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16)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16화
먼저, 티저 사이트에 업데이트 된 단원증.
흐릿한 핑크빛 갈색 필터가 입혀진 단원증 속 티오제 멤버들은, 서바이벌 당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팬들이 환호를 넘어서 고함마저 지르게 만들었다.
[늘봄미르 @NBML__0412(사진) (사진)
우리 #춘용 이 스카우트 단원증 사진 보고 가세요 ♡ 머리 반묶음한 거 잘 어울려서 가슴이 너무 아픔… 머리 새로 염색해 주신 헤메쌤 칭찬해요 (박수) (박수) 얼굴은 말해 뭐해 우리 애가 티오제 스카우트 팀 기선제압 전문인데 ㅠㅠ] [영국남자좋아합니다 @logaaaanUKUK
로홀리 펌한 거 진 짜 좋 아 안 그래도 평소에 자연 갈색 머리 때문에 ㅈㄴ 강아지 같았는데 머리 복슬복슬해지니까 장난 엄청 많이 치는 골든 리트리버 같음 ㅠㅠ 그리고 본토 느낌 미 쳤 어 진짜 Real Boy scout (From UK) 화려하게 등장이시라고] [방유찬믿고대학가세요 @BangbangYourchan
(사진) (사진)
유차니 턱선에 진짜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거 같다 근데 거기에 베레모오? 베레모오오??? 원래 베레모라 함은 팀내 최고 깜찍이들만 착용 가능한 필살 아이템 아님?
근데 우리 유차니는 섹시다이너마이트 군부물 찍고 계시는데 이걸 진짜 어쩌면 좋아 나 오늘 잠 못 잔다 ㅇㅇ 죽어줄게 오빠아아악] [⎿(차단된 계정입니다) 방믿대쌤 유차니 오빠 아니지 않아요? 님 레오폴드 리더보다도 나이 많잖아요] [⎿분탕 ㄲㅈ]
데뷔를 앞둔 신인만이 가질 수 있는 청량함, 그리고 거기에 적절하게 섞인 완벽한 컨셉추얼.
와중에 장시우의 눈물점, 지화성의 반짝거리는 눈.
그리고 손재하의 단정한 입매 같은 매력 요소를 살린 첫 개인 티저 사진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어디 그뿐이겠는가?
단원증을 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건 단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문윤하가 자신의 이름을 비주얼 디렉터로서 널리 알릴 수 있었던 까닭은, 겨우 개인 컷 하나하나를 잘 찍어서가 아니었다.
문윤하는, 대중들의 눈에 보일 모든 요소 하나하나 디렉팅하는 미친 여자였으니까.
이마에 쏟아진 머리카락 한 올, 손톱의 길이, 눈에 비친 사소한 사물까지.
그러니, 그녀의 정수를 보기 위해서는 그런 요소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사람들이 홀린 듯 반복 재생을 누르게 만드는 컨셉 비디오, 무드 샘플러, 뮤직 비디오.
바로, 영상물 말이다.
달칵―
아무것도 없는 낡은 벽이 섬네일로 붙어 있는, 1분 40초 길이의 무드 샘플러는 아무 소리 없이 시작됐다.
드르륵―
탁.
영상을 누르는 순간 영사기 필름이 돌아가는 것 같은 효과음이 짧게 나오긴 했지만, 그뿐.
그러나 그걸 보는 이들은 저도 모르게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을 느껴야만 했다.
왜냐하면….
[Our Boyhood]화면에 하얗게 뜬 저 자막 뒤, 초반 20초가량의 흑백 영상에는 [타겟팅 스타>에 출연하던 당시의 티오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으니까.
방송에는 공개되지 않은, 연습생 통조림 숙소에서의 나날.
무대 뒤 공간에서 기도하기 위해 모인 여러 명의 손. 덜덜 떨리는 다리, 클로즈업 되는 마이크.
데뷔가 확정되고 눈물을 흘리는 얼굴, 떨리는 손등 위로 마구 떨어진 축하 꽃다발의 꽃잎까지.
그러나 이 모든 건 극도로 매우 짧게, 그리고 간결하게 나와서 ‘다큐멘터리 오프닝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감정을 누르고 절제한 영상이 주는 울림이 더 큰 법.
[AG물산회사 @HARDWARE_store나 지금 15초경에 나오는 재하 보고 오열 중인데 이거 괜찮은 거 맞음? 뒷부분 더 봤다가 탈수로 실려 가고 티오제 데뷔 때까지 못 일어나면 어떡함? 우리 애가 손 떨고 있잖아 ㅁㅊ…
47.5초남이라고 영업하던 게 어제 같은데 우리 재하가 이제 데뷔를 코앞에 두고 있다니 진짜 감동 너무 커] [저때 과몰입 너무 심하게 하고 온정신을 다 쏟아서 이제 보니까 그냥 전생 같다 ;; 우리 애 빼고 타멤들은 다 떨어지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다른 애들도 엄청 간절했네] [⎿아니 애초에 서바이벌 나온 애들 중에 안 간절한 애가 어디 있음] [⎿⎿약혼녀 달고 나왔던 애는 ㅂㄹ 안 간절한 거 같더라 간절했으면 약혼 깨고 왔겠죠?] [⎿아니 근데 대박이야 오히려 소리 없으니까 그때 막 발표하면서 애들 앞에 설명해 줬던 거 다 떠오름 ㅠㅠ]
이미 그 부분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문윤하가 자기 사단의 등짝에 채찍질을 하며 무드 샘플러 릴리즈를 서두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데뷔 준비 때문에 대중들에게 잠깐 잊힌 연습생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추억팔이가 필수.
그러나, 너무 과하지 않게. 세련되게.
잘생긴 모습 중 제일 어려 보이는 것. 제일 어려 보이는 것 중에서는 가장 간절해 보이는 것.
그리고 그 간절한 순간, 터져 나왔던 소리는 없앰으로써 시청하는 당사자가 그 소리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애초에 ‘소년기’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강조한 것 역시 그 연장선이었다.
[타겟팅 스타>는, 팬들 모두가 지켜본 티오제 멤버들의 소년기니까.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소년기는 영원하지 않다.
드르륵― 탁.
앞서 나타났던 ‘Our Boyhood’라는 자막이 지워지고, 그 위에 약간 달라진 글씨가 화면에 박혔다.
[Run Away form Boyhood]그리고 동시에.
35mm 필름 카메라 비율이던 화면이 가로로 쭉 늘어나며, 정가운데에 흙바닥에 앉아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소리 하나 없던 앞부분과 달리, 스산하게 바람 부는 소리가 오디오를 꽉 채우고 있는 가운데.
사박, 사박…
카메라가 낙엽 밟는 소리와 함께 한 발짝씩 다가가더니, 앉아 있는 이의 요소 하나하나를 줌인하기 시작했다.
약간 너덜너덜해진 보이스카웃 단원복, 왼손에 꾹 쥐고 있는 강아지 목걸이.
엉성하게 매듭 묶인 보이스카웃 스카프, 무릎에 마구잡이로 붙여 놓은 거즈와 반창고까지도.
그리고, 카메라가 천천히 어깨 위로 그 화면을 옮기며, 얼굴이 드러나기 직전.
[―Whe-re’s Xe-ni-a?]낙서한 것 같은 타이포가 보이스카웃 단원의 얼굴을 가려 버리며, 그 당사자가 누군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당연히 SNS와 커뮤니티는 터져 나갔다.
[AG물산회사 @HARDWARE_store(사진) (사진)
아니 어캐 얼굴을 안 보여줄 수가 있어 미치겠네 턱만 언뜻 봐서는 우리 재하인 거 같은데 ;; 앉아 있어서 키가 가늠이 안 돼 ㅁㅊ] [불났어요불 @fireworksday
아오 금발 아닌 거 보니까 火성이 아니네 ㅋㅋㅋㅋ @AG_ent 밀멤 티를 이딴 식으로 내시나요 ㅠ 데뷔 전부터 어디 서러워서 덕질하겠나 ;;] [⎿ㅈㅅ한데 님은 왜캐 억하심정이 넘쳐 흐르시나요? 지마스군이 염색했을 수도 있잖아요] [⎿안 그래도 열 받으니까 그냥 가라 좀] [⎿넵 하긴 주인공 지마스군 아닌 건 맞는 거 같네요 파이팅 하세여!] [시우하다 @singsingull_ll11
(사진) (사진)
얼굴 가려지기 직전 0.3초 앞으로 돌리니까 흔들리는 얼굴이 나오긴 하거든요?! 저거 눈물점 같지 않으신가요 여러분? 티오제 멤버 중에 눈물점 있는 건 한 명뿐이니까요 ㅎㅎ]
모든 팬들이 달려들어 ‘우리 애일 것이다’, ‘아니 우리 애가 무드 샘플러 주인공이 아닌 게 말이 되냐’로 자와자와하는 사이.
그럼에도, 아직 영상은 40초 정도 남은 상태였다.
[God, I need to find Xenia.] [Before everyone arrives….]끝까지 얼굴을 감춘 그 보이스카웃 단원이 벌떡 일어나 황색 워커와 화면 밖으로 걸어나가자, 그가 깔고 있던 무언가가 바람에 살랑, 흔들렸다.
바람 부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며, 그 무언가를 향해 카메라가 점점 빠르게 다가갔다.
보이스카웃 단원복과 비슷한 색상의 갈색 지도였다.
[Map/ Six-Leaf Clover]그리고 카메라가 그 지도 상단에 박힌 예스러운 방위표 옆, 지도의 이름을 잡는 순간.
♬♩♪― ♩♩♪…
오르골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빈티지한 영화 자막처럼 노랗게 처리된 문장들이 주르륵 나열됐다.
– “어후. 누군가가 제니아를 훔쳐 간 건 분명해요. 그렇지만, 누가 데려가는지 아무도 못 보는 바람에… 거참, 이거 곤란한데요.”
– “으음. 이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우리 중에 데려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해요. 다들 제니아를 엄청 좋아했으니까요.”
– “뭐, 일단 찾는 게 우선이겠죠. 한 명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아지기도 하고. 일단 전 아니에요. 진짜로.”
– “It’s insane. Poor Xenia. 얼마나 무서울까요? 빨리 구해줘야 해요. 그리고 안락한 방에서 핫밀크와 함께 쉬게 하는 거예요. Trust me. 제가 확실히 도와줄 수 있어요.”
–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누군 할 줄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닌데. 저도 호시탐탐 노리기는 했는데, 결국 안 했다고요. 양심이 있어야지.”
– “저는 제니아가 없어졌을 때 방에서, 쉬고 있었고… ――은 잠깐 기타를 쳤다고 그랬, 어요. 그리고 ――은 캠프파이어 준비용 장작을 가지러 갔다고 했고요. …모르겠어요.”
이전부터 계속 보여준 티저 사이트 속 주제.
‘누가 개를 훔쳤는가’에 대한 짧은 토론처럼 보이는 문장들이었다.
그러나, 팬들은.
아니, 적어도 좋아하는 멤버가 뚜렷한, 혹은 이제껏 [타겟팅 스타> 속 티오제 멤버들을 꼼꼼히 지켜본 팬들은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사진) (사진)
이거 자막 애들 말투 그대로 써놓은 거 같은데…? 자기 아니라고 거두절미하고 딱 박고 들어가는 거 봐 롤로코스터 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우리 용용이잖아 ㅁㅊ] [아 이제 알겠다 티오제 멤버들이 제니아를 돌봐주기만 한 게 아니라 너무너무 좋아했고 그중 한 명이 훔쳐서 숨겼다는 설정인가 본데??] [⎿ㅁㅊ 그거 때문에 티징 사이트에서 단원증이랑 특징 쭈르륵 보여 준 건가?? 그냥 돌봐주기만 한 게 아니라 용의자라서…?]
그렇게 모두의 머리에 있는 퍼즐이 탁탁 맞춰지고, 줄곳 흘러나오던 오르골 소리가 끝을 달려가던 그때.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섬네일로도 나타났던 통나무 벽에 낡은 단체 사진 하나가 붙었다.
방유찬, 손재하. 김춘용과 지화성, 로건과 장시우까지.
어깨동무하고 환하게 웃는 그들 모습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씨가 박혀 있었다.
[Six-leaf Clover Scout Forever] [D-24 ToZ (Target of Zenón)- 1st mini album ‘Six-leaf Clover’ Title “숨바꼭질” release]사람들이 그 문장을 전부 읽기도 전에, 화면은 암전.
1분 40초짜리 무드 샘플러가 타이틀곡 제목과 함께, 그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