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RAW novel - chapter 146
레온은 승리의 상징.
끝내 승리하고야만 지상 최강자.
당연히 이 전투도 끝내 승리하는 게 당연──
“잠깐만.”
“선배?”
“최후의 성배 계획은··· 원래는 폐기된 계획이잖아.”
“······그랬죠?”
자신들이 게이트에 입장하고 레온에게 조력을 구하면서 숲의 현자들은 최후의 성배를 벼려내기로 했다.
그 여파로.
달과 순결의 신관장 이사벨이 중상을 입었고,
철과 대장장이의 성배기사 안토크가 승천했으며,
만신전의 대성녀와 숲의 현자들이 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역사가··· 바뀌었잖아.”
바뀌었다. 그것도 아주 크게.
성배기사급 한 명이 전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것이 최소 세 명 이상이 빠졌다.
베아트리체와 야피가 전장에 투입됐다지만, 지혜의 군주에 의해 동체를 잃은 야피는 성배기사에 미치지 못한다.
단순 전력만 비교해도 성배기사 둘은 빠진 데다, 수많은 숲의 현자들도 생각하면 그 차이는 원래 역사보다 훨씬 더 크다.
“이길 수 있는 거야?”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위화감을 느꼈다.
“선배, 저기······.”
“나, 나도 봤어.”
최후의 피난처인 만신전을 향해 몰려드는 피난민들. 그 틈속에서······.
“거기 당신들! 멈춰요!”
하리와 재혁은 만신전을 향해 올라오는 피난민 무리를 제지했다. 그들은 갑작스런 두 사람의 제지에 의아한 눈을 했지만, 하리의 시선은 그들의 중심을 꿰뚫고 있었다.
“거기 로브 쓴 분! 당장 로브 좀 벗어봐요!!”
“······.”
이미 확신을 가지고 검을 뽑은 채 주시하는 하리. 지적받은 로브인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이내 키득거리기 시작한다.
[감이 좋은 분이로군요.]심연의 끝 바닥에서 울리는 것 같은 웅혼한 목소리. 그것의 비틀린 미소를 본 순간 하리는 본능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신성의 불꽃, 파도의 권능이 합해진 이중성법이 그를 덮친다. 삿된 존재만을 휩쓰는 성법들이 피난민 무리를 스치려는 순간, 피난민 중 일부가 양팔을 뻗었다.
-콰아!
“······?!”
퍼부어지던 파도와 불꽃이 무위로 돌아간다. 순수하게 강대한 힘에 성법이 해제된 것이다.
그런게 가능한 건가?
“뒈져버렸!”
그때, 하늘이 울리며 벼락이 내리쳤다. 재혁이 울티마의 권능으로 그들에게 벼락을 내리친 것이다.
“와우, 이거 성능 장난 아닌데요? 위력도, 정밀성도 크게 올랐슴다!”
계승받은 성물을 사용한 재혁은 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번개와 그 정밀도에 감탄했다. 이만하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치명상을 입혔을 거란 기대를 품으면서.
[단장급 기사가 둘인가.] [아니, 한 명은 성물의 힘이다.]벼락에 직격당했음에도 피난민들··· 아니, 정확히는 피난민의 모습을 한 그것들은 놀라울 정도로 멀쩡했다.
어지간한 고위악마도 성법에 직격당하면 성치 못할 텐데, 저들은 너무나 멀쩡했다.
그리고 사람의 거죽이 벗겨내며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는 악마들. 그 특유의 날카로운 형상은 하리도 기억에 남아있다.
“쾌락과 타락의 악마들···!”
그것도 대악마급이 넷.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지닌 대악마 중에서도 유독 끔찍한 기운을 쏟아내는 거물이 하나.
로브를 드러내고 불길한 가면을 쓴 정장차림의 남성. 그것은 날카로운 손톱으로 제 가슴께를 받치며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타락대공 퀘이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잘 가시길.]정중한 목소리 속에 숨겨진 끔찍한 악의가 하리를 향한다. 날카로운 파동이 순식간에 그녀의 목덜미에 도달했다.
“어?”
반응조차 못한 죽음 앞에서 하리가 얼빠진 목소리를 낸 그 순간. 하리의 어깨를 붙잡고 뒤로 당기며 검을 휘두르는 누군가.
-카앙!
“호오?”
타락대공 퀘이는 자신의 손톱을 막아낸 기사를 응시했다. 그 끝에는 하늘과 천둥의 성배기사 길링엄이 있었고.
“가용전력은 모두 성벽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직 남은 분이 계셨군요?”
“시끄럽다, 천한 것.”
날카롭게 휘둘러진 칼날. 그것을 피해 뒤로 번쩍 뛰는 퀘이에게 섬광이 닥친다.
-콰쾅!
“”······!!””
막강한 폭발에 대악마들의 시선이 섬광이 날아온 방향으로 향한다.
“폐하께서 만약을 대비하신 보람이 있으셨구만.”
그곳에는 붕대로 얼굴을 가린 순결의 신관장이 활을 들고 서 있었다.
최후의 전투(4)
하늘과 천둥의 성배기사 길링엄은 이 상황이 결코 좋지 못하다고 여겼다.
대공급 악마와 대악마가 넷. 그 외에도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침입한 악마들이 수백 이상.
‘전원이 고위급 악마들.’
그들이 이곳에 몰려온 이유는 하나. 현재 숲의 현자들이 짜내고 있는 정수를 강탈하거나 그 사보타주를 하기 위함이겠지.
“이사벨 신관장.”
“뭔데?”
“목숨을 버려라.”
“좋아.”
길링엄과 마찬가지로 이사벨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놈들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길링엄 경?”
“이사벨 신관장님, 그게 무슨···!”
당황하는 두 사람을 제쳐놓고 두 성자와 성녀는 망설임 없이 목숨을 배팅한다.
신성강림──
신성강림──
밤하늘에 울리는 천둥소리.
만신전을 내리쬐는 달의 광채.
《천둥의 왕》
《달의 사냥꾼》
사람의 육신을 빌어 신성이 강림한다. 그 광채 앞에서 타락대공은 눈살을 찌푸렸다.
“친위대. 신전으로 향하도록.”
“대공각하?”
퀘이의 말에 의아해하는 쾌락과 타락의 악마들.
“네놈들 따위가 낄 수 있는 전장이 아니다.”
“······명 따르겠습니다.”
대악마를 제외한 고위 악마들 수백이 그대로 만신전으로 달린다. 이사벨이 외쳤다.
“한수호와 천소연이 그곳에 있어! 너희들도 그쪽을 도와!”
“아, 알겠습니다!”
하리와 재혁은 황급히 악마들을 쫓았다.
그리고 남은 건 타락대공과 대악마 넷. 그리고 신성을 강림시킨 반신이 둘. 퀘이가 씨익 웃었다.
“한쪽은 멀쩡하지 못한 모양인데, 우릴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오우~ 한 손가락으로도 찍어누를 수 있으니까 신경 끄셔.”
“그렇다는군.”
“키킥··· 너희 신의 하수인들은 항상 자신감만큼은 넘치는군. 하지만 그 오만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퀘이가 팔을 뻗었다. 이에 대악마들이 그들을 향해 돌격했다.
* * * *
“크윽···!”
수호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악마들을 막아서며 신음을 흘렸다.
이사벨로부터 계승 받은 방패는 악마들의 사나운 공격을 능히 막아냈으나 정작 사용자인 자신의 역량이 떨어졌다.
“소, 소연아! 그쪽은 어때?!”
“말 걸지 마!”
만신전에 상주 중이던 신관과 병사들과 함께 사방에서 몰려오는 악마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그 천소연도 힘에 벅찬 모양이다.
결국 한 쪽이 뚫리며 그 틈을 타 악마들이 몰려간 것이다.
“자, 잠깐! 누가 저쪽 좀 막아봐!”
안 된다. 이곳이 뚫리면 곧장 정수를 벼려내고 있는 현자들과 대성녀가 있는 곳이다. 어떻게 해서든 이곳만큼은 사수해야하는 것이다.
“키히힛···! 죽어라, 하등생물!”
한 고위악마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틈을 보인 수호를 베려던 그때──
“누구 동생을 건드려!!”
어디선가 휘몰아친 불꽃이 악마를 산 채로 태워버렸다.
“누나!”
하리와 재혁이 무자비한 성법을 휘두르며 악마들을 일소했다. 특히 좁은 실내에서 하리의 성법은 절대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수호야, 괜찮니?”
“으응··· 하지만 악마들이 안쪽으로 향했어······.”
“으으··· 서두르자!”
네 사람은 서둘러 악마들이 향한 안쪽으로 향했다. 그들이 안쪽에 도착한 그 순간, 눈부신 빛이 만신전에서 쏟아져나왔다.
“으읏···!”
실명할 것 같은 빛이 만신전을 통과해 하늘까지 닿는다. 모두가 그 이변을 눈치채고 시선을 돌렸을 정도였다.
“으으, 대체?”
네 사람은 빛의 영향으로 비척거리면서도 간신히 그 안쪽으로 향했다. 이곳에 대성녀 아냑과 현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 이건?”
안쪽으로 진입한 수호는 악마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정확히는 수천 가닥의 뿌리에 붙잡힌 채 돌이 되어버린 악마들. 숲의 현자들이 뻗은 나뭇가지에 꿰어 죽은 악마들이 수두룩하다.
-토막내버려!
-잘라내라!
안쪽에서 들려오는 전투의 소음. 네 사람이 도착했을 땐, 침입한 악마들과 현자들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군라르 님!”
“그오오오오오···!”
군라르의 거체가 다가오는 악마를 뻥 차버린다. 거대함을 그대로 폭력으로 휘두르는 숲의 현자는 이 자리에 있는 그 무엇보다도 난폭한 짐승 같다.
“가세할게요!”
네 사람은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에 가세해 악마들의 공세에서 현자들을 지켜냈다.
대부분의 현자들이 달의 성배에 정수를 새기고 있는 현재, 그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그들 뿐이다.
성법
성법
불의 파도가 몰아친다. 실내 전투에서 하리의 성법의 조화는 가히 절대적. 악마들은 피할 길도 없는 곳에서 일방적으로 타오르고 익사한다.
대항할 방법조차 떠오르지 않는 성법의 조합. 하지만 그조차도 정면에서 돌파하는 괴물이 있다.
“건방지다.”
“······?!”
하리는 불의 파도를 뚫고 쇄도하는 철구에 대처하지 못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혈관이 솟아나 있는 철구, 그때 빛의 방패가 하리를 구해냈다.
-꽈앙!
방패 너머에서도 느껴지는 아찔한 충격. 하지만 조금도 밀리지 않은 장벽 같은 방패에 하리가 입술을 뻐끔거렸다.
“서, 성물의 힘?”
“응. 성능이 엄청난데······.”
방패의 주인은 수호다. 이사벨로부터 계승받은 빛의 성배기사의 방패는 복도를 틀어막을 정도로 거대해져 아군 전체를 보호하고 있었다.
“근데··· 두 번은 못 막을 같아······.”
빛의 장벽 너머 그곳에 철구를 던진 악마가 있다.
트리 자이언트 군라르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거구의 괴물. 일전에 목격했던 대악마 안드로진을 떠올리게 만든다.
“인간 놈들. 성가시게 만드는군.”
거구의 대악마는 하리의 성법 덕에 전신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대악마로서도 조금 난처해졌다.
설마 단장급의 전력이 아직도 남아있을 줄이야.
“너희들을 파멸할 것이──?!”
그때였다. 대악마의 등 뒤. 섬뜩한 살기가 번뜩이더니 검은 섬광이 악마를 덮쳤다.
“큽···!?”
전혀 예상치 못한, 파도에 휩쓸려 나간 자리에서 숨어있던 천소연의 급습. 그녀는 성검과 마검 두 자루의 별철검으로 대악마의 목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촤악!
날아갈 뻔한 목을 방어한 대악마의 팔이 잘려나간다. 천소연이 혀를 찼지만, 기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짜릿한 맛 나가신다!”
천둥이 쏟아질 수 없는 실내. 하지만 그 자체로 엄청난 뇌기를 품은 성창이 투척되었다. 재혁이 던진 성창은 그대로 대악마의 가슴을 꿰뚫었고.
“크으으으···! 이 쥐새끼 같은 놈들이!”
“아직도 살아있어?!”
하지만 성마이검에 팔이 잘려나가고, 성창에 가슴을 꿰뚫리고도 살아있는 대악마. 천소연이 외쳤다.
“뭐해요! 빨리 다구리 안 치고!!”
“어, 어어!”
“수호야, 가자!”
두 사람은 천소연의 닥달에 황급히 달려나가 대악마를 공격했다
“제, 젠장하아알···!”
대악마는 당황하며 남은 한 손으로 철구를 휘둘렀지만, 이 자리에 있는 건 단장급의 기사만 넷이다.
대악마는 그들의 협공을 견뎌낼 수 없었다.
“흐아압···!”
기어코 협공에 의해 무너져내린 대악마를 향해 뛰어드는 하리. 맹렬한 불꽃이 피어나는 별철검이 그대로 대악마의 목을 내리쳤다.
-콰아아악!
“크으···!”
마치 두꺼운 강철을 베는 것 같은 단단함이 자루를 쥔 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베어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좀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