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dolent genius decided to become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97
직전 (3)
HYN 엔터의 한 대회의실. 정면 단상에 PPT 스크린 걸린 넓디넓은 회의실에, 유닛 프로젝트 ‘엑스샤이-H’ 브리핑을 위한 인원들이 모였다.
“ 자료 한 번 쭉 돌려봐요. ”
“ 네, 프로듀서님. ”
앞쪽 자리에서 브리핑 자료를 확인하는 장미르 프로듀서 포함 A&R팀, 파마머리 윤고은 팀장과 홍보팀, 매니지 1팀에 물론 황덕구 팀장까지. 대략 20명이 넘는 머릿수는 ㄷ자형 책상 반쯤을 채우고 있었다.
여기에 추가로.
“ 야야 너네 ‘도시살인’ 봤냐? 어제 넷플렉스 오픈 한 거. ”
“ 아직. ”
“ 그거 재밌냐? ”
“ 어어, 솔직히 좀 반신반의로 보긴 했는데 개꿀잼. ”
책상 끝쪽에 나란히 앉은 ‘엑스샤이-H’ 멤버인 호민, 류현, 정원까지. 이들은 최근 스케줄보단 연습에 집중하는지 편한 츄리링이나 모자를 쓴 복장이었고, 셋 다 회의 세팅 시간이 지루했는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중 회색머리 호민이 ‘도시살인’ 주제를 던졌다.
“ 장소연 선배님 겁나 멋있게 나오고, 드라마 자체 호흡도 겁나 빨라서 후루룩 보다 보면 끝나 있음. ”
“ 우리 호민이 그런 거 볼 시간도 있고 태평하네. ”
“ 임마 니네가 무심한 거지. ‘밤비디’ 누구냐. 어, 도은서가 쓴 거래잖아? 궁금하지도 않냐?? 언론도 난리고 넷플 오픈하자마자 국내 1위에 일본서도 3위라는데. 후배 사랑이 없어. ”
“ 닥쳐. 즐찾은 해놨거든? ”
“ 나도. ”
곧, 류현과 정원에게 ‘도시살인’을 보라는 듯이 닦달하던 호민이, 곧 만날 도은서를 상기하며 말을 이었고.
“ 근데 좀 신기하지 않냐? 어떻게 걸그룹이 글을 쓰지? 심지어 보니까 퀄도 좋아. 이번에 내부 공모전에서도 대상 탔다던데. ”
공룡상의 류현이 짧은 머리를 쓸며 어깨를 으쓱였다.
“ 그건 인정. 근데 도은서 걔도 걘데 난 강기찬 실장? 그분 좀 궁금해. ”
“ 왜? ”
“ 아니, 뭘 왜야. 아이돌 판 우리가 모르냐? 빤하잖아. 근데 ‘밤비디’ 굴러가는 거 봐봐. ”
“ 아. ”
“ 도은서 작가 그거도 강실장님 그분이 몰랐을 리 없어. ”
“ ‘밤비디’ 각본 자체를 짰다고 말하는 거냐? 스읍- 저번에 한 번 보기엔 딱히 아우라가 보이진 않던데. ”
바로 이때.
-끼익.
‘엑스샤이-H’ 멤버들의 뒤쪽 회의실 문이 열리며, 연습복 입은 ‘밤비디’ 멤버들이 주르륵 입장했다.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십니까!! ”
“ 안녕하세요, 선배님. ”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 90도로 인사 박는 그녀들. 숨을 살짝 헐떡이는 것이 각자 연습하다 바로 달려온 모양. 이때 ‘엑스샤이-H’ 멤버들이 인사하는 ‘밤비디’들을 보며 한 마디씩 보탰고.
“ 쟤들이 요즘 우리보다 어째 더 바빠 보이지 않냐? ”
“ 실제로 더 바빠. ”
“ 호민아 긴장 좀 하자, 쟤들 데뷔해서 더 바빠지면 우리 금방 앞지르겠다. 넷플 그만 보고. ”
물론, ‘밤비디’ 멤버들 뒤쪽에는 양구름과 특별팀 신입 3명이 함께였다. 데스크 여자 한 명, 로드 겸 스케줄 관리로 현장 남녀 두 명. 셋 모두 출근한 지 일주일 밖에 안 돼서인지 얼굴에 긴장이 팽배했다.
반면.
“ 그- ”
제일 뒤에 선, 세상 권태로운 분위기의 남자에겐 긴장 따윈 개나 주라는 얼굴. 바로 강기찬이었다.
“ 적당히 하고 들어가죠. ”
기찬은 서 있기 귀찮았는지 제일 뒤에서 얼굴을 적당히 빼내, 회의실 여기저기 인사해대는 ‘밤비디’ 멤버들에게 눈치를 보냈다. 덕분에 인사를 멈춘 그녀들과 특별팀이 우물우물 정해진 자리에 앉았고.
-스윽.
느릿느릿 움직이던 강기찬 역시, ‘엑스샤이-H’ 멤버들이나 회의실 인원들에게 대강 인사하며 자리했다. 각 팀의 리더 중 느낌만 보면 강기찬이 가장 포스가 약했다. 어쨌든 기찬까지 등장하자 후덕한 황덕구 팀장이 뜬금 벌떡 일어나, ‘밤비디’ 중 붉은 머리를 묶은 도은서를 보며 박수쳤다.
“ 일단 우리 도은봉 작가님께 축하 한 번 시원하게 박자고! 응? 축하합니다, 작가님? 오픈과 동시에 국내 넷플 1위! 일본 3위! 크- 자! 박수! ”
-짝짝짝짝짝짝짝!!
그의 박수가 회의실에 전염되는 것은 삽시간이었고, 단상 쪽 장미르 프로듀서부터 모두가 도은서에게 축하를 보냈다.
-짝짝짝짝짝짝짝!!
이내 발딱 일어나 꾸벅꾸벅 화답하는 도은서.
“ 무한 감사합니다! ”
그녀는 진심으로 기뻐 보였고 회의실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곧, 얼추 상황이 진정될 쯤 단상에 오른 장미르 프로듀서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 먼저 콘서트 컨셉부터요. ”
얼굴에 피어싱 달린 장미르 프로듀서의 브리핑은 당연하겠지만, ‘엑스샤이-H’ 위주였다. 당연했다. 애초 이번에 열릴 콘서트 자체가 ‘엑스샤이-H’ 프로젝트서 번외로 열리는 국내 일일 콘서트니까.
“ 콘서트 컨셉 자체는 일본 쪽에서 다뤘던 것과 유사하되, 의상은 전부 다를 거고 무대 효과도 마찬가집니다. ”
장미르 프로듀서는 콘서트 전체의 컨셉, 무대 효과, 무대 스토리텔링, ‘엑스샤이-H’ 멤버들의 의상, 큐시트에 관한 진행, 선보일 곡의 순서, 참여할 게스트 등등등. 약 1시간 동안 PPT를 넘기며 콘서트 브리핑을 이었다.
“ 게스트는 ‘밤비디’ 포함 더 있는 건 알죠? ”
특이한 것은 게스트가 ‘밤비디’ 말고도 더 있다는 것. 물론, 가수들이었고 ‘엑스샤이-H’의 친한 지인들로 구성됐다. 이유야 간단했다. 명목상 ‘밤비디’의 데뷔 무대긴 했지만, 게스트라는 성격을 짙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쨌든.
“ 일단은 여기까지고 내일 현장서 무대 리허설 때 좀 세세히 잡겠습니다. 황팀장님. ”
브리핑을 마친 장미르 프로듀서가 단상서 내려왔고, 다음 차례는 콘서트 쪽이 아닌 외부를 맡은 황덕구 팀장 차례였다.
“ 크흠! ”
단상에 오른 황덕구 팀장이 가장 먼저 짚은 것은 전체적인 콘서트 스케줄.
“ ‘엑스샤이-H’ 국내 콘서트는 31일 일요일 7시. ”
사실, 이미 ‘밤비디’나 ‘엑스샤이-H’ 멤버들은 콘서트 관련 준비는 철저히 해오고 있었다. 다만, 최근 콘서트 날이 확정됐기에 다시금 황덕구 팀장이 확인해 두는 것.
“ 알겠지만 이번 콘서트는 KBC 방송 ‘이열준의 심야 음악회’와 콜라보고, 내일부터 그쪽 방송팀이랑 리허설부터 같이 움직입니다. 방송 자체가 콘서트 날 생방으로 때리는 거라 리허설부터 좀 빡빡할 텐데 힘 좀 내주고. ”
이어 황덕구 팀장이 들고나온 태블릿을 터치했고.
“ 콘서트장은 총 관객석 53,000인 GJ 라이브 스타디움. 리모델링은 이미 들어간 상태고, 티켓팅은 이틀 뒤 목요일 오픈. ”
수많은 것을 조목조목 읊었다. 내용엔 여기 있는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새로 발표된 것들이 섞였다. 나열하면 퍽 길었지만, 짧게 함축하자면 콘서트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한 뒤 마무리까지.
“ 우리나 방송 쪽이나 리허설 합류는 내일부터고, 본격적 언플도 내일 정오에 터트립니다. ”
즉, ‘밤비디’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일주일이 채 안 남았고.
“ 그리고 강실장. ”
약 30분 넘게 브리핑하던 황덕구 팀장이 뜬금 제일 뒷자리서 기척 숨긴 강기찬을 불렀다.
“ ‘밤비디’ 애들 앨범 발매 문제없지? ”
이어 회의실 모두의 시선이 기찬에게 붙었다. 다만, 강기찬의 대답은 무척이나 심드렁했다.
“ 뭐, 예. 어- 콘서트 다음 날 월요일 오후에 맞춰서 진행 중입니다. ”
“ 차질 있으면 안 돼. ”
느릿하게 고개 끄덕인 기찬 보던 황덕구 팀장이 단상을 내려왔고, 다음 차례는 너라는 듯 강기찬이 ‘밤비디’ 멤버 중 한아리에 흐린 눈동자를 맞췄다. 그러자 동그란 안경을 쓴 한아리가 작게 고개 끄덕인 뒤.
-스윽.
약간 무심한 표정으로 성큼성큼 단상으로 움직였다. 그리곤 노트북을 조작해 곡 하나를 틀었다.
-♬♪
약 3분가량의 노래. 강한 비트가 가미된 힙합 비슷한 느낌. 당연히 작곡과 편곡자는 한아리 본인이었고.
“ 정원 선배님. ”
곡의 재생이 끝나자마자 한아리가 ‘엑스샤이-H’ 멤버 중, 모자 쓴 정원에게 담담하게 읊조렸다.
“ 저번에 부탁하신 곡이요. 이거예요. ”
바로 반응하는 정원.
“ 아! 이게 그거야? 근데 좀 템포가 너무 빠르지 않나?? 살짝 느리게 치고 싸비에서. ”
“ 어- 정원씨. ”
여기서 그의 말을 자른 기찬이 시야 오른쪽 한아리의 연계퀘스트를 힐끔 한 뒤.
-1/【연계퀘스트(내가 쓴 곡을 받고 싶어?) 발생!】
-【퀘스트상세: 어떠한 방해 없이 어린 작곡가가 오롯이 작곡한 순도 100% 곡을 탑가수가 부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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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한 시선을 반대편 정원에게 옮겼다.
“ 이 곡은 ‘밤비디’ 한아리가 아니라, 작곡가 한아리가 결정하고 정원씨에게 넘기는 겁니다. 완성된 곡이라 수정은 당연히 없을 거고. ”
이어 시선 집중된 기찬이 꽤 담백하게 선언했다.
“ 그러니까 정원씨는 그냥 결정만 하시면 돼요. 곡을 받을지 말지. ”
이른 밤, 한 영화 음향 작업실.
살짝 좁아 보이는, 불 꺼진 컴컴한 음향 작업실에 왜인지 정장 입은 유마리가 앉아있다. 물론, 그녀만 있는 것이 아닌 음향 기기를 조작하는 음향 감독, 영화사 무비트럭의 파마머리 대표, 여배우 최은지 그리고 독립 영화감독 김태철까지.
인원은 대충 10명이 안 넘었고.
“ ······ ”
“ ······ ”
모두 정면에 보이는 소형 스크린을 집중해서 보고 있다. 스크린에선 마지막인 음향 작업이 끝난 독립영화 ‘시궁창’이 출력되고 있었다.
왜?
이들 모두는 지금 영화 개봉 전 제작진들만 거치는 블라인드 모니터 시사회 중이었으니까. 뽑힌 영화의 퀄리티 점검, 음향이나 영상 등 문제의 확인 그리고 약간 기념 같은 느낌.
어쨌든.
‘ 오- ’
스크린 속 최소연이 열연 중인 ‘시궁창’ 보는 유마리는 나름 감탄했다.
‘ 생각보다 재밌네. ’
지금이야 ‘판타스마’로서 또는 투자사로서 온 그녀였기에 밖으로 티 낼 순 없었지만, 평소 영화 따위에 별 관심 없는 그녀가 봐도 독립영화 ‘시궁창’은 꽤 재밌었다. 덕분에 보랏빛 머리를 한 줄로 묶은 그녀는 영화에 집중했고, 주연인 최은지 포함 나머지도 마찬가지.
그렇게 흐른 시간이 몇십 분.
-딸칵!
영화가 끝나고 소형 스크린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쯤, 작업실 불이 켜지며 음향 감독이 뒤쪽에 앉은 김태철 감독에게 박수쳤다.
“ 잘 뽑혔습니다, 감독님! 고생 많으셨어요! ”
여기에 눈웃음치는 최은지도 동참했다.
“ 영화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감독님, 진짜로! ”
“ 하하하! 저만 고생한 게 아니라 다들 똑같이 힘내주셨죠! 그래도 결과 나오니까 뭔가 감개무량합니다! ”
곧, 음향 작업실엔 다크서클 자욱한 김태철 감독에게 박수와 함께 감격이 쏟아졌다.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이에 정적인 표정을 유지한 유마리 역시 덤덤하게 박수쳤다.
‘ 일단은 장단 맞춰주지 뭐. ’
영화는 재밌었지만, 분위기 자체는 적응도 안 됐고 지루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그녀는 그저 강기찬의 지시가 있었기에 온 것일 뿐.
‘ 투자자라는 게 존나 귀찮네. 뭘 이런 거까지 일일이 나와서 보냐. ’
이때.
“ 사장님. ”
한창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던, 영화사 무비트리 대표가 파마머리를 쓸며 유마리에게 바싹 붙었다.
“ 영화 어떠셨어요? ”
제작사 사장으로서 투자자에게 던지는 당연한 궁금증. 곧, 유마리는 강기찬에게 전수받은 대답을 내놨다. 모르면 그냥 좋다고만 할 것.
“ 좋았어요. 음, 뭔가. 여튼 좋네요. ”
“ 그러셨어요? 다행이다. 새삼 좀 그렇지만 정말 감사드려요, 사장님. 덕분에 이 ‘시궁창’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
“ 아니요. 저도 의뢰받고 하는 일이라. ”
“ 맞아, 그분께도 꼭 감사 전해주세요. 참! 제가 비루하긴 하지만 ‘판타스마’ 주변에 엄청 홍보해요. ”
빙긋 웃는 무비트럭 대표에게 유마리가 사무적인 미소를 보였고.
“ 그렇습니까? ”
김태철 감독과 대화 중인 최은지를 힐끔한 유마리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을 뱉었다.
“ 근데 대표님. ‘시궁창’ 개봉일이 다음 달 7월 4일이라고 하셨죠? ”
“ 네? 아, 네. 목요일이요. 보통 영화가 수목에 개봉해요. 배급사가 힘 내줘서 스크린도 꽤 확보했습니다. 자료 공유했는데 보셨죠? ”
“ 봤어요. ”
당연히 유마리도 자료를 봤지만 이해는 어려웠고, 그 자료는 바로 강기찬에게 넘어갔었다.
“ 제가 ‘시궁창’에 4억을 태웠······아니, 4억을 투자했는데. 만약에 이 영화가 관객수 100만이 보면 수익이 대충 얼마나 되죠? ”
“ ······관객수 100만이요? ”
유마리의 질문은 그저 어림잡아 물은 것이었다. 영화판 기사에서 보면 곧잘 100만, 200만 하니까. 반면, 무비트럭 대표는 좀 벙찐 얼굴로 변했다. 살짝 황당했으니까.
“ 죄송한데 사장님. 독립영화에 100만 관객수가 없는 건 아닌데, 진짜 기적에 가까운 수치라서요. ”
“ 그런가요? ”
“ 네네. 물론 저희나 배급사나 홍보부터 열심히 할 테지만, 요즘 연예계 쪽 언론이 워낙 HYN 엔터나 ‘밤비디’ 걔네로 시끄러워서······ ”
“ 음. ”
“ 아아! 근데 또 영화는 홍보도 홍보지만 입소문도 만만찮게 중요합니다! 독립은 특히나 SNS나 입소문이 핵심이죠! ”
“ 관객수 10만은 가능한가요? ”
“ 그 정도만 돼도 대박이죠! ”
당연히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 10만 넘으면 투자금 회수부터 수익까지 볼 수 있어요! 100만은 너무 꿈 같은 관객수고. ”
강기찬이 그 꿈같은 관객수를 미리 보고 투자했다는 것을.
이후.
화요일이 저물고 다음 날인 수요일이 밝을 때까지 인터넷은 HYN 엔터와 도은서로 시끄러웠다.
『[이슈IS]FU 엔터 흡수 설은 찌라시? 이틀째 조용한 HYN 엔터』
『반짝이 아니었다, ‘밤비디’ 도은서가 쓴 ‘도시살인’ 국내 넷플렉스 순위 1위 유지』
임한길 대표는 월요일에 대형 떡밥을 던지고 난 뒤 아직까진 조용했고, 반대로 국내와 일본 넷플렉스에서 성공한 ‘도시살인’은 시끄러웠다.
『일본 네티즌들 극찬! 장소연 통했나? ‘도시살인’ 일본 넷플렉스 순위 3위에서 2위 껑충』
‘도시살인’은 화요일과 수요일까지 국내 넷플렉스 실시간 1위를 지켰고, 일본에서는 3위에서 2위로 한 단계 뛰었다.
『일본은 지금 K-컨텐츠에 빠졌다···1위부터 10위까지 총 5개가 한국 것, 2위는 ‘도시살인’』
한편, 이 시각 강기찬은.
“ ······후우. ”
한 대형 콘서트장 좌석에 혼자 앉은 참이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콘서트장이었고, 정면부터 중앙까지 이어지는 무대 역시 웅장했다. 물론, 주변으론 100명 넘는 스탭들이 넘쳤으나 기찬이 보는 것은 방금 무대에 오른, 연습복 입은 ‘밤비디’ 멤버들이었다. 신기한 듯 무대 위에서 방방 뛰는 그녀들.
그런 그녀들을 턱 괸 채 지긋이 보던 기찬이 픽 웃었다.
“ 뭐, 그림 나쁘지 않네. ”
재밌는 것은.
“ 아. ”
무대에 오른 ‘밤비디’ 멤버들을 보던 기찬의 속에, 밋밋하지만 확실한 찌릿함이 전달됐다는 것.
“ 배우 쪽이랑 느낌은 확실히 달라. ”
이때.
“ 강실장님!! ”
옆쪽에서 커다란 스타일북을 든 양구름이 우다다 달려왔고.
“ 애들 정식 무대 의상이요! ”
기찬의 옆에 앉으며 들고 온 스타일북을 펼쳤다.
“ 이거 우리가 결정하래요, A&R팀이! ”
그녀가 펼친 스타일북에는 선으로 꽃이 그려졌고 색깔만 다른, 약간의 노출과 함께 퍽 화려한 의상 후보가 총 4개 정도 꽂혀 있었다.
검은색, 보라색, 짙은 빨간색, 흰색.
이어 턱 괸 자세를 유지하며 의상북을 가만-히 보던 기찬이 작게 읊조렸고.
“ 어- 이건 애들이 결정하게 하죠. ”
“ 맞아! 그게 낫겠죠?? ”
다급하게 손 흔들며 무대 위 ‘밤비디’ 멤버들을 부른 양구름이 순간.
“ 어! ”
앉은 기찬을 내려보며 놀란 토끼눈을 떴다.
“ 강실장님 방금! ‘밤비디’들 보고 ‘애들’이라고 했어요! ”
“ ······안 그랬는데. ”
“ 아니야! 진짜 내가 들었는데?! ”
“ 기분 탓이겠죠. ”
“ 그럴 리가! ”
이쯤.
“ 네! 언니! 왜요?! ”
무대에 있던 ‘밤비디’ 멤버들 전원이 우르르 붙었고, 기찬 보고 약간 묘하게 웃던 양구름이 스타일북을 그녀들에게 내밀며 설명했다.
“ 너희 데뷔 의상 리스튼데 뭐가 좋을 것 같아? 강실장님은 너네가 픽했으면 한데! ”
“ what?! ”
“ 헐! 의상! ”
“ 으아, 빨리 보여주세요 언니! ”
“ 4개나 되네요? ”
이내 한아리 손에 스타일북이 넘겨졌고, ‘밤비디’ 멤버들 전체가 옹기종기 모여 심오한 대화를 나눴다. 그게 대충 5분.
곧.
“ 실장님. ”
의견이 합쳐졌는지 리더 한아리가 앉은 강기찬 보며 약간 무심한 목소리를 냈다.
“ 저희 보라색으로 갈게요. ”
그런 그녀를 멍-하게 올려보던 기찬이 느릿하게 일어나며 양구름에게 읊조렸다.
“ A&R팀에 전해요, 데뷔 의상 보라색으로 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