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ary youngest son of the marquis RAW - Chapter (223)
제 224화
* * *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으아아악-!!”
“저리 가!! 저리 가!!”
“뭐야, 이거!! 뭐야!!”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칼부림 소리.
그리고 온갖 공격 마법들이 사방으로 터져 나간다.
Manufacture Ghost.
이건 생각보다 심플한 마법이다.
흑마법이고 굳이 서클로 등급을 매기자면 10서클 마법이다.
보통 10서클에 해당하는 마나 유저는 약 1천 개의 귀신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나처럼 혼기를 사용하는 이들은 1만에서 10만 사이의 말도 안 되는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전생에서 혼자 싸우고 혼자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마법과 시체를 일으켜 세우는 Animated Dead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마법들로 잡다한 이들은 정리하고, 검을 들고 지휘관을 베는.
그게 내가 사용했던 유일한 전술이다.
그렇게 걸었다.
당연히 나를 향해 공격하는 이들도 있고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마침 눈앞에 보이는 두 놈은 공격하는 이들이었다.
서클은 한 놈이 8서클, 다른 한 놈이 9서클.
아까 눈앞에 있던 일반인 한 놈처럼 이 두 놈도 누군지 나는 모른다.
사실, 알 필요가 없는 애들이잖아.
두 놈이 검을 휘두른다.
고개를 숙이고, 자연스럽게 한 걸음 내디뎠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리고 더 자연스럽게 내 몸을 스치는 두 개의 칼날.
나는 순식간에 두 고서클 마나 유저의 사이로 파고들었고.
가볍게 양 손바닥으로 두 놈의 몸을 툭- 밀었다.
말이 툭이지 실제로는.
콰아앙-!! 콰아아앙-!!
이렇게 굉음을 터트리며 멀리 날아갔다.
그런 두 놈에게 열 기가 넘는 귀신이 달라붙었고.
푸욱-! 푸우욱-! 푸욱!
순식간에 꼬챙이가 되었다.
무시하고 다시 걸었다.
마저 말하자면.
귀신을 만드는 이 마법은 생각 외로 제한되는 게 많다.
아카데미에서 보았던 그 여자애처럼 자연스럽게 귀신이 된게 아니라, 그냥 흑마법으로 보통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원혼을 형상화 시켰을 뿐이니까.
당연한 소리지만, 이게 영원히 유지될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시간.
제한 시간이다.
약 8시간.
8시간 뒷면 이들은 자연 성불한다.
슬쩍 고개를 숙이자 웬 눈먼 검 하나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대로 몸을 돌린 뒤 발을 휘두르자.
빠아아아악-!!
한 놈이 목이 꺾인 채로 날아간다.
그놈을 아까처럼 귀신 몇 기가 달라붙어 장기를 헤집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으로 완전히 분해가 될 때까지 찍어 누르는데.
아주 섬뜩할 정도다.
마저 이야기.
음. 이젠 할 게 없다.
그대로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귀신들이 그대로 하던 행동을 멈추고는 천천히, 하늘 위로 떠올랐다.
여전히 남아 있는 약 2만 기의 귀신.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완전히 그늘이 져서 밤처럼 보일 지경이다.
“끄으…….”
“괴물…… 괴물…….”
곳곳에서 아주 곡소리가 터져 나오는데, 조금 의외네.
“사람 목숨 가지고 노는 게 니들 취미잖아. 왜? 이건 재미없어? 웃어야지 신음을 내뱉으면 쓰나.”
실실 웃으며 코앞에 쓰러져 있는 한 남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는 그대로 들어 올렸다.
키는 나보다 큰데, 무슨 상관이야.
그대로 반대 손을 휘젓자.
서걱-!!
“아아악!!”
이 남자의 두 다리가 무릎 아래로 깔끔하게 잘려 나간다.
이제야 눈높이가 맞네.
그런데 잠깐만.
“……이상하네.”
헝클어진 머리, 큼지막한 두 눈과 긴 갈매기 눈썹.
핏물과 살점 같은 게 덕지덕지 묻어 있긴 하지만 이 면상.
이상하게 익숙한데?
그대로 반대 손을 들어 놈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슥슥-
그러고는 헝클어져 있는 머리를 쭉 모으고는 그대로 들어 올리자마자 감탄사를 토해내고 말았다.
맙소사.
“야, 오랜만이다.”
“끄윽…… 삼…… 삼 공자?”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나.
내 손에 머리채가 잡힌 이놈.
그놈이다.
발란티에 후작가의 철혈 기사단 단장이자, 마수의 숲으로 토벌을 갔던 그놈.
전생에서 가출한 나를 잡으러 철혈 기사단 정예를 전부 끌고 왔고 나를 지키려던 론이 자폭을 하며 세상을 하직한.
“이야, 신기하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지?”
이놈 이름이 아마 도메스틱 발베르데인가 그럴 거다.
이름이 참 신기해서 자기 스스로도 도메스틱보다는 발베르데라고 부르기를 원했던 놈인데.
난 도메스틱도 마음에 안 들고 발베르데도 마음에 안 든다.
그냥, 다 마음에 안 드는 놈.
놈이 끄윽끄윽 거리며 힘겨워하고 있었다.
음.
“그런데 많이 아파 보이네. 기다려 봐, 지혈해줄게.”
검게 물든 손으로 녀석의 무릎을 탁, 짚어 주자.
치지지직-!!
“끄으으으으으으-!!”
반대쪽도.
치지지직-!!
“끄으으윽-!!”
살지지는 소리와 함께 묘한 냄새가 피어오른다.
여하튼.
“고맙지? 지혈도 해 주고.”
“…… 개…… 새끼…… 빌어먹을 놈…… 저능아 새끼가…….”
아이고 이 멍청한 새끼.
저능아 졸업한 게 언젠데 아직도 저능아 타령이야.
피식 웃고는, 놈을 그대로 던져 버렸다.
방향은 저기, 슈샤이어 말론이 기절해 있는 그 방향이다.
웬 잡놈 때문에 잠시 시간이 지체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닐 거다.
시간, 아주 많거든.
잠시 귀신들을 바라보았다.
이대로 만족해서 성불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귀화하고 싶지 않아 했고,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이들.
그들을 바라보며, 잠시 서 있었다.
심정?
조금 복잡했다.
이들을 지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내가 뭐라고 이들 하나하나를 지켜줘?
내가 얘들 왕도 아니고.
그럼에도 지금 이러고 있는 건, 그냥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렇다.
기왕 판도 깔렸으니까, 성불하기 전에 아주 좋은 구경거리를 주는 게 어떨까.
그래.
그게 좋겠다.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언령.
“[그래비티 필드]”
콰지직-!!
이 주변 모든 땅이 가라앉았다.
마치 하늘에서 짓누르는 것처럼.
“[프로즌 템페스트]”
하늘에서 냉기의 폭풍이 휘몰아치고, 순식간에 주변 나무들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아으으-
살려 줘-
제발-
들려오는 개소리들은 무시했다.
당연히 그냥 무시만 한 것도 아니다.
“[리버커리]”
치료마법도 펼쳐 줬다.
무려 트리플 캐스팅.
이어서.
“[체인 라이트닝]”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아-!
아아아아악-!!
아주 자연스러운 쿼드러플 캐스팅.
나 스스로가 점수를 줄 수 있다면 100점을 줄 수 있다.
그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뒤 펼친 오른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었다.
“[어스 퀘이크]”
우우웅-!!
땅이 움직였다.
마치 생명체가 된 것처럼 진동, 혹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감지할 때마다 땅은 솟아올랐고, 솟아오른 이는 하늘에서 냉기의 폭풍을 맞으며 전기로 몸이 지져지고, 리커버리로 회복된 뒤 바닥에, 평소보다 4배에서 5배 이상 강해진 중력을 받으며 바닥에 처박혔다.
완벽한.
자연스럽다 못해 너무나도 완벽한 퀀터블 캐스팅.
세상이 진동하고.
산맥이 겁을 먹는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산짐승들은 이 주변을 완전히 벗어났고.
하늘도 도망치는 것처럼 모든 구름을 주변에서 지워 버렸다.
태양은 귀신들에 의해 가려진, 이곳이야말로 진짜 지옥이 아닐까.
그렇게 죽는 이들도 천천히 생기고, 비명이 조금씩 잦아질 때쯤.
주먹을, 꽉 쥐었다.
파지직-!
모든 마법이 일시에 해제된다.
자리에서 일어선 뒤 여유롭게 다리에 묻은 흙을 털어 냈다.
“후우, 어디 보자. 살아 있는 놈들은 약 6000명. 꽤 많네.”
진이 빠질 정도로 회복 마법을 걸어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대로 끝날 리 없다.
다시 걸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
그리고 사방에 날아다니는 놈들의 팔다리.
앞서 말했듯 쉽게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렇게 고문하고, 또 하고, 하다 보면 뒤지는 놈이 있을 거고 살아남는 놈이 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은 상황인 거 같아.”
“괴…… 괴물…….”
“사…… 살려…… 살려 주세요!!”
“피아 식별이 필요 없는 상황. 이야, 나를 위한 무대였네. 이게 진짜 나를 위한 무대였어. 이 얼마나 간편해. 알아서 판을 짜 주고 알아서 죽여 달라고 단두대까지 대령했는데, 안 써 주면 그게 병신이지.”
그때였다.
“잠…… 잠깐만!!”
목소리에 꽤 힘이 실려 있는 게, 조금 신기하다.
저기 널브러져 있는 도메스틱과 슈샤이어는 진이 다 빠져서 헉헉거리고 있는데, 이 목소리는 뭐야?
그래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도 뭔가 익숙한 면상이 보인다.
그런데 도메스틱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하나.
어디서 보긴 본 거 같은데.
나이는 약 20살, 혹은 21살.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그때, 그가 말했다.
“잭 발란티에, 맞지?”
“맞는데, 왜 친한 척하냐? 이상한 새끼네.”
“……나다.”
“나가 누군데.”
“……밀란 어센블.”
눈이 크게 떠졌다.
밀란 어센블.
들어본 적 있지.
영감님 슬하에 있는 손자 중 한 명이고, 나한테 뒤진 테슬란 왕국 왕성 근위기사단장인 더글라스 어센블, 그의 아들이다.
“오해가 있는 듯하니, 일단 나는 옆으로 빠지겠다.”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새끼가 약을 처먹었나.
그대로 손을 뻗자.
놈의 몸이 마치 자석이 된 것처럼 내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아주 자연스럽게, 내 손에는 놈의 목이 잡혔다.
“무슨 오해?”
“크윽…… 놔라, 이거 놔라!”
나는 이게 참 신기하다.
분명 영감님은 괜찮은 사람이거든.
그런데 왜 자식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놈들일까.
머리에 나사가 한두 개씩은 빠진 놈들 같잖아.
대체 교육을 어떻게 시키길래 이러는 거지?
조금 의아할 정도다.
나름 꼬맹이들을 기르는 입장에서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그래서 그냥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밀란 어센…… 꿱.”
뚜둑 하는 소리와 꿱 하는 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쯧.
그대로 놈의 시체를 옆으로 던져 버렸다.
참 조용한 분위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연설을 하듯, 이야기를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은 무엇일까.”
“…….”
“사실 나도 한 번밖에 죽어 보질 않아서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그간 지켜봐 왔고 실제로 실험해 본 입장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에 부합하는 건 총 세 가지가 있다.
화형, 질식사. 그리고 쇼크사.
당연히 사전에 정의되는 일반적인 단어랑은 조금 다르다.
다른 이도 아닌 내가 시도하는 거니까.
세 개.
나는 그 세 개를 한꺼번에 진행할 생각이다.
일단 마나를 끌어 올렸다.
언젠가 생각했던 건데, 과연 절대 꺼지지 않는 불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그건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
화염 마법 중 끝판왕이라 불리는 헬 파이어 공식에 [지속] 부분을 강화하고 [순환] 부분을 극대화시켜 주면 된다.
당연히 [위력] 부분은 감소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금방 뒤져 버리니까.
소모되는 마나는 기존의 마나보다 약 2배 이상 되겠지만 상관없다.
이 일로 엄청난 무리가 가서 곧바로 기절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상관없다.
나는 한번 칼을 뽑으면 무를 써는 선에서 그치는 놈이 아니다.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밭을 완전히 초토화 시키는 놈이다.
“[헬-파이어]”
순식간에 주변이 붉게 물들었다.
화염 세례.
영검 초반 3식 화火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단기적인 힘과 장기적인 힘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그 세례가 산맥에 내려앉았다.
그와 동시에
치지지지지직-!!
화르르르를륵-!!
“크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으아아!!”
사방에서 다시 한번 비명이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