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18)
“가주님. 각 부대에서 잔존 강시들의 처리가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지강백은 수하의 보고를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곤죽이 된 이매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지강백은 호남에서 강서로 남하하고 또다시 귀주성으로 올라가며 차례대로 이매들을 박살냈다. 덕분에 이번 사태를 종결시키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술사를 찾아 제거하는 일이었다. 그를 확실히 제거하지 않으면 또 똑같은 일이 일어날 테니까.
지강백은 일찍이 정보당주 유희연에게 술사의 위치를 추적하라고 명령을 내린 바 있었다. 또한 개방 방주 벽사걸을 불러 함께 추적을 도우라 지시했다.
두 거대 정보집단이 움직이자 술사의 위치는 금방 파악되었다. 지강백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가주님. 부대 소집 완료했습니다. 당장 들이치심이······.”
“됐다. 나 혼자 처리하고 올 것이니, 이곳을 부탁한다.”
“예? 예······.”
슈왁-!
지강백은 수하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바람처럼 사라졌다.
현경에 오른 지강백이 작정하고 달리자 마치 빛과 같았다.
홀로 남겨진 수하는 헛숨을 내뱉으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저분은 진정 사람이 맞긴 한 건가? 진짜 용은 아니겠지?”
***
쉬지 않고 달린 지강백은 마침내 전화사신이 숨어있는 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울창한 숲속에 멈춰선 지강백은 정확한 장소를 찾기 위해 바닥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가볍게 뛰었을 뿐인데 그의 몸은 엄청난 속도로 공중에 솟구쳤다. 공중에 멈춘 지강백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북쪽에 있는 바위산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찾았다.’
팟. 파파팟!
지강백은 나무를 디딤 삼아 단숨에 바위산으로 도착했다.
절벽 끝에 안착하자 거대한 동굴이 보였다. 지강백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전화사신이 미리 설치해둔 함정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하고 바위산 전체에 환술을 펼쳐놓았다. 한 번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숨통이 끊어지기 전까지 환각에 시달리게 된다.
전화사신은 안전한 곳에 숨은 채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지강백을 응시했다.
‘멍청한 놈. 어떻게 내가 숨은 곳을 알아냈다고는 해도 설마 단신으로 찾아올 줄이야. 자신의 실력에 자만한 건가.’
차라리 잘 되었다. 여기서 놈을 죽이면 마태룡이 크게 기뻐할 터였다. 전화사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매들의 기운이 갑자기 줄어들어 당황했는데 이렇게 대어를 낚게 될 줄이야. 이 정도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 잘 걸렸다.”
전화사신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한편, 지강백은 동굴 안에 들어오는 순간 미소를 지었다.
‘이놈이 장난질을 쳐 놨구나.’
딴에는 화경의 고수도 속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을 터였다. 확실히 고도의 환술이라 화경의 고수라고 해도 당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물론 지금의 지강백에게는 어린아이 장난만도 못한 수준이었지만.
‘장난질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다.’
지강백은 파월강창을 크게 돌린 뒤,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콰르르르릉!
창끝에서 터져 나온 벼락의 줄기가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바위산 전체가 우르르 진동하더니 이내 눈부신 섬광이 터져 나왔다.
한 차례 빛줄기가 동굴을 가득 채운 뒤, 눈을 떴을 땐 환술이 말끔히 사라진 뒤였다. 지켜보던 전화사신은 경악으로 눈을 부릅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럴 수가! 단순히 내력만으로 깰 수 있는 환술이 아닌데!’
전화사신이 당황하는 순간, 그와 지강백의 눈이 마주쳤다.
직후, 벼락처럼 다가온 지강백이 그의 옷깃을 끌어당겼다.
“쥐새끼같은 놈.”
쩌억! 지강백의 무릎이 전화사신의 명치에 틀어박혔다.
“커억!”
전화사신이 비명을 질렀다. 간신히 낫을 들어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낫과 낫을 든 팔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끔찍한 고통이 전화사신을 덮쳤다.
“이 개자식!”
직후, 전화사신의 신형이 수십 명으로 나뉘었다. 특유의 환술을 발휘해 지강백의 눈을 속이려는 것이다. 짧게 코웃음을 친 지강백이 몸을 빙글 돌리며 창을 휘둘렀다. 묵직한 풍압(風壓)에 환영은 먼지처럼 흩어졌다.
전화사신은 당황하며 이번에는 입에서 불길을 내뿜었다. 불길에 닿은 바위가 녹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지강백은 불길을 정면에서 받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네놈의 하찮은 재주는 이게 다인가?”
“닥쳐라!”
전화사신이 고함을 지르며 내력을 끌어모았다. 보랏빛 강기가 꾸물거리며 칼날을 타고 모여들었다. 전화사신은 낫을 길게 휘둘러 지강백을 향해 겸강을 내쏘았다.
세상 무엇이든 베지 못할 것이 없다는 강기조차, 이제는 지강백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콰앙! 쾅!
지강백은 가볍게 창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전화사신의 겸강을 튕겨냈다. 지강백이 천천히 다가오자 전화사신은 겁에 질렸다. 마치 거대한 괴물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저런 괴물을 내가 무슨수로 이기는가······.’
지강백은 흑월경의 힘을 모아 주먹을 날렸다.
퍼석-.
직후, 전화사신의 목 위부터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머리가 있는 부분을 완전히 소멸시킨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눈치를 못 챘을 테니 고통도 없을 터였다.
머리를 잃은 전화사신의 몸뚱이가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전화사신을 처리한 지강백은 고개를 돌려 남쪽을 바라보았다.
아마 저곳에 흑무림맹의 본진이 있을 것이다. 마태룡 그자도.
그 순간, 화경의 경지에 있었을 때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지금 단신으로 흑무림맹에 쳐들어가 쓸어버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천마의 힘을 얻은 지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몰살을 시키지 못하더라도 흑무림맹의 전력을 대폭 감소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현경에 오른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할 인물은, 같은 현경의 경지에 오른 천유성을 제외하면 천하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음을 정한 지강백은 지체 없이 남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마태룡. 내 지금 네놈의 얼굴을 마주하러 가겠다.’
***
운남 흑무림맹. 맹주 마태룡의 본거지인 철륭성(鐵隆城).
지하 깊은 곳에서 홀로 수련중이던 마태룡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뭔가 거대한 기운이 지금, 이곳을 향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천유성의 기운은 아니다. 그럼 강호에 그만한 기운을 가진 자가 존재한다는 것인가.’
그때, 눈앞에 세워 두었던 그의 애병(愛兵)이자 전설의 요도(妖刀) 지쇄(地殺)가 나직이 검명을 터뜨렸다. 마태룡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쇄가 반응하는 건 오랜만이군.’
마태룡은 가부좌를 틀고 있던 자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지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습격이다-!!!”
콰앙! 콰아아앙!
철륭성은 일종의 비상사태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기습이었던 데다가, 심지어 그 대상이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맹의 총전력이 다급히 철륭성으로 모여들었다.
철륭성 안으로 들어온 지강백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태룡의 기운을 찾고 있는 것이다.
‘어디 있느냐······. 어차피 내 기운을 느꼈다면 알아서 찾아올 테지.’
바로 그때, 흑무림맹의 정예 부대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흑무림맹의 간부들 수십 명이 전부 이곳에 집합했다. 한 명 한 명이 조태염 수준의 경지에 오른 강자들이었다. 그들은 지강백의 얼굴을 확인하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저자는······제갈세가의 가주가 아닌가!”
“미친놈. 대체 무슨 정신으로 혼자 쳐들어온 거지?”
“뭐, 잘된 것 아닌가. 여기서 놈을 잡고 강남을 집어삼킨다.”
간부들이 시뻘건 안광을 빛내며 지강백을 향해 다가왔다. 지강백은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창을 들어올렸다.
그때였다. 간부들을 헤치고 엄청난 기운을 가진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을 뻗어 간부들을 제지시킨 그가 나직이 경고했다.
“물러나라. 전부 몰살당하기 싫으면.”
엄중한 목소리에 간부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지강백은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군. 광혈사신(狂血邪神).’
흑무림맹의 2인자이자 화경의 고수인 광혈사신.
정마대전 당시, 흑무림맹의 수많은 고수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 바로 저자였다. 그 당시에도 화경의 경지에 올라 있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강해졌을지 궁금했다.
한편, 광혈사신은 지강백을 보자마자 자신들이 결코 상대할 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이것도 그 정도 되는 강자였기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보라, 간부들은 그 차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자신이 합세한다고 해도 결과는 필패였다. 광혈사신은 땀을 주륵 흘리며 지강백을 노려보았다.
그때, 길이 좌우로 갈라지며 그 사이로 마태룡이 위풍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깨에 걸친 짐승 가죽과 허리에 찬 거대한 요도가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원수의 얼굴을 마주한 지강백이 싸늘히 냉기를 흘렸다.
“누군가 했더니만, 바로 네놈이었군. 제갈빈. 그러고 보니 우린 초면인가?”
몇 장의 거리를 두고 두 사내가 대치했다. 지강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강북에 있는 사이, 수하를 시켜 헛짓을 꾸몄던데.”
“아, 그거. 사실 무림맹주가 어찌나 사정을 하던지. 네놈이 맹주 선거에 신경을 쓸 틈이 없도록 시선을 돌려달라고 말이야. 흐흐.”
“그래. 방금 그 낫을 든 놈을 처리하고 오는 길이다.”
지강백의 발언에 간부들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렇다면······전화사신께서 저자에게 당하셨다는 말인가!”
“화운사신께서도 놈에게 당하셨다. 믿지 못할 일은 아니야.”
마태룡은 수하의 죽음에도 그저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렇군. 멍청한 놈. 적당히 시간만 끌라니까. 그래서, 우리가 꾸민 일이라고 앙갚음이라도 할 속셈인가?”
“그래. 난 오늘, 네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참이다.”
지강백이 내력을 끌어올리자 흑무림맹의 전원이 긴장하며 대비했다. 바로 그때, 가만히 서 있던 마태룡이 돌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지강백이 눈살을 찌푸렸다.
“하하! 이봐, 제갈빈. 지금 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무슨 소리냐.”
“천유성 그 작자가 고작 네놈 시선 하나 끌려고 이번 일을 벌인 줄 아느냐? 놈이 말해주더군. 네놈을 강남으로 끌어들이는 건 첫 번째 계획에 불과하다고.”
마태룡은 이 상황이 그저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천유성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네놈이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네놈이 가장 아끼는 것들을 찾아 없애야겠지. 마침 좋은 게 있더군. 네놈의 아내, 지금 회임중이라지? 천유성이 직접 정보원을 돌려 알아냈다더군.”
“!!!”
잔잔한 강물에 돌을 던진 듯, 지강백의 표정이 차츰 일그러졌다. 마태룡이 하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강북은 복마전(伏魔殿)이나 다름없다. 멍청한 놈. 그런 곳에 아내를 혼자 내버려두면 쓰나.”
마태룡의 말이 끝난 것과 동시에 지강백이 빛살처럼 성을 빠져나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