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6)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56화
“후….”
나는 내 옆에서 걸어가는 재하 형을 보며 들리지 않게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바이벌 휴가 기간에 어쩌면, 연습생들이랑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그 대상이 다른 사람도 아닌 재하 형이라니.
그러니까, 이 상황은 짧게 말해서….
“음, 역시 좀 어색한가?”
“더헉, 네, 네?”
“하하. 아니, 너무 말이 없는 거 같아서. 편하게 생각해. 오늘은 내가 너한테 도움을 받는 입장인 걸.”
“아, 혀, 형도 편하게 생각하세요. 네.”
크흠.
불시에 정곡이 찔린 나는 불편한 헛기침을 뱉으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래. 어색했다.
형과 8년간 동거동락한 기억이 있는 나와 달리, 재하 형에게 나는 아직 서바이벌에서 마주친 가계약 연습생에 불과했다.
게다가 어떤 우연의 연속인지, 18명의 연습생들 사이에서 단 한 번도 같은 팀이 되어 본 적이 없었고 말이다.
2차 경연 게임인 경찰과 도둑을 할 때와, 김주안을 족칠 때 짧게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그뿐.
좋게 말해 더 알아 가야 하는 사이.
객관적으로 말하면 그냥 남남.
그런 재하 형이 나를 찾아온 이유는, 단순하고도 복잡했다.
“아, 회사에서 영상을 찍는다고요.”
“응. 프로그램 홍보 차원에서 말이지.”
AG 기대주 채널에 올릴 ‘Aiming’의 안무 영상을 촬영하게 되었는데, 그 대상이 재하 형이라는 점.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일까? 현 AG 남자 연습생 에이스는 재하 형이니 말이다.
“근데 내가 댄스 브레이크 부분을 좀 어려워하거든. 그때 무대를 워낙… 망치기도 했고.”
“아아… 네.”
당시의 기억 때문에 고통스럽기라도 한 건지, 순간적으로 난감한 얼굴을 한 재하 형은 곧 다시 부드러운 표정으로 내게 그렇게 물었다.
“근데, 그때 네가 센터에서 정말 잘했던 게 기억나서 말이야. 혹시… 괜찮으면,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사례는 내가 확실히 할게.”
재하 형 안무 체크를 도와 달라고.
…내가.
솔직히, 거절하는 게 맞았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이제 휴가 내내 류웨이를 타파할 계획의 얼개를 잡아야 할 판인데. 그 귀한 시간을 빼서 남의 안무 체크를 돕는다고?
여유도 이런 여유, 안일도 이런 안일이 따로 있을까.
그러나.
“어후, 좋아요. 저도 어차피 한 번 더 디테일 확인하고 싶긴 했거든요. 하하, 휴가 동안 몸 안 굳고 좋네요!”
“…승낙해 줘서 고마워.”
내가 죽도록 고생시킨 멤버 형의 부탁을 변죽 좋게 거절할 깡은 내게 없다.
…제기랄.
나는 시선 끝에 자리한 AG 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까라면 까야지.
그게 속죄행 익스프레스에 탑승한 (구) 악성 멤버의 숙명이니까.
“회사 출입증은 있어?”
“네, 가계약서 쓰고 받은 건데, 이거면 될까요?”
“응. 여기 문들은 전부 카드키로만 열려서… 잠시만. 고마워.”
오랜만에 들어온 AG 엔터테인먼트의 1번 연습실.
재하 형이 제일 좋아하는 이 연습실은, [타겟팅 스타> 이후 자연스럽게 애로우즈의 연습실이 되었다.
심지어 돌아오기 전 발매하려 했던 미니 앨범 안무 연습도 여기서 진행했었고.
“렉스 파트는… 혹시 몰라서 일단 빼고 연습했지만 말야. 그래도 가서 기본 안무만 확인해 보자. 그래도 첫 무대는 서야지, 응?”
“…저 이번 노래 데모도 안 들어 봤는데요?”
“그, 그래? 오, 맙소사….”
…엉망진창의 마지막 연습 말이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연습실 안의 익숙한 기기들을 눈으로 훑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고, 달라야만 했다.
“네. 거기서 턴 돌면서, 따따따. 따. 네, 좋아요.”
“드럼 사운드 다음에 나오는 부분. 박자 괜찮아?”
“네. 딱 맞아요. 디테일도 완벽하고.”
그런 마음가짐 덕분일까.
재하 형과의 안무 체크는 순조로웠다.
아무리 무대를 죽 쒔다고는 해도 ‘Aiming’을 연습한 시간만 한 달 가까이 됐다.
기본기는 이미 완성이 된 거나 다름없다는 소리다.
게다가 망친 무대라 마음에 걸려 더 연습을 한 건지, 재하 형의 안무 숙련도는 댄스 멤버인 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솔직히… 제가 뭘 더 봐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기서 더 하려면 박자 쪼개는 거밖에 없거든요. 아, 물론 형은 그것도 잘하시겠지만요.”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아직 멀었지.”
아니긴 무슨. 겸손에도 정도가 있다.
레이디 스완 선배님들이 폭삭 망하고 이를 벅벅 간 도재찬 사장님의 공격적인 외부 영입은, 지금 뒤통수를 거하게 때리신 신 이사님뿐만이 아니었다.
트레이닝 파트, A&R 파트. 심지어는 컨텐츠팀과 미디어 분석팀까지.
이거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싹 갈아엎은 체계 속에서 탄생한 최고의 연습생.
그게 재하 형이었다.
[NEW! AG prospectER: Son Jae Ha]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골고루 밸런스를 갖춘 재능과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
다정다감한 성격,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까지.
“휴….”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저런 사람이 우리 리더였다니까, 그러게.
“왜 그래? 어디 아파?”
“아, 아니에요. 제가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네! 하하.”
봐라.
아무리 우여곡절이 있다고 해도 데뷔를 못 할 수가 없어, 이 형은.
“아, 아픈 줄 알았어. …다행이네.”
물론, 오래 봐도 어딘가 알 수 없는 구석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그건 지금의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기도 하고.
형의 걱정에 난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고는 연습실을 둥둥 울리던 ‘Aiming’의 반주를 껐다.
안무 연습 종료를 알리는 신호였다.
리더 형과의 즐겁고 단란한 안무 연습은 이 정도로 충분했다.
이제 집 가서 머리를 쥐어짜야 저 형이랑 다시 같이 데뷔를 하지, 어.
“이제 바로 촬영하시면 되겠는데요? 애초에, 제가 아니라 AG 안무팀에서 봐주셨어도 괜찮았을 거 같은데….”
“아냐. 네가 필요했어, 나는.”
“네?”
아니, 말이 너무 간지러운 거 아닌가? 형 성격이 다정한 건 안다만.
“그러니까….”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재하 형은 여전히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안무 영상 따로 찍는다는 거, 사실 거짓말이거든.”
동시에, 침묵이 찾아왔다.
나와 재하 형만이 있던 연습실에는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 웽웽 울렸다.
그래.
저런 부분이 저 형을 알 수 없게 만들었지, 참.
이렇게 대화하는 게 오랜만이라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는 재하 형의 잘생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결 좋은 검은 생머리 아래 눈동자는 형의 머리처럼 새카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8년을 봐도 감 잡을 수 없는 저 눈.
내 시선을 알아챘는지, 재하 형은 아! 하는 소리를 작게 내고는 말을 이었다.
“그게, 너랑 나는 팀도 안 겹치고, 방도 안 겹치잖아. 그런데 핑계 없이 만나자고 하면 많이 당황스러워할 것 같아서. 그래서 어쩌면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
“이렇게 됐네.”
나는 잠시 입을 벌리고 지금 재하 형이 하는 말이 무얼 뜻하는 건지 생각했다.
“그러니까, 지금 저랑 얘기할 상황을 만들려고… 휴가 때 굳이 AG의 연습실을 빌리셨다는 말씀이시네요.”
“음, 정리하자면 그렇지.”
“…허.”
그러고 보니,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이상한 지점들이 많긴 했다.
아직 [타겟팅 스타> 촬영과 방송이 한창인 와중에, AG 기대주 채널에 올릴 안무 영상을 따로 촬영한다고?
AG 순혈 밀어주기 논란으로 실시간 트랜드를 뜨겁게 달굴 주제 아닌가.
게다가, 내가 ‘Aiming’ 무대를 꽤 잘하긴 했어도 우리 팀 MVP는 지화성이었다.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재하 형의 껌딱지, 지화성 말이다.
녀석이 이걸 알았다면….
“왜 재하 형 안무 체크를 왜 용용 형이 해요? 안무팀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아니, 내가 하는 게 맞죠!!”
…어후.
실제로 듣지도 않은 고함에 벌써부터 질려 뻘하게 서있는 나를 본 재하 형은, 연습실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음 지었다.
“아, 아하하, 내가 작정하고 거짓말한 거니까, 눈치 못 채는 게 당연해.”
원래도 재하 형은 알기 어려웠지만, 이런 상황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다.
아마 순탄하게 서바이벌을 진행하며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고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을 거다.
하여간, 저 형은 그래서….
나를 왜 부른 거지?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연습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재하 형은 자기 옆자리를 툭툭 치며 눈짓했다.
저런 것도 그대로네, 저 형은.
내가 곧 자리에 앉아 뜸을 들이자, 형의 입이 다시 천천히 열렸다.
“시영 누나 때문에 좀 힘들었지?”
“…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런 내 표정을 읽은 건지, 재하 형은 자기 오른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며 부서지는 웃음소리를 냈다.
“그 누나가 소속 연습생들을 너무 아껴서 그래.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말야. 아마… 지금 너한테도 좀 미안해하고 있을 거야. 티는 못 내겠지만.”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형의 말에 수긍했다.
“괜찮아요. 제가 사실 편법을 쓴 것도 사실이고.”
“…네 입장에서는 그걸 이해할 필요가 없는데도?”
“다 지난 일이잖아요. 덕분에 저는 오히려 순위를 잘 받았는걸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거랑 나에게 눈치 주며 행동한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화를 냈겠지만, 뭐.
나는 민시영 선배님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내 반응이 괜찮은 걸 확인한 재하 형은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천천히 다시 입을 뗐다.
“음, 이걸로 말문을 뗀 건 괜찮았던 거 같네. 그럼 다른 얘기를 좀 해 볼게.”
있잖아.
“보통, 회사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은 사내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대부분이야. 지분 관련 문제도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는 부분이고. 그 시영 누나마저도 말이야.”
“…….”
“근데, 나는 내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돼서. 모를 수가 없었어.”
어떤 연습생을 밀어줄 생각이다. 네가 어떻게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미션을 할 때는 어떤 방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고.”
나는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려는 헉, 소리를 간신히 참아 냈다.
재하 형도 알고 있구나.
전부는 몰라도, 알고는 있어.
지금 [타겟팅 스타>에서 밀어주고 있는 대상이 류웨이이며, 그걸 위해 위쪽에서 알력 다툼이 있다는 것까지.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이 거기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도.
그것에 대한 놀람을 갈무리하기도 전에, 형에게서는 쉬지 않고 말이 쏟아져나왔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
“네가 퀸스 출신이지?”
“…네. 데뷔조에서 떨어졌어요.”
내 낮은 대답에, 재하 형의 얼굴 전반에 깔려 있던 미소가 걷혔다.
손가락으로 연습실 바닥을 툭툭 건드리고, 연습실 문 너머에 누군가가 있진 않은지 빠르게 확인하고.
그 덕에 나는 이 다음에 나올 말이 형이 하고자 했던 말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재하 형의 앞머리가 에어컨 바람에 살랑였다.
목소리 역시 거기에 맞게 줄어든다.
“글쎄. 내가 듣기로는….”
신 이사님이 퀸스랑 연락을 좀 주고받던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생산적인 거 같지는 않더라. 그 밑에 비서님이 화내시는 걸 내가 코앞에서 봤거든.”
“…….”
“뭐랬지? 아마, ‘아무 일도 없었던 거 같은데 굳이 왜 자꾸 찔러보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그 말에 나는 더 묻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말이었으니까.
그런 내 태도가 알만하다는 듯, 가볍게 미소 지은 재하 형은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러나저러나, 오늘 도와줘서 고마워. 내가 나중에 꼭 밥 한 번 살게.”
“…뭘요.”
밥은 무슨.
그것보다 더 귀한 걸 줬으면서.
재하 형이 방금 해 준 말은, 현재 내게 무조건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이제 나를 하차시키려는 류웨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역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어느새 모자와 마스크를 다시 쓰고 연습실 밖으로 나가는 재하 형의 뒤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근데, 그걸 왜 얘기해 주신 거예요?”
“…응?”
내가 몇 마디를 더 붙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 뒤돌아서 큰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재하 형이 멈칫거렸다.
“저야 감사하긴 한데… 굳이 얘기해 주실 이유 없잖아요.”
재하 형은 내가 8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당연히 내 곁에 엑스가 있다는 것도 모를 테니, 그 사실을 듣는다고 일개 연습생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 할 텐데.
게다가. 지금 우리를 연결하는 끈이라고는 재하 형 껌딱지인 지화성이나, 이전에 스쳐 지나가듯 나눈 대화가 다이지 않은가.
근데 왜 나한테 이런 걸 굳이 말해 주냐, 이 말이지.
“그건….”
내 말에 재하 형은 약간의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
* * *
재하 형이 마지막으로 꺼낸 말은,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떠올랐다.
“누가 마음대로 우리를 쥐고 흔드는 게 별로 좋진 않다, 라….”
아마 형이 한 말이 지칭하는 대상은 류웨이.
더 나아가서는 류웨이 뒤에서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신 이사님이겠지.
그렇지만….
뿅!
– X: 왜?? 네가 멤버 바꾸려고 용쓰는 거 땜에 막 막 양심에 찔리고 그래??
– X: 류웨이랑 똑같은 거 같아서? ㅋㅋㅋㅋㅋ
– X: ㅈㅅ하지만 너무 선택적 양심 아님? 렉쓰레기 활동 당시에도 그러셨어야죠 ;;
“어휴….”
웬만해서는 헛소리하지 말라고 빠르게 쏘아붙일 법도 했으나, 이번에는 엑스가 핵심을 찔렀기 때문에 뭐라 답할 말을 찾기도 어려웠다.
– 김춘용: ㅗ
– X: 에라이 렉쓰렉아 ㅡㅡ
내 짧은 욕에 빈정이 상한 건지, 엑스에게서는 신랄한 말들이 마구 쏟아졌다.
– X: 야 너는 애가 왜 이렇게 물러 터짐?? 그런 거 1나2나에 타격받지 말라고 인마!!!!
– X: 그래도 너 정도면 마일드해! 돌아오마자마 자기 팀원이랑 제일 먼저 싸우고 바~로 다시 리턴하는 놈들 쎄고 쎘다 ㅋㅋ
– X: 난 솔직히 네가 나 말고 싹 다 바꿔도 돼?? 했어도 승인 받아왓을 거임… 야야 멤버들은 입맛에 맞게 딱! 다루기 쉬워야 좋은거야 ㅡㅡ
이게 진짜.
웬만해서는 그냥 못 본 척하고 이 센치한 기분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마음 한구석이 울컥하는 것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 김춘용: 그래서 걔네 다 성공했어?
– X: ????? 머?
– 김춘용: 그렇게 해서 걔네가 다 성공했냐고
– 김춘용: 자기가 다루기 좋은 사람으로만 싹 다 멤버 바꾸고 해서 케이팝 역사상 최고의 아이돌 됐냐? 아마 내가 살아 본 바로는 못 봤는데
내가 우다다 두드려서 보낸 메시지에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 싸가지 없는 엑스도, 퍽 당황하긴 한 모양이었다.
“…후.”
내가 돌아온 건, 내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가족들에게, 그리고 나 때문에 멤버들에게 사과하기 위해서.
그래, 속죄가 가장 크지.
그러다 보니 류웨이와 불가피하게 충돌하게 된 게 나도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어떡해.
“…벌써 일은 벌어졌다고.”
나는 과하게 깜찍한 뿅뿅 소리 없이 조용한 휴대폰을 들어 올리며 메모장을 열었다.
이 휴가 후 찾아올 4차 경연 준비와 중간 순위 발표.
그전에, 류웨이와 신 이사님을 해결할 카드를 제대로 구비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