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374
“왜 그래요? 콧노래 잘 부르시던데.”
“기, 기척을 내시란 말이에요. 놀랐잖아요.”
내가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방문이 활짝 열렸다. 기사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침대 위에 올라간 나와 베개를 끌어안은 채 얼굴을 붉히고 있는 에이에이를 본 기사는 헛기침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괜히 경비병들에게 성질을 내며 말했다.
“시, 실례했습니다. 이놈들아! 빨리 돌아가! 돌아가! 얼른!”
코미디의 연속이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서 말했다.
“저도 어릴 때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용사님도 가수가 꿈이셨나 보네요.”
“…..사제님 노래도 들려주세요.”
“네?”
“사제님 노래도 들려달라구요. 저만 맨날 노래 들려주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전 음치에요.”
가수의 꿈을 접은 가장 큰 이유는 노래를 못 불러서였다. 그것도 좀 어중간하게 못 불렀다. 지독한 음치는 술자리에서 웃음이라도 불러일으킨다던가? 내 노래는 술자리에 평화를 가져오는 재주가 있었다.
“괜찮아요. 그냥 불러주세요.”
그런데 이 세상엔 무슨 노래가 있지? 노래를 불러볼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 이 세계관 노래를 아무것도 몰랐다. 이 세상에는 음악 스트리밍 같은 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노래를 들으려면 바드를 불러야 했다.
“아름다운 이 강산을…….”
“푸흡!”
“……아니 그렇다고 시작부터 웃어요?”
“아, 아니 죄송해요. 안 웃을게요. 더 불러주세요.”
“됐어요. 안 불러요.”
“불러주세요. 네? 진짜 안 웃을게요.”
“됐어요.”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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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저택으로 돌아온 우리는 하루하루 수련과 정비에 몰두했다. 하루가 다르게 왕국에서는 드워프 왕국에 대한 새로운 소식들이 날아왔는데, 그 소식 하나하나가 전부 부정적인 이야기밖에 없었다.
드워프 왕국의 에보리 왕이 북부에 6만 골드에 달하는 뇌물을 줬다가 적발되어 여론이 악화되었다거나, 철광석 가격을 갑작스럽게 올려서 대장장이들의 공분을 샀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는 에보리를 욕할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나는 이 이야기들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드워프 왕국을 물밑에서 작업을 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드워프 왕국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데모가 일어나고 있었고, 드워프 왕국과 연계되었던 상단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풍문을 들은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불안에 떨었다. 에이에이도 불안한 얼굴로 자신의 칼을 쓰다듬었다.
“에보리 왕이 만일 전쟁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죠? 사람들이 많이 죽을 거예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에보리가 정말 전쟁을 일으킬 위인이었으면 어쭙잖게 거래를 걸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드워프들의 증오가 규합되었던 그때와 다르게 내부적으로 혼란이 가중된 지금은 에보리가 아무리 몰려있어도 전쟁을 걸 수 없었다. 그가 선택할 제일 나은 방법은 백기를 들고 협상장에 나오는 것뿐이었다.
“사제님 말대로 되면 좋겠네요.”
에이에이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 말대로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에보리는 협상장에서 메이스에 맞아 죽을 거니까. 그리고 새로운 왕이 드워프 왕국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테니까.
내게 협상장으로의 초대장이 온 것은 며칠 뒤였다. 나는 짐을 챙기고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제가 같이 갈까요?”
“신랑 같이 갈까? 드워프 새끼들 비열해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
“괜찮아. 개좆밥들이야.”
이브도 에이에이도 드워프들 소굴로 혼자 들어가는 나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엘시도 호위병으로 따라가고 싶어했지만, 내가 한사코 자리에 눌러 앉아있게 했다. 괜히 드워프 왕을 내가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국경에서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마부와 함께 드워프 왕국 국경으로 이동했다. 능수능란하게 말을 모는 마부는 올해 들어 두 번째 방문하는 드워프 왕국에 대해 기대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는 마부에게 물었다.
“마부. 드워프 왕국으로 가는 게 그렇게 즐겁나요?”
“즐겁습니다. 저번에 갔을 때 어마어마하게 좋은 대접을 받아서 말입니다. 정말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셨더랬죠.”
그는 드워프 왕국의 술 잔치 문화와 맛있는 안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괜히 마부의 기대감을 깨기 싫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번에는 술 파티도 없을 예정이었고 우리도 금방 되돌아갈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부가 이번에 마주할 것은 끔찍한 참극뿐이었다.
약속 당일. 우리는 알버스 기사단장 및 외교 사절과 합류했다. ‘외교 사절’이라고 이름 붙은 무리는 살벌한 안광을 번뜩이며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었다. 그들은 알버스의 말 한마디에 수족처럼 움직였으며 주변을 경계하며 항상 각을 맞췄다.
이들의 뒤에는 난쟁이 하나가 어린애 분장을 하고 쫄래쫄래 따라오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전 재무 대신이었다. 그는 우리를 따라온 알버스의 어린 아들인 것처럼 알버스의 뒤만 강아지처럼 따르고 있었다. 알버스는 나를 만나자 이번에는 말없이 악수하고 자연스럽게 막사로 끌고 들어갔다.
마부는 마부들이 쉬는 마부 대기실로 끌려가며 입맛을 다셨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아 드워프 파티는 없을 것이란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속했으니까요. 그래서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이곳은 드워프 왕국의 국경지대였다. 회담 장소는 드워프 왕궁 내에 있는 작은 정자였다. 드워프 왕궁의 음침하고 폐쇄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제법 화사한 분위기를 내뿜는 곳이었다. 알버스는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고 말했다.
“저와 영주님은 여기 있는 사절들과 함께 에보리와 동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절들은 제가 내리는 명령에 맞춰서 정자에서 빠져나와 선왕의 자식이 있는 별궁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사절이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에보리 왕을 제압한 뒤 포섭해둔 경비병들로 정자를 지키게 하고 먼저 빠져나올 것입니다.”
“경비병들이 포섭되어 있나요?”
“이미 구 왕조 지지자들의 대다수가 저희 계획에 찬동하고 있습니다. 영주님. 여기서 분명히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뭔가요?”
“에보리 왕을 ‘제압’하셔야 합니다. 절대 우리가 죽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죽여서는 안 된다니. 알겠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나 보죠?”
“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 거로 치기로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느긋하게 기지개를 켰다. 외교 사절들이 전부 도착한 무렵에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집단이 되어 드워프 왕국에 입성했다. 내 마차를 몰던 마부는 참여하는 사람이 적은 게 좋다는 이유로 정중하게 영지로 돌려보내졌다.
“아이고, 드워프 파티가…….”
일을 더 하고 싶을 만큼 그렇게 드워프들이 잘 노는 건가? 나는 마부의 술 사랑을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우리는 왕궁으로 들어갔다. 사절을 바라보는 드워프들의 시선은 다소 오묘했다. 어딘지 모르게 기대감을 가진 시선들이 많이 보였고, 내가 자기들 부모라도 죽인 것처럼 불타는 눈으로 노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살기와 호의가 뒤엉킨 군중을 지나 성으로 들어갔다. 사절들은 정중하게 무기들을 경비병들에게 건넸고, 우리 역시 무기를 빼고 들어갔다. 맨손으로 드워프의 무장을 제압하라니 케이크보다 쉬운 일이었다.
드워프의 왕 에보리는 날카로운 눈동자를 둥글게 뜨며 정자에 앉아있었다. 그는 사각형 긴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있었는데, 그의 주변으로 날카로운 눈빛을 한 드워프들이 망치나 도끼들을 허리춤에 차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는 맨손으로 들어오는 데 무기를 챙긴 걸 보면 어지간히 겁이 많은 모양이었다. 에보리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앉아라.”
기선제압을 위한 것일까. 사절들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우리 역시 사절들의 양옆에 서서 팔짱을 끼고 호위병들을 쳐다보았다. 호위병들은 우리를 겁주기 위해서인 듯 미간이 힘을 주고 노려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에게 웃어주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사절 역할로 자리에 앉은 기사가 물었다. 그는 기사답지 않게 샌님 같은 외모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 회담을 요청하신 이유가 뭡니까? 회담 요청서에는 ‘과오에 대한 사과 및 올바른 계약 이행을 요구한다.’라고 적혀있던데, 이것만으로는 원하는 바를 알 수가 없더군요.”
“정말 몰라서 묻느냐?”
에보리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꼭 잘 익은 홍시 같아서 바늘로 쿡 찌르면 터지지 않을까 싶었다. 에보리는 그 상태로 소리를 질렀다.
“북부에서 고통받는 우리 드워프들을 당장 풀어주고! 약속했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라! 이 뻔뻔한 놈들!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것도 정도가 있지! 어찌 이런 식으로 우리를 대한단 말이냐!”
“무슨 말씀입니까?”
그는 담담하게 에보리 왕에게 대꾸했다. 에보리의 기세가 대단했음에도 기사의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에보리가 곧 죽을 사람이거나 이미 죽은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에보리가 말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전쟁을 가벼이 여겨 무기로 삼는 자는 쉬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기 마련이죠. 전쟁을 정말 원하십니까?”
에보리는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굳은 얼굴 위에서 눈동자가 흔들렸다. 에보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이 짧은 순간에 우리는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에보리 왕이 입을 다문 사이 알버스가 팔을 움직였다. 에보리의 호위병들은 그의 움직임에 몸을 움찔거렸지만, 그냥 교차했던 팔을 반대로 바퀸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김샌 얼굴로 우리를 쳐다봤다.
사절 역할을 맡은 기사들은 그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버스가 팔을 바꾸는 게 작전을 시작하자는 신호였다. 에보리 왕이 눈을 찌푸렸다. 기사들은 말했다.
“머리가 어지럽군요. 잠시 쉬고 이야기를 속행하시죠.”
에보리 왕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절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경비병들이 그들을 안내해주고 있었다. 경비병들은 하나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약지와 검지에 두꺼운 반지를 끼고 있었다. 저 반지가 우리와 내통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사절들이 나갔음에도 우리는 나가지 않았다. 에보리 옆에 있던 드워프들이 불안한 얼굴로 무기를 고쳐 들었다. 나는 손을 풀며 씩 웃어주었다. 알버스가 허벅지 갑옷 틈새를 열더니 자기 팔 길이만 한 짧은 검을 꺼내 들었다.
“제 것은요?”
알버스는 조금 당황한 얼굴로 자기 몸을 뒤적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팔을 걷어붙였다. 에보리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뭐 하는 게냐! 당장 나가지 못할까! 경비병! 경비병!”
문 앞을 막아선 경비병들은 투구를 폭 눌러쓴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반지 두 개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에보리는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는 경비병들을 보고 이를 갈았다. 그는 자신의 무기를 치켜들고 호위병들에게 외쳤다.
“뭣들 하느냐! 이 수상한 놈들을 죽여라!”
호위병들이 에보리 왕의 명령에 따라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알버스에게 1명 무기가 없는 내게 3명이 달려들었다. 나는 내게 날아들 해머를 붙잡아서 호위병 한 명을 내 품으로 끌어들였다. 나는 내게 안겨든 호위병의 허리에 손을 휘감아서 단숨에 부러트렸다.
“끄억……!”
그의 손에서 망치가 툭 떨어졌다. 나는 망치를 집어 들고 다른 한 명의 머리를 거세게 후려갈겼다. 머리통이 마치 스쿼시 공처럼 톡 빠져나가서 연못에서 물수제비를 띄웠다. 머리가 날아간 호위병이 소리 없이 무너졌다.
남은 호위병 한 명은 전의를 잃은 지 오래였다. 옆을 보니 알버스의 검이 호위병의 배를 꿰뚫었다. 에보리는 이를 악물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호위병이 외쳤다.
“폐하! 이곳은 우리가 지킬 테니 어서 도망을……!”
깡!
“조용히 하세요!”
남은 건 에보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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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서 나오는 길. 나는 경비병에게서 손수건을 받아서 손에 묻은 피를 닦았다. 알버스는 칼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우리는 정자를 오르는 계단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에보리가 피를 질질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핏 보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그는 간헐적으로 피거품을 내뱉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래서, 왜 살려둬야 하죠? 지금 봐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에보리는 살아있지만 살아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의 팔다리는 전부 부러져 있었고 머리를 한쪽이 움푹 들어가서 제대로 된 판단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이었고,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는 연못에 사는 물고기와 다를 게 없는 존재라 할 수 있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더군요.”
“그런가요?”
드워프들의 전통이랑 관계가 있는 걸까? 나는 피를 닦은 수건을 다시 경비병에게 건넸다. 경비병은 수건을 집어넣고 다시 몸을 돌렸다. 그들이 서 있는 한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외부인은 없었다. 우리는 손을 털고 걸어나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제 마부가 그러던데, 드워프들이 그렇게 술을 잘 마시고 잘 논다더라고요. 술집이라도 지금 가시겠어요?”
“영주님께서 술을 즐기실 줄은 몰랐습니다. 대천신교의 사제장 아니셨습니까?”
“이게 수련생이 음주 금지라서 자주 빚는 오해인데, 수련생 신분을 벗어나면 음주에 대해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음주할 기분이 아니군요. 혹시 그게 궁금하진 않으셨습니까? 에보리 왕을 지지하던 장군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그러고 보니 호위병으로 4명 밖에 없었네요. 나머지는 어디 있죠?”
“오늘 그 친구들끼리 간단하게 단합회를 했답니다. 요즘 들어서 에보리 왕이 물러나길 바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니, 의기투합하기 위해서였겠죠. 이 단합회 정보를 입수한 구 왕조 지지세력이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럼 지금쯤 거기에 칼부림이 났겠군요.”
“그럴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그냥 술에다가 독을 탔답니다.”
역시 비열하고 졸렬한 드워프 새끼들다웠다. 알버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래서 오늘은 술 마실 기분이 아니군요.”
“그럼 그냥 숙소로 돌아가도록 하죠.”
나도 술맛이 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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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한구석에서 드워프 장군들이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은 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마치 난산을 하는 암탉 같은 모습으로 머리털을 삐죽삐죽 세우며 팔로 홰를 치는 모습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술잔을 들이켰던 드워프가 눈을 까뒤집은 채 기침과 함께 핏덩이들을 툭툭 뱉어냈다. 그는 허공에 도끼를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다가 널브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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