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66
066. 호신강기의 약점
“크, 크하하하하하하하!”
자신에게 검을 겨누는 장백서를 보고 한추영은 소리 높여 웃었다.
“아, 하하, 미안, 미안 설마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서 말이야?”
얼마나 웃었는지 눈에 눈물까지 맺힌 한추영은 한순간 뚝 하고 웃음을 그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장백서를 노려보았다.
“주접 떨지 마라 애송이.”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둘 사이에는 삼 장 가까운 거리가 있었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었다.
검기와 검강의 결정적인 차이!
검에서 떠날 수 없는 검기와 달리 검강은 검에서 날릴 수 있었으니까.
후우우웅!
한추영의 짙은 남색 강기가 장백서를 향해 날아왔다.
일격으로 사람의 육체를 다진 고기로 만들어 버릴 힘을 담은 검강을 눈앞에 두고도 장백서의 움직임은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무릎의 움직임과 허리의 탄력만을 이용해 검강의 밑으로 빠져나간 장백서의 머리 위로 어느새 거리를 좁힌 한추영의 검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이미 그 움직임조차도 예상하였던 장백서는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손으로 땅을 쳐서 옆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아아앙!
한추영의 검강이 땅을 강타했고 굉음이 합산을 뒤흔들었다.
“……이야~ 제법이네? 꽤 자신 있는 수였는데?”
확실히 방금 한추영이 사용한 한 수는 제법 괜찮은 기술이었다.
같은 초절정의 경지라면 모를까 강기를 사용할 수 없는 하수 들이라면 당연히 강기를 사용한 공격은 피해야만 했다.
횡 베기로 날린 공격인 만큼 당연히 피하는 방향도 위, 혹은 아래로 한정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상대가 위로 뛰어오르거나 몸을 숙임으로 인해 생긴 빈틈을 노리고 파고들어와 바로 다음 공격을 날리는 것이다.
특히 이 연격은 밑으로 피했을 때보다 위로 피했을 때 더 대처하기 힘들었다.
만약 장백서라도 위로 피했다면 방금처럼 쉽게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그는 그것마저 간파했기에 아래로 피한 것이었지만.
‘자신보다 하수를 상대하는 것에 능하군.’
장백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추영의 빈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당연히 장백서의 검에는 검기가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카앙!
“하하하! 검기로는 안 된다고~ 검기로는!!”
한추영의 몸에서 호신기가 일렁이며 장백서의 검을 튕겨 냈다.
“호신강기 앞에서 그런 허접스러운 검기가 통할 리가 없잖아?”
검기를 검강으로 승화시키는 유와 결의 깨달음, 당연히 이 깨달음은 호신기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두 깨달음이 반영된 호신기를 어떤 이들은 호신강기라고 불렀다.
“……그래?”
장백서는 그런 한추영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속으로 검을 휘둘렀다.
한추영도 물론 되받아 쳤지만 그의 검 사이 사이를 뚫고 장백서의 검이 그의 몸을 두들겼다.
캉캉캉!!
“아, 안 통한다니까!!”
“그래서 뭐?”
한추영의 빈틈을 파고들어 장백서는 그의 다리에 퇴법(발기술)을 날렸다.
뻐억!!
“억!?”
“안 통한다며?”
“이. 이게!!”
‘역시, 애송이군.’
한추영은 호신강기가 마치 무적의 방패라도 된다는 듯이 말했지만, 결코 호신강기는 무적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걸 아는 이들은 설령 유와 결의 깨달음이 담겼다 해도 쉬이 호신기를 호신’강’기라 칭하지 않았다.
당장 방금 전의 공방에서 장백서의 검은 가볍게 튕겨 내던 한추영의 호신강기가 장백서의 퇴법에는 그만한 방어력을 보이지 못한 것도 그랬다.
‘단순한 이야기지, 저 녀석은 호신강기를 ‘참격’에 대응하는 것에 최적화해서 ‘짜 올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호신강기가 ‘타격’에는 ‘참격’ 만큼의 방어력을 보여 주지 못한 거다.’
강기라는 건 만능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검에 강기를 만들면 검강이다, 그리고 이것의 기본적인 성질은 당연히 참(斬)에 수렴하기 마련이다.
애초에 베기 위해 만들어진 검을 바탕으로 만든 강기인 만큼 검술에 따라, 혹은 기공에 따라 그 세부적인 성질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벤다는 근본적인 성질이 변하지는 않고 결국 그 순수한 본질은 베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신강기는 달랐다.
하나의 속성에 특화해 상대를 해하기 위한 검강과는 달리 호신강기는 반대로 그런 각 속성의 공격에 모두 대응해야 했다.
그리고 한추영은 장백서가 검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호신강기를 참격에 특화된 형태로 짜 올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강기는 장백서의 검기를 간단히 튕겨 냈다.
하지만 그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 퇴법의 ‘타격’ 에는 그만큼의 방어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었다.
‘경험이 많은 초절정 고수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것이지.’
하지만 한추영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잘난 척하다 허를 찔렸다.
한추영은 보기만 그럴싸했지 결국 자신의 경지만 믿고 날뛰는 애송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퇴법에 얻어맞은 한추영은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과연 초절정의 경지를 골패 쳐서 딴 것은 아닌지 금방 침착을 되찾았다.
‘호오? 짜임을 그사이에 고쳤군?’
장백서의 퇴법에 의한 ‘타격’. 그것에 대응해서 한추영은 호신강기의 짜임새를 고쳤다.
자기 딴에는 약점을 보완한다고 한 것이겠지만 장백서에게는 우스울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신호도 전조도 없이 장백서가 한추영에게 달려들었다.
불시에 허점을 찔려 조금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초절정의 한추영과 절정의 장백서 사이에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아득한 벽이 있다…… 라고 한추영은 생각했다.
하지만…….
캉!
“큭!?”
한추영의 검의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 검격이 그의 몸을 베었다.
여전히 한추영의 호신강기 탓에 그의 몸에 상처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검이 튕겨 나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베이지 않았을 뿐이지 한추영도 분명한 타격을 입은 것이 보였다.
“……이 개자식이!!”
노기충천해 검강을 미친 듯이 휘둘러 대는 한추영이었지만 장백서의 터럭조차 스치지 못했다.
‘……강기에 너무 의존한 탓인지 검술이 조잡해.’
그 말대로 강기에 의존한 싸움법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것인지 한추영의 검은 장백서가 보기에는 빈틈 투성이었다.
힘으로 찍어 누르는 조잡한 강검, 그것이 한추영의 검법에 대한 장백서의 솔직한 평가였다.
그리고 그 빈틈을 파고들어 장백서는 한추영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퍼억!
“이익! 더 이상 그건 안 통…….”
조금 전처럼 퇴법을 한추영의 하단에 갈긴 장백서였지만 이미 타격에도 대응한 호신강기를 짜 올린 한추영은 조금 전처럼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럼 이건?”
하지만 뒤이어진 공격에는 그렇지 못했다.
펑!
“크헉!?”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격의 종류에는 참격과 타격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백서의 손에서 펼쳐진 장법이 한추영의 명치에 작렬했다.
‘뜻밖에 효과가 괜찮군 용현장(勇賢掌)’
표행에 가기 전, 장백서는 스승인 청무로부터 유현문의 여러 상승무공을 배웠고 그 중에는 검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용현장 또한 그때 배운 무공 중 하나였다.
참격, 타격에는 대응해 호신강기를 짜 올렸지만 ‘압력’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지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뒤로 물러나는 한추영이었다.
아마 실제 장법으로 입은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약한 공격이라도 맞는 장소에 따라서 입는 피해의 양은 달라지기 마련이었다.
방금 장백서의 공격은 한추영의 명치를 정확하게 강타했고, 그 충격은 한순간 한추영의 호흡을 방해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그걸 기다려 줄 이유는 없지.”
장백서가 그의 호흡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 줄 이유는 없었다.
물론 호흡이 힘든 상황에서도 초절정 고수는 초절정 고수였다.
추격해 오는 장백서에게 연달아 강기를 날리는 한추영이었지만 장백서는 우습다는 듯이 그 모든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코앞까지 다가간 장백서가 한추영의 목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고 한추영은 황급히 검강으로 그 공격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퍼억!
“크악!!”
상단 목 찌르기는 허초, 한추영의 검이 그의 시야를 가리는 순간 자세를 바꾼 장백서의 퇴법이 한추영의 다리에 다시 한 번 작렬했다.
한추영은 장법에 당해 호흡이 막힌 그 순간에도 재빨리 호신강기의 짜임을 다시 바꾸었다.
‘참격’ ‘타격’ ‘압력’ 세 가지 공격의 속성에 대응할 수 있는 호신강기를 짜 올린 한추영이었지만 그게 도리어 독이 되었다.
여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호신강기의 짜임을 바꾼 만큼 이미 처음 장백서의 검을 가볍게 튕겨 냈던 정도의 반탄력이 한추영의 호신강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맨몸보다는 훨씬 튼튼하겠지만, 결코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거기다 더해 장백서는 그 상태에서 더더욱 안으로 파고들었다.
검을 쥔 손의 위팔을 잡고 그대로 위로 치켜 올렸다.
버티려고 하는 한추영이었지만 원래 인간의 인체라는 것이 팔을 내리는 힘보다 밀어 올리는 쪽이 훨씬 힘을 쓰기가 쉬웠다.
거기에다가 연속되는 타격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기에 더더욱 손쉬운 일이었다.
퍼억!
그 상태에서 장백서는 하단에 퇴법을 연속해서 때려 박았다.
“빌어먹을!!!”
장법으로 인한 호흡곤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인지 한추영은 급격히 기를 끌어올려서 장백서를 떨쳐냈다.
“이, 이 쥐새끼 같은 놈이!!”
“응? 세상에 나같이 큰 쥐새끼가 어딨어?”
장백서는 숨을 씩 씩 내쉬는 한추영을 비웃었다.
그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장판교는 입을 쩌억 벌리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수뿐이었지만 한추영과 싸워 본 장판교는 잘 알고 있었다.
한추영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광경은 무엇이란 말인가? 단 한 수로 자신을 무력화시킨 한추영이 저 소년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지 않은가?
봐주는 것도 힘을 아끼는 것도 아니었다, 검강과 호신강기를 있는 대로 끌어올리는 한추영의 모습은 그가 지금 이 싸움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이었다.
한추영은 전력을 다했음에도 그의 공격은 번번히 허공을 갈랐고 장백서의 공격은 계속해서 그를 몰아붙였다.
하물며 무슨 수를 쓴 것인지 호신강기를 두른 한추영에게 계속해서 타격을 입히고 있지 않은가?
순간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꿈이 아닌가 싶어 장판교는 뺨을 힘껏 꼬집어 보았다.
하지만 장판교는 곧 얼얼해지는 뺨의 통증과, 괜히 움직인다고 다시 피가 터져 나오는 가슴팍의 상처를 통해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큰 대가를 치른 끝에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