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76
사령관이 돌아왔다 076화
076 군단장의 사념체(1)
“급사했다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심근경색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물론 부검은 해 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심근경색이 맞을 거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폭강기를 심장에 주입하였지만, 심장 자체를 터뜨린 건 아니었다. 폭강기가 심장 대동맥 부근에 잠복하고 있다가 터진 것이다.
원래 그렇게 혈관이 막혀 터진 것을 심근경색이라 하지 않던가.
이 정도면 되었다.
살생부 리스트 첫 번째에 등재되어 있었던 사령관을 치워 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도 다음 대 사령관은 참모총장 임태수가 될 공산이 컸다. 그리되면 내 뒤를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게 되겠지.
쿠구구구구!
“하늘이 열리려 하는구나.”
“사령관이 죽을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어떨까?”
“혹시 폭강기를……?”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 정도만 해도 강철수는 알아들었을 것이다.
사령관이 죽은 건 우연이 아니다. 내가 바보라서 사령관에게 그렇게까지 퍼 주었던 것은 아니었다.
강철수도 이해했다.
“흐흐흐. 그렇군요.”
“자, 그럼 신나게 몬스터를 막아 보도록 할까?”
슈아아아아!
사령관이 서거하였다는 비보와 함께 하늘이 완전히 개방되었다.
콰릉! 콰르르르릉!
미친 듯이 뇌전이 일렁거리더니 그곳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
온몸을 두꺼운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었지만, 악마의 뿔이 도드라진 것을 보니 마계 군단장이 확실하다.
물론 그 힘은 군단장에 미치지 못했다.
이것으로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군단장의 사념체인가.”
나는 놈이 누군지 알아보았다.
신장이 5m에 달하였고 굉장한 추남이다. 악마 중에서도 못생기기로는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12군단장 아록의 사념체인가.’
“인간들이여, 그대들에게 죽음을 선사하노라!”
하늘에서 수많은 마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급 마물이지만 몬스터로 치면 오우거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 놈들이 수만이었다.
거대한 발톱을 가지고 있는 마물 위젝트.
내가 사령관이 되고 난 직후에 나타난 위젝트는 순식간에 베이징을 쓸어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폐허가 되었다.
물론 지금은 그리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있었고 방비도 단단하게 하였다. 내가 회귀를 함에 따라서 역사가 뒤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꾸르르륵.”
“쿠울! 쿠울!”
마물들이 상륙하였다. 그리고 미친 듯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철수야, 뒤를 부탁한다!”
“염려 마십시오!”
곧바로 화령회 회원들이 마물들을 척살하기 시작하였다.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춘 화령회 회원들이 마물들을 휩쓸어 나가고 있었다.
나 역시 움직였다.
엄청난 속도로 거리를 좁혀 아록의 사념체에게 검을 휘둘렀다.
쿠아아아앙!
“오호!”
아록의 사념체는 꽤나 감명을 받은 듯 한 표정이다.
그가 나타남으로 도시 하나 정도는 쉽게 날릴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방비가 단단한 것에 놀랐고, 두 번째로는 내 일검이 상당히 위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아록도 검을 휘둘렀다.
쾅! 콰과과과광!
어지럽게 폭발이 일어난다.
아록도 검강을 사용했고 나도 검강을 사용했다.
곧바로 내 주변은 폭발로 완전히 휘감겼다.
‘역시 만만치 않아.’
손이 어지러워진다.
내 나름대로는 검술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였지만, 그건 아록도 마찬가지였다.
아록은 실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주변으로 뿌렸다.
마계의 검술.
나는 천마의 검술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성향이 비슷했다.
전투가 시작되자 스승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이놈아! 좌측이 비었지 않느냐!
‘알고 있습니다!’
쿠아아앙!
왼쪽으로 교묘하게 검이 파고들었다.
그걸 막아 내었는데 팔목이 부러져 버릴 것 같았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정신 차려라. 잘못하면 진다.
검을 꽉 틀어쥐었다.
스승은 아록을 너무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실력을 다지면 놈의 본체가 현신하여도 막아 낼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조금 힘들겠지만, 이 싸움은 내가 이길 수 있다.
그 시각.
각 군단에도 사령관이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식을 받은 왕첸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는 마이클 콜슨 사령관의 심복이라 할 수 있었다. 충성을 맹세한 지도 5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진다.
“사령관께서 돌아가셨다고!?”
“그렇습니다!”
“어찌 그런!?”
“심근경색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시더니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허무할 때가…….”
물론 마이클의 나이를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 나이에는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하필 그 대상이 마이클 콜슨이라니?
“음모의 여지는 없나?”
“조사 중에 있다고 합니다.”
쿠르르르릉!
때마침 하늘이 열리고 마물들이 쏟아진다.
생전 처음 보는 마물들이 베이징 시내를 휩쓸었다.
백두산에서 온 사단이 막아섰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놈들을 죽여 나가고 있었다.
동시에 박수철도 전투를 시작하였다.
마계의 악마가 강림하였고 뒤엉켜 싸우기 시작하였다.
콰르르르릉!
거대한 폭발이 사방으로 번진다.
검강의 화려한 모습이 하늘을 수놓았다.
박수철이 강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마 박수철이 없었다면 악마를 막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박수철은 강하다.
그런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었다. 그의 표정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박수철 준장의 직속 부대가 상당히 강합니다. 이 정도면 패하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후우.”
한숨이 절로 새어 나온다.
사령관의 죽음이 음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의 일파들은 일거에 쓸려 나갈 수도 있었다.
왕첸을 포함해서 말이다.
“방어를 굳건하게 하라. 방어전에 돌입할 것이다.”
“예!”
박수철의 싸움은 전 세계의 전파를 탔다.
실로 어마어마한 실력의 박수철이었다.
온통 폭발에 휩싸여 있었고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KBS 방송국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사령관이 서거했다고 합니다!”
“박수철 준장이 적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무엇부터 보도를 해야 하지?”
이경혜 역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것 하나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박수철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적과 대적하고 있었고 그 바로 직전에 사령관이 서거했다.
그야말로 급보였다.
PD가 외쳤다.
“두 가지 모두 보도를 해! 영상은 알아서 띄울 테니까!”
“알겠어요.”
이경혜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지금 전 세계가 난리일 것이다. 그에 맞춰서 보도를 하는 것도 아나운서의 의무 중 하나였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연합군 사령관 마이클 콜슨 원수가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경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혹시 음모가 개입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동시에 베이징에서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였지만 연합군의 군인들은 목숨을 걸고 웨이브를 막아 내고 있습니다!”
이경혜는 조리 있게 말을 이어 나갔다.
너무 급작스러운 일이라 대본도 없었다. 그냥 사실을 전해야 하는 것이다.
아나운서를 오래 하였기에 이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영상이 흘러나온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베이징의 상공에서 천지가 개벽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박수철 준장도 비보를 전해 들었을 테지만 적들이 나타나는 바람에 곧바로 전투에 임하였습니다. 상황은 박수철 준장이 우세해 보입니다!”
계속해서 상황이 방송되었다.
이경혜는 마음속으로 박수철을 응원하였다.
그가 죽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지만, 박수철이 사라지면 인류도 위험한 지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쿠르르르릉!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었다.
거의 30분 동안 탐색전을 벌였다.
아니, 이걸 탐색전이라 할 수 있을까. 아록의 사념체는 있는 힘껏 나를 상대하고 있었다.
‘실력은 내가 우위에 있다.’
그렇게 확신하였다.
놈이 실력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너무 손쉽게 이겨 버리면 이다음에는 군단장이 직접 내려올 수도 있었다.
이번에 아록의 사념체가 온 것은 인류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함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아슬아슬하게 이겨야 한다. 그렇게 하여 군단장이 상륙하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번 시간으로 강해진다.
놈들이 상륙하는 시간이 빨라질 것이었으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해져야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스승 덕분에 악마의 검술을 어느 정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본교의 검술과 상당히 흡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검술 자체는 본교의 것이 더 우수하다. 그러니 쫄 것 없다.
스승과 함께하는 이상, 지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였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일부러 밀리는 것뿐입니다.’
-일부러 밀린다고?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이냐?
‘그래야 적들이 방심하겠지요. 저는 더 강해져야 합니다.’
-마계의 존재가 그리 강력한가?
‘그 때문에 제가 끊임없이 수련하고 있는 겁니다. 생사경의 경지에 오른다고 해도 군단장을 상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상위 존재들이 튀어나오면 생사경을 뛰어넘어야 상대할 수 있겠지요.’
-으음.
스승은 침음을 흘렸다.
천마 역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스가 나타나는 간격도 짧아졌고 매번 강력해진다. 최종적으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었다.
내가 발전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반드시 그리될 것이다.
‘그러니 저 좀 도와주십시오.’
-허어. 그것참.
스승은 길게 탄식하였다.
마지막 제자를 길러 냈고 올해만 지나면 성불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 지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조금 더 나를 지도해 주지 않을까 싶다.
-할 수 없구나. 내 모든 것을 전수할 때까지는 지도를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