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82)
제82화. 명예의 시련 (2)
“이건! 여기에 있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심지어 앞문과 뒷문이 동시에 열렸다.
“이건! 찾으러 왔다!”
술집에 있던 사람들이 당황해서 일어섰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뒷문으로 들어온 건 흑색의 무리였다. 물론 정체를 숨기려는 듯 전원이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
반면 정문으로 들어온 것은 순백의 특이한 갑주. 갑주엔 처녀좌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얼핏 m자를 두 번 연결해 붙인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순백의 무리들과 함께 온 순백의 군인들이 술집을 포위했다.
철컥철컥!
그들의 손에는 총이 들려있었다.
괴수들에게는 통하지는 않지만 인간에게는 확실한 무기.
이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크게 술렁거렸다.
“저 순백…! 처녀좌 성기사들이잖아!”
“상급 성도들이 왔다고?”
다른 신좌의 성도들까지 바로 경계했다. 그도 그럴게 저들은 성역을 지키는 이들이었다.
보통 일이 아니고서야 이런 곳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들.
그뿐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순백 무리에 있는 누군가를 가리켰다.
“저놈들, 처녀좌의 이단심문관들이잖아…!”
“!”
그들의 시선은 하얀 가죽 갑옷을 입은 이들에게 향했다.
각 신좌마다 다르지만 신좌들은 대게 내부적으로 3권 분립의 세력을 가졌다.
가장 위에 성인과 성신을 둔채 말이다.
첫 번째가 성단장과 성도들이 있는 현장반인 .
두 번째가 규율을 만들고 성단 내부를 관리하는 안방마님 .
마지막이 그들을 감시하고 처단하는 .
물론 처럼 체제조차 갖출 수 없는… 아니, 소수정예 성단이 있는가 하면, 처럼 원로회와 이단심문회를 모조리 없애버리고, 성단으로만 움직이는 괴짜 성단도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단심문회가 마을에는 무슨 일로…!”
“방금 이건을 찾지 않았어?”
“뭐?! 설마!”
그들은 침을 삼켰다.
안 그래도 놈들은 탈주성도나, 범죄성도, 타성단의 성도 사냥을 하는 음침한 놈들이다.
하물며 처녀좌였다.
처녀좌는 이미 서쪽의 대제국이라 다른 성단들에 비해 삼권분립이 철저한 신좌.
그중 처녀좌의 이단심문회는 잔혹하기로 유명했다.
당연히 경계할 만했다.
“설마 처녀좌에서 이번 이건의 공적을 빼앗아 가려고?”
“이단심문회라면 그럴 수도…!”
하지만 그때였다.
“잠깐. 그럼 저 시커먼 놈들은 뭔데?”
“!”
누군가가 뒷문의 침입자를 보며 숙덕거렸다.
“저 시커먼 놈들도 이단심문회야?”
“이상하네. 처녀좌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이번에 처녀좌에 추가된 팀이겠지.”
하지만 그 생각을 무참히 깨버리듯, 순백무리가 흑백 무리에게 화를 냈다.
“너희는 뭐냐!”
“누구인데 감히 이건을 찾나!”
“대답에 따라 처결하겠다!”
그러자 흑색 무리들이 되려 성질을 냈다.
“너희야 말로 무슨 용무로 이건을 찾나!”
“감히 우리를 따라오다니. 방해하면 너희들부터 처리하겠다!”
“……?!”
사람들은 도대체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다.
그러나 고트만큼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눈썰미 좋은 그는 단번에 흑색 무리가 누구인지 파악한 것이다.
‘저, 저거 사자좌잖아…!’
정체를 숨기려는 듯 전원이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글쎄.
‘저 비주얼이 어디가?’
사자좌 성도들은 그 특유의 특색이 있다. B급 이상 성도들은 전원이 근육질의 마초맨들이었으니까.
심지어 인상도 험악하다.
괜히 초절정 미소녀 천유하가 사자좌에서 눈에 띄는 게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건은 우리 사자좌가 먼저 찾아왔다! 하렘신좌는 꺼져!”
“뭐라고?”
“안 그럼 너희도 적이다!”
“이 무식한 근육바보들이!”
동시에 두 무리가 각자의 무기를 뽑았다.
챙!
“전원 적으로 판단해라!”
“10초 안에 나가지 않으면 전원 처리하겠다!”
이에 무대 위의 휴고도 경계했고, 고트도 바로 활을 뽑으려 했다.
그런데.
‘!’
등의 활을 뽑으려던 고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뭐야. 어디갔어!’
활이 없었다!
그가 계속해서 더듬었지만 정말 없었다.
그래서 제 활이 어디로 증발했나 싶을 그때.
순백의 무리에서 책임자로 보이는 30대 남자가 나타났다.
“사자좌 성도들이여. 서로가 이건에게 볼일이 있는 것 같으니 순서를 지켜서 용무를 보는 게 어떤가.”
“좋아. 그럼 순번은 당연히 우리가 먼저겠지?”
“그래, 상관없긴 하네.”
“하하. 말이 통하는…”
그때였다.
쾅!
“꺄악!”
“악!!”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났다. 처녀좌 군단이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어안이 벙벙해져서 바라보자, 느긋하게 활을 내리는 소년이 있었다.
“뒤진다, 니들.”
이건이었다.
고트의 활을 훔친 것으로도 모자라, 적들을 초토화시키기까지 한 그가 웃고 있었다.
“니들 때문에 잘 오르던 신앙심 멈췄잖아.”
공격당한 사람들은 욕을 읊조렸다.
“뭐야…! 어느 미친놈이!”
“건아!”
그 외침에 처녀좌 측과 사자좌 측이 동시에 반응했다.
“뭐? 이건?”
“이건이라고?”
“이건은 어디냐!”
또다시 화살이 날아왔다.
쾅! 쾅!
이에 공격도 못하고 당황한 두 군단이 외쳤다.
“자, 잠깐…! 이건! 우린 싸우러 온 게….”
쾅!! 쾅!! 쾅!!
닥치라는 듯 화살이 또 날아왔다.
말도 다 안 끝났는데 처녀좌와 사자좌의 성도들이 졸지에 반이나 쓸려나갔다.
“아니 제발 말 좀!”
쾅!
지지리도 말을 안 듣는 화살은 마력의 화살이었다.
그리고 그 녹청빛의 화살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괴력으로 지면을 부셔댔다!
쾅!!
“후퇴해!”
“젠장, 신궁좌 성인도 아니면서 어떻게 이런…!”
“내가 그 성인 새끼를 가르쳤다 왜! 뭐!”
쾅쾅쾅!
“악!”
그들이 화살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저쪽이다! 이건은 저쪽에 있다!”
사자좌 성도들의 얼굴이 급하게 돌아갔다.
처녀좌 측도 마찬가지였다.
“원로장님! 저쪽! 저 소년입니다!”
“!”
처녀좌측 대장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가 반가운 듯 손을 들었다.
“기다려주십시오! 이건 님! 저 입니다! 저 페리오….”
“나가라고 했지!”
쾅!
“커헉!”
그리고 이건이 빡친 듯 말했다.
“둘 다 나가 새끼들아! 나 신앙심 올리게!”
“……?!”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을 찾아온 처녀좌의 원로회장. 페리오는 다급해졌다.
“이건 님! 절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머리 맞추기 전에 꺼져. 10. 9. 8….”
바로 그때였다.
“잠시만요!”
무슨 연유인지 고트가 깜짝 놀랐다.
“저 사람, 벨기에의 왕자이신 페리오 왕자잖아요!”
“맞습니다! 접니다!”
모두가 놀라 남자를 보았다. 30대의 멋스러운 수염을 기른 남자가 두건을 벗었다.
“이건님! 기억 안 나십니까! 20년 전, 벨기에에 오셨을 때 함께 식사를 했던…!”
“기억 날 것 같냐!”
“…헉!”
“원로회장님!”
이건은 빡친 듯 활시위를 당겼다. 고트는 기겁했다.
“이건님! 저 사람 그래도 왕족…!”
“알게 뭐야? 왕족이면 내 화살이 안 뚫린대?”
“……?!”
거침없는 언사에 고트는 할 말을 잃었고, 페리오 왕자는 기겁했다.
이에 잘 됐다는 듯, 사자좌 측이 나섰다.
“거봐!”
“처녀좌는 비켜!”
그들은 재빨리 들고 왔던 액정을 켰다.
그리고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건!]“!”
낯익은 목소리였다.
휴고도, 고트도 놀랐다. 그들이 들고 있는 액정에서 낯익은 얼굴이 떠오르고 있었다.
[뭐야. 왜 소리가 안 들려?] [아, 성주님! 그건 마이크…! 부수시면 안 됩니다! 그냥 그 상태로 말씀하십시오…!] [이건! 거기에 있지!]“!”
이건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사자좌 성인이었다.
환자복을 입은 걸 보아 병원인 것일까.
제 앞에 있는 성도들이 소형카메라를 들고 있는 걸 보면, 실시간 촬영 중인 듯했다.
그리고 액정 너머 속 사자좌가 당당하게 외쳤다.
[이건! 나의 무기를 만들어ㅈ…!]쨍그랑!
액정이 순식간에 깨졌다.
액정을 들고 있던 성도들은 땀을 삐질 흘렸다.
이건이 험악하게 읊조렸다.
“이 새끼가 아직도 살아 있네.”
성도들은 후덜덜 몸을 떨었다.
왠지 의뢰를 하러 왔다가, 전원 죽어서 돌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아니, 도리어 성주님을 타겟으로 만들어버린 듯한.
아무래야 좋았다.
“기억해주지 못하셔도 좋습니다!”
페리오 왕자가 나섰다.
아무래도 이건을 상대로는 본론부터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부디 처녀좌 성인을 죽여주십시오!”
“!”
“의뢰를 수락해주시면 처녀좌가 맡고 있는 이건님의 성물을 돌려드리겠습니다!”
* * *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술집에서 이건이 처녀좌와 사자좌와 대치를 하고 있는 그 때.
“이건! 여기에 있나!”
처녀좌 성인이 한 가게에 들어섰다.
하지만 안에 사람들은 없다. 있는 건 자신을 보고 놀라는 가게 주인장 뿐.
이에 처녀좌 성인은 이를 뿌득 갈았다.
“어째서 없지! 분명 여기서 신궁좌가 포교를 하고 있다고 했거늘…!”
길치인 처녀좌 성인은 이건을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 * *
캐나다 일대의 외딴 섬.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동시에 전갈좌 성인의 영역이기도 한 곳.
거기에 하얀 건물이 있었다. 병원이었다.
그리고.
“정말 사모님이랑 성단장님이세요…!”
천성재 일행은 마침내 찾던 사람들을 찾아냈다.
새하얀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는 깨끗한 병실이었다.
가림막을 두고 분명 두 사람이 잠자듯 누워있었다.
그들을 보는 천성재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지만, 틀림없는 그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천성재가 입술만 깨물 뿐. 다가갈 엄두도 못 내자 함께 왔던 은예린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성재야. 어서…!”
천성재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가방에서는 이건이 준 휴고의 피규어를 꺼냈다.
그리고.
빠각!
피규어를 비틀어 쪼갰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쉭!
피규어에서 나온 빛이 두 사람에게 스며들었다.
마치 영혼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이걸로 된거야?”
그들은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둘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30초.
60초.
5분.
시간이 흘러도 미동하나 없었다. 이에 세 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역시 안 되는 건가!”
물론 이건이 반반의 확률일 것이라고 하긴 했다. 하지만 기대를 했던 만큼, 실망감이 안 들 수는 없다.
“그래도 다시 한번…!”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소용없어. 멍청아.”
“!!”
소리가 들린 곳은 병실 문 쪽이었다.
그리고 문에 서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천성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윤태우…!”
동시에 신궁좌 성도들이 바로 활을 꺼내 쏘았다.
장전 속도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쾅!
하지만 빛의 화살은 윤태우를 뚫지 못했다.
“……!”
윤태우의 앞에는 방어벽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법이었다.
동시에 그가 너무한다는 듯 웃었다.
“갑자기 이렇게 공격하면 쓰나. 나 성재랑 한솥밥 식구고, 쟤 친형 같은 선임이야. 병문안을 온 것뿐인데.”
성도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 사람이 저딴 살의를 풍기면서 병실에 들어온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윤태우가 손을 치켜 들었다.
“잘나신 신궁좌 방해꾼은 꺼지시고.”
“성재야… 큭!”
쿵!
성도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속박 마법이었다.
문제는 그 속박 마법이 쌍아좌의 것이 아니란 것이다.
‘천칭좌…!’
곤란했다.
천칭좌는 12신좌 중에서도 1위 신좌. 성도의 질이며 성도 수에서 꼴등인 신궁좌가 절대 따라잡을 수가 없다.
개개인의 실력이 비슷해도, 신좌의 힘에서 이리 눌리게 되는 것이다.
‘고트나 성단장급 이상이 아니면…!’
곧 윤태우가 천성재를 향해 걸어갔다. 천성재가 마법주문을 읊었지만 신경도 안 썼다.
“새끼가, 못된 것만 배워서. 됐으니까 좋은 말로 할 때 훔쳐간 마법서 내놔. 그럼 죽이진 않을게.”
그 말을 하고 윤태우가 섬뜩하게 웃었다.
“물론 거기 둘은 확실하게 죽여 놔야겠지만.”
놀란 천성재가 급히 배리어를 펼쳤다.
신궁좌 성도들과 침대 위의 두 명에게 푸른빛이 돌자 윤태우가 같잖다는 듯 히죽거렸다.
“네까짓 게 배리어를 쳐봐야 소용없거든? 천재면 뭘 해, 고작해야 A급 주제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윤태우가 배리어에 주먹을 날렸다.
쾅!
엄청난 에너지가 윤태우의 주먹을 밀어냈다.
한방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막는데 성공했다.
천성재는 이를 악물었고, 윤태우가 히죽거렸다.
“그래도 많이 컸다? 설마하니 그때 그 꼬마가 너일 줄은 몰랐는데. 신궁좌 아들이라고 할 때까진 진짜 못 알아봤어!”
쾅!
배리어는 순식간에 깨졌다.
그 충격에 천성재가 울컥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동시에 윤태우가 누워있는 두 사람에게 걸어갔다.
그 광경에 다시 일어선 천성재가 둘을 지키듯 섰다.
숨쉬기 꽤 괴로운 듯 숨을 헐떡였다.
“멍청아, 괜히 애쓰지 마. 뭔 짓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이 눈을 뜰 것 같아? 그건 쌍아좌나 물병좌 성신도 못하는 일이라고.”
“……!”
천성재가 눈을 질끈 감는 그때였다.
침대의 누군가가 천성재의 손을 잡았다.
이건이 준 코인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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