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67)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67화
* * *
[타겟팅 스타> 6화.그러니까, 본격적인 중간 순위 발표가 나오는 날 밤.
“야, 야. 너 밥 안 먹어?”
“나, 늦었어!”
“집에 오는 게 늦었다고…? 무슨 소리야.”
“어쨌든 안 먹는다고! 언니 혼자 먹어!”
한마음 개인 연습실의 아르바이트생, 김지은은 허겁지겁 방 안으로 뛰쳐 들어와 태블릿을 꺼내는 중이었다.
“사장니임. 제가, 어. 내일모레 졸업 작품 촬영이 있어서! 출근이 어려울 거 같아요.”
“지은이 너, 휴학했다고 하지 않았니? 그래서 지금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는 거라고 그랬잖아. 게다가, 너 3학년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 그게, 음. 원래 영화과 학생들은 졸업 작품을 1년 전 방학 때부터 촬영하거든요? 이게 영화라는 게, 네? 그냥 막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에휴, 알겠어. 내가 잠깐 나오지 뭐.”
“네,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모레는 더 열심히 일할게요!”
“아니, 그렇게 해서 기껏 알바 한 번 빼냈더니! 춘용이 순위 발표가 저번 주에 안 나올 건 뭐냐고…! 이게 다 그 개같은 루머 때문이야!”
주철영의 말대로, [타겟팅 스타> 제작진들이 김춘용을 향한 악의적인 루머를 바이럴 기회로 삼은 걸까?
지난 주에 방영된 5화 내내.
1위에서 10위 사이의 연습생들은 짧은 개인 인터뷰로만 얼굴을 비췄지만, 김춘용은 달랐다.
– “어딘가 고민이 있어 보이는 김춘용 연습생….”
– “잠깐 한숨을 쉬더니, 모습을 감추는데.”
– “김춘용 연습생이 들어간 보컬룸에서는 한동안 연습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방송 내내 짓고 있는 복잡한 표정, 그리고 쉬는 시간에 휴대폰을 확인하는 모습 등이 모조리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그건, 6화 앞부분에서 김춘용이 ‘크루셜 보이’의 무대를 근사하게 마친 모습과 대조되어 더욱 시청자의 시선을 끌었다.
이른바 바이럴이 됐다는 것이다.
[뭅 루머 뜬 거 보는 듯?? 아웃그램 미션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잖아 ㅋㅋㅋㅋ] [표정 별로 안 좋네… 사실 좋은 게 더 이상하긴 함 순위 상승 ㄱㅊ았는데 그 루머 땜에 결국 8위 찍었자너] [게다가 그거 다 구라라매 ㅋㅋ 어떻게아이돌연습생이름이김춘용 [ 이분 표정 ㅂㄹ인 거 거의 처음 보는 거 가틈] [⎿안쓰럽다… 나도 이렇게 춘며드는 건가??]이미 루머가 거의 진화된 상태에서 나온 그 모습은 동정 여론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지만.
누군가들은 [진짜 뭐 있어서 그런 거 아님? ㅋㅋ] 같은 쓸데없는 말로 화력을 더하기도 했다.
“뭐 있기는 무슨, 씨발! 누나라잖아, 누나! 누나분이 해명글 올렸잖아 전부! 그리고 손재하가 자기랑 연습했다고 인증 영상까지 올렸는데, 뭐가 더 필요하대?”
지은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고통 섞인 고함을 내질렀다. ‘조용히 좀 하라’며 제 언니가 문을 쾅쾅 두드렸지만, 그녀에게는 알 바가 아니었다.
오히려 우선 순위를 따지라면, 그녀의 휴대폰 알림을 징징 울리는 늘봄미르의 실시간 SNS 게시글이 더 높았다.
[ㄴㅂ@Bombangbom아 빨리 발표해 말도 안 되는 루머들 때문에 춘용이 마음 고생한 것만 생각해도 빡치는데 질질 끌고 있네] [ㄴㅂ@Bombangbom
아냐 발표하지 마 내가 미안하다 8위인 거 보면 진짜 울 거 같음] [ㄴㅂ@Bombangbom
그냥 류웨이랑 춘용이 둘 다 데뷔하면 안 돼…? 춤멤 둘 있어서 나쁠 거 없잖아 7인 아니 8인 가자고]
“15초, 42초, 59초… 와, 씨. 휴대폰 타자를 어떻게 이렇게 빨리 치는 거지? 인터넷 되게 많이 하시나 보다.”
자신의 팔로워 0, 팔로잉 1의 자물쇠 계정을 힐끗 본 김지은은 저도 모르게 늘봄미르의 SNS 속도에 감탄했다.
그러곤, 방금 막 0초 전에 올라온 늘봄미르의 글을 보고는 꽥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ㄴㅂ@Bombangbomㅆㅂ 발표한다 미친]
“아, 잠깐만! 아직 로그인 못했는데!”
그녀가 황급히 자신이 이용하는 OTT 서비스의 생방송 카테고리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타임라인이 눈물 바다가 된 이후였다.
물론 그 눈물의 주인공은 모조리 늘봄미르였다.
[ㄴㅂ@Bombangbom네가 제일 고생했는데 뭔 소리야 ㅁㅊ 야 김춘용 겸손에도 정도가 있어] [ㄴㅂ@Bombangbom
춘용이는 의연한데 나만 눈물바다다 ㅆㅂ… 내가 좀만 더 열심히 했으면 춘용이가 6위 유지 가능이었을 텐데 아]
“아, 뭐야. 진짜로 8위…? 아, 짜증 나. 미션 점수 어디 갔는데. 춘용이 나오는 위튜브 영상이 조회수 제일 높았다고. 대체 점수를 어떻게 냈길래 이렇게 돼?”
SNS 속 늘봄미르의 고함과 김지은의 현실 고함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송신 문제로 살짝 딜레이 된 태블릿 영상 속 김춘용은 생글생글 웃으며 침착하게 인터뷰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아, 존나 힘들었을 텐데 웃고 있어… 너 대신 내가 울었나 보다….”
갑자기 벅차오른 김지은의 주접은 덤이었다.
– “네, 이어서 김춘용 연습생, 이번 중간 순위 발표에서 8위라는 성적을 받게 되셨는데요. 짧게 소감 한 마디 들어 볼 수 있을까요?”
– “아, 네. 일단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하단 말씀 먼저 드리고 싶고… 정말 너무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아, 미친 춘용이 안 그런 척하면서 그래도 아쉬워 보이잖아! 아, 아! 제발! 한 번만 시간 돌릴 수 있게 해 주라! 그럼 내가 투표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늘봄미르의 투표 독촉을 보고 나서야 투표의 중요성을 알았던 김지은은 뒤늦게 머리를 싸매며 패닉에 빠졌다.
여러분! 투표 꼭 하셔야 해요 (*´⌓`*) 중간 순위부터는 이제 인기멤 몰아주기 현상도 나타나기 때문에! 저희가 열심히 순위 방어를 해야 생방 투표 때 그나마 부담이 적습니다 ヾ( ·`⌓´·)ノ゙]
공개 계정에서는 귀여운 이모티콘을 사용해 가며 정중히 얘기했지만, 아는 사람들만 있는 비공개 계정에서의 그녀는 달랐다.
[ㄴㅂ@Bombangbom아 제발 투표 좀 하라고… 지금 춘용이가 못해? 아니잖아 ㅋㅋㅋ 잘하고 있는 애 그냥 보기만 하고 투표 안 하면 결국 데뷔 못하는 거임] [ㄴㅂ@Bombangbom
저 실력이면 어떻게든 다 데뷔한다 이러네 ㅆㅂ 언제 다시 데뷔 기회 올 줄 알고? 춘용이 퀸스(a.k.a 개새끼) 짤린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지금 데뷔시켜 주자 꼭….]
이렇게 화면 너머로 보기만 해도 좋은 김춘용이 데뷔를 못할 수도 있다니?
[타겟팅 스타>로 데뷔를 못하면,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니?“이, 이게 중간 순위가 아니라, 최종 순위였다면. 춘용이는….”
이미 데뷔를 해서 충분한 인기를 얻고, 궤도에 오른 아이돌들만 간 봤던 그녀에게는 너무 가혹한 문장들이었다.
– “오, 아주 씩씩한데요? 저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네요! 맞습니다. 아직 무대가 두 개나 더 남아 있죠? 4차 경연과 생방송이요! 짧은 시간이 아니니, 충분히 반등이 가능할 겁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 “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할게요. …정말요. 늘 봐 주시는 팬 분들이 계시니깐요.”
“…나도 열심히 할게, 춘용아. 너 꼭 내가 데뷔시킨다. 알바 시간을 늘려서라도, 어떻게든!”
김지은은 자기 태블릿을 품에 꼭 안으며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태블릿 뒤에 붙어 있는 김춘용의 싸인은 어느새 그녀의 둘도 없는 보물이 된 후였다.
한껏 감정을 토해 낸 그녀는 찌그러진 얼굴을 싹싹 문질러서 펴내고는 다시 방송에 집중했다.
7위인 연습생의 소감 발표가 끝나고, 이제 데뷔권에 든 연습생들의 얼굴이 하나씩 카메라에 비춰지는 중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미 4위 확정! 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류웨이도 있었다.
“아, 늘봄님이 류웨이 좀 좋아하시긴 하는데. 나는 좀….”
다른 연습생들과 엮이며 생기는 관계성과 케미를 즐기는 부류의 팬들이 있다면, 내 연습생 말고는 전혀 관심이 없는 팬이 있기도 마련이었다.
늘봄미르가 전자라면, 김지은은 후자랄까.
“좋아하시는 건 알겠지만, 난 류웨이가 좀 쎄하단 말이지. 그냥, 그냥 기분이 좀 그래. 하필 또 춘용이랑 포지션도 겹치고… 에라, 모르겠다.”
그녀가 살짝 복잡한 심정으로 중얼거리는 사이, 류웨이에게 다가가는 최가온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 “류웨이 연습생! 데뷔권에 든 걸 축하합니다, 류웨이 연습생을 응원해 주시고 투표해 주신 팬분들께 한 마디 하시겠어요?”
–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는 류웨이가 되겠습니다.”
– “끄, 끝인가요? 더 길게 말해도 됩니다!”
– “…더 나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ㄴㅂ@Bombangbom하 류웨이 오늘 크루셜 보이 무대까지 ㅈㄴ 잘해서 생방에서는 순위 더 오르겠네… ] [ㄴㅂ@Bombangbom
류웨이 좋지 좋은데 그래도 나는 춘용이가 데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니 둘 다 데뷔하면 안 돼?] [ㄴㅂ@Bombangbom
솔직히? 크루셜 보이 무대는 춘용이가 더 좋았잖아 내가 내 눈으로 보고 왔는데 그랬어 진짜임 반박 안 받음]
그리고 역시나 그녀의 태블릿에서 딜레이가 뜬 건지, 늘봄미르의 게시글이 먼저 선수를 쳤고.
“…쟤 뭐지.”
그러나 늘봄미르가 뭐라고 난리를 치든, 당장의 화면에 집중했던 김지은의 두 눈이 가늘게 뜨였다.
소감을 말하는 류웨이의 모습이 이상한 건 아니었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을뿐더러, ‘중간 순위 발표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웠겠지’ 정도의 감상으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정도였으니까.
[어떡해 류류 긴장한 듯 ㅠㅠ 우리 얼음왕자 귀여워요 장해요 자기가 얼었어요] 같은 것이 류웨이의 코어 팬들 대다수의 반응이었으니, 더 말 붙일 것은 없었다.그러나, 김지은은 돌아온 악성 멤버 김춘용의 끼를 제 친구와 함께 미리 알아본 사람이라는 점.
“무슨 일 있나? 뭔가 좀 굳은 거 같기도 하잖아. 긴장 때문은 아닌 거 같은데….”
사람의 낌새를 알아채는 데에 있어서는 묘하게 작두를 타는 그녀의 레이더에, 평소와 아주, 아주 조금 달랐던 류웨이가 걸렸다.
“…좀 더 길게 말하라고. 우리 춘용이가 뭐가 돼, 그럼. 데뷔권이면서, 데뷔권이면서! 그런 식으로 소감 말할 거면 데뷔권 뱉어! 춘용이가 데뷔하게!”
…물론, 휘몰아치는 감정에 한 끗발이 부족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정확했다.
온전히 기뻐할 수 없었던 류웨이의 표정을 눈치챈 사람은, 그녀를 포함해도 이 세상에 다섯이 채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 * *
같은 시각.
아니나 다를까, 연습생 통조림 시설에서도 연습생들의 6화 시청이 한창이었다.
오늘의 본방 사수 멤버들은 각 숙소 방의 룸메이트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다국적 룸메이트들이 한 방에 모였다는 뜻이다.
“…13위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거라고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순위입니다. 로건, 기다리세요. 데뷔는 로건 대신 제가 할 수도 있어요!
“Jesus, 료타.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저도 데뷔를 해야 하는데요! 같이 하는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안 될까요?”
“그럼 제쳐야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단 말이에요! 그나마 로건이 착하니까, 양보를 바라 볼 수 있습니다!”
“Huh… 춘용 형은 왜 빼놓고 말하는 거예요?”
“그거야, 춘용 아니키는 양보하라고 하기엔 너무 무섭, 아야!”
“인마, 엄살은.”
나는 ‘엄살이라뇨! 모기가 세 마리는 죽고도 남을 스윙입니다!’라며 징징거리는 료타의 머리를 슥슥 문질러 주고는 턱을 괴었다.
지금부터가 중요했으니까.
중간 순위 발표 자체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내가 8위, 류웨이가 4위.
그리고 나의 애로우즈 멤버들과 로건이 1위에서 6위를 나눠 갖고, 다른 연습생들이 분투하는 그림.
이전과 방송 양상이 크게 다를 바는 없다고 해야겠으나, 카메라 밖에서는 분명 달라진 부분이 존재했다.
“재밌는 짓을 했더라, 류웨이. 덕 좀 봤어.”
“…….”
“너도 앞으로 기사 확인 열심히 해.”
‘나도 재밌는 것 좀 보여 줄 테니까.’
중간 순위 발표 촬영 직전, 내가 지화성에게 잘 지켜 보라고 말한 후 류웨이와 나눈 대화.
그건 반은 블러핑이었다.
“전에 화성에게도 얘기했지만, 수싸움에서 Bluffing은 필수예요. 하이 카드를 가지고 있어도 투 페어를 가지고 있는 척을 해야 하고, 풀 하우스를 가지고 있어도 상황에 따라서는 죽어야죠.”
“뭔 소리야?”
“It’s mean, 제가 스트레이트 플러시라는 거예요! 다들 과자 주세요!”
“사기꾼이다!”
숙소 방에서 다국적 룸메이트들과 카드 게임을 하며 들은 로건의 말을 좀 응용했다고 해야 할까.
내가 기사 이야기를 했을 때, 류웨이는 분명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었다.
그걸 지켜본 화성이의 말도, 6화 방송상의 모습도 반증해 주지.
캥기는 게 있으시다, 이 말씀이야.
나는 오늘따라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게 앉아서 화면을 뚫어지라 보고 있는 가오옌에게로 슬쩍 고개를 돌렸다.
가오옌의 크고 진한 눈동자에는 류웨이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류웨이의 캥기는 구석.
시한폭탄 같은 약혼녀.
나는 그 사람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가오옌과 함께 움직이는 걸 택했다.
사실 아무리 급해도 이게 맞나,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가오옌 @GaoYaen_TT(사진) (사진)
보컬 연습을 하는 가오옌. 완벽.
완벽, 가오옌.
가오옌, 데뷔.] [⎿와 이게 컨셉이 아니라면 더 공포스럽다 ‘진짜’라는 소리잖아] [⎿태어날 때부터 컨셉이었으면 그건 그냥 본인 그 자체인 거임 ㅇㅇ 가오옌은 그런 사람인 거야…] [가오옌에게는 장군의 기상이 있다] [가오옌 @GaoYaen_TT
오늘의 챌린지를 들고 온 가오옌이다
챌린지를 꾸준히 따라 한다면 가오옌처럼 얼굴에서 빛이 나고, 갑작스럽게 노래 실력이 상승하고, 랩의 신이 되는 걸 잊지 말도록.
완벽의 가오옌, 홍콩의 가오옌.
가오옌과 같은 한자가 이름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댓글을 남겨 줘라!]
이 어그로 끄는 수준을 보면, 내 선택이 틀리지 않은 건 분명했다.
“춘용 형.”
순간 가오옌이 나를 부르고,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끔 몸으로 가리며 휴대폰에 대고 손가락질을 했다.
그리고 뻐끔거리는 입 모양.
그걸 하나하나 따라 한 나는 곧 아, 하는 박 터지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찾은 거 같다!’
…봐.
틀리지 않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