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79)
제79화. 수상하기 짝이 없다
[뉴스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3시경, 웨스턴 돔 북부에 나타난 피 색의 안개가 사라졌습니다.] [사망자의 숫자가 2000여명에 달하고, 3돔이 10년 만에 위협을 받는 아주 큰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 대다수가 다시 깨어나는 기이한 일이 펼쳐졌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핏빛 안개가 잡힌 것이라고…]한국 청담동.
청담동 전체가 쌍아좌 성단의 부지인 그곳에서 기가 찬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뭐?! 핏빛 안개가 잡혔다고?”
쌍아좌 마도 도서관.
천성재와 대치하던 윤시우는 갑자기 흘러나오는 뉴스속보에 기가 막혔다.
아니 방금 전까지 3돔이 위협받고 있다는 둥, 사망자가 넘친다는 둥 인류의 중대사처럼 난리를 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뭐가 어째?
“그 사이에 무슨… 아니 누구야! 누가 그걸 죽였어!”
윤시우는 핸드폰을 박살낼 듯 보았다.
아무리 다시 봐도 뉴스 속보엔 핏빛 안개가 잡혔다는 소식과 환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뿐이었다.
누가 잡았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는지,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처녀좌일 리는 없었다.
‘그건 이건을 죽이려고 일부러 냅둔 물건일 텐데…!’
그러니 미치고 환장할 판이었던 것이다.
“그거 스킬도 안 먹히는 놈이라고!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스킬도 없이 그걸 잡아!”
하지만 함께 있던 천성재의 얼굴이 환해졌다.
삼촌이다.
틀림없었다.
이것은 제 아버지도 절대 못할 일이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이건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윤시우는 난처한 모양이었다.
‘설마 정말 이건이 잡은 건 아니겠지.’
그는 땀을 뻘뻘 흘렸다.
그건 당연했다.
‘그게 잡히면 곤란해지는데.’
그 괴수는 10년 전.
자신들 형제의 죄를 덮기 위해 그분들이 특별히 불러낸 물건이었다.
일종의 실험을 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휴고가 잡는 걸 실패하고 사라지면서 10년 만에 다시 나타난 놈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젠장, 어떻게 그 사건을 덮었는데…!’
자신들 대신에 당시 죽은 사람만 5천여 명이 넘어갔다.
물론 자신들의 얼굴을 본 유일한 목격자인 신궁좌 아내는 진즉 처리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터였다.
돔을 파괴하고 괴수는 사라질 예정이었으니까.
하지만 괴수가 잡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괴수 사체를 분석하면 증거가 나올 텐데…!’
기억을 읽는 능력자나 분석가한테 걸리면 끝이다.
윤시우는 초조하게 땀을 흘렸다.
하지만 곧 그가 웃었다.
‘만약 이건이 잡았다면, 사체는 그 사람한테 있겠지?’
그럼 언론에 넘겨지기 전에 시체를 가로채오면 된다.
그 생각에 미친 윤시우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천성재! 너 영혼과 관련된 마도서가 필요한 거였지! 여기 내가 빌린 마도서들을 대신 빌려줄 테니까. 날 네 삼촌한테 소개 해ㅈ…!”
하지만 윤시우는 깜짝 놀랐다.
“뭐야, 이자식이 어디로 사라졌어!”
천성재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잠깐! 여기 있던 마도서들은?!”
심지어 제 마도서들을 들고 튀어버렸다.
***
[힘의 시련이 완료되었습니다] [힘의 시련을 완료하여 힘의 시련 보상이 주어졌습니다] [신체 업그레이드 돌] [바이블에 새로운 행적이 추가되었습니다] [사적(事績) 2]-신궁(神弓)이라 불리는 위대한 성인이 뱀주인자리의 주인을 보고 감복하다
[사적(事績) 3]-신을 잡아먹는 괴물을 토벌하고 인류의 영혼을 해방하다
[전설급 행적 (사적2)이 새겨져, 신의 위세가 더욱 올라갑니다] [사적2의 힘으로 작열사자리의 성신, 권속신과 성도들의 힘을 빌려올 수 있습니다 (상대방 동의시)] [각 행적들은 성도들과 주인이 권세로 발현할 수 있습니다]이건은 흡족해했다.
특히 보상이라고 나온 신체 업그레이드 돌이라는 게 신기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머니에 생겨난 돌이었다.
[신체 업그레이드 돌]-인간의 육신을 신의 육체로 진화 시킬 수 있는 신의 돌
-사용시 돌은 사라지며, 랜덤으로 신체부위 중 한 곳이 업그레이드
이건은 바로 돌을 깨트렸다.
[신체에 적용되었습니다] [적응 및 업그레이드 완료까지 만 하루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사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주십시오]효과가 듣기 시작한 것일까. 살짝 몸이 뻐근해짐을 느낀 이건이 웃었다.
‘이제 남은 보상은 뱀주인좌 전용 권속신이랑, 뱀주인좌 신격성물이랑 신급 각성스킬 정도일까.’
아무래도 보상은 시련을 하나씩 클리어할 때마다 지급되는 방식이리라.
‘이제 남은 건 성도랑 서기관.’
명성과 지식의 시련뿐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 두 개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역시.’
이건의 날카로운 시선이 두꺼비 사체에 향했다.
정확히는 두꺼비의 등.
등에 돋아나 있는 두꺼운 넝쿨에 낯익은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틀림없었다.
자신을 찌른 검에 남아 있던 그 문양이었다. 아까 안개에서 본 것 같았던 건 착각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건은 가증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왜?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놈과 휴고의 아내를 먹어치운 놈한테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럼 범인이 같은 놈이라는 거잖아.’
그랬기에 감정사가 물고 온 정보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분명 처녀좌가 저 문양과 연관이 있다고 했나.’
창고에 그 문양이 새겨진 검들로 우글우글했다고 하지 않았나.
더욱이 검의 기억을 뒤졌을 때. 자신을 찌른 건 처녀좌였다고.
‘뭐, 직접 묻는 게 빠르겠지.’
이건의 눈빛이 험악해졌다. 그 증거로 이건이 가위 칼을 휘둘렀다.
철퍽!
이건이 도려낸 건 문신이 있는 부위.
그리고는 바로 자신의 성물을 불러냈다.
[무엇이든 담아두는 책] S급마침내 증거물을 44페이지에 잘 저장해둔 이건이 뒤돌 때였다.
“우, 우엑…!”
“!”
광경을 지켜보던 신궁좌 성도들이 신나게 속을 게워내고 있었다.
“아, 나 당분간 밥도 못 먹을 거 같… 읍!”
이건은 굉장히 한심스러워 했다.
“이것들은 고작 그거 보고 이 지랄이야?”
“?!”
고작 그거라니!
세상에 어느 미친놈이 재앙급 괴수를 상대로 그런 미친 짓을 할 수 있겠는가!
“가장 잔인하다고 평가받는 천칭좌의 도 그러진 않아요!”
얼씨구, 그건 또 누구인지.
“하여간 누가 그 성인에 그 부하 아니랄까 봐 약해 빠져가지고. 아. 오늘 저녁은 곱창전골로 해야지~”
곱창전골이란 말에 성도들은 또 그 광경이 떠올랐는지 입을 틀어막았다.
결국 이건이 가위 칼을 들고 대장 두꺼비 쪽으로 다가가자 성도들이 기겁하고 들었다.
“저분, 설마 전골에 저걸 넣으려고!”
이건은 그러고도 남았다.
“허억! 안 돼요! 이 이상은…어?”
대장 두꺼비까지 슬러시로 만들 줄 알았던 이건은 뜻밖에도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그들은 당황스러웠다.
“왜 그냥 가세요! 재료 안 얻어가세요?”
천의 다리 때도 신나게 몸을 해체하더니 말이다.
그 회 뜨던 광경이 벌써 세계 움짤로 돌아다니는 참이었다.
그러나 이건은 가위를 슬라임으로 되돌렸다.
“그딴 거 필요 없어. 마무리는 휴고 네가 해.”
“!”
성도들은 더더욱 놀랐다.
“슬러시로 만든 놈들은 아직 성목(成木)이 아니었으니까 그렇다 쳐도….”
“그놈은 전부 쓸만해 보이는데요!”
이건이 슬러시로 만든 건, 아직 자라다 만 놈들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재료로 뽑아내더라도 내구도가 약할 것이다.
때문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죄다 갈아버린 것이겠지.
하지만.
“저 성체는 넝쿨도! 체액도! 마갈좌의 에 팔면 떼돈을 벌 텐데!”
“경매에 대충 팔아도 수백억은 벌걸요!”
“그래서 쉐이크로 안 만들고 냅두신 거 아니세요?”
그러나 이건은 들은 척도 안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딱 한사람.
휴고만이 복잡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맙다.’
이건이 이놈한테 욕심을 안 부리는 이유는 딱 하나이리라.
‘분명 날 생각해주는 거겠지.’
아무리 그래도 제 친구의 아내와 부하를 잡아먹은 원수였다.
원수의 몸뚱이를 태연하게 제 무기로 만들기 싫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원수를 직접 처리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휴고는 활을 불러왔다. 화살은 불길로 이루어진 불화살이었다.
그때였다.
“참. 휴고.”
“……?”
저건 또 왜 무섭게 본명으로 부르지 싶을 때.
“컥!”
휴고는 이건이 던진 뭔가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야! 이게 무슨 짓…!”
그러나 휴고는 제 옆에서 데굴 데굴 구르는 물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불타오르는 광석이었다.
이건과 달리 정보가 뜨는 건 아니지만, 휴고는 바로 물건의 정체를 알았다.
자신이 괴수에게 빼앗겼던 성신의 힘이었다.
“세상에, 이거 어떻게…!”
“방광에 요로결석처럼 붙어 있더라.”
“!”
“그거 쳐먹고 빨리 힘이나 복구 시켜.”
“건아…!”
휴고는 감동한 듯이 이건을 보았다. 역시 언제나 무심한 듯하면서도 세심한 친구였다.
“건아, 정말 고맙다. 너 밖에 없….”
“응 꺼지고. 병신새끼. 넌 뒤졌어.”
휴고는 얼어붙었다.
“…예?”
“병신 새끼가, 뒤질려고 저딴 거한테 힘이나 뺏겨?”
“……!”
이건이 험악하게 웃었다.
“내가 가르친 놈이 이런 허접한 놈한테 털리고 다녀? 죽고 싶냐?”
“아, 아니!”
솔직히 허접한 놈은 아닌데.
그리고 애초에.
“그땐 어쩔 수 없었어!”
휴고는 얻어맞았다.
“성주님!?”
이건은 주먹을 우득거렸다.
“하물며 니 와이프에 대한 건 말도 안 하고?? 게다가 성단장급 부하?”
“아, 아니 그건…!”
“간만에 나한테 다시 훈련 받아야 겠지? 그치?”
이건의 손이 다가올 때였다.
부르르.
“!”
휴고는 걸려온 전화에 재빨리 수신 버튼을 눌렀다.
“거, 건아! 자, 잠깐! 나 전화! 전화 왔어! 중요한 업무라고!”
평소라면 잘 받지도 않을 업무용 전화기였지만, 살기 위해선 상관없었다.
그는 바쁜 척 돌아섰다.
“네! 오터스입니다! 무슨 일…예?”
전화를 받는 휴고의 표정이 변했다.
도망가던 걸음도, 손도 멈췄다.
“깨어나요?”
전화기 너머에는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리고 전화 너머의 간호사가 말해왔다.
– 네! 환자들이 깨어났어요!
전화가 걸려온 곳은 자신이 10년간 몰래 지원하고 있던 병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0년이나 식물인간이 된 사람들을 돌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생명유지엔 막대한 돈이 필요했으니까.
하물며 압력을 받아 자금을 지원받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숨겨진 병원은 신궁좌의 지원 아래 대부분이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와 부하가 입원한 곳이기도 하고.’
물론 자식들이나 신궁좌 성도들. 아니 그 누구에게도 말을 안 했지만 말이다.
그들은 모두 장례식 이후, 화장을 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10년간 깨어나지 못했던 환자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
– 아무튼 병원의 후원자이신 휴고님께는 가장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야기를 듣는 휴고의 입이 달싹였다.
사람들이 깨어났다니 기쁜 일이었지만, 그가 묻고 싶은 건 하나였다.
“그, 두 사람은요!”
– 네?
“두 사람도 깨어났나요?”
목소리가 굉장히 떨렸다.
그러자 전화 너머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 아….
대답은 충분했다.
– 죄송합니다. 그 두 분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셔서….
휴고의 표정이 약간 슬퍼졌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이 깨어나셔서 다행이네요. 예. 만약 무슨 일 있으면….”
그럴 때였다.
“어디냐?”
이건이었다. 그의 질문에 휴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냥 유럽 정부… 컥!”
“병원이지?”
“!”
어떻게 그걸 알았느냐는 시선을 보낼 때였다.
“삼촌!”
“!”
멀지 않은 곳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성재였다.
가방에는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뭔가 책 같은 걸로 불룩했다.
“삼촌! 삼촌이 잡으신 거 맞죠!”
필시 방송을 보고 텔레포트로 날아온 것이리라.
텔레포트가 한두 푼도 아닐 텐데, 상상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눈빛을 초롱거리는 것도 잠시.
천성재는 이건이 잡은 두꺼비를 보고는 그 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
10년 만에 보지만, 천성재가 놈을 못 알아볼 리가 없다. 그걸 보는 천성재의 얼굴에 말 못 할 희비가 엇갈렸다.
“정말 삼촌이 잡았어…!”
휴고는 아들의 옆에서 기쁘지만 내심 씁쓸한 심경을 감출 수 없었다.
분명 병원의 사람들이 깨어난 건 이 괴수를 잡은 탓이겠지.
그 사람들은 영혼만 먹힌 것이니까.
하지만 제 아내와 부하는 다르다. 아예 육신까지 집어 삼켜졌었다.
이미 늦었던 것이겠지.
그런 의미에선 자식들한텐 말 안 하기 잘한 것 같았다.
괜한 희망을 가지게 하면 미안하니까.
그런데 그때였다.
“성재야.”
“네?”
“받아. 지났지만 생일선물.”
“!”
이건이 뭔가를 툭 던졌다. 천성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찾느라 삼촌이 꽤 고생했다?”
천성재의 손에 뭔가가 쥐어졌다.
10년간.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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