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75)
제334화. 무슨 관계세요? (1)
“하찮은 변방신 하나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짓을 했구나.”
하데스는 불쾌한 듯 제 0의 차원층 중심부로 향했다.
그는 이건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병원에 갔다가 이동하는 것이었다.
‘촌뜨기 놈이 도대체 지구에서 무슨 힘을 가져왔길래.’
그는 이건에게 공격당한 배를 움켜쥐었다. 빠른 판단으로 이건을 추방한 덕분에 외피 손상으로 끝났지만, 기분이 더러운 건 마찬가지.
그놈 때문에 쓰지 않아도 될 지출만 늘지 않았는가!
‘도대체 이딴 상처에 돈을 얼마나 처받는 거야?’
일단 치료는 해야 해서 병원에 갔지만, 해당 상처는 보험 대상이 아니라며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하다니.
‘돈독만 오른 신계 놈들.’
의료보험이 적용 안 되는 신계의 병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다.
그래서 늘 전사들을 모으며 전쟁을 일삼는 발할라는 언제나 빚더미. 병원비가 전리품의 가격보다 더 나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괜히 올림포스가 전쟁이 아닌 상업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었다.
온갖 차원을 정복하고, 그 뒤 식민지들을 구성해놓으면 돈은 알아서 벌렸으니까.
물론 옛날에는 올림포스에도 아스클레피오스라고, 전설적인 치료 신격이 있어서 온갖 신들이 빼앗으려고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올림포스의 문을 열어라!”
“헉, 하데스 님?”
“층계의 주인이시여!”
각 층의 중심에는 1층부터 20층을 관통하는 거대한 신계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그리고 이동을 위해 온 하데스가 눈을 부릅떴다.
“3층이다. 서둘러 움직여라!”
“예!”
하데스는 아픈 배를 움켜쥐며 이를 갈았다.
‘그 뱀신 놈. 용서하지 않겠다.’
올림포스 성신들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면 분명 흔쾌히 자신을 도와주리라.
선상에 있던 곤륜이나 발할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껏 받은 선금까지 풀어가며 그만한 호의를 베풀어 놓았다.’
그렇게 그는 3층, 올림포스에 도착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세력 하나 없는 뱀신이다. 죽이는 건 어렵지도 않….’
하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 순간. 하데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올림포스를 멸문시켜라!!”
“평화협정은 개뿔이!”
“이 비열하고 더러운 놈들!”
“……?????”
하데스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따사로운 햇살이 도시를 포근하게 감싸는 곳.
아름다운 하늘엔 갖은 형태의 비공정들이 날아다니고, 백색의 마천루들은 언제나처럼 아름답고 우아하게….
우아하게….
콰과과광!!!
“죽여라!! 올림포스 놈들 전부 죽여!”
“??????????”
거인들은 돌을 던지고 있었고, 신선들은 벼락을 날리고 있었다.
백색 마천루들이 한순간에 전쟁터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범인들이 누군지 알게 된 하데스는 더욱 어안이 벙벙해졌다.
“하데스는 어디냐! 니들이 그 새끼를 숨겨둔 건 잘 안다!”
“무슨 개 소리냐! 하데스는 우리야 말로 찾고 있는데!”
“이 새끼, 사고 쳐놓고 어디로 튀었어!”
“닥치고 하데스 내보내! 그 새끼 목을 따버린다!”
“……?????”
하데스의 표정이 볼만했다.
“저건 곤륜과 발할라가 아니더냐!”
오랜 시간 공들여 자신의 편으로 만든 이들이었다.
저들이 왜!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올림포스의 성신들이 곤륜과 발할라를 치려 하자, 하데스는 다급해졌다.
“멈춰라! 지금 누구를 공격하는 것이냐! 저분들은 손님이시다!”
그 목소리에 올림포스 소속의 성신들과 침입자들이 우뚝 멈춰 섰다.
“도대체 왜 싸우고 있는 것이냐, 당장 검을 거두….”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야 이ㅁ어ㅏ미!!!”
“저게 뭐라는 건마어ㅏ마!”
그들은 바로 하데스에게 신기(神器)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신의 영혼마저 단번에 소멸할 신기의 일격에 하데스는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귀빈들이 갑자기 왜 저러는 것이냐!”
하지만 곧 하데스는 이 미친 상황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게! 선상에서 하데스님이 고용하신 엔터테이너에게 공격을 받으셨다 합니다!”
“그 엔터테이너가 하데스님의 당부 어린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권속들의 말에 하데스는 어이가 없었다.
“엔터테이너라니! 나는 그딴 걸 고용한 적이….”
그러나 곧 하데스는 아차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키가 크고, 저지에 붉은 눈. 무신(武神)이라 하옵니다!”
“!”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인간형의 하급신인데… 입국처에 문의해보니 거기에 해당하는 신은 딱 한 명으로, 이름이 [알거 없음] 이라고….”
그말에 하데스는 뒷목을 잡았다.
그 새끼잖아!!
그 뱀 새끼가 어디서 스물 스물 10층까지 기어 들어왔나 했더니, 그 선상이었어?!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신갑(神鉀)을 두른 발할라 전사들이 검을 뻗었다.
“우리를 능욕한 죄는 달게 받아라!!”
하데스는 쌍욕이 나올 뻔했다.
“이 멍청이들아! 그거 내가 보낸 거 아니… 커헉!”
스치기만 해도 신들을 단숨에 죽일 수 있는 신창이 날카롭게 울부짖었다.
결국 하데스가 외쳤다.
“알았다. 이 모든 일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
“!”
일이 미친 듯이 커졌지만, 이번 일은 자신이 어떻게든 수습하면 되었다.
‘어차피 대성신의 귀에만 안 들어가면 된다.’
대성신은 각 세력을 지탱하는 위대한 기둥들. 올림포스에도 당연히 있었다.
‘그 뱀놈이 올림포스로 오기 전에만 잡으면 된다.’
그 뱀놈의 목적은 자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사태를 만든 원흉이었다. 자신의 선상 파티장이라면 또 모를까, 올림포스까지 기어들어오게 하면 그땐 대성신도 정말 가만있지 않겠지.
그 생각에 미친 하데스는 바로 자신의 권속신들을 소환했다. 강아지 머리의 권속신들이었다.
“여기 그 뱀에 대한 단서가 있다.”
그는 이건한테서 몰래 가져온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혹시 몰라 빼앗길 잘했구나. 이걸로 놈을 추적해 올림포스로 올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하게 제거해라.”
동시에 권속신들이 바로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아.”
“찾았느냐?”
입꼬리를 올린 하데스가 당장 권속신들을 보낼 준비를 했다.
“어디냐. 역시 18층이냐? 아니면 그새 신계에 찍혀서 20층….”
하지만 강아지 머리의 권속신들은 땀을 뻘뻘 흘렸다.
“아니 저, 그게….”
“무엇이냐.”
“오, 올림포ㅅ….”
“뭐?”
“이미 올림포스에 있다고 뜨는데요!”
“……????”
하데스의 표정이 볼만했다.
아니, 걔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데?
* * *
한편 그 무렵.
내부 첩자(?) 덕분에 올림포스로 들어온 이건은 눈썹을 치켜떴다.
다름 아닌 눈앞에 있는 사내 때문이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금발 남자였다.
민소매 형태의 백색 신의(神衣)는 올림포스 세력의 특징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바로 작열사자리의 주인이자, 의 성신.
이건은 지금 그의 사저에 와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메이드 복장의 시종들은 그런 이건을 보며 크게 술렁거렸다.
“누구지?”
“하급신 아냐??”
“누군데 올림포스의 지주(支柱) 중 하나께서 직접 대면하실 정도야?”
하지만 정작 작열사주인은 이건을 보며 경직된 얼굴로 웃었다.
“음… 그러니까… 조…카야?”
이건은 대답대신 주먹을 들었다.
그 흉악한 표정을 본 작열사주인은 바로 말을 돌렸다.
“…배, 뱀주인이여.”
“뭐, 인마.”
작열사주인은 이건에게 맞을까봐 무서워하면서도 손가락으로 그의 뒤를 가리켰다.
“일단 저것 좀 말려주련?”
이건의 뒤는 지금 난리도 아니었다.
쾅! 쾅!
슬라임 하나가 기물을 파손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이 유리병에 몰래 반입해온 였다.
물론 입국 전에는 아이템을 꺼낼 수 없었고, 도착하고 나서도 위조화폐 패널티가 걸려 모든 아이템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원보증이 되지 않아, 모든 경제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전투금지가 걸려있습니다] [전투스킬, 아이템 사용 불가능]한마디로 범죄자로 찍혀 공공시설도, 통장도, 사적인 재화도 쓸 수 없는 잠금 상태였다.
그래서 작열사주인이 자신의 권한으로 풀어주었다.
[작열사주인이 신계에 임시 신원보증을 요청했습니다] [아이템 사용 제한이 풀렸습니다]하지만 슬라임은 해방되자마자 신난 듯 작열사주인의 사저를 거덜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쾅! 쾅!
벽은 부서지고, 비싸 보이는 가구들은 이미 슬라임에게 먹혀 쥐 파먹은 것처럼 난리도 아니었다.
“뱀주인이여! 저 슬라임을 좀 말려다오!”
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는 이건이 짜증 섞인 한숨을 쉬었다.
“라임이. 그러면 안 돼지.”
“오, 역시…! 고맙….”
“약해. 아예 회생불가로 만들어.”
그 말에 작열사주인은 비명을 질렀고, 슬라임은 20년 전 이건으로 변신해 모든 걸 박살냈다.
그리고 그 광경에 권속들은 새하얗게 질렸다.
‘미친놈이 나타났다.’
결국 재산을 잃은 작열사주인은 억울해했다.
“지금도 내가 널 숨겨주지 않았느냐. 그러면….”
이건은 죽고 싶냐며 눈에서 살의를 뿜어냈다.
“애초에 내가 여기 왜 왔는데?”
“!”
“넌 니 성인이 팔려갔는데, 여기서 뭐하고 쳐 앉았냐? 그 로리콘 새끼가 택수를 가두고 있었는데, 그걸 쳐 보고 앉았냐고.”
뒤지고 싶냐는 그 눈빛과 함께 다시 주먹을 들자 작열사주인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애초에 하데스면 같은 올림포스 세력 아니냐? 너 설마 택수가 뱀주인좌라고 삐쳐서 쌩까는 거냐?”
“아니!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뭐!”
큰아버지의 위엄이 1도 없는 작열사주인은 굉장히 곤란해 했다.
사실 그도 휴고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작열사는 하데스의 영역으로는 절대 출입할 수 없었다.
사이도 원수지간이었지만, 글쎄.
휴고의 건도 정당한 대가를 주고 명계가 승계해 갔다고 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나서는 순간 전쟁이 되었다.
‘애초에 부하들의 명부가 하데스에게 있다.’
자신이 움직이면 하데스는 작열사에 포함된 모든 권속신들의 목숨을 거둘 것이었다.
“그놈은 지독한 놈이다. 양아버지를 죽여 신격을 빼앗고, 페르세포네까지 대물림해서 힘을 얻었으니.”
“대물림?”
“신계의 신은 크게 세 종류다.”
하나는 . 쉽게 말해 환생으로 전대 신이 죽고, 그 신격을 이어받는 신이 그 자리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즉, 인격도 기억도 완전히 다른 타인. 하지만 권능과 권속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기에 태어난 직후에도 권능을 쓸 수 있다. 때문에 전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며, 순혈통 신.
두 번째는 . 한마디로 소유자를 죽이든, 스스로 넘기든 신격을 받는 것이다.
12성신이 원주인의 힘을 찬탈하고, 이건이 황도12궁의 힘을 빼앗는 게 전부 이쪽에 속했다.
단점은 본인의 신격이 아니기에, 권능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리고 재능과 성향에 따라 체득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
신과 신이 아이를 낳든, 물건이나 정령, 인간 등이 신격화 되든, 어떤 경위로든 아예 새로운 신이 태어나는 것이다.
단점은 최하급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하데스가 휴고를 납치한 이유는 아마 대성신 자리 때문일 것이다.”
“대성신?”
작열사주인은 손가락을 뻗어 허공에 별을 그렸다.
그건 꼭지가 9개인 별, 구망성.
삼각형 3개를 교차시킨 모습이었다.
“이게 신계다. 각 꼭지점을 8대 세력이 먹고 있고,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여기 12 방향.”
올림포스 세력이 먹고 있는 곳이라 했다.
이건은 대충 납득했다.
‘그러고 보니 통행증을 썼을 때 A구역이라고 했지.’
아마 신계는 9개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1층부터 20층까지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서로 중심부에서 연결된 형태인 것이겠지. 실제로 5층 단위로 각 구역이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아무튼 지금은 대성신 선발이라고, 신들끼리 중요한 자리를 두고 싸우고 있다.”
“그래서. 그게 택수랑 무슨 상관인데.”
말 돌리지 말라는 듯 이건이 주먹을 들자 작열사주인이 깨갱거렸다.
“그러니까 각자 힘을 키우려는 시기라는 것이다. 다들 신격 5단계가 한계니, 6단계를 노리고 있거든. 그리고 신앙심 600%의 권속신은 신들의 힘을 키우기 좋아서….”
이건의 눈에 불꽃이 튀기자 작열사 주인은 급하게 말했다.
“아무튼 희귀한 권속신이라고! 대성신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손을 댈 수가 없어서… 컥!”
결국 작열사 주인은 조카에게 걷어차였다.
“주인니임!!”
“새끼가, 겁먹었다는 변명을 길게도 씨불이네.”
“아니!”
작열사주인은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사실 휴고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대성신 중에는 ‘크레아토르’ 일족에게 원한을 품은 놈이 있다는 걸.
그리고 기억을 늦게 찾긴 했지만, 작열사주인 역시 크레아토르 일족.
다가가면 능지처참 당하리라.
“아무튼 조카ㅇ….”
작열사주인은 그렇게 부르면 죽는다는 이건의 눈빛에 움찔했다.
“…뱀주인이여. 휴고는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걸 보아라.”
그는 휴고가 잡혀 있을 때 날렸다는 종이비행기를 내밀었다.
“부하들이 잠복하고 있다가 구해온 것인데.”
종이비행기를 펴본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비행기 안에는 휴고의 필체로 보이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작열사주인은 가볍게 탄식했다.
“아무튼 본인도 그렇게 희망하고 있으니… 컥!”
작열사주인은 이건의 런닝화에 걷어 차였다.
하지만 곧 작열사주인은 몸을 떨었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조카야!! 너 신격! 신격!”
이건의 몸에서 봉인해두고 있던 6단계 신격이 새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습이 흉측하게 변하기 직전, 힘은 가라앉았다.
이건은 빡친 것 같았다.
“그 가족팔불출 새끼가 무슨 생각으로 이딴 걸 썼을 것 같냐?”
“……!”
“내가 어지간하면 택수만 찾아서 돌아가려고 지금껏 사고도 안치고 진짜 얌전히 있었는데.”
“아니, 야 뱀주인. 너 이미 올림포스 다 뒤집어놨잖아.”
“그래도 처음 오는 곳이라 얌전히 있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데.”
“곤륜에 발할라까지 뒤집었잖아!”
그러나 이건은 개무시하며 작열사주인에게 말했다.
“하데스 여기 있지?”
“그렇긴 한데….”
“그러면.”
“?”
“그 새끼랑 가장 사이가 안 좋은 세력은 어디냐?”
“뭐?”
재앙신은 흉악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이미 그 새끼는 건들면 안 되는 걸 건드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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