 고현아가 실력 발휘를 위해 HY에 체크인했다는 것을.
성현우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마 타입별 룸을 다 예약했을 겁니다. 룸서비스와 조식도 반드시 이용할 거예요.”
[GM 말씀처럼 스위트룸부터 디럭스, 스탠다드를 다 예약했네요.]“일단 지켜보세요. 오늘은 별일 없이 넘어갈 겁니다.”
이후 성현우는 퇴근했다.
오늘만큼은 즉석식품 시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된장찌개를 꼭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현아가 현미경을 들고 왔다고 해도 흠을 찾아낼 수는 없을 거다.
최현석도 그렇지만 2관을 맡고 있는 객실팀장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1시간 후, 고현아는 피곤에 지친 얼굴을 한 채 말했다.
“성현우가 이 정도 실력자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