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125
“빨리 찍기나 해 데오르곤.”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였다. 데오르곤은 그 목소리에 잠깐 몸을 떨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데오르곤은 영상구를 조작하고 허공에 손짓하며 말했다.
“됐다. 말해라.”
에이에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안녕 에리나. 나는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 여기는 밥도 맛있고, 그….. 건강도 잘챙겨주고 다 좋은 사람들이야. 에리나. 금방 돌아갈게.”
뒤 이어서 내가 입을 열었다.
“모두들. 안녕. 저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잠깐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며칠만 있다 가도록 할게요.”
그리고 나는 에이에이에게 작게 말했다.
“에이에이. 양손으로 브이자를 그려요 빨리.”
나는 더블 피스를 직접 그려보이며 에이에이를 재촉했다. 에이에이는 미심쩍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이걸하라고요?”
“엘프들 사이에서 즐겁다는 사인이에요. 웃으면서 이걸 그려주세요.”
“그래요?”
에이에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영상구를 다시 쳐다보더니 나와 함께 웃으면서 더블 피스를 했다. 에리나 씨발년. 영상구를 보면서 불안감에 벌벌 떨어라.
근데 저 영상구 어디서 본거 같은데?
페타 영지의 구석에는 마법사의 공방이 있었다. 페타 루시우스가 마법사 소니아 야이반을 데려온 이후 그녀를 위해 지은 공방이었다. 루시우스는 영지 내에 시설들을 마법화하는 데 소니아 야이반, 애칭 소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연달아 일어난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갈 곳이 없었던 소야는 루시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 곳에서 일했다.
처택의 사람들은 소야의 공방을 [음침한 곳]이라고 불렀다. 공방에서 지내는 소야가 도통 밖에 나오지 않았고, 사람들과 대화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믿지 않는 그녀는 필요할 때가 아니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꺼렸다.
특히 루시우스의 저택은 마법사를 싫어하는 수인이나 인어들이 있기 때문에 소야는 더더욱 조심했다.
그녀의 주 업무는 영지 저택의 경비 시스템 및 영지 내 편의시설들에 대한 마법 시스템 연구였으며, 그 첫번째 임무로 내려온 영지 경비 시스템 마법 전산화를 끝낸 이후 소야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빈둥대고 있었다.
그녀에게 일을 시켜야할 페타 루시우스가 북부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루시우스와 소야가 맺은 계약 조건 상 소야는 루시우스가 일을 시키지 않을 때는 여기서 월급은 월급대로 받으면서 자기가 하고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었고, 에리나는 따로 영지의 시설을 독단으로 바꾸는 걸 꺼려해서 의도적으로 소야를 부르지 않았다.
덕분에 소야는 마탑에 있을 시절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중이었다.
마법 딜도를 만들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월급으로 연구비를 충당하는 꿈만 같은 생활. 심지어 소야가 만든 딜도를 [관상용]으로 사용하긴 했지만, 어찌됐든 좋아해주는 인어도 있었다.
실상 혼자 살다보니 외로워서 만들기 시작했던 자위 도구였다. 하지만 현재 소야에겐 무엇보다 열중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오늘도 소야는 새로운 딜도를 만들어낸 성취감에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신축성있으면서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서 혹시나 다칠 가능성을 줄였고 버튼을 누르면 주변의 마나를 흡수해서 알아서 윤활유를 만들어냈다.
소야는 얼굴을 붉히며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이런 걸 만들면 원래 실험해봐야 하는 법.
“헤….헤헤…..”
소야는 팬티를 벗어던지고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아서 등받이를 살짝 뒤로 눕혔다. 그리고 다리를 활짝 벌리고 딜도의 버튼을 눌렀다. 딜도가 스스로 부르르 떨더니 안에서 미끌미끌한 윤활유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소야는 다시 한 번 문이 잠겼는 지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딜도를 자신의 안으로 밀어넣었다.
“하아…..”
매끄럽게 몸 안을 파고드는 감각에 소야가 몸을 떨었다. 소야는 실제 자지도 자신이 만든 딜도랑 별 차이가 없을거라고 자신했다. 그녀는 모쏠아다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자지’의 데이터를 수집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야는 아무튼 그럴거라고 확신했다.
그녀 스스로 느끼기엔 딜도로 하는 자위행위가 섹스만큼 기분 좋았으니까. 천천히 앞뒤로 딜도를 움직이며 그녀는 허리를 움찔 움찔 떨었다. 저택 안 복도에서 사람들이 걸어가는 소리가 들리면 그 쾌감은 배가 됐다. 남들 몰래 이런 음란한 짓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의 쾌감을 자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가 딜도를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저택 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공방에서 자위하는 걸 알고 있었다. 소야 혼자만 아무도 자신의 이 은밀한 행동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읏….좋아….좋아아….아앗….!”
딜도를 열심히 움직이며, 소야는 나중에 다시 한 번 스스로 박아주는 딜도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번에 만들었던 트월킹 딜도는 그 움직임이 너무 격렬해서 실패작이었다.
저번 딜도 파티로 큰 충격을 받은 루시우스의 명령으로 그 딜도들은 전부 지하감옥에 봉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소야는 오토피스톤 딜도에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아읏,…. 좋아아….! 더….더어….!”
소야는 딜도를 앞 뒤로 움직이며 자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멋진 남자가 자신에게 박아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 사내는 누구보다 커다란 성기를 가지고 있었고, 누구보다 매력적인 웃음을 짓고 있었으며 머리색이 금발이었다.
“하읏…엣….?”
순간적으로 페타 루시우스의 얼굴이 떠오른 건 왜 일까. 소야는 자위하다 말고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고개를 저으며 방금 전 화상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영주 루시우스는 아내가 있었으며, 자신에게 일거리를 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을 자위 대상으로 삼다니 인간으로서는 해선 안될 짓이었다.
소야는 자위행위를 그만 두고 어떻게든 그 얼굴을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질구에 틀어박힌 딜도를 앞 뒤로 움찔움찔 움직일 때 마다 그녀의 머릿 속에는 소야의 이름을 불러주며 키스하거나 자신의 가슴을 빨고 있는 루시우스의 얼굴이 보였다.
그 화상은 마치 머릿 속에 포스터를 붙인듯이 적나라하고 노골적이라서 소야가 아무리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금 자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이제 반찬은 루시우스였다. 금발 머리와 붉은 눈.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귀여운 얼굴.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성기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아….앗…아앗….영주님….아…아앗….!”
움직임은 점점 더 격렬해졌다. 오래된 등받이 의자가 소야의 움직임을 따라서 앞 뒤로 크게 흔들렸다. 소야는 그 움직임에 맞춰 허리도 들썩이며 자위에 열중했다. 마치 정말 루시우스에게 안겨있는 듯이 눈을 감은 채 몇 번이고 영주님을 연호했다.
“아앗…! 좋아….! 영주님…! 영주니이이임….!”
그리고
“하읏…! 아, 아앗…! 가, 가아아아앗??”
오랜 세월 이 저택에서 봉사해온 등받이 의자가 그 생을 마감했다. 의자축이 뚝 부러지면서 소야는 딜도를 꽂은 상태로 바닥을 굴렀다. 절정에 이르다 말고 바닥에 몸을 굴린 대가는 처참했다. 넘어지면서 허리를 삔 것인지 다리를 활짝 벌린 상태로 바닥에서 움직일 수 없던 것이다.
“아…..아으……”
소야는 어떻게든 다리를 오므려 보려고 했지만, 한 쪽 다리는 원래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다른 다리 하나는 의자가 넘어지며 쓰러진 잡동사니들에 얽혀서 뺄 수 없었다. 팔만 써서 일어나려고 해봤지만, 허리를 삔 것인지 제대로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아….아으….그….!”
소야는 마법으로 물건들을 걷어내려고 해봤다. 마법으로 물건들 하나하나 건져내서 겨우 다리를 뺄 수 있었다. 허벅지를 찍힌 것인지 다리가 욱신 거렸다. 소야는 다리를 문지르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여전히 일어날 수 없었다.
잠깐 고민하던 소야는 일단 가랑이에 박혀 있는 딜도만 빼고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치맛 자락만 내리면 노팬티라는 건 티가 안나니까. 그래서 그녀는 팔만 아래로 뻗어서 딜도를 뽑아내려고 했다.
“하읏…읏….어라?”
딜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뽑아내려고 했던 딜도가 마치 접착제를 붙인 것처럼 소야의 보지에서 도통 떨어질 생각을 하질 않았다. 소야는 억지로 힘을 줘서 뽑기 위해 손에 힘을 줬지만
“이익….아야야야야! 아야!”
격통이 밀려와서 이내 포기했다.그렇게 그녀는 한참을 누워있었다. 다리 사이에 딜도를 꽂은 채 욱신거리는 허리를 문지르며 소야는 천장을 쳐다봤다. 이러고 있는 자기 자신이 왠지 너무 비참했다.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어서 대충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 마다 허리가 비명을 지르는 걸로 봤을 때, 아무래도 넘어지면서 제대로 삔 모양이었다.
소야는 이제 중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 모양 이 꼴을 대체 이 저택의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가장 마음 편하게 요청할 수 있는 건 셀루였지만, 그녀는 수영장에서 지내기 때문에 복도로 올 가능성이 없었다. 어떻게든 창문으로 기어가서 소리친다고 해도, 셀루가 직접 올리도 없었고.
영주 대리인 에리나는 임신해서 그런지 아주 깐깐하고 날카로운 표정으로 업무를 보는 여자였다. 가끔씩 마주칠 때 마다 소야는 그 날카로운 기세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소야는 그녀에겐 들키고 싶지 않았다.
엘시는 수인이었다. 수인들은 마법사를 정말 싫어했다. 수인들이 마법사를 싫어한단 사실은 마법사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였다. 소야는 엘시가 자신을 도와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에리는 비밀도 지켜줄테고, 소야가 상처받지 않게끔 돌봐줄 것이고, 힐도 해주겠지만 그녀가 퇴근하려면 아직 4시간이나 남아있었다.
이브한테는 들키고 싶지 않았다. 소야는 이브가 정말 무서웠다. 애꾸인 눈도, 날카로운 이빨도 걸걸한 말투도 너무 무서웠다. 그렇게 도와줄 사람 후보군을 고르던 소야는 지금 자신이 그딴 걸 따질 때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오줌이 마려웠다.
미약하게 진동하고 있는 딜도가 방광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대로 방바닥에 실례를 하면 정말 사람을 부를 수 없다. 에리나한테 걸려서 벌레같은 표정을 마주치든, 이브가 욕을 하든 지금 당장 사람을 불러서 자길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
“도, 도와주세요!”
소야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시간에 저택에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그녀가 방 안이 울릴만큼 크게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소야는 울상을 지으며 서둘러 치맛자락을 내렸다. 다리를 비비적대며 다시 한 번 소리쳤다.
“도와주세요!”
그녀는 울먹이고 있었다. 공방에서 지리는 마법사가 되고싶진 않았다. 그녀는 절박한 감정을 담아 소리쳤다.
“제, 제발 아무나 도와주세요!”
“뭐냐. 마법사. 왜 이리 시끄럽나.”
문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소야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 문 너머에 있는 상대는 목소리로 생각했을 때 엘시가 분명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소리질렀다.
“엘시! 문 좀 열어주세요! 빨리요?”
“잠겨있다. 부숴도 되나?”
“네! 부숴주세요! 빨리요!”
쾅!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짝이 통채로 허공을 날았다. 소야는 자기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간 문짝을 보고 하얗게 질렸다. 문짝은 소야의 코 끝을 살짝 긁으며 날아가서 벽에 처박혔다. 엘시는 손을 털면서 공방 안에 머리를 내밀었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바닥에 누워있는 소야를 발견하고 물었다.
“마법사. 왜 누워있나.”
“저, 저 좀 들어주세요…. 움직이지 못하겠어요.”
엘시는 소야를 들어서 자신의 등에 업었다. 소야가 안절부적하지 못하고 있을 때 엘시는 소야의 다리 사이에 뭔가 걸리적 거린다는 걸 느꼈다.
“뭐냐. 마법사. 남자였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