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50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49화
“기만질은 이렇게 하는 거야, 자식아.”
디지가 말을 마치는 순간, 시청자들이 환호성을 보냈다.
-ㅋㅋㅋㅋㅋㅋ제대로 싸워보려는 순간 미니언 죽여서 게임 끝내 버리는 거 실화냨ㅋㅋㅋㅋㅋ
-민구 자식, 지가 이기고 있을 때 상대방 비웃고 기만질 오지게 하더니만 제대로 당하네.
-크, 기만러 참교육! 사이다 통쾌하네ㅋㅋㅋㅋㅋㅋ
“디지 선수의 따끔한 교훈이 작렬!”
“민구 선수 종아리가 남아나질 않겠어요!”
자극적인 방송 컨셉은 어그로를 끌기 쉽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법.
지금 순간이 민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였다.
시뻘게진 얼굴로 부들부들 떨던 민구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은 뭐라고 말한들 소용없다는 걸 알아서였다.
패배자의 변명은 언제나 추함을 동반하는 법이니까.
“8강 1경기의 승자는 디지 선수로 결정되었습니다.”
“분투를 보여준 두 선수에게 감사의 말씀을 남기며, 다음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어지는 8강 2경기의 승자는 디지의 다음 상대가 된다.
때문에 디지는 경기를 시청하며 상대를 관찰했다.
“프로스트 선수, 프로 출신다운 기량을 보여주는군요!”
“다만 킬각을 잡기는 힘들 것 같아요. 니베니베 선수도 대처를 잘하고 있군요.”
20분이 넘어서야 끝을 맞이한 첫 번째 판.
이어지는 2번째 판의 승자는 의외로 니베니베란 스트리머였고.
“니베니베 선수, 전략을 바꿨어요! 철저하게 미니언 파밍에 집중하며 상대의 파밍을 방해하는 전법으로 25분이 넘는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합니다!”
“프로스트 선수에겐 안타깝지만, 니베니베 선수가 챔피언 상성을 잘 이용했습니다!”
세 번째 판 또한 2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프로스트 선수!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고 4강에 진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한 경기 끝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린 거 실화냐?
-전 판이 이상했던 거지 이게 정상이긴 함. 해설이 박휘잖아ㅎㅎㅎ
-ㄹㅇ 꽉퀴의 저주 끝났나 싶더니만 바로 ON!
경기 양상이 늘어지는 바람에 살짝 지루했지만, 시간이 길었던 만큼 프로스트의 스타일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었다.
‘호전적으로 싸우는 걸 좋아하는구나. 상대가 사리면서 대처하면 장점이 좀 빛을 잃는 모양이고.’
듣기로 프로스트는 탑 라이너라고 했다.
챔피언 리스트도 그렇고 스타일 자체가 치고박고 싸우는 상남자의 라인인 탑에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4강…… 재밌겠는데?’
그때였다.
-대형, 괜찮소이까?
왕삼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응? 뭐가?
[왕삼 님이 페이스톡을 요청합니다.]수락 의사를 표하자 홀로그램 창에 왕삼의 얼굴이 떠올랐다.
걱정스러워하던 왕삼은 해맑기 그지없는 디지의 얼굴을 보곤 맥이 풀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냐니. 커뮤니티 확인 안 하셨소?”
“커뮤니티? 오늘치 대회 끝나면 몰아서 보려고 했는데. 왜?”
“겜팁에 들어가서 보시구려.”
왜 저러는 거지?
그는 화끈하기 그지없는 승리를 거뒀다.
충챔 전문으로 자극적인 컨셉의 스트리머인 민구를 참교육한다는 스토리로 방송각까지 이쁘게 만들었다.
그러니 커뮤니티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일…….
“엥?”
겜팁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보인 게시글의 제목은 이랬다.
[디지인지 돼지인지 인성 왜 저러냐.]그 밑에는.
[디지 -> 사람 자체가 좀 겸손을 모르네ㅎㅎㅎ]또 그 밑에는.
예상과 달리 부정적인 글들이 많이 보인다.
“뭐냐. 왜 날 욕하지?”
“BJ민구의 악성 개인팬들이 여론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소.”
“오.”
“……반응이 그게 다요?”
“어. 응원하던 사람이 졌는데 욕 좀 할 수 있지 뭐.”
디지가 무사태평한 태도를 보이자 왕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칫하다간 대형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소만. 대형은 걱정도 없소?”
“원래 슈퍼스타는 악플을 달고 사는 거야.”
“…….”
지금 본인이 슈퍼스타라는 건가?
왕삼은 기가 찬 듯이 침묵했다.
너무 태연하게 말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디지는 굳이 할 필요도 없는 걱정을 할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딱히 내가 조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음. 그건 그렇지. 사실 조치할 필요가 없기도 하오. 나도 그냥 대형이 마음 쓰고 있을까 저어되어 연락했을 뿐이고.”
조치할 필요가 없다라.
왕삼의 말은 상황이 반전될 무언가가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내가 모르는 게 있어?”
왕삼이 씨익 웃었다.
“보면 알게 될 거요.”
* * *
[카페 D의 일족(21명)] [넘버원 디팔이 님이 채팅방에 입장합니다.]넘버원 디팔이: 님들. 겜팁 보심?
역배는 인생이야: ㅇㅇㅇㅇㅇ 개판 났던데.
커뮤니티가 개판 나는 거야 항상 있는 일.
하지만 지금의 개판은 얘기가 달랐다.
왜냐하면 D의 일족은 디지의 팬카페였으니까.
DG는 디져야 제맛: 구데기단 민구데기 졌다고 입 터는 거 너무 꼴보기 싫지 않음?
넘버원 디팔이: ㅇㅇㅇ 이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음.
넘버원 디팔이.
D의 일족의 운영자이자 디지의 첫 번째 팬을 자부하는 그는 지금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넘버원 디팔이: 우리도 커뮤니티에 게시글이나 댓글 작업 좀 해야 할 거 같은데. 동참할 사람?
하꼬러버: 하면 하죠. 근데 화력에서 밀리지 않을까요?
D의 일족은 인원수가 21명에 불과한 신생 팬카페였다.
스트리머 경력이 몇 년 되었고 따라서 팬층 규모가 큰 민구의 악개들과 화력 싸움을 벌이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넘버원 디팔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넘버원 디팔이: 우리 D의 일족이 숫자가 적지 시간이 적나. 인당 100개 정도만 써보자.
그렇게 넘버원 디팔이가 전투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였다.
윤서 아빠: 다들 모여계셨군요.
넘버원 디팔이: 회장님 오셨습니까!
역배는 인생이야: 큰형님!
톡방에 있던 모든 이들이 텍스트로나마 꾸벅 고개를 숙였다.
윤서 아빠는 가장 최근에 팬카페에 들어온 신입이었지만.
인방 애청자들인 모인 이곳에서 그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었으니까.
윤서 아빠. 스트리밍 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한 큰손.
스트리머로서의 닉네임은 알빠치노인 그가 채팅방의 대화 내역을 읽었다.
윤서 아빠: 화력 문제는 제가 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넘버원 디팔이: 예? 어떻게 하시려고요?
알빠치노는 허허 웃으며 채팅을 입력했다.
윤서 아빠: 수가 적은 게 문제라면.
윤서 아빠: 사람을 고용하면 그만이지요.
역배는 인생이야: 그거 그냥 댓글 알바…….
윤서 아빠: 어허! 바이럴 마케팅입니다!
더 큰 돈은 무엇이든 가능케 만든다.
바야흐로 반격의 시작이었다.
* * *
[디지라는 애 아는 사람? 좀 모자라 보이던데.]대장전 4강 진출했길래 궁금해서 방송 다시보기 시청했거든?
근데 얘 아는 게 하나도 없더라.
ㄹㅇㅋㅋㅋㅋ 뭐만 하면 그게 뭐예요? 그게 뭐예요 아주 물음표 살인마임ㅋㅋㅋㅋㅋ
모를 만한 걸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당연한 상식인 것들도 다 몰라. 아는 게 없어.
심지어 비서AI도 아직 뾰롱이 쓴다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 애들이나 쓰는 걸 아직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 외진 곳에서 자랐다던데 구라 같고 걍 디지털 환경 적응 못 한 도태된 애 같음ㅋㅋㅋㅋ
[댓글]-ㅋㅋㅋㅋㅋㄹㅇ 멍청한 컨셉 잡은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좀 킹받긴 함.
-내가 봤을 땐 컨셉 아니고 찐임.
└22222컨셉으론 그렇게 모지리처럼 보일 수가 없긴 해ㅋㅋㅋㅋ
꼬투리 하나 잡아서 무작정 디지를 욕하는 글.
자극적인 워딩 탓에 조회 수가 높았던 글에 갑자기 댓글이 우수수 달리기 시작했다.
-이 새끼 선 넘네…… 비하 댓글로 신고함.
└ㄹㅇ 요새가 어떤 시대인데 이런말을 하냐.
└나도 신고함.
└나도.
└5555555555
└66666666
-애초에 저능아가 난다 긴다 하는 장인들 모인 대장전에서 4강 진출을 할 수 있겠냐?
└글쓴이 디지 방송 한 번도 본 적 없다에 내 손모가지 본다.
└ㄹㅇ 플레이 영상 보면 저런 말을 할 수가 없음 감탄하느라 바빠서
해당 글은 얼마 가지 않아서 신고 폭격을 맞고 삭제되었다.
[수상하게 디지 욕하는 놈 글 내역 뒤져봄]지가 응원하는 스트리머가 대회에서 졌다고 이긴 사람 욕하는 팬이 있다?
(Image Clip)
(Image Clip)
(Image Clip)
(Image Clip)
보이지?
처음엔 그냥 분탕인가 싶어서 넘기려고 했는데, 이쉑 민구 팬이었음.
[댓글]-ㅋㅋㅋㅋ수상하게 디지 욕이 많다 싶더라니만 민구데기 빠는 애들이 좌표 찍고 글싸고 있었나 보네.
└난 진작에 그런 거 같았음.
-하여간 민구데기단은 이게 문제라니까. 정신 연령이 다들 어려서 억빠가 너무 심함
└자극적인 컨셉으로 방송하는 스트리머 빠는 애들인데 당연한 거지 뭐.
└컨셉부터가 수준 보이잖아ㅎㅎㅎㅎ
수십 개의 게시글과 수백 개의 댓글이 쏟아지자 커뮤니티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민구의 악질 개인팬들이 다시 한번 게시글과 댓글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D의 일족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고.
-민구 팬인 거랑 디지 욕하는 게 무슨 상관임. 할 수도 있지.
└정보) 이 댓쓴이도 글 내역에 민구 빠는 글이 있다.
└로그 까면 다 나온다 애야ㅎㅎㅎㅎ
[디지가 물음표 살인마 컨셉 잡은 거 킹받으면서도 귀여우면 추천] [디지 슈퍼 플레이 모음집] [DG -> 스타성 하나는 쩔긴 함.]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DG에 대해 알아보자] [DG 매드무비 끌올끌올]겜팁 록 게시판의 첫 페이지부터 다섯 번째 페이지까지가 전부 디지를 욕하거나 옹호하는 글들로 가득 찼다.
어느 글을 들어가도 민구의 악개들과 D의 일족이 댓글 개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카페 D의 일족(21명)]넘버원 디팔이: 회장님, 근데 이러면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
하꼬러버: 디지 글로 도배를 해버리면 오히려 악영향이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윤서 아빠: 허허허,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괜히 노이즈 마케팅이란 단어가 있는 게 아니랍니다. 다들 걱정 말아요.
알빠치노의 말대로였다.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범람하는 글들은 중립적인 유저들의 짜증을 사긴 했지만.
반대로 디지에게 관심 없던 유저들도 디지에게 호기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근데 디지라는 애가 그렇게 잘함?]-ㅇㅇㅇ피지컬 하나는 개쩔긴 함.
-방송 컨셉도 재미짐. 실력 원탑인 애가 좀 허당끼가 있어서 갭모에랄까ㅎㅎㅎ
-얼굴도 잘생김……. 안티 하고 싶어질 정도로…….
마침내 민구의 악개들이 여론 조작을 포기했다.
클린해진 게시판에는 디지에 대한 옹호글, 호기심을 표하는 글들이 가득했다.
넘버원 디팔이: 민구데기단이 항복한 것 같지?
역배는 배당이야: ㅇㅇㅇㅇ 이제 억까하는 글들은 안 올라옴.
DG는 디져야 제맛: 회장님 덕분입니다! 회장님 만세!
윤서 아빠: 허허허. 우리 디지 군은 아직 새내기니까 앞으로도 종종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윤서 아빠: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해요.
넘버원 디팔이: 크으. 든든합니다 회장님!
D의 일족이 첫 전투의 승리를 자축하는 동안.
커뮤니티를 보던 디지는 왕삼이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이유를 깨닫고 있었다.
‘그렇구나. 이제 나도 팬이 생긴 거네.’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갔다.
고마운 이들이 생겼으니, 보답해야 한다.
그리고 스트리머인 그가 보답하는 방법은 하나뿐.
[대장전 4강 1경기] [밴 카드를 사용해 주세요.]이번 상대는 전 프로.
지금까지보다는 더 난이도가 높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디지는 승리로써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