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83
사령관이 돌아왔다 083화
083 진급(2)
비행길에 올랐다.
점점 지상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제야 나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후우!”
“축하드립니다.”
이슬기가 나에게 음료를 권해 왔다.
“축하는 무슨.”
“벌써 군단장이 되셨잖아요? 어마어마한 사건임이 분명하죠.”
아마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소장으로 진급을 함과 동시에 군단장이 되었다.
사실 소장 계급으로 군단장이 되는 경우는 전시를 제외하면 잘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전시라면 전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바빠지겠어.”
우선 회사를 방문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판매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회사에서도 웬만한 일은 나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 내가 너무 바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에는 구 혈령회 회원들도 함께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최고의 세력으로 거듭나고 싶어 할 것이다.
마수천이 말했다.
“회주님. 세계일통 계획이 있으십니까?”
“전군을 내 휘하에 둘 생각은 있지.”
“그렇다면 천령회를 휘하에 두는 것은 어떠십니까?”
“천령회?”
“영국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세력입니다.”
“영국이라.”
어쩌다가 마교의 세력이 영국까지 갔을까.
물론 인류 연합이 발족된 이후로 국가의 틀이 깨져 버렸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각국은 자치령이라는 형태로 남아 있었다. 영국이라면 연합에서도 힘깨나 쓰는 국가였다.
“천령회라. 어째서 첫 타깃이 천령회라는 거지?”
“영국 군벌들을 대부분 통일하였기 때문입니다.”
“회주는 누구지?”
“제임스 킴이라는 사람입니다.”
“제임스 킴? 한국인인가?”
“연합이 발족되기 전에는 한인 2세였습니다.”
“오호.”
아무래도 뿌리가 같다면 말이 통할 것이다.
무엇보다 영국 전체를 일통하였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영국 군벌들을 통일하였을까.
수완이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전화를 하시면 됩니다.”
“하기야.”
다 같은 군인들이었고 전화로 간단하게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장례식에 제임스 킴은 오지 않았다. 영국에서 발을 뺄 수 없다고 했다. 최전선에서 몬스터와 싸우느라 말이다.
“전화번호는 있나?”
“여기 있습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위성전화를 들어 통화를 시도했다.
-누구십니까?
묵직한 음성이 울렸다.
매우 낮은 톤의 음성이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화령회 회주다. 천마신교의 적법한 후계자이기도 하다.”
-언젠가 전화가 올 줄 알았지.
“휘하로 들어오겠나?”
-미친 소리.
“…….”
제임스 킴은 단칼에 거절하였다.
물론 그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들어오라고 하면 고개를 숙일 인간은 그 누구도 없었다.
마교의 특성일지도 몰랐다.
“대결을 할 생각은? 너도 마교의 진전을 이었다면 틀림없이 세계를 지배하고 싶을 터.”
-이만 끊겠다.
바로 전화가 끊긴다.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이건 대체 뭐지?”
“뭐라고 합니까?”
“대결 자체를 거부하는 것 같다.”
“그럴 리가…….”
당황한 것은 마수천도 마찬가지였다.
마교의 실력자라면 마땅히 교주 자리를 노린다. 그것은 율법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놈은 거절하였다.
“율법을 발동해야겠다.”
“율법이라면…….”
“신패의 율법을 발동하여 대결을 유도한다. 만약 그렇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결에 응하지 않는다면 강제로 천령회를 해체한다.”
나는 그렇게 가닥을 잡았다.
놈은 영국에서의 권력에 만족하고 대결을 회피하려는 모양이었지만, 결코 그리되게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타다다다다!
비행장에서 내려 헬기로 갈아탄다. 그리고 곧바로 NK물산으로 향했다.
NK물산 본사는 여의도였다.
얼마 전에 인수를 한 50층 빌딩이었고 옥상에는 헬기장이 있었다.
그곳에 내리자 오철진 이사가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입니다, 오 이사님.”
“방송 잘 보고 있습니다. 대단한 업적들을 이루어 나가고 계시더군요.”
“과찬입니다.”
“헌데 문제의 소지가 조금 있는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입대 장려정책 말이로군요?”
“맞습니다. 군인에 한하여 마도구의 값을 상당히 할인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은…….”
“가서 이야기합시다.”
오자마자 그런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하였다.
지금 NK그룹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해 나가고 있었다. 사실상 마도구는 스타트 업이었고, 경쟁 상대가 없었다.
부르는 것이 값인 것이 현실이다.
마도구의 가격도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여기서 거품이 약간 빠진다고 해도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회사에는 자금 계획이라는 것이 있었다.
회의장에 도착하자 경영진들이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회장이라.”
“지금 여러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회장님이라고 불리셔야지요.”
“그랬습니까?”
“결재를 받았습니다만.”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결재서류 따위는 읽지 않는다. 다들 어련히 알아서 잘하려니 했다.
그동안에 회사는 몸집을 불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니 팽창하는 것은 당연했다.
“자동차와 철강, 카드, 캐피탈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모두 현 사업에 필요했습니다.”
“자동차라.”
“마도구를 탑재한 자동차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군용 차량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역시나 전문가들은 달랐다.
내가 없는 사이에 어마어마한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다.
정작 나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말이다.
“마도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합시다.”
“15%를 이야기하던데요. 맞습니까?”
이사들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미 인류 연합에는 10% 정도 가격을 낮춰서 납품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5%가 더 깎이는 것이다.
세금 감면의 혜택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상관이 없었지만, 사실 5%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원자재의 비용을 5% 절감하도록 하지요.”
“마석의 가격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야.”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마도구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마석의 값이었다. 마석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책정되어 있었다.
대부분은 몬스터를 잡아서 수급한다. 헌터들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대량의 마석을 구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런 마석을 생산하고 있었다.
마석 광산에서 빠른 속도로 생산하고 있었고 필요하다면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었다.
강태임 연구실장이 손을 들었다.
“강 실장, 발의하세요.”
“그렇게 되면 마석의 생산량을 늘려야 합니다.”
“어느 정도 늘려야 할까요?”
“지금보다 못해도 30%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하죠.”
“……!”
사람들은 놀람을 드러냈다.
마석이 어디 흔하게 치이는 돌멩이도 아닌데, 이렇게 쉽게 늘리겠다고 하니 놀라는 것이 당연하였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30%만 늘리면 되겠지요?”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그렇게 합시다. 또 할 말 있으십니까?”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중요한 회의라고 할 것은 없었다. 대부분의 실무를 경영진이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군인이었다.
경영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손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저 서류에 사인이나 하면 되는 것이다.
회사에 온 김에 서류를 처리하였다.
굵직한 사안들이 눈에 띈다.
회사의 인수합병이나 투자에 대한 서류들이다. 거액의 돈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내 주머니는 마석을 팔아서 채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회사는 더욱 번창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그룹을 이룰 만큼이나 말이다.
“대기업이 되었군요.”
나는 서류를 받기 위하여 서 있던 오철진 이사에게 말했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모두 회장님 덕분입니다.”
“제가 한 일이 뭐가 있습니까?”
“마석을 공급하고 계시죠. 마석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발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회사가 공중분해 되었겠군요.”
사실 오철진은 뛰어난 사람이었다.
경영은 물론이고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마도구를 개발한 사람도 바로 오철진이었다.
하지만 운이 따라 주지 못했다.
마석을 꾸준하게 공급받을 수 없다면 사업은 성립할 수 없었다. 영업을 하지 못하는데 회사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마석이 꾸준하게 공급되고 있다. 레이첼에 의해서 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의외입니다.”
“앞으로는 자동차도 안전을 최우선하게 될 겁니다.”
“혹시 폭탄과 섞을 수는 없을까요?”
“그건 어렵겠습니다만, 마도구를 탱크에 달 수는 있을 겁니다.”
“마도구를 탑재한 전투기 개발도 되겠군요?”
“가능합니다.”
그야말로 사업 분야가 무궁무진하였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현대 기계들을 개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과학은 이미 극한으로 발달해 있었다. 아직도 발달하는 중이었고 말이다. 만약 그런 과학 문명과 마법이 합쳐진다면 어찌 될까.
“무기 연구소를 설립하도록 하세요.”
“무기 연구소라면…… 군사 장비들을 연구할 계획이십니까?”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바로 설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철진은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바로 서류가 꾸며진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하여 현대 장비들을 개조하는 연구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과학과 마법이 합쳐지는 장비들이 대거 탄생할 것이 분명하였다.
오철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건 회사의 새로운 비전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