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94)
제293화. 인류 멸망의 날 (1)
“아씨, 뭐야 이거!”
이건은 욕을 읊조렸다.
그리고 그가 빡쳐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거울 속 자신의 얼굴.
네모난 거울에는 10살 난 어린 아이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울을 보며 제 얼굴을 잡아당겨보던 이건은 결국 비명을 질렀다.
“빌어먹을, 왜 아직도 이 모습인데!”
그랬다.
기껏 마지막 성신을 처리하고, 뱀주인좌 성역(신궁좌 안방)에 복귀한 이건이었다.
어차피 모은 데이터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간만에 밤을 새며 작업장에 있다가, 새벽에 엉금엉금 집으로 돌아와 눈을 붙였던 그였다.
시간상, 잠을 자고 일어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뭐, 피곤하긴 해도 장비 마무리를 위해 깨어있을까 했지만 글쎄.
‘승질 나니까 자자.’
조그마한 손으로도 무기를 만드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귀엽다고 사진을 찍어대는 놈팽이 때문에 열받아서 자러 왔다.
‘뭐, 자고 일어나면 원래대로 돌아와 있겠지.’
실제로 알림도 그렇게 말해왔고 말이다.
[앞으로 3시간 뒤에 모습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하지만 이게 웬걸.
무려 6시간 뒤인 오후 1시.
슬라임이 깨워서 잠에서 깬 이건은 베개를 집어 던졌다.
“3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이 모양인데!!!”
이건의 빡침에 거울로 변해 이건을 비춰주고 있는 슬라임이 몸을 씰룩거렸다.
슬라임은 이 상황이 몹시 즐거운 듯했다.
[가 주인의 모습에 즐거워합니다] [가 주인이 화내는 모습에 귀여워합니다]“하나도 안 귀여워! 죽을래!”
결국 이건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젠장.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
그래서 심각해진 이건은 급히 부엌 쪽으로 향했다.
자신의 친구라면 이 상황에 대해 눈치채고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으리라.
그래서일까.
“택수야!”
이건이 나타나자 휴고는 깜짝 놀랐다. 마침 안 그래도 할 이야기가 있었다는 얼굴.
“아, 건아. 마침 잘 왔어! 네 그 모습 말인데. 3시간이 지나도 변할 기미가 없어서 조사해봤어.”
이건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래. 너라면 미리 해결 방법을 찾아놨을 줄 알았…”
“성재 어릴 때 옷! 아직도 남아 있더라! 딱 맞겠던데?”
“……???!”
이건의 표정이 볼만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휴고는 해맑게 옷가지들을 꺼냈다.
작은 아동용 옷에 토끼 모자까지.
휴고가 보관해두고 있던 여러 가지 옷들이 나왔다.
“입어볼래?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야….”
“왜? 계속 흘러내리는 옷을 입고 있을 순 없잖아? 개인적으로 이 펭귄 잠옷이 제일 좋아 보인다 야.”
이건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휴고를 향해 살의를 풍겼다.
그리고 그 광경에 질겁한 천지우가 남편의 등을 살짝 치며 화를 냈다.
“세상에! 어떻게 이건 님 상황은 하나도 생각을 안 할 수 있어요? 이건 님 화나셨잖아요!”
“!”
그 말에 이건이 믿을 건 지우 씨 뿐이라는 시선을 보내자, 천지우는 걱정 말라는 듯 뭔가를 꺼냈다.
“아동매장에서 새 옷으로 골라왔어요! 앞으로 몇 달은 불편하지 않을 만큼.”
“…….”
이건은 이마를 짚었다.
아무래도 이들은 자신이 이 상태인 게 몹시 좋은 모양이었다.
물론 외견만 바뀌었을 뿐, 자신이 능력 사용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지만.
하물며 작아진 상태가 오히려 능력치적으로 상승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지만.
“간만에 아동복을 고르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나고 좋던데요.”
유하도 성재도 업어 길렀던 이재원은 활짝 웃었다.
천지우도 동의한다는 듯 이건을 보며 좋아했다.
“아동복 고르고 있으니까 저도 새삼 30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이건 님.”
천지우가 꺄아 얼굴을 붉히자, 이건은 탄식했다.
원래도 성신의 가호 때문에 택수처럼 20, 30대로 보이던 분이 무슨 소리인건지.
뭐, 상관은 없었다.
적들은 작아지면서 핸디캡이 생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작아지면서 스피드는 더욱 빨라졌다.
거기에 바이블엔 새로운 능력들이 채워졌고, 개인적으로도 갑자기 괜찮은 특성이 생긴 것이다.
[특성: 상상력]-창조 능력 활성화 (제작 시 새로운 등급이 뜰 가능성 상승)
-전투 시 랜덤 능력 발생
‘왜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은 묘하게 자신을 보며 즐겁게 씰룩이는 슬라임을 흘겨보았다.
아무튼 능력은 괜찮으나, 가장 큰 문제점이 있으니.
‘키가 안 닿아…!!’
그랬다.
선반도 선반이고, 문도 문이고, 자신의 키에 맞춰서 설계해둔 성역 안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꽃을 피웠다.
‘하물며 엘리베이터에서도…!’
덕분에 유하가 들어주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굴욕이다.’
때문에 그런 의미로는 원래 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뱀주인의 색다른 모습에 성도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혼란의 지속 시작이 1분 증가했습니다] [혼란의 지속 시작이 1분 증가했습니다] [혼란의 지속 시작이 1분 증가했습니다] [몸이 원래대로 돌아갈 시기가 총 17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결국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아, 진짜!! 야! 니들 꼬맹이 처음 보냐?! 뭘 자꾸 혼란이야! 니들 때문에 못 돌아가잖아!”
[꺄!! 새끼 뱀님 화내시는 것도 귀여워…!]“젠장. 저렇게 입이 더러운데 귀여울 수가 있다니…!”
광신도들 때문에 고생하는 이건은 몸을 파르르 떨었다.
‘을 죽이는 게 더 빠르겠군.’
그는 새삼 귀순이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열받는 건 그게 아니었다.
“야!! 이거는 또 언제 가져갔어!”
“!”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건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옆방에서는 칼을 들고 싸우는 천 남매와 케빈이 있었다.
그리고 싸움 소리에 휴고 일행이 놀라 급히 달려갔다.
그리고.
“허물은 이건이 필요하다고 했으니, 옮기는데 동의했다 쳐! 그런데 이 물건들은 왜 가져가려 하는데?”
아무래도 이건의 명령으로 허물을 가지러 갔던 천 남매는 실시간으로 금고를 터는 광경을 들킨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일까.
텔레포트로 도망친 천 남매를 쫓아온 케빈이 보따리를 가리키며 핏대를 세웠다.
“숭고한 성인들이 감히 도둑질 따위를 하다니!”
“허, 무슨 소리야! 네가 금고에 있는 건 가져가도 된다며!”
“뭣이? 허물을 가져가라 했지, 누가 물건을 가져가라 했냐!”
“주어 빼먹었으니까 상관없잖아!”
“??!”
그들의 싸움에 지켜보는 이들의 표정이 볼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잠깐. 이게 전부 처녀좌 금고에 있었다고?’
휴고도, 이재원도, 고트도 기겁했다.
그도 그럴게 보따리에서 나온 전부 천 남매의 방에서나 나올 법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피규어에 이건의 초창기 장비에, 옛날에 쓰던 노트에, 옷, 진귀한 공략전 녹화본까지.
때문에 휴고는 기가 막힌 듯 케빈을 보았다.
“너, 안 그런 척 하면서 실은 건이 빠돌이였니…?”
“무슨 소리야! 이거는 전부 죽음에 대해 조사할 때 DNA가 필요해서 모은 것뿐이거든!”
그 말에 딱 걸렸다는 듯 천 남매가 핏대를 세웠다.
“봐! 돈이 썩어나서 모아놔도 이게 얼마나 귀한지 모르지! 우선 이거! 이게 팬들 사이에 얼마나 가치가 높은지 모르지? 이건 삼촌이 22살 때 그린 이 괴수 그림인데, 안에 담긴 능력치가 무려….”
그 말에 케빈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핏대를 세웠다.
“22살이라니, 그건 23살 때 그린 그림이거든? 사인의 방식이 다르다, 자식아!”
휴고와 이재원은 입을 떡 벌렸다.
“…케빈, 너 역시 빠돌이.”
“아니라니까!! 이거는 전부 라이벌이라서 분석을 위해 모은 거라고!”
“세상은 그걸 보고 빠돌이라 합니다….”
고트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결국 그 광경에 혀를 차던 이건은 됐다는 듯, 보따리에 있는 자신의 장비를 집어 들었다.
“그래도 쓸모 있는 것도 있네.”
개조해서 써도 될 만한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럴 때였다.
부르르.
급한 발신 문자에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도 그럴게 발신자가 발신자였다.
‘대통령?’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넘겨주긴 했었는데.
‘무슨 일이지?’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연락 해올 일이 없을 텐데.
‘심지어 긴급 메일.’
하지만 메일에 첨부된 사진에 이건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는….”
사진은 관측소에서 찍은 물건 인 것 같았다.
흐릿하긴 하지만, 낯익은 거대한 괴수의 모습.
‘붉은 눈?’
아니, 붉은 눈은 아니었다.
검붉은 색인 붉은 눈과는 색깔이 전혀 달랐으니까.
심지어 한 마리가 아니다.
그래서 불길함을 느낄 때, 문제가 터졌다.
삐삐삐삐-
“!”
성인들에게 비상 연락이 날아왔다.
그리고 내용물을 본 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이거!”
관측소가 급하게 성인들에게 지도를 보내온 듯했다.
그리고 그건 괴수들의 동향.
하지만 지도를 본 이들은 모두 드물게 얼굴이 창백해졌다.
“미, 미친 이 숫자는 뭐야?”
“건아!”
마찬가지로 지도를 본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침공이다.’
새까만 점들이 인류의 영역을 향해 동서남북, 도망칠 구멍이 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지난 번 침공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마치 인류가 멸망을 바라보던 그 시기. 붉은 눈의 침공 때와 흡사한 느낌.
‘아니, 그때보다도 더 불길하고 위험한.’
동시에 이건은 대통령이 보내온 사진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이거는 설마.’
그랬다.
사진에 찍힌 건 붉은 눈의 형제들.
이 부리는 4대 재앙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온 것이었다.
흩어져 있는 괴수들, 지구 밖의 모든 괴수들을 이끌고.
* * *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인류 침공은 의 군주의 의사에 벗어나는 일. 과 부딪치게 될 수도….]그 말에 한 소년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상관없어. 은 어차피 날 건들지 못한다.”
[!]그는 붉은 눈의 아버지, 그리고 붉은 눈과 같은 재앙을 기르는 아버지.
이었다.
그리고 나 은 이 자신들의 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만들어냈지만, 은 달랐다.
과 대등한 대군주.
과 은 형제 사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형제여도 사이가 꼭 좋은 건 아니었다.
‘혈육이란 이유로 원하지도 않는 회귀에 나까지 휘말렸으니.’
“그리고 어차피 틀린 길도 아니야. 은 어차피 성인과 성신을 다 잡아먹고 모든 인류를 없앤다.”
은 제 자식들 중 제일 막내인 붉은 눈을 에게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를 앞세워 은 과거, 모든 시간 선에서 성인과 성신을 모두 잡아먹고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뒤 지구에 있는 모든 인간을 죽였다.
그러니 둘 다 목적은 같은 셈.
하지만.
‘이건. 그놈이면 을 없앨 수 있다.’
자신은 형제의 계약을 맺어 을 칠 수 없지만 글쎄.
놈이 가진 의 힘이면 대군주인 을 죽이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지금 상태로는 절대 안 되지만.
그리고 그 표정을 읽은 건지, 부하가 미간을 좁혔다.
[따로 생각하시는 게 있으시군요]“그놈이 가진 말이야. 그거 최고 단계에 오르면 볼 만할 거다.”
[!!] [최고 단계라 하시면 일반적인 신격의 단계인 5단계를 말씀하시는…?]“아니. 그놈, 감정이 거칠어 질 때마다 그 이 대군주만큼 강해지더라고.”
이건을 줄곧 관찰해온 은 느꼈다.
특히 때였나.
가 자신들에 의해 만들어졌다지만, 결코 만만한 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때 연우와 일이 얽히자 드러났던 의 힘은 평소와 질이 달랐다.
즉.
“확실해. 그거 멘탈 붕괴시키면 시간도 세상도 멸망시킬 수 있다.”
[!]“뭐, 그만 한 힘이 아닐 수도 있으니 시험은 해봐야겠지만.”
재앙을 보낸 혼돈은 어떤 사진을 보며 웃었다.
“첫 번째는 너희다.”
그의 시선은 신궁좌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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